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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코스피어

: 우리 옆의 보이지 않는 거대한 이웃, 곰팡이 세상

박현숙 | 계단 | 2022년 11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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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480g | 142*215*23mm
ISBN13 9788998243197
ISBN10 8998243199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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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프롤로그 우연한 만남
해부학 수업의 추억 / 동물을 만지기 싫어서요 / 맨 땅에 헤딩하던 기억 / ‘여성 과학자’라는 꼬리표 / 누구도 섬이 아니다

1. 곰팡이의 첫인상
곰팡이라 쓰고 진균이라 읽는다 /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바라보는 삶 / 곰팡이의 세 얼굴 / 삶과 죽음의 중재자
[책갈피] 이름을 불러 주세요

2. 곰팡이의 역사를 찾아서
곰팡이는 진핵생물 / 기적의 탄생 - 더불어 살기 / 뿌리 찾기 - 진핵생물의 조상은 누구인가 / 상자 바깥을 생각하라
[책갈피]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곰팡이

3. 곰팡이는 우리와 정말 많이 닮았다
생명의 나무 / 닮은 점 찾기 / 뒤쪽에 꼬리가 달린 생물 / 닮아서 좋은 점, 닮아서 나쁜 점 / 노벨상과 효모의 인연

4. 당신을 사랑합니다
무성생식과 유성생식, 뭣이 중헌디 / 곰팡이의 사랑 이야기 / 사랑에 빠진 효모 / 사랑에도 조건이 있다 / 사랑의 생물학적 고찰

5. 나는 탐험한다, 고로 존재한다
요정의 고리 / 탐험의 이유 / 잠자는 숲속의 포자 / 건축의 기술 / 발은 누울 자리를 보고 뻗을 것 / 엉킨 솜뭉치의 비밀
[책갈피] 세심한 관찰은 위대한 발견의 출발점

6. 먹고 사는 이야기 - 발효와 호흡
‘먹는다’의 생물학적 의미 / 그들의 일용할 양식 / 미생물 연구자는 ‘미생물 급식 노동자’ / 곰팡이 포자가 내려앉은 딸기의 운명 / 두 갈래의 길 / 세상에서 가장 작은 발전소 / 효율과 속도의 딜레마 / 발효왕 효모
[책갈피] 스트라디바리우스의 비밀

7. 슬기로운 소비 생활
곰팡이는 죽어서 효소를 남긴다 / 살아 있는 효소 공장 / 노멀과 뉴노멀 / 곰팡이 메리와 멜론 / 곰팡이가 세균과 싸우는 무기 / 순환하지 않는 삶은 지속되지 못한다

8. 너의 목소리가 들려
여인의 향기 / 버섯이 보내는 신호 / 세포의 언어 / 똑똑, 거기 누구 없어요 / 곰팡이의 수다 / 소통과 공감의 생물학적 의미
[책갈피] 미생물의 도시, 로스 미크로비오스

9. 황야의 개척자들
산불 뒤에 찾아오는 첫 손님 / 둘 보다는 셋이 좋아 / 조류가 곰팡이를 만났을 때 / 넌 어느 별에서 왔니 / 지의류, 인간, 그리고 지구

10. 숲의 초고속 네트워크
더불어 숲 / 곰팡이의 땅 / 지구를 푸르게, 더 푸르게 / 작은 나무야, 작은 나무야 / 초고속 통신 네트워크 / 숲의 앵벌이 / 바다에도 숲이 있다 / 보이지 않는 숲의 네트워크

11. 농부에게 곰팡이는 양날의 칼
곰팡이와의 전쟁, 시작! / 침입 혹은 동거 / 아일랜드 대기근 /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아는 것들 / 커피와 바나나 / 다양성의 힘 / 〈인터스텔라〉의 교훈

12. 위험한 동거
바닷가의 작은 마을 / 그 많던 개구리는 다 어디로 갔을까 / 항아리곰팡이의 기원 / 당신이 잠든 사이에 / 추울수록 힘이 나는 곰팡이

13. 나의 위기는 곧 누군가의 기회
보이지 않아도 늘 그곳에 있었다 / 조용한 이웃의 일탈 / 유칼립투스 나무의 곰팡이 형제 / 코로나바이러스와 털곰팡이 / 병원균은 없다

에필로그 그들과 함께 사는 세상
보이지 않는 가장 가까운 이웃 / 개와 고양이에 관한 불편한 진실 / 생명을 보는 새로운 눈 / ‘-gene’에서 ‘-ome’으로 / 자연에 혼자는 없다

