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도시의 광장 한 가운데에 ‘행복한 왕자’라 불리는 동상이 있었습니다. 왕자의 온 몸은 순금으로 덮여 있었고 두 눈에는 푸른 사파이어, 칼자루 끝에는 커다란 붉은 루비가 박혀 있었습니다.
행복한 왕자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망울은 깊은 존경심과 사랑으로 가득했습니다. 왕자는 도시의 큰 자랑거리이자 행복의 상징이었으니까요.
어느 날, 추운 겨울을 피해 따뜻한 이집트로 향하고 있던 제비 한 마리가 행복한 왕자의 동상 밑에서 하룻밤을 쉬어 갑니다.
그러나 제비는 한밤중에 그만 잠이 깨고 맙니다. 왜냐하면 놀랍게도 행복한 왕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파 흘리는 눈물이었습니다.
오스카 와일드의 작품 속에는 이렇듯 눈물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슬픔의 눈물이 아니라 아름다운 눈물입니다.
<거인의 정원>, <붉은 장미와 나이팅게일>, <별이 데려다 준 아이> 등 용서와 사랑, 그리고 깊은 철학적인 의미가 담겨 있는 오스카 와일드의 동화는 사실 그의 두 아들에게 들려주기 위해서 만들어졌습니다.
오스카 와일드의 단편들을 읽는 동안 아버지의 사랑이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그것 때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