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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글
한국 독자들을 위하여 서문 공통의 삶 제1부 전쟁War 1장 짐플리치씨무스 예외들 골 렘(Golem) 전지구적 전쟁상태 삶권력과 안보 정당한 폭력 추밀고문관, 사무엘 헌팅턴 2장 역반란들 새로운 전쟁의 탄생 군사에서의 혁명 용병과 애국자 비대칭과 전역적 지배 3장 저항 저항의 우선성 인민군에서 게릴라전으로 네트워크 투쟁들을 창안하기 떼 지성 삶권력에서 삶정치적 생산으로 제2부 다중Multitude 1장 위험한 계급들 노동의 공통되기 저물어가는 농민세계 인도의 두 이탈리아인 빈자의 부(또는, 우리는 빈자들이다!) 악마적 다중들: 도스토예프스키가 성경을 읽다 <추기 1> 방법: 마르크스의 발자국을 따라 우울한 학문의 죽음? 2장 신체에 관하여 전지구적 인종차별 다보스로의 여행 거대 정부가 돌아왔다 시장에 내놓아진 생명 3장 다중의 자취 살의 괴물스러움 괴물들의 침입 공통된 것의 생산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을 넘어서 축제와 운동 공통된 것의 기동(機動) <추기 2> 조직화: 좌파에서의 다중 제3부 민주주의Democracy 1장 민주주의의 대장정 무장한 지구화 시대에 있어서 민주주의의 위기 근대의 끝나지 않은 민주주의적 기획 채무자들의 반란 사회주의의 실현되지 않은 민주주의 1953년의 베를린 반란 민주적인 대의에서 전지구적 여론으로 하얀 작업복 2장 민주주의에 대한 전지구적 요구 불만 목록들 대의의 불만들 권리와 사법의 불만들 경제적 불만들 삶정치적 불만들 시애틀에서의 합류 전지구적 개혁의 실험 대의의 개혁 권리와 사법의 개혁 경제적 개혁 삶정치적 개혁 18세기로 돌아가라! <추기 3> 전략: 지구정치학과 새로운 동맹들 지구정치학의 위기 일방적 명령과 악의 축 모순들 새로운 「마그나 카르타」? 성상파괴자들 3장 다중의 민주주의 주권과 민주주의 주권의 양면성 다중의 천재성 당신에게 힘이 함께 하기를 민주주의의 새로운 과학: 매디슨과 레닌 부록 저자의 주석 용어해설 찾아보기 |
Michael Hardt
Antonio Negri
Joe Jeong Hwan
실상 우리에게 두드러지게 보이는 한국 역사의 한 요소는 자본의 통제에 대항하는 풍성한 전통, 특히 산업노동자계급의 투쟁 전통이다. 파업들과 노동조직화의 강렬함과 창조성, 억압에 맞선 노동자들의 요구의 강고함은 오랫동안 다른 곳에 있는 우리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특별히 우리의 관심을 끄는 한국 현실의 두 번째 요소는 한국이 새로운 전지구적 질서의 구축에서 중추적 위치에 있다는 점이다. 지구의 모든 부분은 최근 몇 십 년 동안 새로 출현하는 전지구적 권력구조의 경제적ㆍ정치적 회로들에 편입되는 과정을 통해 중대한 변화를 겪었다. 한국은 이 변화를 특히 세차게 겪었다. 그 큰 위험과 고통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이 과정이 제공하는 새로운 해방의 잠재력 또한 드러내는 방식으로 말이다. 이 두 요소들―자본주의적 통제에 대항하는 지속적 투쟁과 새로운 전지구적 질서의 구조들로 편입된 경험―은 실상 이 책에서 제시되는 다중 개념을 연구하는 데 근본적인 축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가 이론적으로 명확히 표현하려고 했던 것을 한국 독자들은 일상적 삶으로 경험했으며 그런 이유로 한국 독자들은 당연히 우리의 연구의 출발이 되는 기본적인 생각들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능력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p.6
