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가 진화하는 과정을 보면 스스로의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나비 애벌레는 자신의 몸을 감싸고 있는 껍데기를 스스로 뚫고 나와야 튼튼한 날개를 얻을 수 있다. 만약에 그 모습이 안타까워 누군가가 쉽게 나올 수 있도록 구멍을 뚫어 주면 애벌레는 금방 죽고 만다. 날 수 있는 힘과 면역력을 키울 기회를 놓치기 때문이다.
고생한 부모 세대 덕분에 편하게 자라 온 요즘 부모는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자기들이 직접 나서서 해결해 주어야 능력 있고 좋은 부모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싸우고 와서 울면서 부모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자기를 때린 아이를 혼내 주라는 뜻이 아니다. 지금 내 마음이 아프고 억울한 것을 좀 알아 달라는 신호일 뿐이다.
이때 아이 편이 돼서 이야기를 들어 주고 수용해 주면 아이는 금세 마음이 편해져서 스스로 해결책을 찾는다. 하지만 부모가 내 아이가 맞은 만큼 상대를 때린다거나 과격한 행동을 보인다면 아이는 부모에게서 힘의 논리를 배운다. 맞으면 때려야 하고, 억울한 일이 생기면 힘으로 해결해도 괜찮다는 잘못된 논리를 배운다.
아이를 키우는 동안에는 아이가 모든 것을 좌우할 만큼 부모의 마음속에 아이가 함께 있다.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도 있지만, 예쁘고 사랑스럽고 뿌듯한 순간도 있다. 아이를 낳으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지만, 아이가 있어 희망이 되고 힘이 될 때가 더 많다.
그런데 엄마 자신이 힘들어서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일이 생길 때마다 아이에게 일관성 없이 행동하고 감정을 분출한다면 아이에게 좋을 리 없다.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화를 내고 어제와 똑같은 상황에서도 다르게 행동한다면, 아이는 엄마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상처를 받는다. 화가 날 때, 기분이 좋을 때, 일이 생겼을 때마다 각기 다른 부모의 행동이 아이를 혼란스럽게 하기 때문이다. 부부 싸움으로 아이를 불안하게 한다거나, 아이에게 폭력을 쓰는 것도 아이를 불행하게 만든다.
---「1장 철없는 베이비 맘이 아이를 망친다」중에서
가정마다 물론 예상치 못한 일이나 상황이 있을 수는 있다. 급하고 소중한 일이면 우선순위를 두고 먼저 처리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아이가 자랄 때만큼은 아이에게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기를 놓치고 후회를 한다. 아이가 자라는 과정에서 부모가 꼭 필요한 시간을 함께해 주지 못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
유아기 때는 아이를 위한 일이면 없는 시간도 내야 한다는 것을 막상 나는 내 아이가 다 큰 뒤에야 알았다. 아이는 부모를 기다려 주지 않고 성장한다. 지난 뒤에 후회할 때는 이미 너무 멀리 와 있더라는 말을 주위에서 많이 한다. 어릴 적 부모님과 함께한 행사의 기쁨과 감동은 그 어떤 일보다도 소중한 추억으로 아이 가슴에 남는다. 인생에서 넘어지고 좌절할 때마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의 원동력은 어린 시절 부모님이 준 사랑이었다는 것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쯤 느꼈을 것이다.
영·유아기는 양육 환경이 아이의 행동과 성격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아이에게 문제가 보이면 양육자는 자신의 태도나 행동을 먼저 되돌아봐야 한다. 소심하고 위축되어 자기 표현을 못하는 아이 또한 부모의 양육 환경에서 오는 문제인 경우가 많다. 창민이도 또래들과 함께 한창 경험하고 느끼면서 표현하고 자라야 할 유아기를 부모의 개인적인 양육 방법으로 인해 때를 놓치고 있었다.
3세 이후의 경험은 아이에게 그때그때 다른 느낌을 주어 변화가 가능하도록 돕는다. 자라는 만큼 느끼는 감정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게 자리를 잡기 때문이다. 어린이집 한 곳을 3~4년씩 다니면서 매년 똑같은 행사를 경험하지만, 그때마다 아이들이 받아들이는 세계는 무궁무진하고, 천차만별이다.
