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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세

: 분류된 단장

[ 양장 ] 기독교 명작 베스트-06이동
리뷰 총점9.7 리뷰 16건 | 판매지수 7,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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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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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2년 06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96쪽 | 612g | 128*188*28mm
ISBN13 9791187022442
ISBN10 1187022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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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팡세』 전문가 김화영 교수의 정밀한 번역

적잖은 『팡세』번역이 출간되었지만, 홍수 속에서 정작 마실 물이 없는 것처럼 읽을 만 한 번역을 찾기 어렵다고들 말한다. 『팡세』 권위자 김화영 고려대 교수가 새 번역에 나선 이유다. 라퓌마Lafuma 판, 셀리에Sellier판, 브랑슈빅Brunchivicg판, 슈발리에Chevalier판 등을 고루 참고해 장점만을 취합하여 재구성했다. 또한 매 단장마다 각 판본에서의 번호를 나열해 독자가 비교할 수 있게 했다.

파스칼의 총체적 면모를 살려낸 『팡세』번역

『팡세』 연구로 학위를 받고 한국연구재단(NRF) 지원을 받아 다년간 『팡세』 번역비평을 수행한 김화영 교수는 기존 『팡세』번역 문제를 파스칼에 대한 통합적 인식의 결여에서 찾는다. 그는 철학자이기 전에 과학자요 수학자다. 『팡세』 또한 과학과 인문학이 결합되었다. 따라서 파스칼이 집필한 과학적 논고들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기반으로『팡세』를 들여다봐야 한다. 김화영 교수의 번역은 『팡세』의 구성 원리를 파스칼의 기하학 연구, 특히 사이클로이드 곡선에서 찾아냈다.

『팡세』 이해를 도모하는 충실한 도움 자료

이번 번역은 『팡세』 독자의 이해를 독려하고자 여러 도움 자료를 제공한다. 27개의 각 장(본문에서는 '묶음') 별로 맥락과 요점을 제시하는 해설과 주석을 첨부하고, 책의 말미에 작품 배경, 저자 소개, 해석 지침 등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자 해제를 수록했다. 이번 번역은 파스칼에 생전에 분류한 단장들을 중심으로 번역했다(미분류된 단장의 번역은 현재 작업 중이다). 하지만 이번 번역과 여기에 부가된 자료들만으로도 『팡세』의 핵심 사상과 기본 구조를 이해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 제1부

-묶음 1. 순서
-묶음 2. 허무
-묶음 3. 비참
-묶음 4. 권태
-묶음 5. 현상의 원인
-묶음 6. 위대
-묶음 7. 대립 항
-묶음 8. 오락/기분전환
-묶음 9. 철학자들
-묶음 10. 최고선

· 제2부

-묶음 11. 포르루아얄에서
-묶음 12. 시작
-묶음 13. 이성의 굴복과 활용
-묶음 14. 탁월함
-묶음 15. 이행
-묶음 15-2. 본성은 타락했다
-묶음 16. 다른 종교의 허위성
-묶음 17. 사랑할 만한 종교
-묶음 18. 기초
-묶음 19. 상징으로서의 율법
-묶음 20. 랍비의 교리
-묶음 21. 영속성
-묶음 22. 모세의 증거
-묶음 23. 예수 그리스도의 증거
-묶음 24. 예언
-묶음 25. 특별한 표상들
-묶음 26. 기독교 윤리
-묶음 27. 결론

· 부록

-1. 내기 논증
-2. 신을 찾도록 권고하는 편지
-3. 기하학 정신과 섬세한 정신의 차이

· 해제

-1. 들어가며
-2. 고전주의 시대와 파스칼
-3. 『팡세』의 현대적 수용 양상
-4. 생각하는 갈대
-5. 클레오파트라의 콧날이 조금만 짧았더라면…
-6. 『팡세』에 나타난 인간 읽기
-7. 나가며

