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과장해서 말해도 된다면, 정말 오랜만에 울고 웃으면서 읽은 로맨스소설이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 읽어왔지만, 이렇게 집중해서 본 것도 오랜만이다. 

1억을 준다면 만수르 발가락도 핥을 수 있다는 여자 서 영. 영은 학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도 하느라 언제나 빠듯한 시간을 살아간다. 누구보다 열심히 떳떳하게 살아가는 영이 안쓰럽고 당차서 응원까지 하고 싶었다. 그런 영에게 닿은 약국 전산보조원 아르바이트. 꽃미남 F4가 상주하고 있다는 새싹 약국에서 일하게 된다. 2층 소아과에는 비현실적으로 잘생긴 의사 선생님 최 준이 있고, 최 준 선생님은 영이의 짝사랑 1순위였다. 그런 준을 매일 볼 수 있다니, 돈도 벌고 님도 보고 얼마나 좋은 알바인가.  

새싹 약국에는 약국장 고찬영, 창식, 상욱, 현수. 네 명의 꽃미남 약사가 있다. 성격이 깔끔하고 칼 같은, 워낙 반듯해서 어긋나지 않을 것 같은 고찬영의 꼼꼼한 면접에도 통과한 영은 약국에서 신나게 일한다. 그러다가 연결된 찬영과의 또 다른 인연이 시작된다. 가족이라고는 할아버지가 전부인 찬영. 할아버지의 건강이 염려되어 찬영은 억지로 선보기 싫어서 영이와의 계약 연애를 시작한다. 저 이렇게 잘 살아가고 있으니까, 할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서 시작한 계약 관계였다. 

찬영과 영이의 계약 관계가 술술 풀릴 것 같은데, 그렇게만 된다면 인생이 참 편할 것 같은데, 예상하지 못한 복병들이 수시로 찾아오고, 이들의 가짜 연애는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흐른다. 이 과정에서 복작거리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한꺼번에 몰려오는데, 이들의 이야기가 너무 재밌고 애틋해서, 읽으면서 웃음과 눈물이 동시에 나오곤 했다. 이름도 모르는 여자와 사귈만큼 고백하는 모든 이를 받아줬던 상욱의 진짜 사랑이 찾아오고, 천하의 바람둥이 창식이 이번에는 임자 만났나 싶을 정도로 도덕적(?)인 연애를 하고, 첫사랑 과외 선생님을 만나 사랑에 빠져버리는 현수는 연하남으로 당당했다. 누구보다 이 남자들의 중심에 찬영과 준이 있었는데, 이들의 사랑과 연애가 얼마나 절절한지 눈 뜨고 못 볼 정도였다. 이혼한 전처와의 관계를 이제는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은 준은 그때는 못했던 마음의 표현을 한다. 

그리고 고찬영. 그의 수준에 맞지 않는 영이를 어쩔 수 없이 계약 관계로 만나고 있지만, 언제들 헤어질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자신만만 했다. 그의 고상함에 어울리는 여자를 만나 사랑하고 아낌없이 퍼주면서 살아가리라 생각했는데, 그랬는데... 이놈의 사랑이란 언제나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찾아오고, 마음을 간질거리게 하면서 조울증 증상을 불러오고, 단칼에 잘라낼 수 있다고 다짐하는 순간에도 미련이 남아 질척거리게 하는, 이상한 마법을 부린다. 그 마법이 찬영의 마음에서 떠나지 않고 남아 그를 괴롭게 한다. 영이도 마찬가지. 오직 돈 때문에 이 계약을 수락했다고 여겼지만, 어찌 사람 마음이 정한대로 흘러가더냐...

총 3권이라고 해서 마지막 한 권이 외전 정도로 되는 줄 알았는데, 세 권 모두 꽉 채운 분량이었다. 이걸 언제 읽나 싶었는데, 나도 모르게 밤을 새우며 읽고 있더라. 어느 장면에서는 배꼽 잡으며 발을 구르고, 어떤 마음 앞에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말이다. 아마 내가 공감하고 싶은 장면에서 머릿속이 복잡해졌기 때문이겠지.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푹 빠져 있는 동안 하루가 지나버렸고, 오랜만에 만난 긴 이야기의 호흡이 지루하지 않게 재밌었다. 작가의 다른 작품에서 봤던, 한없이 진지하고 적당히 고요했던 것과는 다르게 이 작품만의 분위기가 있어서 흥미로웠다. 통통 튀고, 위트 있고, 진심이 가득한 이야기에 빠져들어도 좋겠다. 

이 소설은 읽고 싶었던 소설인데 마침 작가님 책들을 할인하게 되어서 30프로 할인을 해서 더 싸게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작가님의 소설을 많이 읽었는데 yes24에서 구매할 수 없었는데 독점이 풀려서 yes24에서 읽을 수 있게 되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다른 분들의 리뷰대로 주말드라마가 딱 맞는 평인 것 같습니다. 주말드라마 같은 캐릭터성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감성을 좋아하신다면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유진 작가님의 사랑의 새싹약국에 대한 리뷰입니다. 이유진 작가님의 전작들을 너무 재미있게 봤는데 이번에 행사를 해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제목처럼 사랑이 뿜뿜하는 약국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일들인데요. 여주는 꽃미남 약사들이 무려 4명이나 되는 약국에서 일하는 것도 모자라 근처 병원에 또 꽃돌이 의사까지 있는 최상이 직업을 얻게 됩니다. 그러면서 일어나는 일들이 주 내용인데 내용도 재미있고 분량도 꽉차서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