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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토마토와 불가능한 토요일
김도언
문학세계사 2022.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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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1

199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에 당선돼 소설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2012년에는 계간 《시인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시인으로 데뷔했다. 펴낸 책으로 소설집 『철제계단이 있는 천변풍경』(자음과모음), 『악취미들』(문학동네), 『랑의 사태』(문학과지성사), 장편소설 『이토록 사소한 멜랑꼴리』(민음사), 『꺼져라 비둘기』(문학과지성사), 경장편 『미치지 않고서야』(중앙북스) 등과 산문집 『불안의 황홀』(멜론), 『나는 울지 않는 소년이었다』(이른아침), 『소설가의 변명』(가쎄), 시집 『권태주의자』(파란), 성인동화집 『코끼리 조련사와의 하룻밤』(문학세계사), 인터뷰집 『세속
199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에 당선돼 소설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2012년에는 계간 《시인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시인으로 데뷔했다. 펴낸 책으로 소설집 『철제계단이 있는 천변풍경』(자음과모음), 『악취미들』(문학동네), 『랑의 사태』(문학과지성사), 장편소설 『이토록 사소한 멜랑꼴리』(민음사), 『꺼져라 비둘기』(문학과지성사), 경장편 『미치지 않고서야』(중앙북스) 등과 산문집 『불안의 황홀』(멜론), 『나는 울지 않는 소년이었다』(이른아침), 『소설가의 변명』(가쎄), 시집 『권태주의자』(파란), 성인동화집 『코끼리 조련사와의 하룻밤』(문학세계사), 인터뷰집 『세속도시의 시인들』(로고폴리스) 등이 있다. 현재 서울시 은평구에서 헌책방 ‘살롱 도스또옙스끼’를 운영하고 있고 197~80년대 브리티시록을 LP로 들으며 술 마시는 걸 소박한 행복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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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7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164쪽 | 242g | 153*225*20mm
ISBN13
9788970751764

출판사 리뷰

환멸과 열망이 교차하는 양면모순의 시세계

한국 문단에서, 소설가이면서 동시에 시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는 손에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소설가로 활동한 김도언은 계간 〈시인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시인으로 등단한 후, 첫 시집 『권태주의자』를 내놓으면서 시인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첫 시집에서 김도언은 자신이 ‘권태주의자’라고 주장했지만, 소설과 시를 계속 내놓는 것을 보면 권태주의자라기보다 “허무를 정확히 기록하려는 서기”에 가깝다. 김도언의 언어는 낯설고 기이하면서도 강렬한 메타포를 품고 있다. 전 지구적 삶의 단면을 통해 인간의 삶을 적확하게 드러내고 있는 문장으로 소설과 시의 경계를 벗어난 김도언만의 개성적인 장르를 만들고 있다.

김도언이 만들고 있는 장르적 개성은 비주류적인 삶의 스타일과 루틴과 연동되면서 고유한 메시지를 창출하고 있는데, 그것은 현대인의 무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도착적 욕망, 그리고 위선과 위악 같은 정신적 모험에 대한 집요한 탐구 의지라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알콜중독자의 내면세계를 다룬 시 「빨강코에 대한 소박한 보고서」에서 김도언은 소수적 가치를 지향하는 존재들의 애틋한 연대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이것은 / 어려운 보고서도 아니고 / 대단한 보고서도 아니다 / 거리마다 / 빨강코를 한 주정뱅이들이 / 가늘게 눈을 뜨고 / 태양보다 뜨거운 / 시선을 견디고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 빨강코는 바코드다 / 도살된 돼지의 피부에 스민 / 푸른 도장처럼 / 빨강코는 오랫동안 준비된 / 단순명쾌한 낙인이다 / 빨강코가 되지 않기 위해 / 사람들은 열심히 / 사전을 습득해 / 고급한 단어들을 외운다 / 예를 들면 와인의 이름 같은 거 / 오케스트라의 배열 같은 거 / 혹은 로마노프 왕조의 승계 순서를 / 빨강코가 되는 순간 / 돌이킬 수 없는 종이 울린다는 걸 / 그 종소리에 / 머리를 흠씬 두들겨 맞는다는 걸 / 빨강코들은 안다 / 그래서 빨강코들은 / 빨강코만을 사랑한다 / 그래서 빨강코들은 / 빨강코만을 경멸한다 / 빨강코의 세계는 견고하다 / 빨강코가 아니고서는 / 이 세계에 그 누구라도 / 한 발짝도 들여놓을 수 없으니까 / 반쯤 농담을 섞어서 말하면 / 빨강코는 되고 싶다고 / 누구나 되는 것도 아니다 / 빨강코는 오랫동안 / 슬픔과 반역의 서사를 / 제 몸에 새긴 이들이 / 가까스로 얼굴 한가운데 얻은 / 별빛 같은 것이다
- 「빨강코에 대한 소박한 보고서」 전문