· 작가연보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세상이 허무하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바로 그 자신이 허무한 사람이다. 남들의 평판과 오락, 장래에 관한 생각에 빠진 젊은이들 말고, 이 허무를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이들에게서 오락을 금지해보라, 권태로 시들어가는 그들을 보게 될 것이다. 그들은 그때 그것이 뭔지도 모르면서 공허를 느끼게 될 것이다. 자신을 직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서 결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수 없게 될 때, 견디기 힘든 슬픔에 빠지게 되며, 이는 몹시 불행한 일이기 때문이다.
--- p.42

사소한 것이 우리를 위로하는 것처럼, 또한 사소한 것이 우리에게 상처가 된다.
--- p.44

“무슨 소리요, 당신은 강 건너편에 살고 있지 않소? 이보시오, 당신이 강 이쪽에 살고 있다면 나는 살인자가 될 것이고 당신을 죽이는 것은 부당한 일일 것이오. 하지만 당신이 강 저편에 사는 이상, 나는 용사가 되고, 내 행동은 정당하오.”
--- p.55

나는 손이나 발, 머리가 없는 사람을 상상해 볼 수 있다. 물론, 우리는 경험으로 머리가 발보다 더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생각하지 않는 인간은 상상할 수 없다. 그것은 차라리 돌이나 짐승일 테니까.
--- p.100

인간의 위대함은 자신이 비참하다는 사실을 안다는 데 있다. 나무는 자기 비참함을 알지 못한다. 분명 자신의 비참함을 아는 것은 비참한 일이다. 그러나 자신의 비참함을 아는 인식 그 자체는 위대한 것이다.
--- p.100~101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지위는 두말할 필요 없이 왕위다. […] 그런데 만일 그가 오락 거리라고는 하나도 없이 지내면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하게 된다면 이 밋밋한 행복은 그의 삶의 원동력이 되어 주지 못할 것이 뻔해서 그는 결국 언제 일어날지 모를 반란, 결국 피할 수 없는 병고와 죽음 등 자신을 위협하는 모든 것들에 필연적으로 직면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왕에게 소위 오락이라는 것이 없다면 그는 결국 불행해질 것이며, 심지어 언제든 기분전환을 하고 오락을 즐길 수 있는 말단 신하보다도 더 불행할 것이다.

(인간의 유일한 행복은 자신의 근본 조건을 생각하는 것에서 마음을 돌리는 데 있다. 이 문제에 골몰하지 못하도록 어떤 직업이라든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신나고 새로운 열정의 대상, 도박, 사냥, 인기 있는 공연물, 한 마디로 오락이라 부르는 것에 매달린다.)

[…] 사실 왕의 지위에서 누리는 행복의 가장 중요한 핵심도 끝없이 그의 기분을 전환해주고 온갖 종류의 쾌락을 제공하는 것에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왕 주변에는 왕이 자신에 대하여 생각하는 것에서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게 하는 일에 몰두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비록 왕이라 해도 자신에 관해 생각하면 불행해지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해 고안해 낼 수 있었던 모든 것이다. 이점에 대하여 철학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굳이 돈을 주고서는 사지도 않을 토끼를 사냥하기 위해 온종일 쫓아다니는 것을 분별없는 행동으로 여긴다면, 그들은 우리의 본성을 잘 모르는 것이다.
--- p.123~125