참고 문헌
그림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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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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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와 인간이 이렇게 서로 닮은 점이 많다 보니, 곰팡이병에 효과적인 항진균제를 찾는 진균학자의 고충도 만만치 않다. 세균 감염을 치료하는 항생제의 경우 인간 세포에는 없는 세균의 세포벽을 깨거나 혹은 세균에만 존재하는 효소와 대사 과정을 저해하는 물질을 쉽게 찾을 수 있어 효과적인 항생제가 많이 개발되어 있다. 그에 반해 곰팡이의 대사 과정은 대부분 사람과 비슷하기 때문에 곰팡이의 대사 과정을 저해하는 물질을 항진균제로 사용하면 인체에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게 된다. 다시 말해, 항생제는 세균만 죽이지만, 항진균제는 사람도 죽일 수 있는 것이다.
--- p.71

우리가 사랑을 시작하는 전제는 무엇보다 ‘내가 반하게 되는 누군가를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사랑을 하고 싶어도 상대가 없으면 사랑을 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럼 그 ‘반하는’ 이유는 뭘까? 상대방의 외모일까, 아니면 성격? 아니면 이 모든 걸 아우르는,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끌림’을 유도하는 그 무언가? 곰팡이를 사랑에 빠지게 하는 그 무언가는 페로몬(pheromone)이라는 작은 단백질이다. …… 사랑에 빠진 효모는 우리 못지않게 열정적으로 사랑을 나눈다. 평소에 열심히 딸세포를 키우던 효모가 갑자기 손을 놓아 버린다. 그야말로 ‘그대로 멈춤(cell cycle arrest)’ 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그리고는 사랑의 호르몬을 뿌려대는 ‘매력적인 파트너’를 찾아 헤매기 시작한다.
--- p.81

효모는 운동성이 없으니, ‘헤맨다’는 표현은 사실 맞지 않는다. 그래도 그들은 최선을 다해 파트너에게 가까이 다가가려고 애를 쓴다. 그러다 보니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몸이 길고 뾰족하게 변한다. 어찌 보면 서양배 비슷한데, 효모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프랑스의 만화 캐릭터 쉬무(Shmoo)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서 사랑에 빠진 효모를 ‘쉬무’라고 부른다. 사랑에 빠진 두 효모의 결합은 인간의 사랑만큼이나 에로틱하다. 쉬무 모양을 한 두 개체는 각자의 몸을 쭉쭉 늘여 마치 키스라도 하듯 서로의 세포 끝부분을 맞닿게 하고는 세포벽과 세포막을 융합해 자신의 핵을 최대한 상대 세포 가까이로 이동시킨다. 곧이어 두 개체의 염색체를 싸고 있던 핵막이 분해되고 두 염색체가 융합되며 두 개체의 유전자가 섞인다. 이 과정을 거친 효모는 다시 한번 감수분열을 진행해서 다양한 유전자 조성을 가진 네 개의 반수체 포자를 만든다. 효모의 사랑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다. 이제 타원 모양의 효모 안에 있는 네 개의 포자에는 두 효모의 유전자가 섞여 있게 된다.
--- p.82

사실 곰팡이가 벽을 허문다는 것은 세포의 운명을 건 위험천만한 일이다. 배양액에서 발아시킨 균사를 불순물이 없는 물로 옮기면, 삼투압에 의해 세포 안으로 물이 흘러들어가 몇 초 만에 균사의 끝부분이 터져 세포질이 흘러나온다. 포자가 성장하면서 끝부분의 세포벽을 허물었기 때문에 균사의 끝부분이 약해져 삼투압을 견디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곰팡이는 이러한 위험을 무릅쓰고 세포벽을 허물어야만 성장을 할 수 있다.
--- p.99

미생물은 우리와는 아주 다른 언어로 소통하지만, 화학 물질을 분비해서 소통한다는 점에서는 세포의 소통과 비슷하다. 미생물은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화학 물질인 자가유도물질(autoinducer)을 이용해서 소통한다. 이 자가유도물질은 미생물이 자라면서 세포 밖으로 조금씩 분비되는데, 주변의 미생물은 환경에 존재하는 유도 물질의 농도를 감지한다. 이 과정을 ‘쿼럼 센싱(quorum sensing)’이라고 한다. 쿼럼은 정족수라는 말로,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회원수를 뜻한다. 미생물은 이렇게 자가유도물질의 농도를 감지해서 미생물 군집의 크기를 파악한다. 자가유도물질 농도가 낮으면 주변의 미생물 수가 적고 농도가 높으면 미생물 수가 많다고 감지하는 것이다. 자가유도물질의 농도가 높아지면 일부는 다시 미생물 안으로 흡수되는데, 흡수된 자가유도물질은 특 별한 유전자를 발현시킨다. 그렇게 되면 미생물은 평소와 다른 매우 이상한 행동을 하게 된다.
--- pp.154~155

