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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엄마는 부재중
2. 브라상퓌의 여인 3. 왜요? 왜냐하면 4. 검붉은 키스 5. 색깔 없는 어머니 6. 암탉들 7. 빵쁠르무스 8. 어느 달 없는 밤 9. 침묵의 계율 10. 우리 딸, 내 인생의 감초 11. 엄마에게 12. 장례식 상품권 13. 회수(回收) 14. ABC 15. 엄마처럼 16. 우리 귀염둥이 17. 리얼 러브 메일(Real Love Mail) 18. 할머니와 엄마와 나 19. 엄마는 노래했다 20. 아기와 엄마 |
역박정연
프랑스 엘르 잡지사가 주최한, 어머니와 딸을 주제로 한 단편 소설 공모전에서
총 1천여 편의 작품 중에서 우수작으로 선정된 20편의 단편 모음집! 엄마와 딸 사이에 일어나는 복잡하고도 영원한 관계의 풍경, 그리고 사랑의 진실 이 책은 ‘엄마와 딸’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갖가지 상황들과 사건들을 소재로, 엄마 혹은 딸이 쓴 단편 모음집이다. 프랑스 엘르(Elle) 잡지사가 유방암 환자를 돕기 위해 고급 여성 의류 메이커인 꽁뚜와르 데 꼬또니에르(Comptoir des Cotonniers)와 공동 주최한, ‘엄마와 딸에 관한 단편 소설 공모전’에 오른 1천 여 편의 작품 가운데 우수작으로 뽑힌 총 스무 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낙태가 합법인 나라, 급등하는 독신자 수(전체 인구 6명당 1명꼴), 40%에 달하는 이혼률(2000년 한해 30만4,300쌍이 결혼했고 이 중 40%에 해당하는 11만6000쌍이 이혼했다), 점점 흔해지는 자유로운 동거 생활과 청년?청소년기의 동거(30세 이하 커플의 동거율 50%, 프랑스 전체 가정의 10%가 동거의 형태로, 한해 태어나는 아이들의 40%가 결혼하지 않은 커플에게서 태어나며, 사생아도 동등한 상속권을 가진다), 유럽 국가 중 편부모 가구 수 1위(아이가 있는 가구의 16%), 여성의 평균 결혼 연령 29.4세(2000년 기준)……. 잘 정비된 사회 안전망 덕택에 동거나 이혼, 편부모 가정 등이 법적?경제적?사회적 어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는 나라, 사회적인 성공을 위해 독신을 선택하는 여성들이 가장 많은 나라…….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의료 제도를 갖추고 있으며, 예술과 음식(와인) 문화에 있어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나라 프랑스의 이면이다. 바로 그런 사회 문화를 가진 프랑스에서 엄마와 딸의 관계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스무 편의 이야기들의 표현 방식은 매우 색다르지만 바탕을 이루고 있는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어머니와 딸’이라는 주제에 대해 10대부터 50대까지 각기 다른 각 세대의 여성들이 쓴 이 글들은 매우 특이하면서도 보편적이며, 때로는 혼란스럽고, 부드럽거나 열정적인 모녀 관계를 묘사하고 있다. 프랑스인의 시각과 상상력으로 쓰여졌으면서도 세계 모든 여성들이 공감할 있는 순수하고 담백한 이야기들로, 전문 작가의 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강한 흡입력이 있다. 신석기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여인 두상을 모티프로 하여 원시 부족의 어머니와 딸의 절대적인 사랑과 믿음을 서사적인 문체로 표현한 <브라상퓌의 여인>, 열다섯에 딸을 낳은 미혼모 엄마와 이제는 스무 살 대학생이 된 딸의 이해와 사랑, 동지애를 그린 <검붉은 키스>, 사회적 성공을 위해 이혼을 선택하고 떠나가는 엄마의 냉정함을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침묵의 계율>, 어느 날 느닷없이 배달되어 온 한 편의 편지를 통해, 다섯 살 때부터 죽은 줄만 알고 상실의 고통에 빠져 원망만 해 왔던 어머니의 존재를 확인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회복하게 되는 <엄마는 부재중>, 딸과 엄마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과 이해의 차이를 역설적으로 표현한 <장례식 상품권>, 뗄래야 뗄 수 없는 엄마와 딸의 의존적인(때론 집착처럼 보이기도 하는) 관계를 표현한 <우리 귀염둥이>. 엄마라는 존재가 가져다 주는 막연한 든든함에서부터 이별로 인한 상실의 아픔, 문화와 세대 차이에서 오는 오해와 갈등, 배반과 복수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어머니 혹은 딸에 대한 이해가 한층 더 깊어지는 것을 깨닫게 된다. 문화적으로는 아직도 우리와 생경한 나라 프랑스지만, 어머니와 딸이 서로간에 느끼는 감정이나 관계는 우리와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어머니와 딸, 사랑과 미움, 갖가지 모순들로 만들어진 영원한 주제……. 영화 마요네즈 같은 일상을 반복하고 있는 독자에게는 참 좋은 읽을거리가 될 것이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관계들이 팽팽하게 균형을 이룬 이 책을 읽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커다란 거울 앞에 서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어머니와 딸이라는 영원으로 이어지는 길 위에 서 있는 자기 자신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