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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商道 5
중고도서

[중고] 商道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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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67쪽 | 411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5804554
ISBN10 8985804553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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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자 :   가람책방   평점5점
  •  특이사항 : CD나 부록이 없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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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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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위원 김갑수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여름은 지리멸렬하고 가을은 놀 일이 너무 많고 비로서 긴 호흡의 독서를 시도해 볼만한 마음의 시베리아가 찾아왔다. 신간의 양도 부쩍 늘었다. 이번 겨울에 마음 먹고 시도할 묵직한 책은 무얼까.

먼저 시간이 엄청나게 많은 사람, 가령 방학을 맞이할 대학생이라면 어디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한 30만원쯤 장만하시라. 올봄 열린책들에서 출간한 장장 25권짜리 [도스또예프스끼 전집]을 구입하는 것이다. 젊은 시절에 도...끼 작품 몇권 읽지 않으면 평생 후회한다. 제발 이 말은 믿어달라.

도...끼 섭렵이 평생 계획에 든다면 이번 겨울로만 한정해서 정복해볼 대상으로 맞춤한 책이 나왔다. 민음사에서 최근 완간한 로제 마르탱 뒤 가르의 『티보 가(家)의 사람들』 총 2천 페이지가 넘는 장장 5권짜리 대작이다. 엄청난 작가임에도 우리에게 낯선 인물이 종종 있는데 대표적인 존재가 장 지오노와 마르탱 뒤 가르이다. 장 지오노는 이학사에서 여러 권을 번역해 냈고, 티보 가...는 서울대 정지영 교수가 10년 고생해서 완벽을 기해 펴낸 노작 중의 노작이다. 작가는 이 작품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런 고전물들이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게 바쁜 직장인이라면, 특히 의미 찾고 보람 찾고 할 생각보다는 그저 무지하게 재미있는 소설로 이 겨울의 빈 시간을 채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 역시 맞춤한 신간이 있다. 후딱 읽으면 사실 며칠 걸리지 않게 속도가 나는 작품인데 벌써 베스트셀러 종합순위에 진입했다. 최인호가 한국일보에 연재했던 역시 5권짜리 대하소설 [상도(商道)]가 그것.

백과사전에도 나오는 실존인물 임상옥의 일대기로서 한말 의주에서 큰 사업을 일으킨 거상의 이야기다. 현재시점에서 출발하는 작품은 자동차 사업에 미쳐 있다가 그로 인해 불우한 사고사를 당한 기업인 김기섭의 이야기로 시작, 그가 사숙한 임상옥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반부에 한참 나오는 김기섭을 읽다보면 슬그머니 웃음이 나온다. 인물 묘사에서 바퀴에 미쳤다는 점에서는 기아자동차 창업주의 면모가, 폐쇄적일 정도로 내성적인 성격묘사에서는 이건희가, 무식할만치 저돌적이고 워커홀릭인 대목에서는 정주영이, 또한 한창 일을 벌리는 대목에서는 김우중의 이미지가 배어나온다. 작가에게 직접 확인해 봤더니 의도적으로 그랬다는 건데 하여간 한국의 대표적인 재벌총수들 캐릭터가 짬봉된 인물을 상상해 보라.

작가 서문에 나온 집필동기인 즉, 우리나라엔 본받을 만한 역사적인 상인이 없다는 탄식이 기업인들 사이에 많다는 말을 듣고 그 표상으로 임상옥을 내세웠다는 것이다. 과연 실제로 두 권의 저작을 남긴 바 있는 임상옥은 오늘에 되살려 놓기에 손색없을 만큼 큰 족적을 드리운 사람이다. 무엇보다 그는 재물을 모았으되 대물림하지 않고 사회환원을 실천한 사람이었다. 노년에 전재산을 주변에 나누어 주고 홀홀히 '채소 가꾸는 노인'으로 여생을 보내며 시작(詩作)에 매진했던 것이다.

역시 최인호는 최인호다. IMF를 거쳐 또다시 경제대란설이 난무하는 시점에 대중들이 무얼 원하는지를 절묘하게 포착해낸 것이다. 21세기 경제를 움직이는 큰 동력으로 프랜시스 후쿠야마한 창안한 "신뢰"의 개념이 있다. [상도]의 임상옥은 2천년대 한국경제의 현실에 대해 150년 앞서 방향을 제시하고 스스로 실천한 실존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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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이 테이프를 끊으면 정식으로 내 역할은 끝이 나게 되는 것이다. 나의 역할. 지난 1월, 한기철로부터 은밀하게 제의받았던 나의 임무. 김기섭 회장이 사숙하였던 역사적 인물 임상옥에 대한 추적은 완전히 끝나게 되는 것이다. 지난 10개월 동안 나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일관되게 임상옥이라는 인물 추적에 열중하여 왔다. 이제 그 추적이 저 테이프 커팅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임상옥. 그느 1855년 을묘년에 죽었다. 그가 태어난 것은 정조 3년이었으니 1779년이었다. 그는 77세의 나이로 죽었으므로 비교적 장수를 누린 셈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임상옥의 죽음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 바가 없으나 송이가 순교하여 죽은 그해 여름이 지난 가을이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한낮에 짧은 낮잠 속에서 황새를 타고 너울너울 천상으로 날라오르던 송이의 모습을 본 이후부터 임상옥의 몸을 급속도로 쇠약해졌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 이후 그는 거동도 불편하여 좋아하던 채소를 가꾸는 밭일도 나갈 수 없어 대부분 누워 지냈는데 마침내 선선한 가을이 되었을 무렵의 어느 날, 임상옥은 하인들에게 대야에 물을 떠오라고 일렀다.