---「2장 아무리 바빠도 육아는 가능하다」중에서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원 교육과 부모님의 협조가 잘 이루어지면 아이는 최상의 교육을 받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어린이집은 유아기 발달에 필요한 영양분을 채워 주기 위해 매일매일 노력하지만 부모가 신뢰하지 않고 도와주지 않으면 기대만큼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때 먼저 꼼꼼하게 따져 보고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을 선택해야 한다. 어린이집 환경, 교육 프로그램, 교사 수준과 원장의 교육철학 등을 잘 알아보고 내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기관인지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한 번 선택한 후에는 믿고 도와주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엄마의 믿음이 아이를 잘 성장하게 할 뿐 아니라 교사에게도 아이를 더 많이 사랑하며 잘 가르칠 수 있는 힘을 주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엄마라면 ‘나는 좋은 엄마일까?’, ‘우리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 걸까?’, ‘나는 아이를 행복하게 잘 키우고 있나?’ 하고 한 번쯤은 생각해 봤을 것이다.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엄마라면 결코 잘못된 방향으로 아이를 키우지 않는다. 부모가 먼저 배우고 노력하며 지혜롭게 키운다면 더할 나위 없지만, 사실 부모가 키우는 것만큼 누가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키웠느냐도 중요하다.
이혼 가정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면 이혼한 가정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없는 환경이 문제인 것이다. 엄마가 키우지 않아서 문제아가 됐다면, 엄마만큼 충분한 사랑과 관심을 주는 사람이 주변에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아이는 부모가 함께 키우는 환경이 최상이다. 하지만 불가피할 경우 부모 중 한 사람이 키우더라도 제대로 된 사랑과 관심으로 키우면 아이는 밝고 바르게 잘 자란다.
---「3장 베이비 맘에서 탈출하라」중에서
다 큰 어른도 안 쓰던 말을 하려면 쑥스럽고 당황스러워 표현을 못할 때가 많다. 아이도 마찬가지다. 가정에서 부모에게 들어 보지 못하고 써 보지 않으면 처음에는 낯설어하고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다. 어릴 때부터 ‘미안해’, ‘고마워’라는 말을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이 자란 부모가 자식을 키우면서 그 필요성을 깨달았지만 정작 말하는 것은 힘들어하는 부모도 많이 봤다. 가정에서 쓰지 않고 습관이 되지 않아 아이에게 표현하지 못하고 가르치지 않아 학부모와 동료에게서 오해를 받는 교사도 있었다.
‘고마워요, 미안해요, 사랑해요, 용서해요’라는 말은 아이를 위해서만 해야 하는 말은 아니다. 먼저 부모 자신에게 좋은 말이다. 좋은 말을 하다 보면 즐겁고 행복한 일이 생길 뿐 아니라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며 살아가게 된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다 보니 부모가 애지중지 키우는 아이, 가정에서 과잉보호하는 아이, 조부모가 모든 것을 오냐오냐 하며 키우는 아이, 맞벌이하느라 제대로 돌보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올바른 생활 습관을 자리잡아 주는 게 힘들다는 것이다.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이며 자연스럽게 몸에 익힐 수 있는 여유로운 환경을 만들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같이 있어 주지 못한다는 미안함 때문에 떼를 쓰며 요구하면 다 받아 주다 보니 좋은 습관보다 나쁜 습관이 먼저 자리를 잡게 된다.
어린이집에 입학해서 담임선생님에게 나쁜 습관을 고쳐 달라는 부모들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임시방편은 될 수 있어도 바른 습관으로 자리 잡지는 못한다. 어린이집에서 바른 습관을 길들이기 위해 교육을 한다 해도 가정에서 실천하지 않으면 편식 교육이 되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올바른 예의와 습관을 배우지 않으면 커서는 점점 더 고치기가 어렵다. 때를 놓치지 말고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또한 아이들은 부모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를 보고 배운다. 부모에게 배우는 모든 행동은 가정의 문화가 된다. 부모가 책을 많이 읽으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독서 습관을 가진다. 부모가 음악을 좋아하면 아이도 음악을 좋아하게 되고, 부모가 등산을 좋아하면 아이도 산을 좋아하게 된다. 가정 문화는 이렇게 아이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4장 베스트 맘으로 태어나라」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