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 울림이 느껴지는 화가.
세계 문학의 경우에는 우리와 다른 문화적 배경을 토대로 쓰였기 때문에 작품을 이해하는 데 때로는 어려움이 따르기도 한다. 그래서 작품의 내용을 전달하는 데 그림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다림 세계 문학의 첫 권인《바다소》의 경우에도 작품 속에 있는 중국적인 느낌을 독자들에게 더 잘 전달하기 위해서 화가와 그림에 대해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바다소》의 그림을 그린 첸지앙홍은 중국에서 태어나 중국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후 프랑스에서 활동하면서 세련되고 현대적인 감각이 묻어나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이다. 1963년 중국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그림을 공부한 뒤, 1987년 프랑스 파리의 예술학교 (L'Ecole Beaux-Arts)에서 실력을 쌓았다. 1994년부터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작은 돌의 여행》《불의 용》《작은 독수리》《중국의 신화》등 중국의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상징적이고 친근감 있는 작품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의 작품은 독일, 덴마크, 스웨덴, 이탈리아, 한국 등 여러 나라에 소개되었다. 《불의 용》은 뢰이으-말매종 도서전의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 상', 카프팡트라 도서전의 '베를랭고 상', 오트 루아르 독자심사단이 주는 '올해의 선정 도서' 등을 수상하는 등 여러 작품이 권위 있는 상을 받았고,《한 간의 마법의 말》은 2005년 프랑크푸르트 청소년 문학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바다소》에서 그는 전통적인 중국의 느낌을 간직하고 있는 힘있고 섬세한 그림으로 작품의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해 주었다. <빨간 호리병박>에서는 완과 뉴뉴의 이야기를 잔잔하면서도 아름답게 표현해 주었고, <바다소>에서는 바다소의 강인함과 소년의 용기가 힘 있게 잘 드러났다. <미꾸라지>에서는 싼류와 스진쯔, 완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정감있게 그려냈다. <아추>에서는 상처 입은 소년 아추의 심리를 잘 나타내 주었다.《바다소》의 그림을 통해 독자들은 글을 더 가깝게 느끼고 그림이 해 주는 또 다른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다.
1969년에 태어나 연세대학교 중문과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근현대 중국 최고의 작가인 루쉰의 문학을 특히 사랑하며, 중국의 문학과 문화를 우리 나라에 소개하는 일에 소신을 갖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동양과 서양 그리고 미학》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