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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놓아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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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놓아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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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3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88쪽 | 640g | 140*210*30mm
ISBN13 9791158510343
ISBN10 1158510349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  판매자 :   다미맘   평점0점
  •  특이사항 : 스릴러 독자의 필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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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이 자동차 한 대가 나타난다. 젖은 브레이크가 끼익 소리를 내자 다섯 살배기 소년이 쿵 하고 차창에 부딪혀 빙그르르 돌더니 땅에 내동댕이쳐진다. 엄마는 아들을 쫓아 아직 멈춰 서지 않은 자동차 앞으로 달려간다. 그러다 미끄러져 손바닥을 펼친 채 넘어진다. 그 충격으로 숨이 막힌다. 모든 것이 눈 깜짝할 새에 끝났다. --- p.10

그는 관제실에 전화해 5분 뒤에 도착한다고 알렸지만 집에는 전화하지 않았다. 늦을 때보다 제시간에 퇴근하는 일이 드문 그는, 그 드문 경우에만 아내 매그즈에게 전화하곤 했다. 직업상 근무시간이 길 수밖에 없는 그로서는 그러는 편이 훨씬 더 합리적이라고 여겼다. --- p.18

그녀는 레이를 바라보았다. “그 남자를 찾아내실 거죠? 제이콥을 죽인 남자요. 찾아주실 거죠?” 그녀 목소리가 갈라지고 말은 불분명해져서 낮은 흐느낌처럼 들렸다. 몸을 앞으로 구부리더니 책가방을 배로 끌어안는 그녀 모습에 레이 가슴이 죄어들었다. 그는 감정을 떨쳐버리려고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할 수 있는 일은 뭐든지 할 겁니다.” 그는 뻔한 말을 하는 자신이 혐오스러웠다. --- p.22

“제이콥은 지난달 다섯 살이 된 직후에 베켓 거리에 있는 성 마리아 학교에 입학했어. 뺑소니 사고가 있던 날에는 엄마가 일하는 동안 방과 후 활동을 했지. 어머니 진술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집으로 가면서 그날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대. 그러다 어머니가 제이콥 손을 놓쳤고, 제이콥은 집에 가려고 달려서 길을 건넜대. 그녀 말로는 그전에도 아이가 그런 짓을 한 적이 있다는데, 자동차를 두려워하지 않아서 도로 가까이 가면 늘 잊지 않고 아이 손을 붙잡았다는군.” 그날 한 번을 제외하곤 말이지, 라고 그는 마음속으로 덧붙였다. --- p.43

톰은 차 문을 쾅 닫고 즐비한 차 사이를 빠져나가 길을 건너갔다. 싹싹하고 익살스럽던 아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 과묵함은 10대 소년이라면 누구나 겪는 통과의례 같은 걸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레이는 머리를 내저었다. 복잡한 범죄 수사에 비하면 자식을 키우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레이라면 톰과 대화하는 일보다는 용의자 취조를 택할 것이다. 톰보다 용의자에게서 말을 더 많이 이끌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 씁쓸해졌다. --- p.82

“종료해, 레이.” 두 사람은 매끈한 호두나무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말없이 눈싸움했다. 놀랍게도 먼저 항복한 사람은 올리비아였다. 그녀는 의자 뒤로 기대면서 두 손을 뻗어 깍지를 꼈다. “레이, 자네는 탁월한 경찰이야. 자네의 집요함도 칭찬받을 만하고. 하지만 진급하고 싶다면 수사 능력만큼이나 정치적인 문제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해.” --- p.84~85

“이에스틴 존스 씨는 제 아버지와 같은 학교를 나오셨어요. 제게는 아저씨가 숨기고 싶어 하는 정보가 많죠. 원하신다면 코끼리 떼라도 키우실 수 있도록 해드릴게요.” 나는 미소 짓는다. 그러지 않을 수 없다. “코끼리 떼를 키우는 건 사양할래요.” 이렇게 말해놓고 갑자기 얼굴이 달아오른다. “스패니얼은 아이들과 잘 놀아요.” 그가 말한다. “아이가 있으세요?” 끝을 알 수 없는 침묵이 이어진다. --- p.117~118

문을 열자마자 무슨 일인지 정확하게 깨닫는다. 난 그저 도망치고 싶었다.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내가 살던 삶이 다른 사람의 삶인 양 위장하고 싶었고 다시 행복해질 수 있으리라 스스로를 기만하고 싶었다. 발각된다면 내가 어떻게 반응할지 스스로도 궁금하곤 했다. 다시 돌아가야 한다면 어떤 기분일지, 돌아가지 않으려 애쓸지 알고 싶었다. --- p.217

옆에 앉은 서기가 소매를 잡아당기고서야 서 있는 사람이 나뿐이라는 사실을 알아챈다. 얼굴이 수척하고 머리숱이 적은 치안판사가 도착하자 재판이 시작된다. 심장이 쿵쾅거리고 얼굴이 수치심으로 달아오른다. 방청석에 앉아 있는 몇 사람이 박물관의 전시물을 구경할 때처럼 호기심에 찬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갑자기 언젠가 읽었던 프랑스 공개 처형에 관한 글이 생각난다. 그 글에 따르면 모든 주민이 볼 수 있도록 마을 광장에 단두대를 설치했고 여자들은 뜨개바늘을 놀리며 처형이 일어나기를 기다렸다고 한다. 내가 오늘의 구경거리가 되었다는 사실에 등골이 오싹하다.
--- p.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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