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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바깥으로
나희덕
창비 2023.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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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창작/이론 top20 6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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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머리에

제1부

자본세에 시인들의 몸은 어떻게 저항하는가
흙의 시학: 풍요와 휴식에서 인류세의 퇴적물로
인간-동물의 관계론적 사유와 시적 감수성
서정시는 왜 기억과 자연을 호출하는가

제2부

가볍고 투명한, 그러나 두터운 삶을 향하여
문명의 파수꾼 김종철
길 위에서 부르는 만신의 노래
깊은 물속의 그림자
시적 상상력과 종교다원주의
미학적 진원지로서의 기형도
꽃의 뿌리를 향한 행려의 기록
허공에 들린 발을 위하여
내향적 산책자의 수화
그녀는 아주 오래 시를 쓸 것이다

제3부

김종삼의 「라산스카」 시편들에 대하여
김수영을 바라보는 두개의 시각
바로 보려는 자의 비애와 설움
윤동주라는 시의 거울
현대시와 공동체

저자 소개1

羅喜德

1966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연세대 국문과와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뿌리에게」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김수영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현대문학상, 이산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임화예술문학상, 미당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뿌리에게』,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그곳이 멀지 않다』, 『어두워진다는 것』, 『사라진 손바닥』, 『야생사과』,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파일명 서정시』, 시론집 『보랏빛은 어디에서 오는가』, 『한 접시의 시』, 산문집 『반
1966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연세대 국문과와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뿌리에게」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김수영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현대문학상, 이산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임화예술문학상, 미당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뿌리에게』,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그곳이 멀지 않다』, 『어두워진다는 것』, 『사라진 손바닥』, 『야생사과』,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파일명 서정시』, 시론집 『보랏빛은 어디에서 오는가』, 『한 접시의 시』, 산문집 『반통의 물』, 『저 불빛들을 기억해』, 『한 걸음씩 걸어서 거기 도착하려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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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4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424g | 153*224*14mm
ISBN13
9788936463625

책 속으로

2000년대 이후 한국시는 지배적 감각체계를 바꾸고 새로운 윤리를 모색하는 전환기를 통과하고 있다. 특히 생태정치가 세계의 위기와 삶의 고통을 발화하는 공통지점으로 등장하고, 다양한 정동의 양태와 언술방식으로 분화한 점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그 스펙트럼은 매우 넓지만, 이 글에서는 백무산, 허수경, 김혜순의 최근 시를 중심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이 세 시인들은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의 대립구조 속에서는 다른 경향을 지닌 것처럼 보이지만, 생명과 죽음, 노동과 계급, 문명과 자본주의, 전쟁과 폭력 등에 대한 지속적 탐구와 시적 실천을 해왔다는 점에서 친연성을 지닌다. ‘자본세’의 디스토피아를 예민하게 감지하는 그들의 몸은 언어라는 가장 무력한, 그러나 바로 그런 이유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로 맞서 싸우고 있다. 이 싸움이 주체 중심의 증언과 선언이든, 타자 지향의 질문과 대화이든, 타자-되기의 연행과 제의이든, 그 모두를 ‘저항’이라고 부르지 않을 이유가 내게는 없다.
---「자본세에 시인들의 몸은 어떻게 저항하는가」중에서

자연이라는 매트릭스에 안주하거나 자연과의 낭만적 동일화를 넘어, 파괴되고 오염된 세계의 실상을 직시하고 증언하는 시들이 계속 쓰이고 있다. 그 시들은 상실의 고통 속에서 부르는 비가(悲歌)이자, 죽거나 희생된 존재들을 애도하는 만가(輓歌)다.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가 하데스에게 딸을 빼앗기고 스스로 불모의 땅이 되어 불렀던 슬픔의 노래다. 시는 순하고 부드러운 흙에서 태어났으나 더러워지고 병들어가는 흙 속에서도 끝내 그 자리에 남아 있을 것이다. 흙의 마음이 곧 시의 마음이기에.
---「흙의 시학」중에서

최근 세계적 팬데믹을 겪으며 드러난 미국과 유럽의 실태를 보면, 앵글로색슨 문명이 근본적 한계지점에 이르렀다는 사실이 분명해지고 있다. 이러한 문명의 전환점에서 새로운 지표를 어떻게 세워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한 시기에 선생님의 혜안을 더이상 접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그래도 ‘예루살렘’을 무엇으로 설정하든 “정신의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 “나의 칼을 내 손에 잠들어 있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생님은 블레이크의 시를 통해 말씀하고 계신 듯하다. 그러고 보니, 남은 우리의 손에 모래 몇알이, 또는 씨앗 몇개가 희미하게 빛나고 있지 않은가.
---「문명의 파수꾼 김종철」중에서

