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로맨스와 정치물 혼합의 완성형, 『레디메이드 퀸』
Ready-made. ‘기성품의’, ‘현대 미술의 오브제;일상의 기제품을 본래의 용도가 아닌 다른 의미를 부여하여 조각 작품으로 발표한 것’이란 의미를 가진 영문 단어와 ‘퀸=여왕’이란 영문의 조합은 그 첫인상만으로도 호기심을 자아낸다. 이 제목은 무슨 뜻일까. 그 궁금증은 장장 1,500쪽에 달하는 작품을 한달음에 읽게 하는 힘이다. 스포일러를 조금 해 보자면 3막의 끝 문장을 읽고 나면 저절로 무릎을 치게 될 것이다.
전쟁戰爭, 독살毒殺, 반역反逆…….
무대의 막이 내릴 때, 나는 여왕Queen으로 서 있을 것이다.
마지막 남은 적통 황후 소생의 황녀가 죽고, 그 자리에 대신해서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 살기 위해 자기 것이 아닌 자리에서 황위 계승 싸움까지 참여하게 된 여자의 위태롭지만 그래서 더 매혹적인 생존기. 첫 시작인 황녀 암살 장면부터 『레디메이드 퀸』은 빠른 호흡으로 독자를 끌어들인다. 여주인공 에비게일은 뒤로 빼지도, 눈물만 짜고 있지도, 운명에 휩쓸리지도 않지만 현실의 인물처럼 단점과 콤플렉스를 가진 인간이다. 응원하게 되는.
에픽 판타지+정치물+로맨스=「레메퀸」!
에픽 판타지, 정치물, 로맨스가 결합한 이 작품을 어떻게 한마디로 소개할 수 있을까. 정치물의 외피를 가졌지만 로맨스도 없지는 않고, 전쟁 장면도 나오지만 아주 대하 서사라고 말하기는 힘든, 하지만 작품 전체에 흐르는 맛은 신인 작가의 그것과 같지 않게 개성적이면서도 대단하다.
『반지의 제왕』에서 좀 더 아라곤과 아르웬 중심의 이야기가 보고 싶었던 사람들, 「얼불노」에서 정치는 조금 덜 잔인하게, 사랑은 좀 더 비중 있게 보고 싶은 독자들, 「나담」처럼 마냥 달달하지만은 않은 톡 쏘는 진맛의 에픽 판타지를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인터넷에 올라온 독자 반응]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를 위하여. _ 귀여운惡魔 님 / 가짜와 진짜가 자리를 바꿔서 세상을 속인다, 라는 모티브는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부터 시작해서 최근의 『광해 - 왕이 된 남자』까지 잊을 만하면 나오는 소재이지요. 중요한 것은 동일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다른 글과 변별력을 주는 독특한 무엇이 뭐냐는 것이겠지요. 저는 그게 이 작품에서는 세밀한 정치 묘사와 로맨스의 균형, 입체적인 캐릭터, 그리고 개그와 진지를 넘나드는 글의 분위기라고 봤습니다. _ Mstream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