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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top2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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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2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588쪽 | 736g | 140*210*28mm
ISBN13 9791191910056
ISBN10 119191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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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드디어 이 금서를 펼칠 때가 왔다"] 수 차례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른 일본 현대문학의 거장, 미시마 유키오의 국내 초역작이 출간되었다. 1950년대 초 도쿄의 환락가를 배경으로 육체와 정신, 예술과 성애의 문제를 예리하고 화려한 필치로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완전한 아름다움에 대한 광적인 집착으로 타오르는 글 너머 낯선 이계異界의 응시가 가능해진다. -소설 MD 김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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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품은 결코 우행愚行이 아니다.
--- p.9

……히노키 슌스케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아름다운 청년을 끔찍이 증오했다. 그러나 완전한 아름다움은 그를 옴짝달싹못하게 만들었다. 그는 아름다움과 행복을 곧바로 결부시켜 생각하는 나쁜 버릇이 있기에, 그의 증오를 묵살시킨 건 청년의 완벽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청년이 가졌을 완벽한 행복인지도 모른다.
--- p.33

모든 문체는 형용사부터 낡는다는 말이 있다. 다시 말해 형용사는 육체다. 청춘이다. 유이치는 형용사 그 자체라고까지 슌스케는 생각했다.
--- p.45

대도시는 항상 어디선가 불이 나. 그리고 늘 어딘가에 죄악이 있지. 죄악을 불로 태워 없애길 포기한 신이 죄악과 불을 동등하게 분배한 게 아닐까. 덕분에 죄는 결코 불에 타지 않고, 무고함은 불에 탈지도 모른다는 개연성을 얻게 됐다.
--- p.144

“진정한 아름다움은 인간을 침묵케 합니다.”
--- p.148

‘나의 육체마저 이미 내가 아닌 타인이다. 하물며 나의 정신이야.’
그는 유이치의 아름다운 옆얼굴을 훔쳐봤다.
‘그러나 내 정신의 형태는 이토록 아름답구나.’
--- p.174

남의 불행은 얼마쯤 우리의 행복이다.
--- p.190

스타일은 예술의 타고난 숙명이다. 작품에 의한 내적 경험과 인생 경험은 스타일의 유무에 따라 차원을 달리한다. 그러나 인생 경험 가운데 작품에 의한 내적 경험에 가장 근접한 것이 딱 하나 있다. 그것은 죽음이 주는 감동이다. 우리는 죽음을 경험할 수 없다. 그러나 그 감동은 종종 경험한다. 죽음의 상념, 가족의 죽음,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서 이것을 경험한다. 말하자면 죽음이란 생의 유일한 스타일이다. 예술작품의 감동이 우리에게 그처럼 강하게 생을 의식하게 만드는 것은, 그것이 죽음의 감동이기 때문은 아닐까.
--- pp.194-195

유이치를 만난 후 슌스케가 꿈꿔온 작품은 완벽함이라는 고질병이 치유된 완벽, 삶이라는 질병이 치유된 죽음이라는 건강으로 충만한 것이었다. 그것은 모든 것으로부터의 쾌유였다. 청춘으로부터, 노년으로부터, 예술로부터, 생활로부터, 나이로부터, 처세의 지혜로부터, 혹은 광기로부터. 퇴폐로 인한 퇴폐의 극복, 창작의 죽음으로 인한 죽음의 극복, 완벽으로 인한 완벽의 극복, 이 모든 것을 노작가는 유이치를 통해 이루길 바랐다.
……그때 갑자기 청춘의 기이한 병이 되살아나, 미완성이, 꼴사나운 좌절이, 한창 진행 중이던 슌스케의 작업을 덮쳤다. 이것은 무엇일까. 노작가는 거기에 어떤 이름을 붙이길 주저했다. 뭐라 이름 짓는 행위에 대한 두려움이 그를 주저하게 했다. 사실 이것이야말로, 사랑의 특성이 아닐까?
--- pp.249-250

정욕이 채워지고 서로 단순한 동성이라는 개체로 돌아가는 고독한 상태, 그 상태를 만들어내기 위해 존재하는 정욕은 아닐까. 이 종족들은 남자이기 때문에 서로 사랑한다, 라고 생각하고 싶어 하지만 사실은 잔혹하게도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비로소 남자라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은 아닐까. 사랑하기 이전 이 사람들의 의식에는 무언가 대단히 애매한 것이 있다. 이 욕망에는 육욕이라기보다 형이상학적인 욕구에 가까운 것이 있다. 그것은 무엇일까?
--- p.424

자네의 내면은 바뀌었는지 몰라도, 자네의 외면은 처음 봤을 때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어. 자네의 외면은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았네. 현실은 자네 얼굴에 파인 자국 하나 남기지 못했지. 자네에겐 하늘이 부여한 청춘의 재능이 있다네. 현실 따위에 결코 정복당하지 않지…….
--- p.577

사랑이란, 적어도 나의 사랑이란, 소크라테스의 사랑만큼도 희망이 없네. 사랑은 오직 절망에서만 싹을 틔우지.
--- p.579

현세에 있으면서 도무지 도달할 수 없는 것. 이렇게 말한다면 자네도 납득이 갈 거야. 아름다움이란 인간에게 있어 자연이라네. 인간적인 조건 아래 놓인 자연이란 말일세. 인간 안에 있으면서 인간을 가장 깊숙이 규제하고 인간에 반항하는 것이 아름다움이야. 정신은 아름다움 덕분에 한시도 편히 쉴 수가 없어…….
--- p.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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