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작 고전을 재해석한 새로운 명작의 탄생
어린 시절에 만났던 동화 속 주인공들,
멋지고 괴상하고 오싹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로 다시 깨어나다
안데르센 동화에 나오는 성냥팔이와 인어공주, 거짓말을 하면 코가 쑥쑥 자라나는 피노키오는 어렸을 때부터 동화책이나 애니메이션을 통해 친숙해진 주인공들이다.
SF와 호러, 미스터리, 좀비물에서 각 장르를 대표하는 작가로 이름난 최영희, 정명섭, 전건우 작가가 누구나 알 법한 동화에 저마다의 색깔을 덧씌워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우리가 고전 명작을 읽는 이유는,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작품의 가치 때문일 것이다. 또 그런 명작을 패러디하는 이유는 그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와 닿는 이야기로 재해석해보고 싶어서일 것이다.
‘소설은 독자를 즐겁게 해주기 위한 거짓말’이라는 말이 있듯이, 안데르센과 카를로 콜로디가 만들어낸 그럴싸한 거짓말에 세 작가는 ‘공포, 좀비, 괴물’이라는 재료를 섞어 더욱 흥미로운 거짓말을 창조해냈다.
우리 안에 있는 마법보다 강한 힘
세 이야기는 각기 다른 작품의 원전을 토대로 하며, 담고 있는 주제도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동화 속 주인공들이 겪는 시련보다 매섭고 잔혹한 현실이 우리 앞에 있다 할지라도, 동화 속 마법보다 더 강한 힘이 우리 내면에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남긴다는 점이다. 그 힘의 원천은 사랑일 수도 있고, 용기일 수도 있고, 미래를 향한 꿈일 수도 있다.
◎ 성냥팔이와 겨울시체들 / 최영희
한 해의 마지막 날, 성냥팔이 난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광장을 가로지르고 있다. 온몸이 꽁꽁 얼 정도로 추운 날씨는 어제와 다르지 않지만, 오늘은 그 어떤 때도 느끼지 못한 이상한 기운이 마을에 감돌고 있다. 평소와 다른 정육점 아저씨, 얼굴이 이상하게 변하는 야경꾼을 만나다가 급기야 겨울시체들과 마주하게 되는 난나. 온몸이 썩어들어가는 겨울시체들은 술주정뱅이 아버지, 길을 걷는 난나에게 저리 비키라고 소리치는 마차꾼보다 훨씬 끔찍한 모습이다.
마지막 성냥개비에 불을 당기면 이 참혹하고 기괴한 현실에서 달아날 수 있을까?
◎ 좀비 킬러 인어공주 / 정명섭
왕자를 다른 여자에게 빼앗기고 물거품이 되길 기다리던 인어공주 아리. 그녀 앞에 마녀가 나타나 새로운 운명을 말해준다. 기괴한 모습으로 둔갑한 채 다른 생명을 해치고 있는 콰르기들에 맞서, 붉게 물들어가는 바다를 구하라는 것이다. 왕자를 찌르려던 칼을 버렸던 아리는, 바닷속 물고기 좀비들을 물리치기 위해 마녀가 건네주는 운명의 칼을 받아든다.
◎ 죽지 않는 목각 인형의 밤 / 전건우
걷지 못하는 소녀, 미희네 반에 한 아이가 전학 온다. 특이한 점은 얼굴과 팔다리, 몸통 모두 나무로 된 목각 인형이라는 점이다. 자신을 피노키오라고 소개한 소년은 어느 누구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미희에게 다가와 말을 건넨다. 자기 마음을 말하는 데 서툰 미희와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고 마는 피노키오. 피노키오가 아무렇지 않게 털어놓는 진실들로, 미희는 그가 얼마나 무서운 현실에 처해 있는지를 알게 된다.
미희는 피노키오를 위해 어떤 거짓말을 지어내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