미생물이 쿼럼 센싱으로 소통하고 행동 양식을 바꾸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도시 개발 전문가’인 슈도모나스는 생물막(biofilm)이라는 미생물 도시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쿼럼 센싱으로 소통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 병을 일으키는 살모넬라, 대장균, 비브리오 같은 미생물도 쿼럼 센싱으로 여럿이 모였을 때만 독소를 내거나 세포를 파괴하는 효소를 만들어 낸다. 같은 병원균이라도 자신들의 숫자가 적으면 면역 세포 때문에 병을 일으키기에 불리하다는 것을 알고 복지부동하다가, 쿼럼 센싱으로 충분한 숫자가 되었다고 판단되면 독소를 만드는 유전자를 발현한다. 여러 개체가 많은 양의 독소를 일시에 투척해서 숙주에게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전략이다.
--- p.156

물론 미생물도 자연에서 혼자 살아가지 않는다. 특히 자연 상태의 미생물은 서로 어울 , 생물막이라는 미생물의 도시, ‘로스 미크로비오스(Los Microbios)’를 세운다. 여기저기 휩쓸려 다니던 단세포 미생물이 한데 모여 이룬 생물막은 그들만의 복잡하고 역동적인 도시라고 할 수 있다. (……) 생물막에 살게 된 미생물은 사는 방식과 역할에 따라 각각 다른 위치에 자리 잡는다. 마치 대도시 번화가를 좋아하는 사람과 한적한 교외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갈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생물막이 커지면 안쪽은 산소투과도도 떨어지고 양분도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산소가 없는 곳에서 살 수 있는 미생물이 주로 산다. 이들은 매우 천천히 자라면서 구조를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한다. 생물막 바깥쪽의 미생물은 도시 표면에 보호막을 형성하기 위해 대사 활동을 활발히 하면서 환경의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한다. 그리고 분열하는 세포 중 일부는 생물막에서 떨어져 나가 새로운 마을을 찾아 떠나는 개척자가 된다.
--- p.165

나무 뿌리는 땅속에서 수분과 양분을 흡수하는 기관이다. 하지만 나무의 뿌리는 기대만큼 효과적으로 양분과 수분을 흡수하지 못한다. 균근 곰팡이가 나무 뿌리와 동거하며 식물 뿌리의 약점을 보완해야 충분한 양분 흡수가 가능하다. 물론 곰팡이도 그 대가로 식물의 광합성 산물을 얻는다. 남세균을 보호하고 대가로 광합성 산물을 얻는 지의류 곰팡이와 많이 닮은 모습이다. 식물마다 함께 하는 균근의 종류는 조금씩 다른데, 식물에 따라 파트너가 되는 곰팡이가 따로 있다고 여겨지고 있다.
--- p.185

우리가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하듯 땅 속을 들여다본다고 상상 해 보자. 무엇이 보일까? 알록달록한 물고기나 산호초와 플랑크톤 대신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미생물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보통 5세제곱센티미터의 토양에 50억 마리의 세균과 500만 마리의 원생생물, 5000마리의 선충, 그리고 몇 종의 곤충이 살고 있다. 그렇다면 곰팡이는 토양에 얼마나 살고 있을까? 곰팡이는 균사체를 뻗어 자라기 때문에 개체수를 확인하기가 매우 어렵다. 조사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토양 1제곱미터당 2만 킬로미터의 균사체가 존재한다고 한다. 지구의 둘레가 4만 킬로미터 정도이니까 땅 1 제곱미터에 지구의 반을 휘감을 수 있는 균사체가 있는 셈이다. 그뿐일까? 토양에는 무수히 많은 곰팡이 포자가 잠자고 있다.
--- pp.185~186

균근 곰팡이는 죽어서도 토양에 커다란 흔적을 남긴다. 스웨덴 웁살라 대학의 연구팀은 북반구 냉대림의 탄소 저장 메커니즘을 분석한 결과 숲의 탄소 중에서 50~70퍼센트가 균근의 사체라는 것을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곰팡이의 세포막을 이루는 성분인 에고스테롤이나 세포벽을 형성하는 키틴 같은 화합물이 숲에 오랫동안 남아 있었다고 한다. 즉, 균근은 죽더라도 균사는 바로 분해 되지 않고 상당 기간 남아 탄소 저장소 역할을 하면서, 생태계의 탄소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사실 숲의 탄소 저장소는 나무나 풀이 죽은 것이 아니라, 흙 속에 있는 균근의 사체였던 것이다!
--- p.188

