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1년 12월 3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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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548쪽 | 1100g | 148*220*35mm |
ISBN13 | 9791191187328 |
ISBN10 | 1191187322 |
발행일 | 2021년 12월 3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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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548쪽 | 1100g | 148*220*35mm |
ISBN13 | 9791191187328 |
ISBN10 | 1191187322 |
프롤로그 … 7 1부 책이 건물을 죽이리라 1장 레볼루션과 보텍스 … 21 2장 소용돌이와 저항 … 37 3장 소멸되는 것과 소멸되지 않는 것 … 51 2부 지혜의 시대였고,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4장 프랑스 혁명을 잉태한 살롱 … 67 5장 서양이 동양을 넘어서는 1776년 … 87 6장 열과 저항 … 101 7장 루나 소사이어티와 산업 혁명 … 117 8장 혁명 사관 학교 에콜 폴리테크니크 … 129 9장 대포와 화약 … 145 10장 나폴레옹을 무너뜨린 산업 혁명 … 159 11장 엔진의 대중화와 대중 과학 … 175 12장 혁명의 좌절과 열역학 … 187 3부 과학은 오류투성이지만, 그런 잘못은 종종 저지르는 게 좋아 13장 낭만적이지 않은 낭만주의 혁명 … 203 14장 엔진이 만들어 낸 컴퓨터 … 215 15장 원격 통신의 시작 … 229 16장 혁명과 유태인 … 241 17장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전환되는 것 … 255 18장 에테르, 다시 문제는 저항과 보텍스 … 271 19장 작은 배와 큰 배 … 285 20장 레볼루션과 에볼루션 … 295 21장 소멸하지 않는 보텍스 … 309 22장 되돌이킬 수 없는 것, 엔트로피 … 321 23장 내전의 시대 … 337 4부 정말이지 그때는 아름다웠다 24장 혼돈과 불규칙 … 353 25장 연속과 불연속 … 365 26장 판타레이와 새로운 산업의 탄생 … 379 27장 유동성 에너지 석유와 자동차 혁명 … 393 28장 인류의 비상 … 409 5부 명백한 것들은 모두 다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29장 전쟁의 소용돌이 … 425 30장 제국의 몰락 … 439 31장 유동성과 경제 대공황 … 455 32장 로켓의 정치 … 473 에필로그 … 483 후주 … 488 참고 문헌 … 505 도판 저작권 … 530 찾아보기 … 531 |
우선 낯선 제목의 뜻부터.
‘판타 레이(Panta rhei)'. 고대 그리스의 헤라클레이토스가 한 말이란다. ’만물유전(萬物流轉)‘. 비록 ’판타 레이‘란 말은 낯설지만, 흐르는 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는 말로 대학 1학년 때 배웠던(정확히는 학습했던) 명제다. 모든 사물이 고정되어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 책 제목은 왜 ’만타 레이‘일까? 그건 이 책의 기본 뼈대가 유체(流體)에 대한 연구를 다루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까 흐르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왔고, 그것을 어떻게 응용해 왔는지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는 얘기다. 흐르는 것은 물일 수도 있으며, 석유와 같은 점성이 있는 액체일 수도 있고, 공기가 될 수도 있고, 그런 것들을 넘어 자기와 전기도 되고, 지금은 폐기된 실체인 에테르일 수도 있다.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을 흐름이라는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로 유체과학, 유체역학이다. 이렇게 보면 이 책의 범위를 짐작할 수 있다. 될 수 있는 한 모든 것을 다루겠다는 얘기다. 물론 이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결국은 이 역사가 유체 소멸의 역사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말이다(대표적인 것이 양자역학이다).
이야기는 근대 과학혁명 시기부터 시작된다. 레볼루션, revolution이 뜻풀이에서 시작하는 코페르니쿠스 혁명이 이야기의 시작이다. Revolutoin은 흔히 ‘혁명’이라고 해석, 번역되지만, 코페르니쿠스가 이 말을 썼을 때는 ‘회전’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이 단어가 사회 체제의 급격한 변화를 의미하는 혁명을 뜻하게 되었는데, 저자는 그 계기가 코페르니쿠스의 체제가 그만큼 영향력이 컸다는 식으로 보고 있다. 코페르니쿠스에서 시작한 ‘혁명과 낭만의 과학사’는 프랑스 혁명기와 산업 혁명기의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을 비롯한 많은 이들과 관련한 드라마틱한 이야기들로 이어지고, 19세기에서 20세기 초반까지 현대 문명의 토대를 이룬 발견과 발명의 시대로 이어진다.
그런데 이 책은 단순한 과학 교양서에서 그친다고 할 수 없는데, 이 과정에서 수많은 과학자, 엔지니어, 혁명가들, 음악가, 미술가, 기업가 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서로 얽히고 또 얽히기 때문이다. 과학자끼리의 협력과 배신은 물론이고, 누구누구의 아들, 딸들이 그 다음 세대에 다른 관계로 엮이고, 전혀 다른 분야의 인물들이 서로 관계를 맺는다. 이 그물 같은 얽힘은 사람 사이의 관계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관계이기도 하다. 사회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도 하고, 사회에 영향을 주면서 과학은 발달하고, 또 굴절되고, 또 그러다 다시 궤도를 찾기도 한다.