논의의 초기 단계의 접근법은 다중을 자본의 지배 아래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로, 그래서 잠재적으로 자본의 지배를 거부하는 사람들의 계급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따라서 다중 개념은 최소한 19세기와 20세기에 사용되기에 이른 노동계급 개념과는 매우 다르다. (중략) 배제에 의해 특징지어지는 노동계급 개념과는 달리, 다중은 개방적이고 확장적인 개념이다. 다중은 프롤레타리아 개념에 그 가장 풍부한 규정, 즉 자본의 지배 아래에서 노동하고 생산하는 모든 사람들이라는 규정을 부여한다. ---p.142 삶정치적 불만들 중에서 매우 특이한 한 가지 사례는 나르마다 살리기 운동(Narmada Bachao Andolan)이다. 항의자들의 불만들 중의 하나는 자신들이 그 동안 생활했던 터전에서 쫓겨나게 된다는 단순한 사실이다. 거대한 댐들은 각각 만여 명 그리고 때로는 수십 만 명의 거주민들을 매우 적은 보상으로 또는 아무런 보상도 없이 몰아낸다. (중략) 댐들은 분명 전기, 안전한 식수, 관개, 홍수 예방과 같은 사회적인 혜택들을 가져다 줄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경우들에 있어서 ― 그리고 이것이 나르마다 투쟁에 포함되어 있는 근본적인 이슈인데 ― 댐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사회적 비용을 빈자들이 부담하고, 이익들은 주로 부자들에게 돌아간다. 다시 말해서 댐은 사유화를 위한 강력한 수단으로 기능하고, 하천과 토지라는 공통적인 부를 사적 소유자의 수중으로, 예를 들어 땅을 소유하고서 관개(灌漑)를 통해 끌어들인 물로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업관련 기업의 수중으로 양도한다. 바꿔 말하면, 이것은 테크놀로지에 반대하는 항의가 아니라, 공통된 것을 사유화하기 위하여 일차적으로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견해를 수렴하지 않고 결정을 내리고, 그리하여 극소수의 사람들을 살찌우며 다수의 사람들의 비참한 상태를 더 악화시키는 정치권력에 맞서 벌이는 항의인 것이다. ---p.339 오늘날 새로 출현하고 있는 민주주의 세력은 단순히 무시할 수는 없는, 혹은 그저 없어지기를 빌 수만은 없는 폭력의 상황에 놓여 있다. 민주주의는 오늘날 주권으로부터의 이탈, 탈주, 엑소더스의 형태를 취하지만, 성경 이야기를 보면 잘 알 수 있듯이, 파라오는 유대인들이 평화롭게 도망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결국 모세가 홍해를 가른 다음 다시 파라오의 군대를 뒤덮어 버림으로써 엑소더스는 성공하게 된다. 이 고대의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엑소더스를 행하는 다중의 행동이 주권권력의 억압적 폭력에 폭력의 절대적 결여로 맞서면서 주권권력의 공격에 대칭적인 대립물로써 대응하는 식의 (평화주의 이론들에 광범하게 퍼져 있는 것과 같은 종류의) 변증법적 규칙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엑소더스는 결코 평화주의적이지―즉 무조건 평화적이며 협조적이지―않았고 또 앞으로도 평화주의적이지 않을 것이다. 모든 엑소더스는 능동적인 저항을, 주권의 추격하는 힘들에 맞선 후위 전쟁을 필요로 한다. 들뢰즈가 말하듯이, “탈주하라, 그러나 탈주하면서 무기를 움켜쥐라.” ---p.406 |
제1부 이 책 제1부 「전쟁」은 현재의 지구적 상황을 진단하는 데 집중되어 있다. 네그리는 먼저 이라크전쟁 등의 변화 상황을 ‘제국’의 예외적 사례로 보거나 또는 일방주의의 강화로 보는 시각을 교정한다. 또한 ‘미국은 정의롭다’는 생각이나 가해국과 피해국의 극단적 비대칭 상황(미국의 적과 민간인은 수없는 고통을 당하는 반면 미국은 건재하는)이 상존하는 것을 인정하고, 바로 그 때문에 새로운 희망의 가능성이 쌓이는 것에 주목한다.
