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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귀’ 조봄비
팔찌를 차라고요? 긴급 대책 회의 난데없이 나타난 버스 I have a dream 평원 한가운데에서 그랜트 화물 기차역 서부 횡단 열차의 비밀 가면을 쓴 아이들 조봄비의 용감한 외침 무법자 제이제이 밝혀진 정체 다시 현실로 작가의 말 멋진 선물을 주는 메타버스의 세상 |
글차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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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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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떡볶이집으로 가야 할 것 같아. 편의점 대신.”
상온이와 민우, 로운이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뭐? 떡볶이집? 설마 니글쭌 아저씨 가게?” 우리가 다니는 피아노 학원 건물 1층에는 [팔준 오빠 볼은 떡볶이보다 빨개]라는 이름의 떡볶이집이 있다. “응. 긴급 대책 회의.” 이유는 너무도 당연했다. 같은 아파트에 살지 않는 상온이와 민우, 로운이는 오늘부로 아파트 편의점에서 모일 수 없기 때문이다. --- p.26 ‘흡혈귀다!’ 편의점 한쪽 구석 테이블에서 조봄비가 혼자 컵라면을 먹고 있었다. 옆자리에는 커다란 검은색 가방이 놓여 있었는데 아마도 학원에 가기 전, 요기하는 모양이었다. 조봄비도 파란색 팔찌를 차고 있었다. 말했지만, 조봄비는 우리 아파트에 산다. 그것도 우리 집 바로 옆 동이다. 조봄비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응.” -너 지금 어디니? 스마트폰 너머 소리가 내가 서 있는 곳까지 들렸다. 나는 근처 냉장 진열대에서 우유를 고르고 있었다. 조봄비의 엄마 같았다. 볼륨이 높게 되어 있는지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나왔다. --- p.44 “야! 너희 둘!” 우리는 그 아이를 올려다봤다. 여우 가면은 파란색 후드 티를 입고 있었다. 어디서 본 것 같기도 한데,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여우 가면이 다짜고짜 말했다. “일어나!” “왜?” “너희는 서서 가!” 나는 안전띠 표시등을 가리키며 말했다. “서서 가라니? 여길 보면 안전띠를 매고 앉아 있어야 안전하다는데.” “시끄러워! 가면을 쓰지 않는 아이는 버스에 앉아서 갈 자격이 없어!” 이게 무슨 개똥 같은 소리? 나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가면을 쓰지 않으면 서서 가야 하는 이유라도 있냐?” “너희는 이등 시민이니까!” --- p.66 “그럴 리 없어요. 우리 아파트 편의점에 이제 못 들어온다고 배신하긴 했지만, 그래도 가장 친한 친구들이라고요. 마음속으로는 나를 좋아할 거예요.” 그랜트 역장님은 고개를 저었다. 나는 갑자기 슬퍼졌다. 그리고 화도 났다. 조용히 지켜보던 조봄비가 말했다. “제가 효동이 친구예요.” 앗, 나는 조봄비 말에 당황했다. 그랜트 역장님이 물었다. “네 이름이 뭐냐?” “봄비요. 조봄비.” 그랜트 역장님은 홀로그램 모니터에 이름을 입력했다. 띠로롱. 승인 신호가 났다. “김효동과 조봄비는 친구가 맞구나. 교환권의 친구 찬스를 써서 김효동에게도 젤리 건을 내주마.” “앗싸!” 조봄비와 나는 손을 붙잡고 방방 뛰었다. 띠록 띠록 띠띠록. KK-2도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 p.110 어둠은 어둠으로 몰아낼 수 없답니다. 어둠은 빛으로만 몰아낼 수 있죠. 효동이와 봄비가 현실의 처지를 낙담하고 괴로워만 했다면, 결코 친구들의 사랑을 되찾을 수 없었을 거예요. 스스로 해결하려고 노력했기에 메타버스의 세상은 두 친구에게 멋진 선물을 준 거예요. (중략) 우리, 주변을 한번 둘러봐요. 우리 교실에, 우리 운동장에, 우리 학원에 혐오와 차별이 고여 있지 않은지, 사랑에 목마른 친구가 없는지 살펴봐요. 그런 친구들이 있다면 다가가 꼭 껴안아 주세요. 그리고 이렇게 말해 주세요. “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야.” --- 「작가의 말」 중에서 |
“어린이를 위한 메타버스 소설이 돌아왔다!”