하인들이 대야에 물을 떠오자 그는 남의 도움을 받지 않으려고 혼자서 손을 씻고 얼굴을 씻었다. 그러고 나서 거울을 가져오라고 말했다. 하인들이 거울을 가져오자 임상옥은 물끄러미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면서 말했다.
---p.241
임상옥이 남긴 생애 마지막 계송의 뜻은 다음과 같다. 죽고 죽으면 나고 났다가 다시 죽나니 금을 쌓으며 죽음을 기다림 어찌 그리 미련한고 부질없는 이름 위해 얼마나 이 한 몸을 그르쳤던가 인간의 껍질을 벗고 맑은 하늘로 오른다. 임종게 한평생 수도를 하였던 고승들이 죽음을 앞두고 노래하는 마지막 게송. 그런 의미에서 임상옥이 쓴 이 최후의 시는 임상옥이 남긴 임종게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 p.242, 243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기평그룹의 총수 김기섭 회장이 불의의 교통사고로 죽은 후 그의 지갑에서 나온 '財上平如水 人中直似衡(재상평여수 인중직사형)'이란 문장의 출처를 밝혀달라는 회사측의 요청에 나는 그 문장을 쓴 사람이 조선 중기의 무역왕 임상옥(林尙沃)임을 알아낸다.

임상옥은 의주 태생으로 스무 살 무렵 중곡 연경에 들어가 처음으로 큰 돈을 벌었으나 이 돈으로 유곽에 팔려 온 장미령을 사서 자유의 몸을 만들어주고 자신은 공금을 유용한 죄로 상계에서 파문을 당한다. 할 수 없이 승려가 된 임상옥은 고관대작의 첩이 된 장미령이 자신을 찾고 있다는 말을 듣고 환속하여 재기하기 시작한다. 하산할 무렵 석숭 스님이 내려준 세 가지 비결, 즉 '죽을 사(死)' 자와 '솥 정(鼎)' 자와 '계영배(戒盈盃)'의 술잔을 통해 임상옥은 일생일대의 위기를 벗어나게 된다. 첫 번째로는 베이징 상인들의 인삼불매동맹을 스스로 인삼을 태우는 방법으로 물리칠 수 있었으며, 두 번째는 풍운아 홍경래의 유혹을 '솥 정(鼎)'자의 비의를 타파함으로써 그 혁명의 와중에도 온전히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가득 채우면 다 없어져 버리고 오직 팔 할쯤 채워야만 온전한 '계영배'의 비의를 통해 스스로 만족하는 자족이야말로 최고의 상도(商道)임을 깨달은 임상옥은 사랑하는 여인 송이를 떠나보내고 스스로 물러나 은둔생활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마당에서 모이를 쪼고 있는 닭 한마리를 솔개가 채어가는 모습을 보는 순간, 자신의 명운이 다하였음을 직감한 임상옥은 자신에게 빚진 상인들을 모두 불러 일일이 빚을 탕감해주는 한편 오히려 금덩어리까지 들려 보내는 것이 아닌가. 이를 못마땅히 여긴 개성상인 박종일이 그 이유를 따져 묻자 임상옥은 이렇게 말한다. "어차피 빚이란 것도 물에 불과한 것. 목마른 사람에게 물을 주었다고 해서 그것이 어찌 받을 빚이요, 갚을 빚이라 하겠는가. 또한 빚을 탕감하고 상인들에게 금덩어리를 들려보낸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들이 없었더라면 나 또한 상인으로서 성공을 거둘 수가 없었을 것이다. 애초부터 내 것이 아닌 물건을 그들에게 돌려주는 것에 불과한 일이다."

박종일은 임상옥의 명령으로 한양에 있는 봉은사로 출장을 떠난다. 그것에서 추사 김정희를 만나 임상옥이 보낸 산삼을 전하고 추사로부터 상업지도란 그림을 받아 오게 된다. 한편 임상옥이 사랑하는 여인 송이는 천주교인이 되어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대세를 주며 천주학을 전파하다가 포졸들에게 붙잡혀 황새바위에서 돌에 맞아 죽는 형벌인 석투살로 처형당한다. 그 이후 임상옥도 건강이 급속도로 쇠약해지고 박종일에게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는 유언을 남기고 죽는다.

끝으로 나는 김기섭 회장의 호를 딴 <여수기념관>의 개관식에 참석, 추사가 임상옥을 위해 쓴 발문의 내용을 천천히 훈독한다. 그리고 지난 일년동안 우연치 않게 뛰어들어 임상옥의 생애를 추적해 오고 있던 일련의 작업이 추사의 발문으로 대단원의 종지부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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