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는 구별이고 구별은 다른 점이 있을 때 가능해요!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이미 완전할 수가 없어요! 그것이 장점이든 단점이든 상관없어요. 무엇이 무엇과 다르다면, 그것은 이미 완전하지 않다는 말이에요. 당신은 죽었다 깨도 여덟별의 종족들을 완전으로 이끌 수가 없어요. 설령 그 별들을 모두 손에 넣었다 하더라도!
--- p.139
유피넬은 헬카네스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고, 헬카네스는 유피넬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지요. 유피넬은 조화이기 때문에 혼돈을 갖지 못해서 불완전하고, 헬카네스는 혼돈이기 때문에 조화를 갖지 못해서 불완전하지요.
--- p.139
'웃으며 떠나갔던 것처럼 미소를 띄고 돌아와 마침내 행복하기를.'
웃으며 떠날 수는 있겠지. 하지만 미소를 띄고 돌아올 수는 없을 거야. 가슴속에 복받치는 것을 간신히 끌어내리느라 웃는 것이 쉽지 않았다. 나는 필사적으로 웃었다. 그래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마침내 하얀 눈발 사이로 빛나던 이루릴의 검은 머리카락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녀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다. 하지만 나는 그녀가 사라진 자리를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 p.273
완전성도 마찬가지에요. 서로 다른 점이 있을 때만이 하나는 완전하다, 다른 하나는 불완전하다고 말할 수 있어요. 세상에 태어나서 초를 한번도 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심지가 빠진 초가 완전한 것인지 불완전한 것인지 알 수가 없어요. 아니, 원래 세상에 있는 초라는 초가 모두 심지가 없다면 사람들은 심지가 없는 초가 완전한 것이라고 믿었겠죠. 비교해 볼 만한 상대가 없기 때문에.
유피넬은 헬카네스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고, 헬카네스는 유피넬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지요. 유피넬은 조화이기 때문에 혼돈을 갖지 못해서 불완전하고, 헬카네스는 혼돈이기 때문에 조화를 갖지 못해서 불완전하지요.
--- p.138-139
「핸드레이크……」
「참으로 기박할 정도로 실패뿐인 인생이란 말일세. 하…… 하하하……. 그리고 드래곤 라자마저도……」
드래곤 라자마저도! 난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드래곤 라자마저도 그의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그가 원한 것은 소박한 이해와 상호 발전이었겠지. 모든 종족을 신으로 이끈다는 거창한 계획에 비한다면 그것은 얼마나 소박한가. 하지만 인간은 드래곤 라자를 드래곤 지배의 도구로 변질시켰다. 아니, 그것은 인간이라면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을까, 시오네처럼, 모든 것을 자기화시켜서 이해하는 인간들은 어쩔 수 없이 드래곤마저도 인간화시키는 것일까?
--- p.157
「핸드레이크……」
「참으로 기박할 정도로 실패뿐인 인생이란 말일세. 하…… 하하하……. 그리고 드래곤 라자마저도……」
드래곤 라자마저도! 난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드래곤 라자마저도 그의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그가 원한 것은 소박한 이해와 상호 발전이었겠지. 모든 종족을 신으로 이끈다는 거창한 계획에 비한다면 그것은 얼마나 소박한가. 하지만 인간은 드래곤 라자를 드래곤 지배의 도구로 변질시켰다. 아니, 그것은 인간이라면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을까, 시오네처럼, 모든 것을 자기화시켜서 이해하는 인간들은 어쩔 수 없이 드래곤마저도 인간화시키는 것일까?
--- p.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