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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 예정일 미정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254g | 135*205*10mm
ISBN13 9791192085241
ISBN10 1192085248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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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9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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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는 짓인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 나는 인생의 중요한 갈림길에서 올바른 선택을 한 적이 거의 없었다. 머뭇거리고 있는데 보름달이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 다가왔다.
704호 님, 무슨 일 있으세요?
아, 아니요. 아무것도….
필요하신 사항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
어정쩡한 인사를 하고 돌아서는데, 뒤통수에 틀에 박힌 인사가 박혔다.
그럼 남은 시간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 순간이었다. 나는 이곳에서 남은 시간은 절대로 즐거울 수 없다고 확신했다.
--- 「국립존엄보장센터」 중에서

“할아버지도 주사를 맞지 않아서 나이가 드신 거군요. 그래서 우피가 되신 거고요.”
“그렇단다.”
애나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입을 실룩거리며 말했다.
“왜요? 늙는 게 좋아요? 죽는 게 무섭지 않고요? 다들 우피가 미쳤다고 말해요. 늙어 죽는 걸 원하는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자신을 돌보지 않아서 그렇게 됐고 우리에게 병을 옮길 거래요.”
“나도 늙는 게 싫단다. 죽고 싶지도 않아. 하지만 그보다는 이터너티의 부작용에 빠지는 게 더 싫었던 거야.”
---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중에서

“안녕, 선동. 잘 잤어? 날씨가 좋아. 창밖의 화창한 여름 하늘 보여? 맑은 하늘만큼 즐거운 하루가 될 거야.”
아직 안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존은 말했다.
“우리가 아침에 일어나면 늘 같이 마법처럼 외우는 주문 있지?”
“내가 조금 더 행복해지길.”
그는 대답했다. 오늘은 행복할 것이다. 존이 있으니까.
--- 「친절한 존」 중에서

“자료를 훑어봤어. 늘 화가 나서 무엇에든 화풀이해야 하는 학생이라지? 그래서 양육 로봇도 부숴버린 거냐?”
말없이 학생부장을 노려보았다. 나의 눈빛과 분노 앞에서도 당황하지 않는다니. 이 선생은 정상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
“사실은 후회하지 않아?”
학생부장이 컴퓨터실 캐비닛을 힐끔 쳐다보면서 물었다. 나는 지나칠 정도로 보기 좋은, 말하자면 황금 비율에 가까운 학생부장의 이목구비를 가만히 노려보았다.
--- 「인간의 이름으로!」 중에서

여느 때와 다름없이 오른쪽 턱 밑에 붙어 있는 갈색 모듈을 켰다. 생활 도구로 가득 차 실용성밖에 남지 않은 작은 방의 모습을 하얀 화면이 뒤덮었다. 효성은 자신도 모르게 화면 상단에 떠 있는 시계로 눈의 초점을 맞추고는 계산을 해 보았다. 외출복을 벗고 손과 얼굴을 씻느라 소모한 시간을 제외하면 집 밖에 머문 시간은 한 시간이었다. 한 달 전까지 55분이 기록이었던 걸 생각하면 큰 발전이었다.
효성의 삶은 달라지고, 어딘가로 나아가고 있었다.
어디로 가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 「유일비」 중에서

사회 문제를 현실적으로 담아낸 작품들은 나름의 가치와 의미가 있지만, 그것만 읽다 보면 ‘세상은 너무 어둡고 답답해. 앞으로 뭘 믿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 하고 힘이 빠지기도 하거든요. 이때 현실 바깥의 규칙을 제시하는 SF 소설은 독자에게 위로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미래를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이랄까요. ‘아, 마음만 먹으면 세상을 바꿀 수 있겠다. 다른 결말을 우리가 만들 수 있겠다’는 힘을 가질 수 있는 거죠.
--- 「대담: 미래에서 오늘을 이야기하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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