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미식 테이블에 앉았을 때 무슨 말을 꺼내면 좋을까요?<br/></b><br/>미식 테이블이라는 말만 들어도 어쩐지 긴장감이 몰려옵니다. 와인, 치즈, 빵은 자주 먹지만 속속들이 알기는 힘든, 무한하고 광범위한 영역이죠. 누구나 와인 레이블을 거침없이 읽고, 테이블에 놓인 치즈의 고향과 숙성 기간을 말하며, 먹던 빵의 유래를 이야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때로 우리는 정보에 주눅들어 제 맛을, 제 기분을 누리지 못할 때도 있죠. 이런 경험은 와인이나 치즈를 처음 접할 때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긴장하고, 눈치보고, 그 다음엔 알고 싶어 지고, 이내 포기하기도 하죠.<br/><br/>이 책을 쓴 저자는 외국에서 공부하고 일하며 친구를 통해 와인, 치즈, 빵을 접했습니다. 저자의 친구들 역시 생활에서 와인, 치즈, 빵을 체득한 이들이지 ‘학습’한 이들이 아닙니다. 마치 우리가 김치를 알 듯 말입니다. 우리가 여러 지역의 김치와 차이점을 하나하나 설명할 수는 없지만 어떻게 먹으면, 무엇이랑 먹으면 맛이 좋을지 짐작할 수 있죠. 그 이유는 여러 가지 직간접 경험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자는 친구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무엇보다 편안하게 와인, 치즈, 빵을 경험해 나갔고, 8년이라는 외국 생활의 끝엔 어느새 김치처럼 자연스럽게 몸에 밴 음식이 되어 있었습니다.<br/><br/><b>와인, 치즈, 빵이 여전히 낯선 우리를 위한 이야기 책<br/></b><br/>작가는 친구들이 그에게 해주었듯 우리에게도 다정하게 말을 걸고 있습니다. 긴장하며 기억하고 평가하는 정보가 아니라 와인, 치즈, 빵에 얽힌 오래된 이야기와 사람들에 대해 두런두런 이야기합니다. 이야기 중에는 우리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미식 상식이 숨어 있습니다. <br/>이 책을 덮을 즈음에는 굳이 외우지 않았음에도 부르고뉴의 피노누아, 나폴레옹의 셰브르, 알프스 소녀 하이디의 꿈 같은 빵에 대해 알게 됩니다. 아니, 알기 보다는 잊을 수 없게 됩니다. 책 속에는 와인, 치즈, 빵이 걸어온 역사와 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다양한 감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스며드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와인, 치즈, 빵과 관련한 상식까지 모르는 사이 차곡차곡 쌓게 된 것입니다.<br/><br/><b>가뿐한 인문학에 버무린 가벼운 미식 상식<br/></b><br/>책 속에서 음식은 우리가 인문학으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열쇠 역할을 합니다. 하나의 치즈로 역사를 되짚어보고, 빵 한 쪽으로 문학을 다뤄보며, 와인 한 모급으로 시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인문학과 음식이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단단한 고리를 통해 우리는 배움과 감동, 상식과 정보를 자연스레 얻게 될 것입니다.<br/><br/>그럼 이제, 가볍게 인문학으로 맛보며 와인, 치즈, 빵에 대해 알아가보는 건 어떨까요? 이 책을 발판 삶아 우리는 와인, 치즈, 빵을 향해 긴장을 풀고 한 발 다가갈 수 있을 겁니다.

식탁 위에 올려놓고 싶은 책이다. 빵, 와인, 치즈! 우리와 너무 친숙하지만 사실은 제대로 아는 것이 없는 서양의 대표 음식들이다. 저자는 이 세 가지 음식을 서양의 역사, 신화, 예술 이야기와 섞어 맛깔스럽게 비벼 놓았다. 게다가 생활 속에서 이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깨알정보까지 촘촘히 박혀 있다. 책을 읽다가 참을 수 없어서 와인과 치즈를 꺼내었다. 더 깊은 맛이 느껴진다. 우리는 맛을 혀로만 느낀다고 생각하지만 제대로 맛을 음미하려면 오감, 감정, 기억, 지식 등 뇌 전체가 필요하다. 책 덕분에 뇌가 더욱 확장된 느낌이다. 과하지만 않다면 음식만큼 우리를 위로할 수 있는 게 또 어디 있으랴.

그리스인 조르바의 니코스 카잔자스키는 ‘포도 열매가 자연 상태에서 포도즙이 되는 것은 물리적 변화인 반면 포도즙이 포도주로 변하는 것은 화학적인 변화다. 한 단계 더 나아가 포도주가 사랑이 되는 과정을 메토이소노 즉 거룩하게 되는 길’이라고 말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정말 어느 순간, 와인이 모든 것을 거룩한 상황으로 만들고 사라진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인문학으로 맛보다 : 와인 치즈 빵』은 이런 거룩한 상황을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은 책이다. 요즘에는 책보다 OTT를 통해서 정보를 얻는 경우가 많지만 이 책을 가까이에 두고 문득 생기는 와인에 대한 궁금증을 풀며 이해하고 즐기면 좋겠다. 와인을 즐길 때 빠질 수 없는 치즈와 빵 역시 마찬가지! 역사 속 전설, 전쟁, 다양한 유래 등을 술술 재미있게 풀어 놓았다. 집밖의 모임이 점점 줄어드는 요즘, 이 책을 손에 쥐고 와인, 치즈, 빵을 늘어놓고 맘이 맞는 사람들과 먹고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어 본다면, 그 시간에 또 한 번의 기적 같은 거룩한 순간들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낯선 나라 이탈리아로 한국 학생들을 보낼 때마다 당부하는 말이 있다. 우리들의 전공인 ‘음식’은 결국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 사람과 역사를 알아야 제대로 배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음식은 역사와 문화가 배경이 되어 만들어지는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유럽의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그곳에서 만들어진 와인과 치즈를 함께 먹어보면 절묘하고 아름다운 맛의 조화를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은 그 조화가 이루어지기까지 변하고 변한 시대와 사람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담고 있다. 책을 여는 순간 와인과 치즈, 빵이 걸어온 수많은 시간과 다양한 배경이 되는 오랜 이야기들이 머릿속에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