엄마 나무는 여러 종류의 작은 나무 중에서도 같은 종의 작은 나무를 더 살뜰하게 챙긴다. 큰 나무 그늘에 가려진 작은 나무는 엄마 나무의 돌봄 덕분에 복잡한 숲속에서 큰 나무로 자랄 힘을 얻는다. 심지어 큰 나무는 균근을 통해 땅 밑의 공간을 확인해서 작은 나무가 발을 뻗을 공간이 부족하면 자신 의 뿌리를 줄이기도 하고, 죽어가는 늙은 나무는 균근을 통해 자신 의 몸에 있던 양분을 주변의 작은 식물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마치 죽음의 문턱에서 자신의 장기를 기증해 다른 생명을 살리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는 것 같다.
--- p.192

식물에게 곰팡이는 잘 쓰면 자신을 지키는 무기가 되지만, 잘못하면 자신을 벨 수 있는 양날의 칼과 같다. 그 운명은 일반적으로 곰팡이가 식물의 어느 부위에 처음 접촉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침입과 동거는 언제나 백지 한 장 차이다. 그 첫 단추는 곰팡이가 식물의 문을 두드리면서 채워진다. 곰팡이가 식물의 줄기와, 잎, 혹은 열매의 문을 두드린다면, 이들은 식물을 죽음으로 몰고 갈 침입자가 될 확률이 아주 높다. 만약 곰팡이가 뿌리의 문을 두드린다면 이들은 아마도 식물의 착한 동반자가 될 것이다. 또한 식물의 잎이나 뿌리라도 어떤 곰팡이인가에 따라 함께 사는 내생균이 되기도 하고, 질병을 유발하는 병원균이 되기도 한다.
--- p.206

항아리곰팡이는 피부에 붙어 표면의 케라틴을 녹여 피부 조직을 파괴한다. 양서류에 생긴 무좀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우리 몸에 생기는 무좀은 피부 조직을 상하게는 해도 살아가는 데 큰 지장을 주지 않지만, 피부로 호흡하는 양서류의 피부 무좀은 이들의 생명까지 위협한다. 항아리곰팡이에 감염되어 상처가 난 곰팡이는 피부에서 삼투압을 조절하지 못해 호흡 곤란을 일으켜 며칠 안에 죽어버린다.
--- p.226

안락한 배양액에서 키운 미생물의 행동이 자연 상태에서도 그럴 것이라는 오해를 낳았고, 한동안 미생물의 생태 연 구는 갈 길을 잃고 헤맨 적도 있었다. 물론 지금도 대부분의 미생물 연구는 순수 배양한 단일 생물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대장균을 이용해서 생명의 기본이 되는 유전자 복제와 전사, 단백질 합성 같은 세포의 기본 대사 과정을 밝혀내고, 효모를 이용해서 세포 주기와 유전자 조절 방식을 연구할 수 있었던 것도 코흐가 개발한 순수 배양 기술 덕분이었다. 다만 큰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파고 다닌 셈이니 반쪽짜리 연구라고나 할까? 다행히도 자연에서 다른 생물과 어울려 사는 미생물 공동체를 인식하고 연구하는 미생물 학자가 늘어나면서, 미생물 연구의 패러다임도 혼자 사는 미생물이 아니라 공동체의 일부로 살아가는 미생물을 연구하는 방향을 바꾸었고, 이제는 거대한 미생물 공동체를 연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 p.259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나는 오늘도 곰팡이를 키웁니다”
곰팡이를 키우고, 곰팡이를 먹고, 곰팡이를 죽이는
곰팡이 학자의 곰팡이 이야기


"가끔 하는 일이 뭐냐고 묻는 분들이 있다. 나는 일단 “미생물학 연구를 합니다”라고 답한다. 대부분은 여기에서 “아, …” 하고는 더 이상 묻지 않는다. 간혹 "어떤 분야를?”하며 한 번 더 물어 오는 사람이 있다. 나는 그럴 때면 쭈뼛거리며, “곰팡이요”라고 얼버무린다. 왜 쭈뼛거렸을까? 곰팡이가 연구 주제라는 게 부끄러운 건가, 아니면 곰팡이에 대해 갖고 있을 선입견을 괜스레 걱정하는 걸까? 어떨 때는 “병원성 곰팡이가 사람에게 어떻게 병을 일으키는지 연구합니다”라고 답을 하는데, 그래도 뒤돌아 서서는 “이구, 좀 멋있게 포장해서 얘기 했어야지”하며 후회한다. 참, 그러고 보면 곰팡이는 어디에 붙여도 그렇게 폼 나는 말은 아니다.”

