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역사책에 조선 초기 명나라는 3년 1공을 주장했는데 조선은 거꾸로 1년 3공을 주장하여 1년에 3번 중국과 조공무역을 했었다는 기록이 있다. 조공무역(朝貢貿易)은 삼국시대 이래 근세까지 행해졌던 중국 황제에게 공물을 바치는 의식이다. 중국 황제는 공물에 대한 답례 형식으로 많은 선진문물을 제공했는데 이것이 주변 국가들의 사회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하지만 중국은 답례를 준비하는 것이 너무 부담스러워 3년에 한 번만 오도록 했는데도 거꾸로 조선은 1년에 3번을 가겠다고 한 것이다.

금년도 중국에서 개최된 APEC 정상회담에서 우리나라는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하였다. 우려의 목소리가 없지는 않지만 어쨌든 간에 우리나라는 이제 14억 인구를 가진 거대한 중국과 자유롭게 무역을 할 수 있게 되었다. 14억 인구에 아스피린 한 알씩만 팔아도 14억 개의 아스피린이 소비된다. 더구나 중국도 너무 잘 살아 이제 아스피린 한 알이 아니라 두알 세알씩을 소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비록 극동의 조그만 나라이지만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서쪽으로는 EU, 동쪽으로는 미국까지 무역영토를 넓혀 나가다가 이제 그 방대한 인구와 구매력을 가진 중국까지 넓혀 나간 것이다. 이들 국가와의 상거래를 마치 서울에서 충청도로 물건을 파는 것처럼 아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도 무역 영토는 계속 넓혀 나갈 것이고 우리나라는 정말 해가 지지 않는 무역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

이번 개정에서는 책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다음과 같이 보완 수정하였다. 먼저 제1부 무역이론 부분의 내용을 알기 쉽게 수정하고 현대 무역의 특징을 좀 더 강조하였다. 이 책이 개론서라는 점을 고려하여 까다로운 수학공식이나 그래프는 생략하고 서술적으로 설명하였지만 그래도 조금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 이를 수정하였고, GATT 체제, WTO 구조 등 이제 진부한 내용들은 삭제하고 대신 자유무역협정 등에 관한 내용을 추가하였다.

그 다음으로 제2부 국제경영부분에서는 3개의 장을 5개의 장으로 편찬하였고 그 순서도 오늘날의 국제경영 특징을 그대로 반영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과거 국제경영이론 등이 먼저 소개됨으로써 전후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이제 국제경영의 한 틀을 그대로 축소하여 체계화하였다.

그리고 제3부 무역실무 부분에서는 대외무역법, 우리나라 관할 행정부처의 변경 등으로 인한 변경사항을 모두 반영하였다. 대외무역법은 우리나라 무역의 기본법이므로 이 법의 내용은 수정되는 즉시 반영될 필요가 있고, 무역의 관할 부처도 이제는 산업통상자원부이며 무역과 관련된 허가, 승인 등은 모두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권한이다.

마지막으로 그 동안 강의를 하면서 느꼈던 애매한 분야를 확실히 정리하였고 독자들의 질문 사항에 대해 다시는 그런 질문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알기 쉽게 정리하였다. 나름대로 많은 자료와 신념을 가지고 개정작업을 하였지만 부족한 점이 많은 줄 안다.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독자 여러분의 아낌없는 비판과 질타를 바라며 저자 또한 이런 비판과 질타를 통해 끊임없이 매진할 것을 약속드린다.

끝으로 이 책의 수정을 허락해 주신 유원북스 이구만 사장님께 감사드리며, 또한 까다로운 편집을 맡아주신 편집부 전충영 선생님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