위의 시편이 잘 보여주는 것처럼 김도언의 시적 특질은 초월적이면서도 반문법적 세계를 지향하면서도 논리적 설득력을 포기하지 않는 데에서도 찾아진다. 그것은 그가 오랫동안 연마해온 소설이라는 서사적 세계의 논리를 시작업에 유연하게 적용한 결과물로 보여진다. 그는 지상에서 한없이 떠오르려는 시적 부력을 즐기는 듯하면서도 그것을 또 필요에 따라 통제하고 변용시킨다. 기본적으로 언어는 개인의 것이지만 사회적 공공재로 통용되는 제도적 현실에서 완전하게 이탈할 수 없다는 것을 김도언 시인은 예리하게 촉지한다. 그의 자의식은 사회적 감수성과 견고하게 맞물려 있으면서 권력이나 제도에 억압과 착취를 당하는 무기력한 개인의 처지를 긍휼히 바라보는 것이다. 개인의 발견에만 심취한 나머지 그를 둘러싼 사회 체제를 무력화하거나 도외시할 경우 오히려 개인들의 미시적 진실이 사라질 수 있다는 인사이트가 시집 전체를 관통한다.

사물의 본질을 보여주는 시인의 정면성

첫 시집 『권태주의자』가 ‘기록되지 않을 시인의 뒷모습’이었다면 이번 두 번째 시집 『가능한 토마토와 불가능한 토요일』은 ‘당신들이 아는 얼굴’이다. 얼굴은 옆으로 보일 때 가장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에 옆모습으로, 모든 신체는 생략된 곳 없이 온전히 표현되어 있다. 이런 표현법을 예술의 특징에서, 정면성(正面性, frontality)이라 말한다. 보이는 대로가 아닌 ‘아는 대로’ 표현한 방식, 각자의 특징이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을 선택적으로 표현하여 합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얼굴은 얼굴, 다리는 다리, 팔은 팔. 시인에게 있어, 사람은 그냥 사람, 못생긴 사람 이쁜 사람 구별이 아닌, 그냥 본질의 사람이라는 것이다.

“김도언의 시는 어긋난 존재와 시간에 각별한 경외심을 갖는다. 그곳은 이미 되어버린 세계이고 합리적 희망이나 윤리적 재생이 불가능한 영역이다. 국외자를 자처한 시인은 그들이 품고 견디는 비애의 항목들을 살피고 내밀한 발성으로 그 하나하나에 거룩함을 부여한다. 예민한 촉과 순도 높은 자의식으로 안팎의 관여와 저의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그의 시는 환멸과 열망이 교차하는 양면모순의 천재성을 발휘한다.” -정병근(시인)

아파서 대문을 못 열고 / 며칠 유심히 보니 우리 집에 / 세 종류의 새가 날아온다는 걸 알았지. / 조류를 공부한 적 없는 나는 / 그 새들의 이름을 알지 못해./ 새들은 마당에 있는 단풍나무 가지 사이를 분주히 오가고 / 어떤 새는 내 창문 옆 베란다에 앉기도 하더군./ 창백한 사내가 유리 안쪽에서 자기들을 보고 있는 것을 / 아는 것 같기도 하고 / 모르는 것 같기도 해. / 나는 그것을 영영 알 수 없을 거야. / 그 새는 붙잡을 수 없는, / 붙잡고 물어볼 수 없는 외계니까. / 어떤 사람에게는 / 세 가지의 근심이 오고 / 어떤 사람에게는 / 세 가지의 절망이 올 수도 있는데, / 나에게 오는 건 세 가지의 새야. / 이 행운은 얼마나 거대한 것인가. / 어떤 사람에게는 세 명의 적이 생길 수도 있고 / 어떤 사람에게는 / 풀어야 할 세 가지 오해가 생길 수도 있어. / 그런데 내게는 세 가지의 새가 / 그러니까 이름은 정확히 모르지만 근심이나 절망, / 적이나 오해가 아닌 것만큼은 분명한, / 어떤 작게 나는 것이 / 오는 거야, / 오고 있는 거야.
- 「코로나, 봄날」 전문

이 시집은 강박 덩어리다. 전쟁과 평화에 의한 강박이며, 반복된 지옥을 겪으며 알게 된 어떤 질서다. 그 질서를 알았기에 복수했다고 성공했다고 생각해버린, 그리하여 자학하는 강박이다. 또한, 시인은 평화가 어떻게 강박이 되는지 보고자 한다. 박제가 아닌데도 새가 공포가 아닌 강박이 되는 모습을 시인은 다음과 같이 보여준다. “세 종류의 새”가 날아오면 사람들은 세 가지의 ‘근심’이 온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들은 세 가지의 ‘절망’이 올 수도 있다고 말하는데, 새는 세 마리의 ‘작은 새’지 세 명의 ‘적’도 세 명의 ‘오해’도 아니다, 하고. 이름은 모르지만 “어떤 작게 나는 것”이 오고 있는 ‘새’일뿐이라는 시인의 말을 들을 수 있다. 왜 우리는 근심으로 절망으로 적으로 오해로 지나치게 힘이 들고 나서야 ‘새를 새’로 볼 수 있는 것일까? 힘을 빼고 볼 수 있는 눈은 어디에 두고 살고 있는가? 믿음은 내 의지의 문제다. 의심 없이 어떤 형상에 대해 본질만 볼 수 있는 마음만 있다면 그 믿음은 맑고 밝다.