“곰팡이 얘기라고?” 호기심에 이 책을 집어 든 사람들이라면, 넋두리 같은 첫 대목에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딱 30초만 더 읽으면 알 수 있다.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이공계 대학생과 대학원생, 연구원의 모습이라는 것을. 잠시라도 경험하거나, 아니면 친구의 친구의 친구 얘기라고 건너 들었을지라도 이런 얘기는 어떤 경로로든 한 번은 들었을 법한 익숙한 레퍼토리다. 취업과 진학, 전망 없는 전공, 국내 박사, 외국 박사, 박사후연구원. 누구나 알고 있는 이런 선택의 기로에서 ‘그냥 하지 뭐~!’ 하며 갈 길을 간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그래서인지 마치 내 이야기를 하는 듯한 친밀함에 계속 읽어 나가다 보면, 예측 가능한 어려움을 하나씩 견뎌 내고 허들을 하나씩 넘는 ‘레벨 업’의 흥분마저 느껴진다.

교과서라면 저자의 삶이 드러나면 안 되겠지만, 이런 에세이에서는 오히려 지식만 있고 글쓴이의 인생을 잠시라도 들여다볼 수 없다면, 얼마나 건조하고 팍팍할지! 이 책에는 바로 글쓴이의 생각과 생활이 제대로 배어 있다. 몇 페이지만 읽더라도 바로 느낄 수 있다. “곰팡이는 이런 특성이 있는데, 이런 성격의 글쓴이가 저런 경험을 하면서 알게 되었을 거라고.” 우리가 아는 전문가들도 모두 오래전 초보인 시절이 있었을 것이고, 그들도 우리처럼 하나하나 실수하며 배웠을 것이다. 과학은 이 우주에 하나일지 몰라도 그걸 받아들이는 과정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우리가 과학책을 읽으며 빨려 들어가는 부분은 바로 이렇게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과학’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아닐까? 이 책에는 바로 이런 ‘과학 하는 사람’의 진짜 모습이 담겨 있다.

이런 곰팡이 연구자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깨끗하고 균형 잡힌 식단”을 준비하는 일을 뒤로 제쳐 두는 연구자는 아마 하나도 없을 것이다. 사람도 한 끼 밥을 안 주면 난리가 나는데, 말도 못 하는 미생물에게 밥을 안 주면 도대체 이들을 데리고 무슨 연구를 할 수 있단 말인가? 이들이 건강하게 자라지 못하면 도대체 무슨 실험을 할 수 있을까?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필요한 것은 다 해줄게!” 곰팡이를 비롯한 미생물 연구자의 일상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미생물 급식 노동자’라고 불러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실험실의 하얀 가운 입은 사람들에게도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군가의 ‘밥’이었다.

두 딸을 키우는 엄마 과학자의 모습도 책 곳곳에 드러난다. 일하는 엄마라 딸아이 학교를 자주 찾지 못한 미안함, 병원성 곰팡이를 연구하다 보니 돌쟁이 아이에게 우연찮게 생긴 곰팡이병이 자신의 탓인 듯 안쓰러워하는 모습. 자신의 몸을 불렸다 일부를 떼어내 번식하는 효모를 “딸세포”라 부르며 정겨워하는 손짓에서, 아마도 중년의 남성 과학자들이 가장 어려워하지 않을까 싶은,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자신의 모습이 이 책 곳곳에 가득하다.

이런 생각은 생물학에 대한 안타까움으로도 이어진다. 생물학을 공부하고 이십 년이 지나 생각해 보니 생물학이 왜 외울 것만 많은 재미없는 과목이 되어야만 했는지 아쉬워 한다. 사춘기 딸에게 ‘엄마는 미생물 너드(nerd)야’라고 불리면서도, 끊임없이 곰팡이와 미생물 이야기를 하는 것은, 수천억 생물은 모두 다 다르겠지만, 그들을 아우르는 공통의 원리가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보고, 이제 같이 찾기를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그 원리를 ‘함께 어울려 사는 삶’, 즉 공생에서 찾고 있다. 곰팡이가 가장 잘 하는 것이고, 아마도 글쓴이 자신에게도, 그리고 글을 읽는 우리에게도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

"살아온 날의 반 이상을 곰팡이와 함께 했지만 생물학을 공부하고 한참이 지나서야 나는 보이지 않는 세계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인간의 몸에 살면서 이롭게도 혹은 해롭게도 변할 수 있는 곰팡이를 연구하며 조금씩 곰팡이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된 것 같다. 도대체 이 작은 녀석이 우리와 어떤 방식으로 대화하기에 우리의 몸 상태가 바뀌는 것을 바로 알아차리고 즉각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걸까? 또 이 녀석들은 같은 자리에 살고 있는 다른 미생물과는 어떤 관계를 유지하며 공존하는 걸까?