만약 유체 역학의 발달 과정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이 책은 현재 분량의 1/3이나 됐을까 싶다. 저자는 과학을 보다 넓게 보려 했고, 과학만이 아니라 과학과 과학자들이 사회, 혹은 다른 분야의 인물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를 현미경을 대고 바라보려 했다. 그래서 이 이야기에서 저 이야기로, 저 이야기를 하다 다시 이 이야기로 돌아온다. 어쩌면 복잡해보이지만, 그런 복잡함이 과학이고 역사인 듯하다. 그래서 결국에는 ‘만타 레이’가 딱 이 책의 제목으로 딱! 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일단 놀라게 되는 것은 저자가 과학의 흐름을 정말 일관되게 파악하면서 다양한 과학 분야(저자는 기계공학 전공이다)에도 정통하다는 것이고, 그 다음으로 놀라게 되는 것은 문학, 미술, 음악 등에 정말 종횡무진의 지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인상 깊은 것 하나만 고르자면, 1차 세계대전의 방아쇠를 당기게 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황태자가 저격되어 죽을 때 그 운전사가 바로 포르쉐(그렇다. 같은 이름의 자동차가 있다. 바로 그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를 세운 사람이다)였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걸 도대체 어디서 알게 된 걸까 싶다. 그런 사람 사이의 관계를 정말 많이 소개하고 있는데, 그런 관계 때문에 이 거대한 과학의 흐름이 ‘혁명과 낭만’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런데 그런 관계, 즉 에피소드와 같은 얘기들을 정말 많이 언급하고 있는데, 좀 아니다 싶은 것도 있다. 다른 부분은 잘 모르겠고 한 가지만 눈에 띠는 부분을 들자면, 다윈의 진화론에 관련된 얘기다. 저자는 다윈이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 원리를 발견하고 이를 아내가 된 외사촌 엠마에게 먼저 이야기했고, 엠마는 그것을 금방 이해했다고 했는데, 내가 알기로는 정확하지 않은 얘기다. 내가 읽어본 여러 저자들의 그 두터운 다윈 평전들에서 그런 얘기는 나오지 않는다. 이런 걸로 미루어 보면 좀 부정확한 에피소드들, 혹은 좀 과장된 에피소드들도 끼어들어가지 않았나 싶은 것도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많은 에피소드들이 흥미롭고(에피소드는 늘 그런 것이긴 하다), 그래서 이 책을 더욱 부드럽게 흥미롭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없을 수는 없으나 과학(자)에 대해서, 그리고 과학, 혹은 과학자가 다른 분야, 다른 분야의 인물들과 맺고 있는 관계를 이렇게 풍부하게 보여주는 책은 정말 보지 못했다. 놀라운 책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무척 사랑할 것 같다.
저자의 후속작인 <조선이 만난 아인슈타인>을 먼저 읽고 이 책을 읽게 됐다. 저자의 해박한 역사와 과학 지식에 서사가 탄탄했다. 읽는 재미도 있었다.
이 책은 단순히 과학사의 잃어버린 연결 고리라고 할 수 있는 유체 역학의 역사만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과학은 자연 현상에 대한 부분적인 해석, 공식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인간 사회 전체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주제인 듯 하다.
물리학은 세상을 움직이는 학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물리학에서 잊혀져있던 유체역학을 20세기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을 통해 항공기와 로켓 기술로 주목 받으면서 과학의 총아로 떠올랐다.
‘혁명과 낭만의 과학’시대의 고민과 논쟁들을 보다 일관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하나의 흐름이 바로 ‘유체 역학’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한 과학사에서 가장 치열했던 ‘혁명과 낭만의 과학’ 시기를 주저 없이 ‘판타 레이’의 시대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것은 흐른다.” 물리학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의 운동을 다루는 학문이라면, 유체 역학이야말로 가장 근본적인 물리학이라고 할 수 있겠다.
17세기 정확히는 1665년 뉴턴이 잠시 공직에서 물러나 휴식의 시기를 가지면서 이 위대한 과학의 이론은 탄생한다. 뉴턴이 유체의 운동을 자신의 역학 이론으로 설명하려는 노력으로 시작해서 영국에서 촉발된 산업 혁명의 시작, 열역학과 통계 역학의 탄생, 에테르 논쟁, 20세기들어 전쟁을 거치면서 비행기와 로켓 발사에 이르기까지, 유체 역학이라는 키워드로 현대 물리학의 탄생과 발전을 흥미롭게 들여다보는 책이다.
당대 물리학자들의 생생한 사고와 탐구 과정을 흥미롭게 서술하고 있으며, 과학도이면서도 저자의 서술력이 매우 좋아 두꺼운 두께에도 불구하고 술술 잘 읽힌다.
과학 역시 그 시대 사람들의 삶과 고민, 취향, 상호 교류의 산물이라는 것이 저자의 일관된 주장이다.
이 책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 시대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세상에 큰 영향을 준 과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유체 역학적인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로 잘 알려진 철학자이자 의사였던 데카르트, 새로운 사상과 학문, 예술을 논했던 런던의 커피하우스와 뉴턴, 뉴턴 역학에 매료되어 일반 자연사와 천체 이론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철학자 칸트, 난류 연구를 한 레이놀즈부터 양자 역학을 만든 하이젠베르크까지 그들의 성공과 실패를 통해 세계사에 있어 혁명적인 발견과 그와 관련된 수많은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과학사 책이다.
유튜브로 강의하시는 것도 잘 보았고, 과학사에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집에 두고 여러 번 읽어볼만 하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오히려 분량이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판타레이 2편도 나왔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서양 과학 외에 동양이나 제3세계 과학도 다뤄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자분의 열정과 수고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