인생 가운데 일주일을 바칠 수 있다면, 백 년까지라도 바칠 수 있다.
--- p.162

하지만 당신은 내기를 해야 한다. 당신 의지와 상관없이, 이미 문제의 배에 올라탄 사람처럼 당신은 이미 내기에 뛰어든 것이다. 그러니 어느 쪽을 선택하겠는가? 어차피 선택해야 한다면 어느 쪽이 당신에게 손실이 클지 따져보자. 당신이 잃을 수도 있는 두 가지는 진실과 선이다. 그리고 내기에 걸어야 할 두 가지는 당신의 이성과 의지, 곧 당신의 지식과 행복이다. 당신이 본성적으로 피하려고 하는 두 가지는 오류와 비참이다. 선택을 피할 수 있는 길은 없으므로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고 해서 이성적으로 문제 될 것은 없다. 이로써 한 가지 문제는 해결되었다. 하지만 당신의 영원한 행복 문제는? 신이 존재한다는 쪽인 동전 앞면을 선택했을 때, 손익을 따져보자. 다음 두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기면 전부를 얻고 지더라도 잃을 것이 없다. 그렇다면 망설이지 말고 신이 존재한다는 쪽에 걸라. ―“오, 정말 그러네요. 그럼, 그쪽에 걸어야겠군요. 그런데 내가 너무 많은 것을 거는 건 아닌지….” ―자, 봅시다. 손익의 운이 같으니까, 하나의 삶으로 두 개의 삶을 얻을 수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걸 것이다. 그런데 심지어 세 개의 삶을 얻을 수 있는 내기라면?
--- p.356~357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팡세』의 비밀이 풀리다

『팡세』를 읽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바로 파스칼이 수학자라는 점이다. 사이클로이드 곡선이라는 수학적 개념을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이는 직선 위를 굴러가는 원의 한 점이 그리는 자취를 말하는데, 파스칼은 이 궤적의 모델을 활용해 『팡세』의 구성 원리로 삼았다. 바로 이것이 클레오파트라의 콧날 등의 주제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변주되는 이유다.

『팡세』는 체계적 구성을 통해 의식에만 말을 건네지 않고, 분산된 배치를 통해 의식과 무의식 모두에 말을 건네고자 시도한다(브렁슈빅 판은 이렇게 흩어져있는 주제들을 모아서 제시하지만, 파스칼의 원래 의도와는 동떨어진 것이다). 그는 당시 유럽 수학계의 현안인 사이클로이드 곡선과 관련한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그의 이러한 관심은 수학적 차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팡세』의 구성 원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가령 강 이편과 저편에서의 문화적 차이를 논하는 부분(강 저편에서는 정의가 되는 살해가 이편에서는 범죄가 되는)을 예로 살펴보자. 두 번째 묶음(chapter)에서는 “그는 강 건너편에 산다.”라는 한 문장만 던져 놓고, 이후 묶음들에서 두어 번 본격적으로 다룬다. 그러니까 그 수수께끼와도 같은 한 문장은 이후의 논의를 암시하는 예고편과 같은 것으로 독자의 호기심을 유발하기 위한 장치이다.

특히 파스칼이 생전에 분류한 단장들을 번역한 이번 김화영 역본은 『팡세』의 여러 주제에 대해 라퓌마 판이나 셀리에 판처럼 파스칼의 원래 구성 의도를 살리고자 하는 대신에 [살리는 것은 물론이고] 각각의 주제들에 대해서 주석을 통해 묶어주고, 묶음의 해설을 통해 논리적 맥락을 소개하고 있다. 더욱이 모든 단장을 대표적인 판본들의 번호를 병기해 활용도를 높였다.

우리 시대에 맞는 새로운 번역

이번 번역의 가장 확실한 특장점은 읽히는 번역, 이해되는 번역이라는 것이다. 기존 번역에서는 빈번하게 발생하는 오역들, 즉 파스칼이 염두에 두는 기하학 등에 대한 이해가 결여되어 발생하는 오역들을 해결했다. 많은 개념들이 기하학적 용어를 전유한 것이다. 가령 우리의 상상력은 실제 사물에 비하면 미립자에 불과한, 어디에든 중심이 있으나 둘레(원주)는 없는 무한 구체이다. 이러한 부분들은 모두 원래의 기하학적 맥락을 고려할 때에 이해가 분명해질 수 있다.

