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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궤도를 맴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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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궤도를 맴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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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96쪽 | 276g | 140*205*20mm
ISBN13 9791188974580
ISBN10 1188974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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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는 스톤마운틴에서 무슨 일을 겪었는지 이야기하지 않았다. 다만 스톤마운틴을 나온 후로는 주황색 죄수복 색깔 옷은 뭐든 피하게 되었다.
조지프는 제 뒤로 사람이 서 있지 못하게 했다.
조지프는 누구든 제게 손끝 하나 못 대게 했다.
조지프는 너무 좁은 공간으로 들어가지 않으려 했다.
그리고 조지프는 복숭아 절임을 먹지 않게 되었다.
--- p.8~9


“목성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요.”
“목성?”
아빠가 별을 바라보며 이어 말했다.
“잭, 아빠도 모르겠구나. 혹시 저 큰 별이 아닐까?”
아빠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저거예요.”
조지프가 말했다. 조지프는 산봉우리 너머를 가리켰다.
“어떻게 알았니?”
아빠가 물었다.
“나는 주피터가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 알 수 있어요.”
조지프의 대답에 아빠가 조지프를 바라보았다. 지난번 본 슬픔이 아빠의 눈빛에 깃들었다.
--- p.30~31


“왜 조지프가 주피터를 보면 안 돼요?”
그러자 엄마와 아빠는 조지프가 겨우 열네 살이라는 사실을 이해해 보라고 했다. 조지프는 아빠가 될 수 없었다. 주피터를 본다고 해도 마음만 더 아플 거였다. 게다가 주피터가 당황할 수도 있었고, 어쩌면 겁을 먹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엄마, 아빠가 틀렸으면 어떡해요?”
내가 물었다.
“주피터가 조지프를 찾고 싶어 하면 어떡해요?”
엄마가 나를 더 꼭 안았다. 아빠가 내 등에 손을 얹었다.
--- p.92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때로 기적은 전부 우리 주변에 나타난다. 크리스마스이브 저녁 새 회중 교회 안에 진하게 퍼져 있던 양초 왁스 냄새처럼 말이다.
어쩌면 기적은 크고 요란하게 찾아오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건 처음이었다.
나는 생각했다. 아마 대부분의 기적은 훨씬 더 작고, 말하자면 잔잔하고 몹시 조용해서 놓칠 수도 있는 거라고.
나는 이번 기적을 놓치지 않았다.
아빠가 조지프의 등에 손을 얹었을 때 조지프는 움찔하는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
--- p.122~123


“친구를 위해 자기 목숨을 버린다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은 없을지니.”
바로 그 순간 내 울음이 터졌다.
울었다.
사람들 앞에서 유치원생처럼. 울었다.
조지프는 내게 그냥 친구가 아니었으니까.
나는 조지프를 지켜주는 사이였다.
조지프는 나를 지켜주는 사이였다.
크나큰 사랑이란 내게 그런 의미였다.
--- p.188~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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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가족이 된 한 소년의 충격적인 비밀

열네 살 조지프는 어떤 사건에 휘말린 후 위탁가정으로 지정된 잭의 집에 살게 된다. 정식 입양에 앞서 한동안 머물게 된 이 집에는 열두 살 잭과 부모님이 사는데, 젖소의 젖을 짜는 것이 이들의 가장 중요한 일과다. 잭의 가족은 조심스럽지만 천천히 조지프와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한다. 외양간에서 소젖을 짜면서 동물과 교감하거나, 잭과 등하교를 같이 하면서 차츰 조지프가 스스로 마음을 열길 기다린다.

이러한 노력이 통했는지 조지프는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조지프는 소년원에서 지내던 중 다른 아이가 건넨 약물을 삼키고 사고를 일으켜 스톤마운틴에 수감된 적이 있으며, 더 충격적인 것은 조지프에게 이제 갓 3개월이 된 딸이 하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조지프에 대한 소문이 안 좋게 퍼지면서 마을 사람들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조지프를 바라본다. 그럼에도 잭과 조지프는 이를 당당하면서 영리하게 헤쳐 나가고 잭의 부모 역시 이내 조지프를 한 사람의 가족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잭의 가족은 조지프의 딸 주피터가 어떻게 세상에 나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것과, 조지프와 매들린의 애틋한 이야기를 알게 된다. 나아가 보건복지부 직원으로부터 미성년자인 조지프가 주피터의 양육권을 포기해야 하며 이제 평생 주피터를 만날 수 없을 거라는 사실을 전달받는다. 이 소식을 들은 조지프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주피터를 만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그리고 사라진 줄 알았던 조지프의 아빠가 나타나 조지프를 강제로 데려가려고 하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조지프에게 남은, 주피터라는 희망

작가는 이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 가진 여러 감정을 건드린다.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애달프게, 때로는 분노를 유도하며 조지프가 당면한 상황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또한 평범하지 않은 조지프의 삶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해 준다. 어쩌면 충격적일 수 있는 사건들이 연속되지만 작가는 불필요할 정도의 세밀한 묘사를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다. 이것은 조지프가 겪은 일들이 자칫 가볍거나 자극적으로 보일 수 있는 여지를 차단하기 위함일 것이다. 그리고 작가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사회부적응자나 문제아로 낙인찍힌 십대 소년의 삶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어쩌면 그 소년에게 찍힌 낙인조차 우리의 편견에서 시작된 무례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조지프는 나쁜 아이인가? 나쁜 아이라면 한없이 불행해도 되는가? 이처럼 우리가 편견 속에 갇혀 놓치고 있는 부분을 자꾸 건드리면서 정작 우리가 얘기해 봐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를 되짚어 준다.

위탁가정이라는 유사가족의 구성원들이 조지프를 몹시 배려하는 태도는, 어쩌면 오랫동안 외로웠을 조지프가 만난 유일한 희망과 다름없었을 것이다. 누군가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감정을 느끼면서 꽁꽁 숨겨 둔 진심을 비로소 털어놓는 조지프를 보면 분명 그랬을 것이다. 처음으로 자신이 뭔가를 잘한다는 걸 알게 된다는 것, 누군가와 평안하게 식사를 한다는 것,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칭찬을 받는다는 것을 늦게나마 경험한 조지프에게 잭의 가족은 잊고 있던 사랑의 실체라 할 수 있다. 미혼부로 불리기엔 아직 너무 어렸던 조지프와 어느 날 갑자기 형제가 생긴 잭이 서로를 지켜주는 사이가 되면서 각자의 사정은 곧 한 가정의 사정으로 바뀐다. 주피터를 만나기 위해 뭐든 하려 했던 조지프의 부성애는 매우 투박하다. 그러나 잭의 눈에는 어른들에게 받은 상처를 나름대로 극복하고 자신은 그런 어른이 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책임을 지려는 모습으로 비친다. 그리고 어느새 독자의 시선도 잭과 비슷한 지점에 가 있을 거라 확신한다.

이 책은 사회적으로 매우 중대한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그에 대해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는 데 몰두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한 아이의 삶이 어떤 사소한 계기로 그 궤도가 바뀌었고, 또 그 아이가 이후 얼마나 많은 이들의 삶의 궤적을 바꾸어 놓는지 지켜보는 것만으로 ‘슬픈 성장소설’이라는 인식을 한 단계 더 뛰어넘고 있다. ‘선회하는 목성(Orbiting Jupiter)’라 직역할 수 있는 이 책의 원제처럼 조지프에게 주피터는 떨어져 있어도 주위를 맴돌 수밖에 없는 인연이며, 소망이다. 마침내 주피터의 궤도에 조지프가 무사히 안착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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