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효리가 추천한 ‘나를 바꾸는 요가 에세이’
‘남이 보는 나’를 버리고
‘내가 좋아하는 나’를 찾아간다는 것
“나도 변할 수 있을까?”
“나도 그 무엇이 될 수 있을까?”
“나도 날, 사랑할 수 있을까?”
우울증과 비만, 그리고 일용직. 『나를 숨 쉬게 하는 것들』의 저자 김혜나 작가의 이십 대는 이 세 단어가 전부였다. 그는 아무리 노력해도 인정해 주지 않는 세상이 원망스러웠고, 어떤 운동을 해도 바뀌지 않는 체질과 자신의 뚱뚱한 몸이 부끄러웠다. 거기에 일용직이라는 타이틀은 계속해서 자신을 평범한 삶의 테두리 밖으로 밀어내는 것만 같았다. 저자는 자신조차도 어찌하지 못했던 청춘이 얼마나 아프고 괴로웠는 지를 회고하면서 “나는 매일을 남들과 비교하고, 자신을 속이고 다그치며, 그저 무의미한 하루가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랐다.”고 말한다.
몸속에 암이나 종양이 생길 경우, 대개는 언제쯤 죽음을 맞이하게 될지를 미리 알게 된다. 그러나 우울증의 경우는 언제 죽을지, 본인도 알 수가 없다. 내일 죽을지, 오늘 죽을지, 일 분 뒤에 죽을지, 아니면 이미 자살을 기도하고 있을지, 본인 스스로도 가늠할 수가 없게 되어 버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결국 죽지도 못했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욕망이 모두 사라진 자리에는 완벽한 무욕만이 남아 욕망보다 더 심하게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차라리 죽어 버릴 수 있다면, 그럴 힘이라도 있다면 차라리 나을 것을, ‘죽고 싶다’라는 욕망 그리고 죽어 버릴 수 있는 힘과 의지까지도 모두 다 앗아가 버리는 병이 바로 우울증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죽지도 살지도 못하고 그렇게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김혜나 작가는 현재 유능한 요가 강사로, 그리고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에 판미동에서 출간되는 신간 『나를 숨 쉬게 하는 것들』은 이처럼 힘겨운 청춘을 지나온 저자가 요가를 통해 어떻게 삶을 변화시키고 극복하는지를 보여 준다. 특히 우리 안에 내재된 열등감과 좌절, 슬픔, 비참함 등을 어떻게 떨쳐 내는지를 한 편의 소설처럼 생생하게 그려내면서, 지금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만든다.
남과 비교하며 자신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를 모를 때, 삶은 고통 속에 존재한다. 그것은 가난으로, 혹은 마음의 병이나 몸의 병으로 나타날 수 있다. 자신이 비루하고 초라하다고 느낄 때, 벽에 부딪혀 삶이 막막할 때 잠시 앉아 호흡을 정리해 보자. 저자가 그랬던 것처럼, 그 작은 행동 하나가 내 안에 쌓인 것들을 조금씩 비워내고, 그 안에 숨어 있는 무한한 가능성과 함께 가장 새롭고 황홀한 ‘나’를 발견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숨, 나, 자유의 발견
그리고 요가를 통해 배우는
내가 만든 사슬을 끊어내는 법
‘나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 홀로 있다. 아무도 나를 보지 않으므로,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다.
뭐든 해도 상관없고, 그냥 가만히 있어도 상관없다.’
『나를 숨 쉬게 하는 것들』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누구나 겪어 봤을 삶의 힘겨운 시간들을, 2부에서는 요가를 통해 변화하기 시작한 삶과 그 방식을, 3부에서는 요가를 가르치고 배우면서 저자가 얻었던 호흡과 자세, 기타 요가의 득과 실을 담고 있다. 더불어 저자가 실제로 크게 영향을 받았던 요가 자세들을 ‘나를 바꾸는 요가’로 정리하여, 읽은 이들이 바로 따라해 볼 수 있게 하였다.
저자는 자신에게 지워진 삶의 무게가 버겁다면 요가를 통해 잠시 삶의 속도를 멈춰보기를 권한다. ‘본래 나는 이렇다.’는 건 존재하지 않으며,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놀라운 자신은 이미 내 안에 숨어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저자 자신도 요가를 통해 그렇게 변화했으며 보다 자유로운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오 년 전 다시 요가 강사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내 삶은 정말이지 눈부시게 변화되어 갔다. 아무리 많은 교육을 받고 경력을 쌓아도 쉽게 얻기 힘든 일자리 들이 저절로 나를 찾아오는 경우가 무척 많았다. 새로운 요가 학원에서 저녁 수업을 맡게 된 것을 시작으로 일 년 사이에 여러 기업체 및 학교, 문화센터, 공공 기관 등으로 강의를 하러 나가는 요가 강사가 되어 있었다. 칠 년 전 처음 요가 지도자 과정에 등록해 수련을 시작하던 때만 해도 결코 상상할 수 없던 미래가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 그 당시 노상 걱정하던 생계와 창작, 집필, 건강의 문제들이 어느 순간다 해결되어 있음을……, 과연 어떻게 설명해야만 할까. 이것들은 그 문제에 매달려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기를 쓰고 애를 태워서 해결한 것이 아니라, 그저 소금이 물에 녹듯…… 자연히 녹아 없어져 버렸다. 그것들이 해결되던 순간에는 해결되어진 것 자체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어느 순간 나를 뒤돌아보니 이미 다 해결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손끝과 발가락의 움직임. 나를 비우고 채우는 호흡. 고요한 가운데 끊임없이 변화하고 움직이는 자신의 몸에서 우리는 다시금 지금 이 자리, 이 시간의 의미와 가치를 바라볼 수 있다. 만약 오늘도 너절한 하루를 보냈다고 느낀다면 잠시 ‘나를 바꾸는 요가’를 실행해 보면 어떨까. 저자가 그랬듯이 아주 잠깐의 시간속에서 우리는 그 동안 잊고 있던 숨과 자유, 그리고 나를 옭아맸던 사슬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