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4년 09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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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48쪽 | 374g | 145*200*15mm |
ISBN13 | 9788984318427 |
ISBN10 | 89843184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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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4년 09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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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48쪽 | 374g | 145*200*15mm |
ISBN13 | 9788984318427 |
ISBN10 | 8984318426 |
1 종이와 함께 현명해지는 법 ?제지 공장 산책기 talk 노트 탐험기 2. 알고 보니 은하 콘돔 ?콘돔 공장 산책기 사물의 뒷면: 갑 티슈, 인공 눈물 3. 시작과 끝이 일치하도록 한다 ?브래지어 공장 산책기 talk 삼각형과 사각형 4. 간장 공장 공장장님과 함께한 하루 ?간장 공장 산책기 사물의 뒷면: 스프링클러, 깔때기 5. 가방 중독자의 고백 ?가방 공장 산책기 talk 가방 디자인 하기 6. 팽팽하고 따끈따끈한 지구 ?지구본 공장 산책기 사물의 뒷면: 트렁크, 종이 가방, 지갑, 안경 7. 사랑을 생산하는 공장 ?초콜릿 공장 산책기 talk 복숭아의 법칙 8. 바라보고, 생각하자, 그리고 쓰자 ?김중혁 글 공장 산책기 9. 아름답다, 아름다워 ?도자기 공장 산책기 사물의 뒷면: 글로벌 작가, 3색 볼펜, 보온병 10. 과거, 현재, 미래의 음악 ?엘피 공장 산책기 talk 휴대용 스피커 쇼핑 11. 참으로 실용적이지 않은 공장 ?악기 공장 산책기 사물의 뒷면: 음악, 샤프펜슬, 책장, 만년필 12. 대장간의 탄생 설화 ?대장간 산책기 13. 아름다운 현대의 무기 공장 ?화장품 공장 산책기 사물의 뒷면: 온도계, 시간표 14. 맥주를 사랑합니다 ?맥주 공장 산책기 talk 맥주 만취 시음기 15. 속도와 인간 ?라면 공장 산책기 사물의 뒷면: 바둑판, 행성 |
자급자족을 목표로 하는 삶이면 좋겠다. 굳이 따져본다면 나는 자급자족을 이상으로 하는 사람인 것 같다. 어느 순간인가부터 옷이며 가방, 공책 하나까지 취향 까다롭게 따지고 들기 시작했고 누군가와 함께 물건을 사러 가면 "야 그럴 거면 차라리 만들어 써라."라는, 원성인 듯 핀잔인 듯 둘 다인 듯한 말을 적잖이 듣곤 했다. 미안해하다 또 웃고 넘기다 "그렇지? 나도 그러고 싶어."에 이르니 묘하게 진지해지는 거다. 그래. 정말 그럴 수 있다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살면서 엄청 행복해지는 거 아니야? 싶었고, 꿈은 꿈이니까 계속 꾸고 있다. 행복하게. ‘그래서’는 아니지만 가죽공방이며 커피나 제빵 교육하는 곳을 들락거렸고 의상디자인 학원, 도예공방, 요리학원, 농사까지 기타 등등 많이도 뒤적거렸다. 이렇게 쓰려고 하나씩 곱씹어보니, 차마 쓰지 못하는 것까지 포함해서, 한심해지는 면이 있지만 그래도 그때는 열심이었고 기웃거림은 앞으로도 이어지겠지. 그것이 집착이든 뭐든 만들기에 흥미와 환상이 있다 보니 이 책이 더 반가울 수밖에. 게다가 그 부러운 공장 산책자가 김중혁이라니 딱 떨어진다. 작가는 본론에 앞서 이 책은 공장 탐방기가 아니라 공장 산책기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낱낱이, 샅샅이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그의 말대로 느긋하게, 조금은 수다스러운 한 사람과 함께 공장을 산책한다는 마음으로 읽어볼 수 있겠다. 우와 하면서 두리번거리는 순수한 방문자가 될 수 있겠다. 책은 남부럽지 않은 종이 소비자로서 방문한 제지 공장부터, 콘돔, 간장, LP 등 종류도 다양한 공장의 면면을 가득 담고 있다. 거기에는 1250~1300도로 구워지고 화공들의 섬세한 손을 거치며 쌓여가는 도자기의 시간이 있고, 단순히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라져가는 옛것에서 새것을 만들어내는 LP공장의 이유 있는 고집이 있다. 그 중에서도 재미있었던 것은 바닥에 수많은 지구들이 널브러져 있다는 지구본 공장 편이었는데, 일을 하면서 힘든 점이 ‘심심하면 수도를 옮기는 나라들’이란다. 듣고 보니 당연한데 상상도 못해봤다. 매일 지구를 들여다보며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아름다운 지구를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는 카토그래퍼는 또 얼마나 멋져 보이는지! 물론, 그렇다. 그 또한 하루 종일 쳐다보면 까만 글자가 빼곡히 들어간 엑셀 문서와 크게 차이가 없을지도 모른다. 이 외에도 공장마다 사람마다 각자의 사연들이 있지만 품목이 무엇이든 한 가지 확실한 건 우리가 소비하고 있는 유무형의 모든 것들이 결국은 장인의 손에서 나온다는 거다. 그렇다고 하면 손에 뭘 쥘 때마다 또 조목조목 들여다보고 싶어질 텐데 큰일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는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으며 또,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서로가 서로를 돕고 있으며 서로가 서로의 부분을,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나라는 존재는 수많은 사람들의 생산으로 만들어진 조립품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구라는 거대한 공장에서 서로를 조립하고 있는 셈이다. --- p.9 결국 모든 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거다. 미끈해도 돌아는 가겠지만 그게 무슨 재미인가. 너도 울퉁불퉁하고 나도 들쭉날쭉해야 맞물려 돌아가는 맛이 있지. 라는 식의 메모가 어딘가 서랍 한구석에 있다. 매끄럽게만 사는 것 같아 반성하자는 의미로 썼던 기억이 있는데, 이렇게 보니 둥근 부품도 필요하지, 재미없는 게 어디 있어. 하게 된다. 기왕 거대한 공장에 발을 딛고 섰으니 뭐라도 해보자. 다른 손으로 방방 뜨는 풍선 줄 하나는 잡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