기형도 시의 화자들은 대부분 길 위에 있다. 이 시의 ‘나’ 역시 모든 길들이 흘러오는 저녁의 정거장에 서 있다. “어쩌다가 집을 떠나왔”는지 알지 못한 채 “그곳으로 흘러가는 길은 이미 지상에 없”다고 여기며 나그네는 이렇게 말한다, “미안하지만 나는 이제 희망을 노래하련다”라고. ‘나’는 짐짓 희망을 향해 몸을 돌린 것 같지만, 실은 “내 희망을 감시해온 불안의 짐짝들”을 처연하게 돌아보고 있는 것이다. 다가오는 어둠에 천천히 버무려지는 이 풍경에는 절망과 희망, 추억과 망각, 자연과 인간, 개인과 집단, 내면과 현실 등이 서로 교차하며 뒤섞인다. 그 대립되는 양극 사이에서 예민하게 작동하는 윤리적 감수성은 ‘미안하지만’이라는 말의 반어적 뉘앙스를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미학적 진원지로서의 기형도」중에서

저항과 사랑, 현실과 문학, 김수영에게는 그 모든 게 하나였다. 그러나 실제로 그가 남긴 시들은 저항을 자각하지 못한 개인적 설움과 연민에 그치거나 사랑과 설움의 목소리를 잃어버린 생경한 메시지에 머무를 때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패를 스스로 인식하고 극복하기 위해 김수영만큼 정직하게 노력했던 시인을 찾기는 어렵다. 그는 성취의 무게로서보다는 미완의 무게로서, 그가 밀고 나가려고 했던 고통의 무게로서 오늘 우리에게 남아 있다.

---「김수영을 바라보는 두개의 시각」중에서

출판사 리뷰

이론은 송곳처럼 날카롭게
문장은 추리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문명의 바깥으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1부는, 자본주의의 말기적 증상과 이로 인한 생태위기의 현실에서 시의 역할을 되짚어보는 글 모음이다. 자본세(Capitalocene)와 인류세(Anthropocene)라는 ‘지금’을 사는 시인들은 어떤 의식을 바탕으로 저항하고 있는지를 톺아보는 작업이 특히 인상적인데 백무산, 허수경, 김혜순의 시를 통해 이를 살펴보았다. 강성은, 이장욱, 이근화의 작품을 통해 인간과 비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공생의 길을 추적해본 것도 유의미한데 최근 발표되는 ‘반려동물 시집’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생태문명’으로의 전환이 무엇보다도 긴요한 지금, 저자 스스로의 시를 통해 우리에게 필요한 몸과 마음에 대한 성찰을 촉구하는 지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제2부는 작가론들이다. 나희덕의 문학적 스승이라 할 수 있는 정현종 김종철 강은교부터 신예인 조온윤 박규현에 이르기까지 시대적으로도 다양한 시인에 대한 글이 모였다. 분석에 치중하는 여느 작가론과는 달리 개인적인 에피소드와 담담한 사념이 풍성하게 포함되어 있어 마치 각각의 작가들과 대화를 나누는 듯한 문체가 편안함을 준다. 세상을 떠난 기형도, 박영근, 최영숙에 대한 글은 특히 독자의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

제3부는 백석, 윤동주, 김수영, 김종삼에 대한 글로 학술적으로도 유의미하며 한국 현대시의 밑바탕을 크게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탁월한 글들로 꾸려졌다. 특히 김종삼의 「라산스카」 시편에 대한 비평문은 마치 추리소설을 방불케 할 정도로 흥미진진한데, ‘라산스카’의 의미가 과연 무엇인지를 폭넓은 문화적 지식을 동원해 추적하는 태도가 인상적이다. 백낙청과 김현이 각각 엮은이로 참여한 김수영의 두 선집을 비교분석하는 글 또한 한국시 독자라면 스쳐갈 수 없는 대목인데 엮은이의 문학적 성향이 선집을 어떻게 다채롭게 꾸려낼 수 있는지를 살펴보며 김수영이라는 거대한 시인을 더욱 다채롭게 조망하게 된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를 끌어당기는
‘나희덕’이라는 한국시의 중력


나희덕의 20년간 연구·비평·산문의 총체인 『문명의 바깥으로』는 그 시간에 값하게 풍부한 내용으로 가득하나 난해하지 않고, 또한 한 문장도 허투루 쓰지 않겠다는 저자의 의지가 담겨 있다. 이는 저자 스스로 밝히듯, 저자가 사숙한 많은 스승에게서도 배워온 문학에 대한 진지한 태도 덕분이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이 책의 추천사에서 나희덕의 문학을 직립하게 하는 세개의 중력으로 ‘역사적 인간을 적는 백낙청’ ‘생태적 인간을 적는 김종철’ ‘상상력의 인간을 적는 정현종’을 들며, 이들이 나희덕이라는 촉매를 통해 『문명의 바깥으로』에 조화롭게 용해되어 있다고 했다. 나희덕 스스로 “한국 현대시의 한 중력”(추천사)이 되었다는 사실이 이번 시론집을 통해 드러나는 것도 이 덕분이다.