작은 곰팡이에 대한 경이로움이 조금씩 자라났다. 그리고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맺으며 삶의 방식을 정한다”는 단순한 사실이 모든 생명 현상의 비밀을 푸는 열쇠라는 것을 깨달았다. 처음에는 곰팡이 하나만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곰팡이와 사람의 관계로 시야가 넓어졌고, 조금 더 깊이 파고들다 보니 곰팡이와 관계를 맺은 무수한 생물과 함께 그동안 알지 못했던 위대한 곰팡이의 세상이 보였다. 그들은 모두 한데 어울려 살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거대한 연결,
곰팡이가 이어주는 생명의 언어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는 면적이 서울의 두 배가 넘는다. 그곳의 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글쓴이는, 곰팡이를 비롯한 미생물 세상에도 거대한 도시가 있다고 말한다. 바로 ‘로스 미크로비오스(Los Microbios)’다. 천사들의 도시라는 LA를 빗대 만든 말이다. 정식 명칭은 생물막(biofilm)이다. 생물막은 서로 다른 미생물이 한데 모여 이룬 도시다. 여기에는 길이 있고, 건물도 있고, 공장도 있다. 바깥과 안쪽에는 서로 다른 미생물이 살고, 들어 오는 미생물과 새로운 세상을 찾아 떠나는 미생물이 있다. 몇 안 되는 개척자 미생물이 살만한 곳을 찾으면 편모를 접고 정착한다.

이들은 빠르게 분열하여 개체수를 늘리고, 일정 수 이상이 되면 끈적한 물질을 분비해 구조물을 짓고, 자신들을 서로 단단하게 달라 붙게 만든다. 다양한 미생물이 들어 오면 자신들만의 영역에 터전을 잡는다. 한적한 교외를 좋아하는 사람과 북적이는 도심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미생물도 마찬가지다. 생물막 안쪽은 산소투과도도 떨어지고 양분도 적다. 산소 없이 살 수 없는 미생물이 주로 살며, 천천히 자라며 구조를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한다. 반면 생물막 바깥쪽에는 외부의 환경 변화를 빠르게 알아채 보호막을 형성할 수 있는 미생물이 주로 산다. 그리고 이들 중 일부는 새로운 세상을 찾아 떠난다.

인간 사회와 너무나 비슷하지 않은가? 여행을 떠나 새로운 세상을 만나면 견문이 넓어져 생각이 깊어지고 새로운 발상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낯선 공간과 사람들 사이에 서면 나의 삶과 같거나 다른 점이 확연하게 드러나 몸소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교양과학서는 이런 새로운 세상을 보여줄 수 있다. “아니, 미생물도 이렇게 모여 살며 나름의 체계를 갖추고 있단 말인가, 우리와 크게 다른 것 없이.” “아, 이렇게 하면 더 조직적이고, 합리적일 수 있겠구나.” “이런 게 함께 어울려 산다는 것이구나”라는 작은 깨달음. 우리는 그들이 어울려 사는 방식을 보고, 새로운 공생의 방법을 찾을 수는 없을까?

글쓴이는 미국이라는 낯선 땅에서 말도 잘 통하지 않고, 생김새도 살아온 이력도 다른 사람들 사이에 자신을 내려 놓았다. 뭔가를 얻기 위해 이곳에 왔지만, 그것도 자신의 의지로 왔지만, 힘든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신혼집의 작은 부엌과 실험실의 좁은 벤치만이 다른 사람이 쉽게 터치할 수 없는 나만의 공간이었다. 그곳에 머무는 시간은 평탄했지만, 오래 갈 수는 없었다. 그곳은 동굴이었고, 삶은 동굴 밖에 있었다. 어둠을 비추는 빛은 관계에 있었다. 지나고 나니 그제야 보였는지도 모르고, 퍼즐의 아귀를 맞추고 싶어 억지를 부리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쩌랴? 글쓴이는 곰팡이를 공생자로 보는데, 그게 자신에게도 그렇게 잘 맞는지를 알아 버렸으니. 아니, 어울려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바로 공생자인걸.

