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권력에 대항하는 비권력자들의 연대, 보통 사람들의 연대
한판의 정면 승부!
절대 폭력에 비폭력으로 맞서며
끊임없이 자기 한계나 경계를 넘어서려고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
지난 몇 년간 청소년소설 베스트셀러 1위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시간을 파는 상점〉의 계보를 잇는, 제5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따까리, 전학생, 쭈쭈바, 로댕, 신가리〉가 출판사의 기대 가운데 출간되었다.
독특한 제목으로 눈길을 끄는 이 소설은 작가의 패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단 한 명의 실명도 쓰지 않고 별명으로만 대변되는 등장인물들은 우리 청소년들의 모습을 정확하게 스케치했지만 청소년소설이라는 틀에 크게 얽매이지 않았다. 작가의 학창시절 반 전체 학생이 별명으로 불리웠던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따까리, 전학생, 쭈쭈바, 로댕, 신가리〉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캐릭터들이 소개되고 노련한 연금술사처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안정적인 문장이 호평을 받았다. 오랫동안 문장을 담금질해온 작가의 언어 구사력은 폭력이라는 쉽게 웃을 수 없는 소재를 다루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킥킥킥 웃음을 자아낼 만큼 뛰어나다.
2003년, 감영고 2학년 2반 따까리의 교실에 들어온 전학생은 애초부터 남자아이들만의 서열 세계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미친놈과 같은 존재다. 하지만 따까리, 쭈쭈바, 로댕 등의 비슷비슷한 보통의 아이들, 권력에 대항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비권력자들에게 불가능을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이들이 학생회장단 선거에 출마하며 존재의 반란을 일으키고, 피제이라는 절대 권력에 저항하는 이야기가 웃음과 감동으로 펼쳐진다.
시대를 뛰어넘어 인간 사회 어디에서나, 어떤 관계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가 별명으로만 불리우는 청소년들의 세계를 통해 그려졌다. 별명이 주는 가면 같은 효과 속에 절대 폭력에 비폭력으로 맞서면서 끊임없이 자기 한계나 경계를 넘어서려고 하는 청소년들의 성장 이야기가 우리를 사로잡는다. 집단 속에서 일어나는 폭력에 대한 사유와 성찰이 등장인물의 용기, 참여의 의미를 통하여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청소년문학상 수상작다운 요즘 보기 드문 소설이다.
추천사 - 심사위원 : 이상권, 김선영, 송수연
나는 수많은 청소년 소설을 보면서 등장인물의 성격을 이렇게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작가는 처음 보았다. 그야말로 압권이다. 이렇게 등장배우를 소개하는 문장에도 가락이 있고 흥이 있으며 한없이 유창하다. 거침이 없으나 불필요한 말이 없다. 자유로우면서 재미있다. 그런 문장을 다 읽고 나면 왜 등장인물이 따까리인지 머릿속에 또렷하게 그려진다. 문장을 잡아당겼다가 다시 힘차게 끌어당기는 그런 여유들이 이 작품 끝까지 지속된다. 지문과 대사가 따로 놀지 않는다. 그래서 이 작품 속으로 빠져들면 끝까지 나오지 못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온 성장소설과는 품이 다른 작품이다. _이상권(소설가)
무리를 이루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인간의 속성을 천연덕스러우면서도 밀도 있게 그렸다. 청소년 소설이라는 옷을 입히기에는 다소 작은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스펙트럼이 넓다. 다수의 등장인물의 면면을 오롯이 살리는 솜씨도 있으며 산문임에도 불구하고 생략과 함축의 기교로 행간이 넓은 문장은 남학생들의 패권 쟁탈전에 썩 잘 어울린다. 폭력에 맞서는 비폭력의 항거,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지질하지만 그것이 결코 우습거나 가볍지 않다. 이 소설은 눈물나도록 처절한 따까리이자, 엑스트라이자, 열외자이자, 비주류인 ‘우리들’에게 끊임없이 박수를 보내는 응원가이다. 끝내 조연으로 생이 끝날지라도 그 스스로의 생은 주연이었노라고 말해주는 목소리가 책 갈피갈피에서 들린다. _김선영(소설가)
이 소설은 점차 강고해지는 우리 사회의 ‘침묵의 카르텔’을 향한 ‘짱돌’이다.
‘전학생’이 ‘따까리’인 우리들에게 던지는 짱돌은 아프지만 희한하게 우습다. 그것도 그냥 웃기는 게 아니라 낄낄대고 웃게 만든다. ‘전학생’은 둘씨네아 공주를 구하기 위해 로시난떼를 타고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21세기 대한민국의 ‘고딩 돈끼호떼’이다. 전학생, 따까리, 쭈쭈바, 로댕, 신가리. 이 청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_송수연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