저자는 본인의 글이 “성냥팔이 소녀가 필사적으로 그어대던 성냥의 불꽃처럼 이 시대의 어둠을 조금이나마 밝힐 수 있”(책머리에)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시론집을 펴낸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일견 무용해 보이는 시가 세상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무기일 수 있다는, 또한 상처 입은 세계를 치유하는 가장 근본적인 치료약일 수 있다는 저자의 신념에 기반한다. 그 강인한 마음이 오롯하게 문장으로 모인 『문명의 바깥으로』. 이 목소리에 시를 사랑하는 독자뿐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사회구성원 모두가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시’라는 유효하고도 강력한 도구가 여전히 우리 곁에서 은은하게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

지난 몇해 동안 팬데믹을 통과하면서 이 세계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설명해야 할지 혼란스럽고 답답한 나날을 보냈다. 마스크를 벗고 일상을 되찾아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삶의 감각과 방향성을 잃어버린 느낌이 가시지 않는다. 조르조 아감벤(Giorgio Agamben)은 팬데믹 기간에 쓴 책 『저항할 권리』에서 “우리 앞에 놓인 첫번째 과제는 순수하고 거의 방언에 가깝고, 다른 말로는 시적이며, 우리를 사고하게 만드는 언어를 되찾는 것”이라고 했다. 이 벌거벗은 인간과 부조리한 세계를 밝힐 수 있는 마지막 성냥은 약품과 백신이 아니라 시와 철학의 언어라는 것이다. 이 말처럼, 시적 언어란 세상에 대한 절박한 호소와 경고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쓴 시와 시론이 성냥팔이 소녀가 필사적으로 그어대던 성냥의 불꽃처럼 이 시대의 어둠을 조금이나마 밝힐 수 있다면, 하는 다급함이나 간절함이 있었다. 그 간절함이 실제로 읽는 이에게 얼마나 전달되고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흩어져 있던 시 읽기의 궤적을 한자리에 정리하고 보니 이 글들을 관통하는 문제의식은 어렴풋하게 잡히는 듯하다. (…)

이렇게 멀거나 가까운 시의 성좌들을 바라보며 밤길을 더듬더듬 걸어왔다. 시를 쓸수록 시를 읽을수록 시에 대해 말하는 일이 조심스럽고 어려워진다. 다른 시인의 시에 대해 말한 것이 내 시의 발목을 잡는 때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말들을 남겼다니…… 이 패총(貝塚)같은 글들을 떠나보내며 부끄러움이 앞서지만, 이 책이 또 하나의 문턱 또는 매듭이 되어 한두걸음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문명의 바깥으로, 시의 바깥으로.

추천평

나희덕의 문학을 직립하게 하는 세개의 중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시적 인간’과,라고 쓴 다음에 ‘역사적 인간’을 적는 백낙청, ‘생태적 인간’을 적는 김종철, ‘상상력의 인간’을 적는 정현종. 시인은 역사적 현실의 부름에 응답해야 하고, 그러면서 인류의 종(種)적 책임을 성찰해야 하며, 이런 무거운 사명이 시를 제압할 수 없게 탄력적이어야 한다는 것. 이 가치들이 제 안에 조화롭게 용해되도록 한 촉매는 물론 나희덕 자신이고, 그러므로 이 문학의 이름은 ‘나희덕’일 수밖에 없으며, 어느덧 그도 한국 현대시의 한 중력이 되었다.

몇년간 가까이에서 그를 경험할 기회가 있었으므로 잘 안다. 나는 그처럼 부지런히 공부하는 시인을 본 적이 없고, 그처럼 동료와 제자를 잘 보살피는 교수를 본 적이 없다. 이 책은 그런 저자를 닮았다. ‘공동체’론에서 ‘인류세’론에 걸친 그의 근년 공부의 결실이 치열하고, 윤동주와 김수영에서 조온윤과 박규현까지, 선후배의 시를 보살핀 시인론들이 자상하다. 이 열정과 정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그가 애독하는 아우구스티누스를 빌려 짐작해볼 뿐, 사랑이 그의 진짜 중력이라고. 이제 그 사랑이 ‘문명의 바깥으로’ 우리를 이끈다. - 신형철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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