파스칼의 수학적·물리적 개념들은 과학적 테두리 안에서 고착되는 것이 아니라 수사학과 이미지의 영역으로 확산하면서 특수화되는 만큼, 파스칼의 상상력의 특징을 이루는 과학 정신이 텍스트의 시적 구조 하에서 다양한 의미를 산출하고 텍스트의 독창성을 담보하는 원동력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단장 113을 예로 들어보면, 이 단장에서 파스칼은 근대인
의 초상을 기하학적 공간 차원에서 그리고 있으므로 이 공간을 잘 살려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주가 공간으로 나를 포함하면 나는 하나의 점처럼 삼켜진다.
반면, 나는 생각으로 우주를 포함한다.”

기존 번역에서는 수학적 크기 차원의 포함관계를 고려하지 않았기에 ‘포함한다’는 어휘 대신 ‘감싼다’, ‘포용한다’로 표현한다. 이럴 경우, 데카르트가 기초를 마련하고 뉴턴으로 이어지는 기계론적 우주관은 물론이고, 거기서 발생하는 인간의 실존적 비극의 무대를 잘 살려내지 못한다.

또한 번역에 있어서 17세기의 맥락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였다. 가령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아니라 콧날로 번역한 이유는 얼굴 전체와 맺는 코의 비율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즉 코의 높고 낮음은 우리 시대의 기준으로 읽어낸 방식이다. 그러나 당대의 서구적 기준에서는 콧날의 길고 짧음이 중요하다.

그리고 『팡세』는 17세기 르네상스적 교양인의 다채로운 사유를 모아놓은 단상들, 그것도 미완의 편집으로 남겨진 작품이기에 이를 위한 도움이 필요하다. 맥락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고자 매 장(묶음)마다 설명을 제공하고, 본문 안에는 대괄호로 부연하고, 각 장 말미에 미주를 제공한다. 또한 해제를 통해서 17세기 프랑스와 파스칼에 대해 친절한 안내를 제시하고 -생각하는 갈대와 클레오파트라의 콧날 부분 등을 통해-『팡세』의 해석 방법을 넓고 깊게 다루었다. 읽고 이해하기에 쉽지 않았던 이 고전을 이해하고자 굳이 다른 자료를 찾아보지 않아도 된다. 이 한 권만으로 『팡세』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원리뷰 (16건) 리뷰 총점9.7

혜택 및 유의사항?
나이먹어 다시 읽는 팡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S*******e | 2022.08.14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중학생 때 한창 겉멋이 들어서는 모 출판사의 세계명작선을 도장깨기한 적이 있었다. 마찬가지로 겉멋이 잔뜩 들었던 한 친구와 같이 이 책 저 책을 읽었는데 그 중에 친구가 골라온 책이 [팡세]였다. 어릴 때 읽은 팡세는 내용도 잘 모르겠고 그저 옛날 아저씨가 혼자 중언부언 쓴 메모를 모아놨다는 느낌이라 중간에 읽다가 덮어버렸는데 이상하리만치 미련이 남아서 '나중에라;
리뷰제목