가상현실 오픈월드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효동과 봄비는 각자 다른 이유로 현재 친구가 없다. 효동에게는 매일 게임하며 아지트에서 뭉치던 ‘사총사’가 있었지만 입주민 팔찌를 차게 된 날, 하루아침에 절교당한다. 같은 반 봄비는 아이들 사이에서 왕따로 통한다. 공부에 극성인 엄마 때문에 친구랑 대화할 여유도, 아니 친구를 사귀는 것조차 허락받지 못한다. 서로 말 못하는 고민을 떠안고 한숨 쉬던 그때, 둘 앞에 ‘난데없이 메타버스’가 나타난다.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봄비는 서둘러 메타버스(BUS)에 오르고, 엉겁결에 메타버스 세계로 초대된 효동도 두근대는 마음을 안고 떠난다. 우여곡절 끝에 그랜트 역장님을 만나, 둘이 있을 때 무적이 되는 젤리 건을 획득한 효동과 봄비는 현실 세계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모험을 해 나간다. 귀여운 KK-2와의 만남, 보면 볼수록 낯익은 여우 가면과의 조우, 열차 위에서 펼쳐지는 기계수 총잡이들과의 대결 등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재미있는 이야기가 쉴 새 없이 이어진다. 거대한 현상금이 걸려 있는 무법자 제이제이의 정체와 입주민들에게 팔찌를 나눠 준 입주민 대표의 비밀까지, 생각지도 못한 연결고리와 함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과연 효동과 봄비는 메타버스에서처럼 달라진 모습 그대로 돌아올 수 있을까? 현실 세계에서 효동과 봄비의 주변은 또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 “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야” 아이들이 꼭 가져야 할 시선을 올곧게 세워 주는 책 《난데없이 메타버스》에서 메타버스는 아이들의 일상적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배경으로 등장한다. 전편이 셰익스피어의 문학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을 통해 메타버스 설정을 흥미롭게 풀어냈다면, 이번 「서부 횡단 열차에 올라라」 편은 마틴 루터 킹이 운전기사로 등장해 평생 일궜던 삶을 매개로 교훈을 전한다. 어린이 독자들이 꼭 한 번은 생각해 봐야 할 주제, 혐오와 차별이다. “야, 너희는 일어서서 가. 가면 없는 사람은 이등 시민이니까.” 긴장 반 설렘 반으로 메타버스에 오른 효동과 봄비에게 가면을 쓴 아이들이 시비를 걸기 시작한다. 봄비는 다투기 싫어 자리에서 일어나지만, 효동은 이해할 수 없어 대화로 맞선다. “자리가 이렇게 많은데 왜 서서 가야 해? 가면이 있든 없든, 우리도 앉을 자격이 있어.” 책에서 이 장면은 ‘로자 파크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미국 사회는 1960년대만 해도 인종 차별이 곳곳에 만연했다. 로자 파크라는 흑인 여성은 단지 흑인이 좌석에 앉아 있다는 이유로 백인 남성에게 신고를 당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마틴 루터 킹이 주축이 되어 흑인 인권 운동이 시작됐다. 이처럼 작가는 ‘서로 보듬고 사랑하면서 살 수밖에 없는 존재’임에도 ‘우리 사이에 혐오와 차별이 고여 있다’며, 주변을 세심히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역설한다. 이 책은 메타버스 세계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읽는 재미와 상상력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불평등의 시선을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변화시킨 이야기를 보여 주며 잔잔한 울림을 선사한다. 더불어, 효동과 봄비처럼 상황을 직면하고 용감하게 헤쳐 나간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현실을 맞이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