제2부 2부 「다중」에서 네그리는 제국이 인간의 삶의 더 깊고 많은 부분을 식민화하고 네트워크 통제함에 따라,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민주주의 가능성이 창조되고 있는 아이러니에 대해 설명한다. 산업혁명이 봉건적 질서를 무너뜨린 이래 처음으로 다중은 ‘삶정치Biopolitics’라는 복합적 네트워크 안에서 경제·사회·정치·문화적 힘들을 연계시키고 통합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것은 인류 해방사에 있어서 가장 급진적인 단계라고도 말한다. 제3부 마지막 3부 「민주주의」는 민주주의 형태에 대한 네그리의 제안이다. ‘제국’으로 인해 민주주의의 가능성이 유례없이 증가했음에도 상황이 어두운 까닭은 무엇인가? 네그리는 다중이 지닌 다수성과 차이성의 특성을 무기로 삼는 민주주의 형태가 극복의 실마리를 줄 것이라고 본다. 직접민주주의에 가까운 ‘절대적 민주주의’, 즉 ‘만인에 의한 만인의 지배’라는 절대성이 그 해답이라고 보며, 그 토대를 궁극적으로는 ‘사랑’과 연결시킨다. 네그리가 말하는 ‘사랑’이란 사회적 협력과 인류애에 기반을 둔 정치적 행위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
21세기의 〈공산당선언〉
네그리와 하트는 “오늘날 사실상 처음으로, 전지구적 규모에서 민주주의의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는 선언으로 이 책 첫머리를 시작한다.(15쪽) 저자들은 세계화와, 어쩌면 그것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최근의 전쟁 상황(걸프전, 이라크전)을 통틀어 “무장 지구화”(15쪽)라고 통렬히 비난하며, 제국이 일으키는 전쟁이 지속되는 한 민주주의는 영원히 유예될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지배 네트워크가 강해질수록 다중이 열어갈 민주주의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왜냐하면 다중은 ‘경제적’ 측면에서 종래의 노동생산을 넘어 사회관계, 소통, 삶양식까지를 모두 생산하는 주체이고, 또한 ‘네트워크’ 측면에서 웹을 통한 연결과 본래의 개방성으로 언제나 제국을 위협할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다중은 현대의 〈공산당선언〉이라고 할 만한 책이다. 1848년 발표된 〈공산당선언〉의 주제는 19세기의 제국주의적·계급주의적 질서를 전복할 새로운 주인공을 ‘프롤레타리아’에게서 발견하고, 그 주인공의 사회적 위치와 특성, 그리고 공산주의 과제를 밝히는 데 있었다. 『다중』 또한 우리 시대의 지구를 지배·통제하는 질서를 제국이라 규정하고, 그것을 전복하고 사회적 삶의 변형을 통해 인류의 새로운 삶을 창출할 주인공으로 ‘다중’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같은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509쪽 옮긴이의말) ‘제국’과 ‘다중’ 개념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제국’과 ‘다중’은 네그리 정치철학의 가장 핵심적인 개념이다. 하지만 이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네그리 사상의 연원을 이루는 ‘아우토노미아’(Autonomia, 자율성 자주성) 이론을 잠시 짚어봐야 한다. ‘아우토노미아’란 들뢰즈와 가타리가 제시한 근대성의 전복, 중심에 대한 해체, 탈권력·탈영토적인 노마디즘(유목주의)의 철학적 사유를 정치철학의 장에 적용시킴으로써 전통적 맑스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 이론이자 운동이다. 지배권력(자본)이건 대항세력(노동)이건 권력의 계급적 동질성과 구심력보다는 차이와 분산에 주목한 이 이론은, 당파적이고 제도화된 전체주의적 맑스주의, 19세기 과학주의적 맑스주의를 넘어서 노동대중의 내적 다양성과 차이에서 기인하는 자율적·생활양식적인 정치행위에서 전복의 가능성을 본다. 