  중학생 때 한창 겉멋이 들어서는 모 출판사의 세계명작선을 도장깨기한 적이 있었다. 마찬가지로 겉멋이 잔뜩 들었던 한 친구와 같이 이 책 저 책을 읽었는데 그 중에 친구가 골라온 책이 [팡세]였다. 어릴 때 읽은 팡세는 내용도 잘 모르겠고 그저 옛날 아저씨가 혼자 중언부언 쓴 메모를 모아놨다는 느낌이라 중간에 읽다가 덮어버렸는데 이상하리만치 미련이 남아서 '나중에라도 다시 한 번 도전해봐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팡세]의 새로운 번역본이 나왔다길래 흥미가 돋아서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 나이 먹고 읽으니 25년 전 옛날보다는 훨씬 눈에 잘 들어온다. 이 책은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사람이 읽을 수록 와닿는 것이 많을 것이다. 살면서 자기 생과 세상의 존재가치에 대해 생각을 종종 해본 사람, 그리고 자기 잘난 맛에 살기보다도 나보다 더 위대한 누군가의 존재를 염두에 두고 겸손해지기 시작한 사람에게 추천한다. 아직 어린 학생들이나 무신론을 넘어선 '나신론'자, 당장 자기 앞에 산적한 일감에 치여 하루하루 버겁게 사는 사람들에게는 별 감흥이 없을 것이다. 특히 자신의 의지로 종교에 귀의한 지 얼마 안 된 사람에게는 각별할 텐데, 종교 안에서 조물주를 뜨겁게 만난 경험을 했던 사람이라면 파스칼의 표현 하나하나가 마음 속 깊은 곳까지 와닿으리라 생각한다. 그도 하느님을 그렇게 만났고 그 만남을 잊고 싶지 않아 옷섶에 그 날의 조우를 글로 적어 꿰매넣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중간에 나오는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 하는 유명한 구절도 특히 기쁘게 읽었는데 우리가 어릴 적 도덕 교과서에서 한 줄 외우고 지나가며 멋대로 의미를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설명이 이어진다. 개인적으로는 하느님의 피조물로서 스스로 갖추고자 했던 저자의 삶의 자세가 이 한 문단에 다 응축이 되어있다고 느꼈고, 마찬가지로 피조물의 하나인 자로서 눈물이 핑 돌았다. 표현은 담담하지만 그 안에 담긴 겸손과 순종은 아는 사람만 알리라. 

  개신교 계열 출판사에서 개신교인 번역자가 번역한 거라 종교 없는 이들이나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좀 낯설 수 있다. 나는 개신교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한 사람이라 중간중간 인용되는 개정개역 식의 성경표현도 익숙하게 넘어갔으나 (물론 가톨릭 성경으로 다시 한 번 읽었다. 그 편이 더 자연스러운 문맥으로 와닿기 때문에.) 개신교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들에게는 좀 난이도가 있는 책이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 부분 빼고는 전체적인 번역도 큰 흠 없이 깔끔하고 번역된 문장의 흐름도 비문 없이 자연스럽다. 각 챕터 서문마다 번역자가 해제를 넣어준 것도 정성스럽게 느껴졌다. 내가 예전에 읽다가 덮어버린 책에 비하면 크기도 작고 양장본이라 출근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니기도 불편하지 않다. 여러 모로 예쁘게 잘 나온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 외에, 종교인에 특화된 추천 하나 더 하자면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바로 토마스 아 켐피스의 [준주성범(가톨릭 계열 출판사의 제목)]/[그리스도를 본받아(개신교 계열 출판사의 제목)]을 연달아 읽는 것도 좋다. 그러면 사순시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순절의 그 느낌 그대로 이 더운 여름을 충실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4월 사순/부활 마치고 이제 대림절까지 꽤 시간이 남았는데 원래 사순 이후부터 대림 전까지가 기독교인들에게는 흐트러지기 쉬운 계절이다. 열심인 학생들이 방학 동안에도 자유롭게 책 읽고 공부하며 긴장을 풀지 않듯이 열심인 신자들도 이 시기에 특강처럼 이 두 권 연달아 읽으며 자세를 다잡아보는 것은 어떨까?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 0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포토리뷰 팡세-분류된 단장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m******e | 2022.08.13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고전 중에는,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는데 정작 어떤 내용인지, 아니 어떤 장르인지조차 모르는 작품들이 있곤 한다. 적어도 내게는. '팡세' 또한 그런 작품이었다. 그런데도 '팡세'의 제대로 된 번역본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무조건 읽고 싶었다. 그 이름이 주는 심오함과 포스가 있었다. 책 소개를 보니 더더욱, 단순히 '팡세'를 읽고 싶은 게 아니라 '바로 이 버전'으로 읽;
리뷰제목


 

 고전 중에는,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는데 정작 어떤 내용인지, 아니 어떤 장르인지조차 모르는 작품들이 있곤 한다. 적어도 내게는. '팡세' 또한 그런 작품이었다. 그런데도 '팡세'의 제대로 된 번역본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무조건 읽고 싶었다. 그 이름이 주는 심오함과 포스가 있었다. 책 소개를 보니 더더욱, 단순히 '팡세'를 읽고 싶은 게 아니라 '바로 이 버전'으로 읽고 싶었다. 그야말로 '팡세/파스칼 전문가'인 번역자가 번역하셨고, 순서도 원전의 의도에 가장 맞게 구성된 것 같다. 

