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가르침에서 찾은 삼형제의 성공 방정식
형제간의 유대감, 그리고 비판적 사고방식을 배우다
아이비리그 졸업생의 30퍼센트와 노벨상 수상자의 20퍼센트를 배출한 유대인. 한국과 더불어 ‘자식에게 올인하는’ 민족인 유대인의 성공 비결은 바로 가정교육에 있다. 더욱이 최근 한 명도 아닌, 삼형제를 모두 각 분야 최고의 지위에 올라서게 한 유대인 부모가 있어, 그들의 형제 교육법이 주목받고 있다. 생명윤리학계의 세계적인 석학인 에제키엘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 출신으로 현 시카고 시장인 람 이매뉴얼, 할리우드의 대형 에이전트 아리 이매뉴얼 삼형제가 그들이다.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 성질과 함께 부모의 행동을 본보기로 삼고 모든 기질을 물려받는다. 이 책의 저자이자 장남인 에제키엘은 삼형제의 가족애, 형제애, 태도, 도덕성은 틀림없이 부모의 양육 방식의 산물이라고 강조하면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에피소드에 얽힌 유대인의 교육방식을 차례로 소개한다.
먼저 삼형제는 아버지로부터 근면함과 도전 정신, 그리고 경쟁심을 배웠다. 아버지 베냐민은 유대인 특유의 근면함을 가진 인물이었다고 한다. 하루 열네 시간씩 일했지만 매일 밤 아이들에게 어린 시절 모험담을 자주 들려주는 친근한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삼형제에게 “의무와 모험이 손짓하면 무조건 도전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또한 함께 체스를 두면서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고 가르쳤는데, 이는 무슨 일이든 공격적으로 하는 삼형제의 성향을 한층 강화시켰다. 삶은 경쟁이며 최고의 성과를 올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아버지에게 배웠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어머니 마샤는 평등을 부르짖는 마틴 루터 킹의 시위에 삼형제를 이끌고 참가하는 열혈 운동가였다고 한다. 저자는 어머니를 통해 “누군가 정당한 권리를 인정하지 않을 때 저항해야 하며 가족, 친구, 동료, 심지어 모르는 사람이라도 도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머니는 다른 사람에게 잔인하게 굴거나 존중하지 않을 때, 특히 형제간에 상처를 주는 행동을 용서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것이 바탕이 되어 이매뉴얼 삼형제는 현재도 건강보험과 같은 미국 사회의 큰 이슈들을 해결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가족회의와 여행, 그리고 13세의 성인식 ‘바르미츠바’
신뢰와 격려 속에 자신감 넘치는 아이를 만드는 유대인 형제 교육법
유대인은 죽기 살기로 경쟁하고 부단히 노력하는 민족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대인 이야기를 하면서 교육을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유대인의 교육열은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다. 저자의 부모는 여섯 살도 안 된 아들 셋을 위해 공부방을 따로 만들어주면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은 물질적으로 성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 환원을 비롯한 행복하고 충만한 삶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끊임없이 강조했다고 한다. 교육에 대한 부모의 지대한 관심과 함께 저자는 다음에서 언급하는 유대인 특유의 가정교육에 삼형제의 성공 비결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먼저 가족회의 시간의 토론이다. 주로 주방 식탁에서 서로의 생각을 터놓고 이야기한 가족 토론을 저자는 “파우와우”라고 불렀다. 흔히 생각하는 토론과는 달리 주제의 제한이 없던 이 가족 토론은 상당히 시끄러웠고, “얼간이, 바보 같은 놈” 같은 거친 말이 오갈 만큼 격해졌다고 한다. 혼란스러운 토론에도 규칙이 있었는데, 누구의 말이나 편견을 갖고 듣지 않아야 하며 어떤 의견도 존중받고 심사숙고하는 태도를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부모들은 특히 자식들에게 스스로의 생각을 말하도록 격려해서, 휴가를 정하거나 영화를 고를 때에도 삼형제와 상의하는 경우가 많을 만큼 자식들의 의견을 존중했다.
또한 문화를 배우고 자신을 바라보는 여행은 삼형제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저자는 당시 해외여행이란 형편이 넉넉해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회상한다. 삼형제의 부모는 평상시에 절약하여 이스라엘이나 유럽으로 여행을 떠났다. 어렸을 때 떠난 여행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저자는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그 커다란 맥락 안에서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데에 여행만큼 훌륭한 스승은 없다고 확신한다. 삼형제가 이스라엘에서 보낸 네 번의 여름은 형제애를 단단하게 굳힌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저자는 또한 자식에 대한 부모의 무한한 신뢰를 느꼈다고 말한다. 특히 누군가 정당한 권리를 인정하지 않을 때 고스란히 당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말과 행동을 통해 배웠다. 저자가 선생님과 마찰을 빚어 어머니가 교장실로 불려왔을 때의 일이다. 보통 부모들은 자식에게 “너 뭘 잘못했니?”라고 다짜고짜 묻기 십상이지만, 어머니는 수업 시간에 있었던 일을 다시 설명해 보라고 하고는 “아들의 신념과 생각을 지지한다”며 교장을 설득해 문제를 해결했다. 유대인의 교육은 자식을 신념에 따라 행동하고 관습에 도전하도록 자극한다. 이는 부모의 강한 신뢰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13세에 치르는 성인식 바르미츠바를 통해 저자는 비로소 자신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꿈꾸게 되었다고 한다.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해온 삼형제는 부모의 로드맵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기 갈 길을 정했다. 첫째 에제키엘은 부모님이 언제나 바라온 의사의 길을 접기로 결정했으며, 둘째 람은 정치의 길을 선택했고, 셋째 아리는 당당하게 부를 추구할 것을 선언했다. 삼형제의 부모는 자식들에게 관심 있는 분야를 스스로 찾도록 격려했다. 뭐든지 스스로 결정하고 집안 문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험을 해본 아이는 늘 다른 사람을 필요로 하거나 자기가 무력하다고 느끼는 대신, 자기에게 힘이 있고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고 느낀다. 저자는 바르미츠바 이후 삼형제가 스스로의 미래를 찾아 나섰다고 말한다.
거친 말을 내뱉으며 식탁에 스테이크용 칼을 꽂기도 하는 등 이매뉴얼 삼형제는 격렬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끝까지 밀어붙이는 성격으로 유명하다. 그들의 열정과 에너지, 그리고 강한 고집은 모두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배운 결과다. 이런 특징들은 현재 최고의 지위에 오른 이매뉴얼 형제들의 성공의 밑바탕이 되었다. 저자는 부모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열망은 성공의 강력한 동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한다. 부모의 조바심과 끝없는 기대의 목소리는 삼형제의 마음과 정신을 파고들어 각자의 야망에 불씨를 댕겼다고 말한다. 이매뉴얼 삼형제의 부모는 자녀들의 무모한 도전, 견문을 넓히는 여행, 주저하지 않고 행동하는 태도를 강조했으며, 언제나 강한 믿음과 격려를 통해 가정을 자녀 중심으로 돌아가게 했다.
학교 교육을 중시하고 가정교육에 철저한 유대인의 교육법은 한국의 그것과 상당 부분 맞닿아있다. 특히 자식들에게 자유와 책임을 강조하며, 이른 성인식 이후 미래를 구체적으로 설계하도록 하는 유대인의 교육법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대인 부모의 독특하고 강력한 자녀교육 방법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돋보이는 이 책은 형제를 키우는 한국의 열성적인 부모들에게 소통, 여행, 적극적인 격려와 자신감 불어넣기를 실천하는 부모야말로 최고의 조력자라는 점을 깨닫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