품목정보
발행일 | 2021년 11월 05일 |
---|---|
쪽수, 무게, 크기 | 224쪽 | 326g | 130*195*20mm |
ISBN13 | 9791166831638 |
ISBN10 | 1166831639 |
발행일 | 2021년 11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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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24쪽 | 326g | 130*195*20mm |
ISBN13 | 9791166831638 |
ISBN10 | 1166831639 |
생각이 너무 많은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10만부 돌파 기념 스페셜 에디션)
16,020원 (10%)
제목만 놓고 보면 괜히 마요네즈가 들어간 샌드위치가 떠오른다. 그런데 책을 펼쳐 읽게 되면 키스마요가 지명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니 키스마요는 소말리아 남부의 항구도시다. 이 지명이 나오게 된 데는 이곳에 외계의 물체가 나타나고, 화자의 애인이 나체로 걸어오는 것을 인터넷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이후 펼쳐지는 이야기는 내가 기대했던 것과 너무 달랐다. 시인의 첫 장편이라는 것도, SF 요소가 있다는 것도 내 예상과 너무 다르게 전개되었다. 소설을 점점 읽다 보면 소설보다 장편 시를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아주 짧은 단문과 시의 행갈이 같은 마침표의 나열들이 이 생각을 더욱 강하게 한다.
내용을 읽다 보면 지구의 종말을 앞둔 상황이 펼쳐진다. 작가는 이 상황에서 자살을 선택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약을 먹고 죽거나 강에 투신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칼로 다른 사람에게 죽는 선택을 하는 장면을 보면서 ‘뭐지?‘ 하는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종말 직전을 다룬 소설들에서 본 것과 다른 상황들이다. 쉽게 납득할 내용도 아니다. 왜 이런 무시무시한 상황을 작가는 넣었을까? 종말을 앞두고 벌어진 풍경은 스산하고 황량하고 참혹하다. 그런데 이 장면을 너무 짧은 문장으로 풀어내면서 감정의 매몰을 막는다. 나만 그런 것인가?
외계인이 지구에 나타나고, 사람들이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지구로 운석이 날아온다. 보통의 소설이라면 이 상황을 묘사하고, 이 난관을 파헤치는 사람들의 심리와 행동에 집중하겠지만 작가는 자신과 연인의 기억과 추억 속으로 파고든다. 쉼표 없는 문장으로 이어지는데 이것이 지속적인 감정의 흐름을 차단한다. 나의 책읽기와 맞지 않다. 어느 대목에서는 시 읽기 하는 느낌으로 문장을 끊어 읽는다. 쉽지 않다. 그가 보여준 세상의 종말이나 사람들의 행동에 다시 시선을 던진다. 나라면? 하는 물음을 던진다. 나의 선택은 그들과 다르다. 하나의 가능성에 목을 맨다.
갑자기 사라진 연인이 키스마요에 나체로 나타난 것을 보고 문자를 보내지만 답장이 없다. 상실과 추억이 하나씩 풀려나온다. 인간의 진화가 멈추었고, 외계인은 인간에게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내용을 보낸다. 종말의 공포는 사람들의 자살로 내몬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인터넷이나 전화는 그대로 작동한다. 그 황량한 풍경과 대비되는 기간 산업의 지속성이 왠지 어색하다. 나의 시선은 이런 사소한 것에 더 민감하다. 어쩌면 내용에 빠져들지 못하면서 이렇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마지막 한 문장에서 내가 예상한 것이 산산조각난다. 선입견과 작가의 교묘한 작업이 이렇게 만들었다. 시간이 되면 시집을 읽은 후 다시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
너를 그렇게 생각해야 했다.내게는 네가 미확인이었다. 그 저녁은 왜일지, 무엇 때문일지. 그 저녁을 떠올리려는 시도는 계속 미확인이 되어가고 있었다.나는 계속 그 저녁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날 저녁은 두부를 먹었다. 별다른 게 없었다. 우리는 두부를 자주 억었으니까. 두부로 할 수 있는 음식을. 뭐 하나 다를 게 없는 저녁이었다. 너도 별다른 게 없었다. 표정이 없었나? 말수가 적었나? 드러나게 다른 게 떠오르지 않았다. (-15-)
바람이 분다. 너의 얼굴에 닿은 바람이 부서진다. 바람에 머리카락이 휘감긴다.
드론이 너를 포위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돌았다. 알려지지 않은 신종이었다. (-51-)
기다럈다. 나의 죽음을.내 눈을 바라보면서.마지막 눈을 기다리고 있었다.
눈이 충혈되었다.실핏줄이 몰려드는 거 같이. 거울 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핏빛이었다. 관자놀이가 터질 거 같았다.