 본문으로 들어가기 전에 '역자 서문'만 읽고 있는데도 이 책이 얼마나 가치 있는 책인지 느껴졌다. 기존 여러 버전의 '팡세'라는 작품들의 차이와 이 책만의 특별한 점을 상세히 알려주고 있어 전체적인 큰 틀로 이해를 돕는다. 간단히 옮기면, 기존에 역자가 읽은 브랑슈빅 판의 팡세는 아무 데나 펴서 읽고 원치 않는 주제는 건너뛰어도 무방한 그런 작품처럼 여겨졌다면, '라퓌마 판'이나 '셀리에 판'등은 단장들 자체의 연관성을 고려하여 재구성하여 그 배열 자체에서 노려졌던 수사학적 효과까지도 극대화하려 하였다는 것. 

개인적으로 책을 낸 이후에 책들이 다르게 보인다. 이 책이 18,500원이라고? 일단 이 생각이 들었다. 책이란 게 참 들어가는 노고에 비해 값이 형편없는 상품 중 하나다. 그리고 책에 담긴 내용의 깊이에 따라(그 기준을 따지자면 또 복잡해지겠지만) 가격이 달라지는 게 아니다. 가격을 달리 매긴다면 이런 책은 대체 얼마가 되어야 할까? 그리고 편집할 때 하도 가독성을 강조하셔서 그 가독성이 중요하다는 건 알겠는데, 이런 책의 가독성은 어떻게 논해야 할까? (ㅋㅋ) 이런 책을 편집할 때 편집자의 역할은 어디까지가 될까? 이미 난해해서 가독성을 더 높이기도 어렵고, 섣불리 손댔다간 엉망이 될 것 같다. 그럼 단순한 오타의 교정 정도에서 머물러야 하는 걸까? 이런 게 참 궁금해졌다. (서평단 기한도 한 달은 줘야 하는 것 아닐까? 제대로 읽으려면...)

이 책을 읽고 저자나 역자가 희망하였던 것처럼 기독교에 전도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예로부터 훌륭한 족적을 남긴 저술가들은 역시 뛰어난 심리학자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다. 인간이라는 존재의 모순됨, 과의존, 감각과 이성, 자기성찰 능력, 힘의 형성, 많은 것들에 대해 날카롭게 담담하게 기술한다. '파스칼 문체의 아름다움은 아름다운 문체의 부재에 있을 것이다'라는 말이 이해가 간다. 아직 이 책을 다 이해했다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정성껏 나열 및 번역해 준 덕에 조금은 더 가까이 다가갔다고는 말할 수 있겠다.

 

 

31-65/149-68

"잠깐 경유하는 도시에서 자신의 평판을 신경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그곳에 일정 기간 머물게 되면 평판에 신경을 쓴다. 얼마나 그러할까? 헛되고 보잘것없는 우리 수명이 허락하는 시간만큼." (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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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k****5 | 2022.08.1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세 - 어떻게 읽을 것인가.   분류된 단장(판본 선택에 대한 김화영 역자의 설명)   책 제목은 팡세이고, 1000여편의 단장으로 이뤄진 블레즈 파스칼(1623-1662)이 39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한 후 유고작으로 출판된 저서다. 책 제목 옆에 역자가 붙인 분류된 단장은, 짧은 장형식의 글모음을 엮는 방식에 따른 버전(판본)이 여럿 있는데, 이 책은 분류된 단장을 취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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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 어떻게 읽을 것인가.