광합성이 가능한 조류나 남세균과 곰팡이가 함께 사는 것을 지의류라고 한다. 생명력이 강해 아주 춥거나 더운 곳, 삭막하고 메마른 곳, 심지어는 방사선이 쏟아지는 우주에서도 살아간다. 조류나 남세균은 광합성 산물을 곰팡이에게 나눠 주고, 곰팡이는 그들에게 단단한 보호막과 지지대, 그리고 무기물을 제공한다. 두 생명 모두에게 서로 이로운 공생을 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 자주 나는 산불로 검게 된 황야에 가장 먼저 생명을 틔우는 것도 이들 지의류고, 춥고 건조한 북극에서 순록의 먹이가 되어 주는 생명도 바로 이들이다. 여럿이 모여 살면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지의류만큼 잘 보여주는 사례도 없을 것이다. 태양 자외선에 무방비로 노출되고도 별 이상 없이 생명을 이어가는 이들은 자외선 차단제를 연구하는 화장품 회사들의 집중적인 연구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하다.

지의류는 대개 한 종의 곰팡이와 한 종의 조류나 남세균이 만나 공생체를 만든다고 지난 140여 년간 믿어져 왔는데, 불과 몇 년 전 제3의 공생자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생물학 교과서의 내용을 크게 고쳐야 할 중요한 발견이었다. 곰팡이 연구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빈약한 실정이다. 대학에서는 아직 식물학과의 일부 프로그램으로 들어가 있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제 곰팡이는 산업계에서는 대사산물의 무궁한 활용 가능성으로, 학계에서는 밝혀지지 않은 지식의 보고로 주목받고 있다. “교과서를 창밖으로 던져버릴,” 최신의 지식이 담긴 이 책에서 곰팡이의 공생을 찾을 수 있다.

항생제는 세균만 죽이지만,
항진균제는 사람도 죽일 수 있다


김동인의 〈발가락이 닮았다〉는 참 애처로운 이야기다. 성병으로 생식 능력을 잃은 남자에게 부인이 자기 핏줄이라며 아이를 안겨 준다. 내 아이라면 나와 닮아야 하는데 라며, 닮은 곳을 찾고 찾고 또 찾는다. 그렇게 찾아낸 곳이 바로 한쪽으로 약간 굽은 발가락 하나. 아마도 아빠와 아들이라는 가족의 시작은 그렇게 억지로 만들어낸 ‘닮은’ 발가락 하나에서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곰팡이에서도 이런 닮은 점 찾기를 할 수 있다. 효모와 푸른곰팡이, 버섯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곰팡이는 동물과 식물 중 어느 쪽과 더 많이 닮았을까? 이런 닮은 점 찾기는 이제는 유전자 분석으로 가능하다. 유전체 분석을 해보면 어떤 생물이 유전적으로 유사한지, 혹은 얼마나 유사한지 알 수 있다. 얼핏 보면 곰팡이는 식물과 많이 닮았다. 버섯의 모양이 그렇고, 버섯이 사는 숲속이 그렇다. 하지만 분석을 해보면 곰팡이는 오히려 동물에 훨씬 가깝다. 이 책에서는 곰팡이의 역사와 기원을 거슬러 가며, 이런 곰팡이의 닮은 점 찾기에서 알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펼친다.

글쓴이는 병원성 곰팡이를 연구한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곰팡이가 우리의 목숨을 위협할 것이라고 생각한 의사나 진균학자는 거의 없었다. 곰팡이는 유전적으로 인간과 너무나 닮은 데다, 오랜 세월 함께 지내며 인간과 더불어 사는 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런 암묵적 규칙들이 하나둘 깨지고 있다. 에이즈에 걸려 면역 결핍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의 입속에 하얀 곰팡이 패치가 자라거나,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감염병이 나타나면서 사람들의 허파와 뇌에 염증을 일으키는 곰팡이가 생겨나고 있다. 우리는 분명히 보지 않았는가? 코로나19 감염병에 힘들어 하는 우리에게 털곰팡이가 일으킨 그 끔찍한 만행을. 그냥 퍼렇게, 붉게, 혹은 검게 균사가 내려 앉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던 이들에게 이제는 보이지 않는 곰팡이 포자가 사람의 온몸에서 자라며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페니실린은 푸른곰팡이로 만들어 낸 항생제다. 이들 항생제는 인간 세포에는 없는 세균의 세포벽을 깨거나 세균의 특정 효소나 대사 작용을 방해해서 세균을 죽이거나 활동을 억제할 수 있다. 그런데 곰팡이의 대사 작용은 대부분 사람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 곰팡이의 대사 활동을 억제하는 물질을 찾아내더라도, 이들 물질이 사람에게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자칫 잘못 사용하면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이유다. 이렇게 닮은 점을 찾아내는 것은 학술적인 관심을 넘어 의학과 각종 산업에도 상당히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다.

