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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1980년 이후의 일본영화
제2장 폭력의 서정 키타노타케시(北野武 ) - 타나토스와 햇빛 이시이소고(石井聰) - 폭발에서 우주론으로 츠카모토 신야(塚本晋也) - 분신과의 대결 제3장 다원화하는 에스니시티 타카미네 고(高嶺剛) - 꿈의 경계 최양일(崔?一)- 에스니시티의 현현 야마모토 마사시(山本政志) - 바보의 아질 사카모토 쥰지(阪本順治)- 대결의 구도 제4장 장르의 기억과 해방 쿠로사와 키요시 - 기억과 해방 수오 마사유키(周防正行) - 희극으로서의 통과의례 오시이 마모루(押井守) -폐허와 환영 제제타카히사(瀨瀨敬久) - 해적의 꿈과 좌절 제5장 노스탤지어의 재검토 이치카와 쥰(市川準)- 의도적인 선택 반도 타마사부로(坂東玉三郞) - 전통의 재해석 제6장 새로운 다큐멘터리 하라 카즈오 (原一男)- 고아 적을 응시하다 하라 마사토(原將人) - 풍경에 도달하기까지 와타나베 후미키(渡邊文壽)- 폭력의 근성 카와세 나오미(川?直美)- 숲의 시간 이책에서 다루지 못한 감독들 후기 옮긴이의 글 작품제목 색인 |
“개개의 출신과 영화관의 차이를 뛰어넘어, 여기서 거론된 감독들이 21세기 일본영화의 최전선을 짊어지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얻은 일본영화에는 인간의 심리를 섬세히 묘사한 작품들이 많다. 하지만 이 책은 일본사회가 갖는 문제점을 고발하거나, 일본영화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그것을 극복하려는 ‘래디컬’한 시도들을 소개하고 있어, 일본영화의 전혀 다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여기에서는 최근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후쿠시마현 원자력발전소를 반대하다가 의문사를 당한 사건을 추적하는 감독, 실제 카부키 배우이면서 영화를 통해 전통의 재해석을 시도하는 감독,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경계를 뛰어넘으려는 감독, 일본이라는 경계를 무너뜨려 오키나와어로 일본영화를 만드는 감독, 인간이라는 경계를 뛰어넘어 변신과 합체를 그려내는 감독, 영웅이 없는 폭력을 그려냄으로써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감독 등, ‘래디컬’이라는 단어로 수렴되는 17인의 감독들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영화세계를 소개하고 있다. 해외의 영화애호가는 오즈 야스지로가 그려낸 고요한 일상생활 속의 무상관에 깊은 감동을 느낀 후에, 츠카모토 신야가 그리는 그로테스크한 변신과, 키타노 타케시의 비감성화된 폭력장면에 접했을 때 큰 당혹감을 느낀다. 저자는 도대체 어느 것이 진실한 일본영화의 본질을 체현하고 있는가에 주목하며 일본영화의 변천을 서술하고 17인의 감독들이 찍은 모든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논고를 제시한다. 특히 저자는 이들이 초기에 작업한 8밀리와 16밀리 작품에 본질적인 것이 숨어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저서 『전영풍운(電影風雲)』(白水社, 1993)에서 한국, 타이완, 중국, 홍콩, 북한, 필리핀, 오키나와, 즉 동아시아 지역 28인의 영화감독에 대해서 같은 시도를 한 적이 있으며 이 책은 그 일본편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논하고 있는 17인의 감독들의 공통점은 1980년대에 35밀리 작품으로 감독 데뷔하여, 1990년대에 정력적으로 활동했다는 점이다. 그들의 문체와 주제는 서로 크게 다르고, 영화관(觀)도 대조적일 정도로 다르다. 키타노 타케시와 하라 마사토는 둘 다 가족과 여행을 그리면서도 전혀 다른 접근을 하였고, 츠카모토 신야와 이치카와 쥰은 서로의 작품에 대해서 무관심할 것이다. 이들 중에는 TV와 전통연극 세계에서 너무나 저명한 배우도 있고(키타노 타케시, 반도 타마사부로), 결코 일반 영화에 얼굴을 보이지 않는 핑크영화 출신(제제 타카히사)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개개의 출신과 영화관의 차이를 뛰어넘어, 여기서 거론된 감독들이 21세기 일본영화의 최전선을 짊어지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관여하는 주제와 수법에 충실하게 활동했기 때문에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듭하거나(쿠로사와 키요시), 방법론적으로 막다른 길에 다다라 오랫동안 침묵하는(이시이 소고) 경우도 많았다. 자금부족 때문에 제작중단 사태에 빠지거나(타카미네 고, 야마모토 마사시), 다큐멘터리 내용이 과격하여 상영금지 처분을 받기도 하는(와타나베 후미키) 일도 있었다. 이는 그들이 오늘날의 일본영화 중에서 극히 래디컬한 이의제기를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 책에서는 이들 17인을 주제적, 장르적인 측면에서 다섯 개의 범주로 분류하고, 그 내실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분류의 요소는 폭력의 표상, 다원화하는 에스니시티, 영화사적 기억과의 격투, 노스탤지어, 그리고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전개 등이다. 이 책은 감독론에만 치우치지 않는다. 제1장에서는 일본영화의 역사와 일본영화산업 전반에 대한 개관, 변천에 대한 지식을 제공함으로써 영화에 한정된 분석이 아닌, 일본문화와 사회에 대한 저자의 폭넓은 지식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저자는 일본영화의 독특한 전통을 찾아내면서도, 일본감독들의 실험정신을 아시아와 서구의 감독들과 비교하여 일본영화를 세계영화사 전체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책의 말미에는 본문에서 다루지 못한 21명의 감독들에 대하여 짧지만 유익하고, 때로는 신랄한 비평이 추가되어 있으며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한국에서 DVD로 발매된 영화 목록이 수록되어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일본영화를 대표하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사후에 데뷔한, 현재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요한 중견감독들의 작품세계를 꿰뚫어 볼 수 있는 시각을 갖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