 

분류된 단장(판본 선택에 대한 김화영 역자의 설명)

 

책 제목은 팡세이고, 1000여편의 단장으로 이뤄진 블레즈 파스칼(1623-1662)이 39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한 후 유고작으로 출판된 저서다.

책 제목 옆에 역자가 붙인 분류된 단장은, 짧은 장형식의 글모음을 엮는 방식에 따른 버전(판본)이 여럿 있는데, 이 책은 분류된 단장을 취했다는 것이다.

이 분류는 파스칼의 애초 기획 그대로를 따른 것이라 역자 서문에 소개되어 있다.

판본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구하는 부분이 상당 지면으로 할애되어 있어, 지루할 수 있으나 인내하고 읽었다.

결론적으로 역자는 팡세의 단장 배열은 종교적 교의를 숭배하고 따르기 위한 치밀하게 의도된 기획 집필이기 때문에 기인한 필연적 결과라는 것이다.

"단어를 달리 배열하면 다른 의미가 되고 의미를 달리 배열하면 다른 효과를 가져온다" 라는 팡세 속 표현처럼 이 책은 수사학적 효과를 떠나 생각할 수 없다고 보았다.

저자가 불문학을 전공하기전 읽은 팡세는 여기저기 단장을 읽고싶은 부분을 취해 읽어도 무방했다고 여겼을 책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팡세는 유고작인만큼 편저자 의도에 따른 판본에 크게 3가지가 있는데

첫째, 작품의 주도적 논리를 편저자가 추출해서 논리적으로 단장을 구성한 버전,

둘째, 종교(종교적 가르침)을 옹호하려는 의도적 구상으로 재구성된 버전,

셋째, 파스칼이 직접 분리한 27개의 원고 묶음을 유지하여 옮겨 적은 두 개의 사본의 단장 구성방식이다.

-미분류된 원고는 추후 번역계획에 있다함

 

여기서 역자가 왜 파스칼의 집필의도를 제일 고려했는지 파스칼에 대한 소개가 필요해 뵌다.

파스칼은 1623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39세로 아주 짧은 생을 살았다. 정규교육으로서 공교육을 따로 받지 않았으나 수학과 과학에 상당한 업적을 남겼으며, 관련한 저서들도 있다.

파스칼이 살았던 시대는 인본주의가 주류를 이루던 때였음을 상기시켜야 한다. 인간존재에 대한 사유와 신앙의 고민이 파스칼에게 그리스도를 발견하게 했지만, 사실 당시는 인본주의 영향하에 기독교적 신앙에 대해 시대착오적이고 미신적이며 반이성적이라는 반발과 인간의 자유의지를 억압하는 종교라고 보는 인식이 팽배해 있었기 때문이다. 파스칼은 예수 그리스도를 불신하는 당시의 동시대인들에게 자신이 회심하게 된 신앙을 소개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불신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파스칼은 다양한 어조와 방식을 섞어 때론 호소하듯, 때론 위로하듯, 때론 질책하고, 때론 논리로 설득하듯 하면서 그가 천재성을 보인 논리학, 기하학, 물리학 , 철학과 신학등의 광범한 지적 사유까지 활용하면서 수사학적 효과를 최대화하려고 하였다는 것이며, 그런 파스칼의 의도와 동기가 구현된 원래의 구성방식을 판본으로 정했다는 것이 역자의 설명이다.

 

팡세의 메세지는 하나로 집약될 수 있는데, 유한한 연약한 인간은 비참하고 불행하며 오로지 사고와 사유의 조절로서만 그 유한함의 한계를 위안을 받을 수 있으며, 그 길은 신앙에 있다는 것이다. 이 메세지들은 단장의 구성대로 읽을 경우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역자의 서두 조언은 새길 일이다. 왜냐하면, 파스칼은 탈선의 방식으로 자신의 논증과 설득하는 법을 선택하여 단번에 지나치게 집요하고 공세적으로 설득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느낌으로 글을 읽을 수 있다 . 아주 짧은 단어와 문장이 몇 개로만 이뤄진 장들도 많은데, 이것이 과연 책으로 제작되기 위한 것이었는지 노트였는지 독자로서 궁금증이 생기기 때문에 더욱 어쩜 호기심으로 그 단장의 배열을 따라가보게 된다.