중남미 아메리카의 개구리와 두꺼비가 죽어가고 있다. 이유가 뭘까? 양서류의 피부에 자리 잡는 항아리곰팡이 때문이다. 사람에게 곰팡이가 산다면 그냥 좀 귀찮은 무좀이나 버짐일 뿐이지만, 양서류에게 피부에 생긴 곰팡이병은 치명적이다. 피부로 호흡하는 양서류에게 피부에 생긴 곰팡이병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기 때문이다. 이런 곰팡이 병은 단지 양서류에 그치지 않고, 북아메리카의 박쥐에게도 치명적으로 발병하고 있다. 박쥐 하면 인수공통감염병의 매개체라고 알려져 있어, 없어져도 좋지 않나 싶은 생각을 할지도 모르지만, 생명의 다양성 측면은 물론 인간의 삶에도 박쥐는 꼭 필요하다. 박쥐는 주로 작은 곤충을 잡아먹는데, 이들이 대부분이 우리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이다. 만약 박쥐가 없다면 이들 해충은 창궐할 것이고, 농업 생산량이 곤두박질칠 것은 직접 눈으로 보지 않아도 분명하다.

“똑똑, 거기 누구 없어요”
말 많은 수다쟁이, 곰팡이


영화 〈여인의 향기〉에서 사고로 눈이 먼 퇴역 장교(알 파치노)에게 삶의 의미는 냄새로 찾아온다. 살아야겠다는 의지는 거창한 이념이나 단단한 신념에서 시작하지 않았다. 코끝을 스치는 여인의 향수와 비누향이 바로 그 시작이었다. 자살 시도에 실패하고, 숨기고 싶은 과거와 한줄기 신념을 담은 연설이 끝나자마자 여인의 비누향을 낚아채는 생의 본능. “그래, 바로 이게 사는 거지!”트러플이라고 불리는 서양 송로버섯은 강렬한 향으로 일품 요리에 자주 올라온다. 독특한 향만큼이나 구하기도 쉽지 않아 가격도 상당히 비싼 편이다. 그런데 이 버섯을 실제 보면 꼭 흙 묻은 감자를 닮았다. 땅 속에 들어 있어, 땅을 헤치고 파내야 한다.

한 가지 의문? 아니 버섯은 포자를 날리기 위한 구조물이라는 걸 중학교 때부터 그렇게 배우는데, 그럼 트러플은 어떻게 번식을 하는 거지? 땅에 막혀 포자를 퍼뜨릴 수 없는 트러플은 강렬한 향으로 동물을 유인해 땅을 헤짚어 자신을 먹게 하고, 온 산과 들로 돌아다니는 동물의 배설물로 포자를 퍼뜨린다. 트러플의 향은 바로 이들 동물을 유인하는 용도였다. 그럼 이런 트러플의 향을 우리는 뭐라고 불러야 할까? 사람이 누군가를 만나고 싶으면, 말로 그 사람을 부르는 것처럼, 곰팡이도 이 향으로 주위의 동물을 부르는 것은 아닐까? 인간의 말과 구조는 다를지 몰라도, 이들의 역할은 다르지 않다. 곰팡이는 말이 아주 많다. 주위 모든 식물의 말을 듣고, 이들의 말을 사방에 전달한다.

식물의 뿌리에 살면서 주위의 나무들과 양분을 나누고, 해충의 침입에 함께 대비하며, 엄마 나무는 어린 나무가 뿌리를 잘 내릴 수 있도록 공간을 내어주도록 조율한다. 식물은 움직이지 못할 뿐이지, 말을 못 하는 것은 아니다. 소통과 공감은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고, 인간과 식물, 동물과 미생물이 함께 어울려 사는 생태계의 바탕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곰팡이의 놀라운 생명력과 중재력이 자리 잡고 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외치는 나무의 뿌리에는 소리 없는 외침을 전달하는 곰팡이가 있다. 곰팡이의 소통과 공감은 식물은 물론 다른 여러 생물과도 함께 한다. 이제 바다 속 작은 오징어가 내뿜는 밝은 불빛을 본다면, 누군가 큰 소리로 부르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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