숨죽이고 나의 유언을 들었다. 유언은 없었다. 고요를 깨고 싶지 않았다. 아무 밀도 남기지 않길 빌었다. 아무 것도 빌지 않길. (-118-)
어느 눈을 가져가야 할지 몰랐다. 뒤돌아보는 눈을 자져가야 했다.뒤돌아보면 마주치는 얼굴을.거울 속에서 기울고 있는.마주쳐도 몰랐다. 마주 보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그러다 눈을 두고 갈 거 같았다. 거울 속에 거미줄이 쳐져 있었다. (-166-)
두 개였다. 머물고 나서야 두 개라는 걸 알게 되었다. 한데 모이고 나서야.아무도 두 개라는 걸 몰랐다. 두 곳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줄 알았지. 순간적으로 사라지면서. 다음 순간을 알 수 없이.
두 개의 나란한 알이었다. 숨 막히는 대칭을 이루고 있는 숨 막히는 속도로 회전하면서 ,쌍둥이 같았다. 서로의 회전을 이끌고 있는 거 같았다. (-202-)
대화를 시작한다. 인간과 지구의 미래가 달렸다.이제 만나겠다.
외계 비행체로부터 새 메시지가 전송된다. 노트북 화면에 메시지가 뜬다. (-218-)
시인이 쓴 첫 번제 소설, 출세작 <키스마요>다. 이 소설은 여느 소설과 다른 통념에서 벗어난 SF 소설이다. 시인의 내면속 시적인 상이 소설에 투영된다면, 어떤 가치와 텍스트로 연결될 것인지 , 느껴보고, 성찰하고, 통섭할 수 있다. 이 소설은 인류의 마지막 종말로 향하는 그 끝자락에 서 있었다.소행성이 지구를 지날 것이며, 미확인 비행물체 UFO 가 키스마요 해변 위에 출몰할 예정이다. 그 이전에 인류와 지구 위에 살아가는 인간은 서서히 삶을 망각하게 되고, 종말을 감지하게 된다. 불확실한 삶, 미확인된 인생, 그 안에서 각자 객체의 존재 가치를 논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았다. 시인은 이 종말론적 사유를 느끼게 하는 소설에서 , 인간의 삶의 마지막을 , 자살을 염두에 두는 종말론적 상상력을 상상하면서 쓰고 있었다.
지금 인류가 외계지적생명체탐사로 추진하는 SETI 프로젝트는 지구에서 외계로 다양하게 신호를 보내는 우주탐사 프로젝트다. 지구를 떠나 태양계 저너머 ,명왕성을 지나 오르트 구름을 향하는 그 우주선에는 지구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물건을 잔뜩 싣고 떠났다.지구는 이외에 외계에 신호를 보내, 외계인이 그 신호를 읽기를 밮라고 있다. 역으로 이 소설은 그 반대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지구인이 아닌, 외계인이 우리에게 어떤 신호를 보낼 때, 그 신호를 우리가 읽고 해석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쓰여졌다. 일말의 가능성은 낮지만 만약 있다면, 외계의 고등 생명체가 지구로 날리는 신호를 감지하고,해석할 수 있다면,지구인의 입장으로 볼 때, 반가움이나 호기심이 아닌 두려움과 공포가 될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다.실제 그들이 우리를 직접적으로 위협하거나 공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로 인해 충분히 공포심리를 느낄 수 있고,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침묵과 두려움과 공포, 그 안에서 우리가 무엇을 느껴야 하고,지구의 마지막 그 순간에 어떤것을 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할 때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키스마요
저자인 김성대 시인은 제 29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하셨다고 한다.
시인이 쓰신 소설이라고 기대했던 키스마요.
제목 자체도 특이했던 키스마요는 여러가지를 떠올리게 하는데, 키스마요를 검색을 해보니 소말리아 남부 지방에 있는 항만도시라고 한다. 시적인 부제목들이 있을거라는 예상과 달리 목차가 없었다.
소설은 '상미에게'라는 말과 함께 키스마요 해변으로부터 시작한다.
키스마요의 실제 지역명과 이 소설은 연관있을까 하는 의아함과 함께 읽었다.
주인공의 감정에 초점을 맞춰 전개되는 이 소설은 처음 보는 분야의 소설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새롭다. 연인의 상실로 인해 이별 후에 겪는 감정이 무엇인지 애달픈 감정이 사로잡히는 도중 지구 멸망과 외계인의 출현이 새롭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로부터 감염된 이야기도 나와 현실을 떠올리게 한다.
시인이 쓰신 소설이라 그런지 문장의 호흡이 짧은 편인데, 시를 길게 나열하면 이런 느낌일까 싶을 정도로 소설같지 않고 새롭다. 짤막한 시들이 모여 소설이 된듯한 느낌.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서 '너'라는 연인에 대한 감정도 남다르게 다가온다.
시라고 하기에는 시가 아니고,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낯설다. 말 그대로 시와 소설이 결합한 새로운 장르의 소설인데 공상과학이라 그런지 더더욱 낯설게 다가온다. 작가의 말 자체도 난해한 편이라 이 책에 대한 소감이 있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적인 표현이 너무 매력적이었던 소설, 키스마요. 낯설게 다가온 소설이라 그런지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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