네그리가 오페라이스모(이탈리아 비의회좌파 운동)에 참여했던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제 국 같은 의미에서 ‘제국’은 19세기의 ‘제국주의’와 구별된다. 제국은 현재의 유일강대국인 미국을 지칭하는 것도 아니다. 중심도 없고 고정된 연결 법칙도 없이 수평으로 연결된 전지구적인 정치·경제·군사의 지배 네트워크를 말한다. 제국은 ‘외부’가 없는 것이다. 그런 것이 어디 있느냐고? 선진제국의 정치·군산복합체들, IMF·세계은행 등의 기구, EU·WTO·FTA 등의 다자 동맹은 오늘날 개별국가의 어떤 주권보다 강력해졌다. 제국은 자신의 존립을 위해 세계 60억 인구의 삶을 좌우하는 폭력적 권력으로 행동하고 있으며, 세계화와 함께 찾아온 모든 불평등과 전쟁은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다 중 ‘다중’ 역시 아우토노미아 이론과 맥락을 같이한다. 네그리는 다중의 개념을 이야기하면서,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자본가와 노동자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그 중 노동자가 다중의 핵심이 되었음을 인정함으로써 일단 전통적 프롤레타리아 개념을 수용한다. 그러나 산업생산의 주체로만 한정되던 노동계급은 오늘날의 도시화·사회화 속에서 다양한 사회적 관계와 삶양식을 생산하는 주체로 변모했다. 즉 네그리의 ‘다중’은 인종·민족·지역·성별을 포괄하는 자유주의적 계급 개념을 수용한 것이며, 오히려 이들의 차이성에서 나오는 잠재력에 주목한 것이다.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다중은 전지구적인 네트워크와 분산된 개방성을 지닌 현대의 거대한 계급으로 등장했다. 네그리가 이 책에서 답변하고 있는 것들 이 책 『다중』은 단순히 ‘다중’과 ‘제국’의 개념을 정교화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저자들은 지구의 당면 문제, 전쟁과 민주주의의 문제를 풀기 위해 이 개념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이 책의 부제가 “제국이 지배하는 시대의 전쟁과 민주주의”인 점이 중요하다. 네그리는 이 책에서 다음 두 가지를 목표로 삼고 있다. 첫째는 『제국』(2000년) 이후 『다중』(2004년)이 나오기까지 변화된 상황에 대한 답변이다. 9/11사건과 이라크전쟁 이후 좌파에서는 ‘제국’ 개념을 의심하며 초강대국의 일방적 제국주의가 계속 유효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던 반면, 우파 주류학자들은 ‘정의의 전쟁’ 또는 ‘십자군 전쟁’ 식의 미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특히 사무엘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은 후자의 대표적 사례로 이 책에서 혹독한 비판을 받고 있다.(62~65쪽) 네그리는 2000년 이후의 상황을 ‘제국’이 벌이는 전지구적 내전으로 파악한다. 방어나 공격에서 안보로의 개념 전환, 집단과 개인을 불문한 전방위적인 주적 설정은 ‘내전’의 징후로서만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것은 ‘제국’이 완성되고 있는 증거일 뿐이다. 둘째로 네그리는 『제국』에서 못다쓴 ‘제국에 대한 극복의 문제’를 이 책에서 상술한다. 즉 제국이 그렇게 강고한 것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그것을 이길 수 있는가? 제국의 대항자(antagonism)로서 ‘다중’이 중요해진 것이 이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은 ‘다중’의 의미를 이해시키는 데 집중한다. 그것은 맑스의 계급개념을 대체하는 것으로서, 여전히 노동과 생산의 관점이 중요하지만 사회적 관계, 삶의 양식, 생명, 사랑의 요소까지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