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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을 때마다 조금씩 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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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을 때마다 조금씩 내가 된다

: 휘청거리는 삶을 견디며 한 걸음씩 나아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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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1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456g | 130*213*30mm
ISBN13 9788901266824
ISBN10 8901266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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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삶의 복판에서 길을 잃은 당신에게] 내 인생에서 내가 사라진 기분이 들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에세이스트 캐서린 메이는 걷기를 택했고, 그가 삶을 재정비하기 위해 시작한 걷기는 자신의 아스퍼거 증후군을 깨달으면서 취미 이상의 것이 되었다. 그 아름다운 회복의 여정이 이제 당신의 용기가, 희망이 된다. - 에세이 PD 박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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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변모의 열기로 가득 찬 상태에서 이 책을 썼다. 그리고 깨달았다. 여태껏 나 자신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를 위해 만들어진 삶에 스스로를 끼워 맞추려고 애썼다는 것을. 그리고 그로 인해 자주 역겨움을 느꼈다는 사실을. 그리고 마침내 스스로를 더 잘 돌보아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였다. 나는 고치거나 교화될 수 있는 존재가 아니고, 그러고 싶지도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의 독자들에게」중에서

3개월 후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그 인터뷰를 듣는 순간 나에 대해 알고 있던 모든 것이 무너졌다. 분명한 건 나에게 뭔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어쩌면 걷기를 하면서 그 문제를 풀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해서 8월의 어느 토요일, 마인헤드에 와 있다. (…) 나만의 시간, 나만의 모험. 어쩌면 이 시간이 예전의 나를 되찾아줄지도 모른다.
---「1부_이것은 나만의 시간이다 _8월, 마인헤드 해안지구」중에서

지난 몇 년간 실로 많은 것을 제대로 감당해내지 못했다. 아기와 집에 단둘이 있는 것도, 할 일이 없는 상황도 감당하지 못했다. 그럴 때면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찾지 못하고 힘겨워했다. 다른 엄마들을 감당하지도 못했다. 수유와 잠에 대한 강박적인 대화, 그리고 아기의 발달 상태에 관한 열띤 토론이 버거웠다.
---「1부_감당해내다 _9월, 포어랜드 포인트에서 일프라콤까지」중에서

내게 이 걷기가 얼마나 필요했는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나는 대략 10년 만에 다시 출근하고 있다. 프리랜서로, 계약직으로, 자영업자로, 또는 그 밖의 형태로 조각보처럼 커리어를 짜깁기하며 많은 시간을 보내다가 지금은 사무실이 있고, 월급을 받고, 근로소득세를 내고, 일련의 업무 목표가 있다. 직장이 있는 것이 기쁘지만, 한편으론 머릿속에 들어찬 온갖 생각만으로도 지친다. 그래서 땅에 발을 디디는 이 느낌, 그리고 내 오른편으로 드넓게 펼쳐진 이 바다를 내내 갈망했다.
---「1부_사라지고 싶었다 _10월, 일프라콤에서 반스터플까지」중에서

나는 겉으로 포장하는 데 달인이 되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유심히 관찰하고 정확히 모방했다. 온갖 사교적인 몸가짐과 우아함을 갖췄고, 그런 요소들 각각을 누구에게서 훔쳐왔는지 계보까지 파악하고 있었다. (…) 나는 앵무새이자 구관조였다.
---「1부_그럴듯하게 꾸며온 삶 _12월, 도버에서 셰퍼즈웰까지」중에서

만약 나의 아스퍼거 증후군이 너무 미묘해서 검사로 가려지지 않는다면, 그래서 더는 스스로를 설명할 방법이 없어서 이도 저도 못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지난 몇 개월 동안 내가 아스퍼거 증후군일지도 모른다는 것이 마음의 위안이 되었던 것은 사실이니까. 나에게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 나니, 그래도 내 상태가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으니까.
---「2부_자기 이해로 향하는 길 _2월, 칠햄에서 차트햄까지」중에서

나는 어떤 습관은 버려야 하고, 또 어떤 습관은 새롭게 습득해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이상한 느낌이 든다. (…) 지금껏 스스로에게 말해왔던 안온하고 한결같은 인생, 내 인생 이야기의 끝이다. 나는 그 바늘땀을 풀고 있다. 이제 그 솔기를 다시 제대로 꿰매야 한다.
---「3부_다시 시작하는 삶 _5월, 위츠터블에서 캔터베리까지」중에서

버트는 내 얼굴을 쓰다듬고 속삭인다. “엄마, 사랑해.” 그러고는 조그만 몸을 꿈틀거려 내 턱밑으로 파고든다. 예기치 못하게, 나는 버트가 나와 통하는 전기를 가지고 있고 공기나 물처럼 자연스럽게 나를 만지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런 것을 견디지 못하고 그와 떨어져 있고 싶었던 때가 있다. 그 시기는 이제 지나갔다. 우리는 서로 간에 일종의 균형점을 찾았다. 나는 나를 참아주는 그의 인내심, 나에게 적응하려는 그의 의지에 감탄한다. 하지만 나의 적응력에도 감탄한다. 나는 이제 내가 그렇게 끔찍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믿기 시작한다.
---「3부_우리 사이에 연결된 줄 _6월, 데번의 사우스 햄스」중에서

“저한테 말씀하신 내용을 보면, ASD를 가진 사람의 서사와 분명히 일치하네요.”
그렇다면, 나에게는 서사가 있다. 마침내. 나에게 모든 것을 종합한 일리 있는 인생 이야기가 생겼다. 나는 미소를 짓는다.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참 재미있어요.” 그가 말한다. “ASD라는 진단을 받고 사람들이 늘 기뻐하거든요. 다른 진단은 다 나쁜 소식으로 여기면서.”
“모든 게 이해된다는 점에서, 그리고 남들에게도 설명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위안이 되니까요.” 내가 말한다.
---「에필로그_진단을 받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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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녹초가 될 때까지 영국의 수백 킬로미터 해안길을 걷는 저자를 보니 마냥 따라 걷고 싶어진다.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속 복잡함이 걷히는 과정은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겨울이 지나고 마침내 봄을 만나는 쾌감을 선사한다.
- 하지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과 의사의 서재』 저자)
이것은 생애 내내 위태로운 갓길을 걸어온 사람의 이야기이자 자폐라는 이정표를 발견한 후, 비로소 자신만의 오솔길을 찾은 사람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악천후 속에서도 전진을 멈추지 않는 그의 삶에서 분연히 빛나는 결기를 느낀다. 저자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자폐라서 특이할 것도, 자폐니까 특별할 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우리가 그저 우리이듯 그도 그 자신일 뿐이라는 것을.
- 정지음 (『젊은 ADHD의 슬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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