“처음 읽었을 때는 안주하지 않는 의식의 황홀에 빠졌고, 다시 읽었을 때는 내게 부착된 욕구와 갈등의 중첩을 보았다. 그리고 또 다시 읽었을 때는 내부의 응고된 힘이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어떤 시는 읽히지 않고 독자를 명상케 하는 가을날 나뭇잎들의 파열음처럼 들린다. 나는 아직 그를 만나지 못했다. 언어가 유일한 무기이자 방패인 투명인간을 의자에 앉혀두고 읊조림을 듣고 있다. 이 시집은 읽고 듣는 재미가 있어 저주받지 않은 걸작이 될 것이다.” -윤태원(시인,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토마토주의자는 모든 감정에 토마토적인 감각을 집어넣는다. 슬픔과 외로움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기쁨과 환희에도 토마토적인 감각을 넣는다. 토마토적인 감각은 식은 적막 두 스푼에 들끓는 연민 세 스푼 따위로 계량될 수 있는 게 아니다. 말하자면 토마토주의자는 모든 감정이 토마토와 무관해지는 걸 참지 못하는 사람이다. 이 세계가 반反토마토적인 분위기로 흘러가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토마토의 처녀적인 신선함과 붉음을 전파해, 낡은 것의 고집불통을, 노인의 지혜를, 이성의 전체주의를 파괴하는 것이 토마토주의자의 정신이다. 토마토주의자는 당연히 토마토에 대해 매우 분명한 태도를 가지고 있는데, 토마토주의자의 토마토는 붉고 아름다운 감정에 충실해야 하지만 토마토주의자의 입술은 반드시 붉거나 아름다울 필요는 없다. 처음부터 완벽히 붉었던 것은 드물다.
- 「토마토주의자」 전문

모든 것이 빨강이면 어떻게 될까. 세상에서 빨강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 저 믿음은, 저 사랑은 어떻게 될까. 토마토주의자는 꼭 토마토를 키우지 않아도 될 수 있다. 의미 그대로 “모든 감정에 토마토적인 감각을 집어넣으면” 된다. 꼭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으면 그것이 사랑인 줄 우리가 모르는 것과 같이 모든 것에 토마토 냄새가 나지 않으면 못 견디게 된다. 토마토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즉 사랑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고린도전서 13장 같은, 시 「토마토주의자」. 붉고 아름다운 입술은 필요 없는, 계량할 수 없는 사랑의 존엄에 대하여 말하는 시다. 나는 사랑을 사랑답게 하고 있는가? 정면성으로 다시 돌아가 이야기를 하면, 얼굴, 몸뚱이, 팔, 다리, 발 등 각 부분의 특징을 극대화한 방식으로 조합해 놓은 그림은 인간을 표현한 것임에도 ‘사람 냄새가 풍기지 않는 비인간화된 인간의 형상’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질서와 영원에 대한 깊은 연구는 자연의 재앙, 고난과 투쟁하는 인간의 ‘살아남음’의 문제로 인해 시작했기에 어떤 의미에서 ‘나’ ‘스스로’를 위한 것인데, 이는 지나치면 ‘저 사람이 나를 공격하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이 생긴다.(「파라노이아」) 시인은 토마토주의 정신으로 “낡은 것의 고집불통을, 노인의 지혜를, 이성의 전체주의를 파괴하는 것”이라 했다. 사랑이 지나쳐 강박이 되면 코가 빨개진다. 처음부터 붉었던 토마토가 드물므로, 농담도 점점 진담이 되고 토마토는 토마토의 태도를 넘어 무능하거나 강박이 된다.

시인의 ‘시적 면적’은 어떤 지형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불변하는 것이다. 삼각형과 사각형이라 해도 면적은 같을 수 있다. 눈으로 감각적으로 모양이 달라도 초감각으로 보게 되면 같다는 추상 충동이 작용하고 있다. 그림으로 읽었을 때, 구성, 디자인 같은 느낌을 주는 이유이다. 이것이 시인의 의지다. 또한 다양한 것이 아니라 공통된 것을 뽑아내는 것이 시인의 의지다. 개별적이 아니라 보편적인 것, 이것이 바로 김도언 시인의 예술 의지다. 직선이든 악마든 방과 창고든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이며, 정육면체와 교차로와 사각형, 오직 직선으로만 감정이 설계된, 가장 완벽하게 닫힌 거룩한 방에서 아이를 구하지 못한 악몽을 계속해서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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