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은 생산할 수 있는 곳이 한정되어 있고 인간에게 필수적인 식재료이기 때문에 고대부터 상당히 귀하게 여겨졌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소금을 주고 노예를 샀으며, 고대 로마에서는 관리나 병사들의 월급으로 소금을 지급하기도 하였다. 영어의 월급(샐러리: salary)이라는 단어는 고대 로마의 관리나 병사들에게 주는 소금 돈이라는 뜻의 라틴 어 ‘살라리움(salarlum)'이 어원으로 소금의 귀중함에 대한 인식은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 p.15
쌀은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다른 작물보다 많으며, 밥을 지으면 그 부피가 약 2배 이상 불어난다. 또한, 추수한 낟알은 다른 식재료와 달리 쉽게 상하지 않고 1년 이상 보관이 가능하다. 이런 쌀의 장점으로 쌀을 주식으로 하는 아시아 지역은 많은 인구를 부양할 수 있었으며, 다른 작물을 주식으로 하는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인구 밀도가 높다. 벼는 논과 밭 모두에서 자랄 수 있으나 원래 습지에서 자라던 식물이기 때문에 논벼의 재배 면적이 전체 재배 면적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에 벼를 재배하는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연중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하기 위해 수리 시설이 필요했으며, 조직적인 협동 작업이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강력한 지도력과 위계질서가 강조되어 아시아에서는 일찍부터 중앙 집권 국가 체제가 성립되기도 하였다. --- p.62
빵은 주로 건조 기후 지역을 중심으로 확장되었는데, 이는 밀과 빵의 특성 때문이다. 우선 밀은 건조 기후지역에서도 비교적 잘 재배되었다. 둘째로 밀가루로 빵을 만들 때 쌀로 밥을 만드는 것보다 물 소비량이 적었다. 쌀은 물을 가득 채운 후 밥을 만들지만 밀은 적당량의 물만 있으면 충분히 반죽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셋째로 유목 생활을 하는 건조 기후의 사람들에게 빵은 건조 기후 지역을 중심으로 소비되었으며 점차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었다. --- p.115
감자는 사탕수수, 옥수수, 쌀, 밀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생산량이 많은 작물이다. 감자의 원산지는 남아메리카에 있는 티티카카 호 일대이다. 운송로로 이용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놓은 티티카카 호 주변은 고산 기수 지역으로 연중 서늘해 감자의 재배지로 적합하다. 이곳에서 재배된 감자는 안데스 산맥을 따라 북쪽과 남쪽으로 확산되어 콜럼버스가 신대륙에 도착하였을 때 북으로는 멕시코, 남으로는 칠레 남쪽까지 재배되고 있었다.
이후 에스파냐 원정군(1570년)에 의해 유럽에 전해진 감자는 지속적인 개량이 이루어졌고, 오늘날에는 세계 각국에서 재배되고 있다. 개량 과정에서 기후적 적응력이 높아진 감자는 서늘한 기후는 기본이고 열대 기후가 나타나는 동남아시아를 비록사여 건조한 아프리카의 사막에서도 재배되고 있다. --- p.218
엘니뇨는 열대 태평양에서 약 5년마다 준주기적으로 나타나는 기후 현상이다. 저앙적인 상황에서 페루 해안은 차가운 해수가 올라오면서 플랑크톤이 풍부해지고 이것을 먹고 사는 안초베타도 많아진다. 하지만, 엘니뇨 현상으로 무역풍이 약화되면 페루 일대의 차가운 해수(용승류)가 올라오지 않아 플랑크톤의 양이 부족해지고 안초베타의 개체 수도 급감한다. 실제로 페루에서는 엘니뇨 현상이 발생할 때마다 안초베타의 어획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안초베타의 어획량 감소는 연쇄 반응을 일으키는데, 안초베타 수출량이 감소하면서 안초베타를 사료로 사용하던 세계 축산 농가에서 콩을 대체 사료로 사들이고, 결국 국제 콩 값이 급등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 기상이변인 엘니뇨 현상의 빈도가 잦아지고 있어 세계는 엘니뇨 현상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 --- p.240
프랑스에서는 뵈르 무아제트(버터의 종류)와 파슬리, 레몬 등과 함께 홍어를 내놓으며, 포르투갈에서도 홍어로 스튜를 만들어 먹거나 쪄 먹는 문화를 볼 수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홍어가 상하기 전에 건조한 후 이를 음식의 재료로 사용한다.
한편, 유럽에서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삭힌 홍어를 먹는다. 이 지역에서는 껍질을 벗기지 않은 홍어를 토막 낸 후 바닷가 자갈밭에 묻어 두었다가 꺼내 먹는다. 보통 여름에는 약 7주 정도 삭히고, 겨울에는 약 2~3달을 삭힌 다음 먹는다고 한다. 음식이 부족하던 과거에는 한 달에 한두 번씩 내오던 저렴한 음식이었지만, 오늘날에는 식탁이 풍성해지면서 점차 사양화되고 매년 12월 23일에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음식으로만 먹는다. --- p.264
일본에서 고기를 금기한 것은 불교 이외에 사회·정치적 요인의 영향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는 다른 문화권과 마찬가지로 노동력으로 이용되었고, 개는 분쟁이 많았던 당시 적의 침입ㅇ르 알리는 역할을 했다. 닭은 시간을 알려주는 역할을, 말은 운송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원숭이는 사람과 비슷한 생김새로 일종의 금기로 여겨졌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달리 몰골의 간섭을 받지 않으면서 전반적으로 육식 금지 풍습이 이어졌을 것이다.
이런 풍습의 결과 단백질 섭취 감소로 인한 영양 부족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었으나 일본은 큰 무리 없이 지나갔다. 그 이유는 일본은 섬나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안에 인접하여 살았고, 육류를 금지하더라도 어패류를 통해서 부족한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섬나라라는 독특한 특성 때문에 그 들은 오랫동안 육식을 과감하게 금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 p.286
상당히 간단한 요리법이었던 당시 프라이드치킨이 오늘날 깊은 맛으로 바뀐 데는 흑인 노예들의 역할이 크다. 살이 별로 없어 백인들이 버렸던 목 부위와 날개 부위는 백인들 가정에서 일하는 노예들의 차지였다. 흑인 노예들은 이 부위를 맛있게 먹기 위해 그들의 고향인 아프리카 특유의 음식과 마찬가지로 향신료를 첨가하였다. 그 과정에서 닭고기에 양념이 깊이 배여 그 맛이 아주 좋아졌다. 그 맛은 주변으로 퍼졌고 미국 남서부(켄터키, 테네시, 앨라배마 등)를 대표하는 음식이 되었다. 프라이드치킨은 아프리카 계 미국인의 슬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어 ‘소울 푸드(soul food)’라고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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