 

참고로, 역자는 파스칼의 영적 감격과 신앙에 대한 확신이 얼마나 확고했을지 그는 양피지에 메모리얼이라 적은 양피지 노트를 적고 옷을 갈아입을 때마다 다시 바느질로 꿰어 붙이고 다녔다는 일화로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같은 관련 설명과 예시로 역자는 파스칼의 팡세를 독자가 이해하는데 아낌없는 설명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책의 특장점은 여기에 있다고 본다.

 

미분류된 원고의 번역본이 역자에 의해 향후 계획으로 2권으로 예고되어 있고, 1권인 이 책에서는 1부와 2부에 걸쳐 파스칼 그대로의 묶음 순의 27개 원고가 번역되어 있다. 다만 이번에 출간된 1권에서는 파스칼 원고 외에 부록과 해제가 추가되어 있다. '생각하는 갈대'의 파스칼 연구자로서의 역자가 이 책의 독서를 풍성하고 깊이할 수 있는 노력을 제공해주고 있다.

배열대로 읽으면 좋겠지만, 배열을 들쭉날쭉 읽지 않는다는 약속을 역자와 하고난후라면, 부록과 해제부분은 역자서문과 메모리알을 읽고 난 후 먼저 읽어봐도 좋을 듯하다.

 

부록과 해제부분을 읽으면, 역자가 파스칼 연구자라서 이 책을 읽는 우리가 얻는 효과와 이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역자의 '생각하는 갈대'에 대한 해석은 불문학 전공자의 단어에 대한 세심한 분석과 수학과 과학자로서의 파스칼의 사고체계와 글쓰기가 어땠을지를 , 그리고 파스칼의 광범한인문철학 스펙트럼의 지성을 염두에 두고 출발어인 프랑스에서 도착어인 한국어로 닿아 이해되는 과정을 수용한 주체적 읽기를 가능케 하려는 애씀이 보였다.

클레오파트라의 코에 대한 이야기는 파스칼의 표현인지 몰랐는데, 이 참에 역자의 생각을 읽어볼 수 있었으며 그 견해가 타당하게 인식되었다.

 

아직은 이 정도 읽었고, 다시 배열대로 팡세를 읽으려 하고 있다.

처음엔 역자의 세심한 해석과 주석과 설명들이 좀 거추장스럽지 않나 했지만 인내를 갖고 읽어내니, 역자의 판본 선택 및 이 책을 어떤 점을 유의해서 번역하려 했는지를 읽은 보람은 결국 파스칼의 팡세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독서전 마음가짐과 준비자세를 갖추게 한 데 있었다고 본다.

읽다보면 의미를 느슨하게 의미를 넘겨짚거나 제멋대로 맥락화시켜 넘어갈 때가 있다. 그러나 좀 더 정확하고 적확한 단어와 문장의 의미를 짚을 수 있게 템포를 늦춰 읽으라는 역자의 독서법에 대한 완곡한 권유가 아닌가 한다.

 

자,이제 세심한 배려와 노력의 역자의 수고를 알았으면, 이제는 이 책의 원저자 파스칼의 단어와 문장의 배열의 리듬에 맡겨보자.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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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21건) 한줄평 총점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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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j***r | 2022.08.11
구매 평점5점
최고의 번역. 관심있는 사람 읽어보자.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로얄 칠* | 2022.08.01
구매 평점4점
사실 내용을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하지만 좋은 문장을 짚어가면서 읽어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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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q****q | 2022.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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