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로에게
여러 번 만나러 왔는데도
못 만나줘서 미안해.

지로에게는 많은 인연이 있지만
내게 일생에 한번뿐인 인연은

그 건물 옥상에서 지로를 기다리던
그날 아침뿐이었어.

안녕히... 사라.

1년후 사라를 거리에서 보았다.
모르는 남자와 같이 걷고 있었어.
'왜 그래, 소지로?'
'아니... 그냥.'

지금도 생각이 떠나질 않아.
그때 달려가서 껴안았다면 지금쯤 우린 어떻게 됐을까?
여러번 여러번 써먹었던
한번 뿐인 인연.
내게 한번뿐인 인연은 그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기회는 두번 다시 오지 않아.

지로.
'너 누구야?'
'왜 울어?'

사라
내 한번뿐인 인연.

-일기일회-

일기일회라는 말이있다. 다도에서 흔히들 쓰이는 말로 일생에 한번뿐인 인연이라는 뜻이다. 온갖 여자와 하룻밤 재미를 즐기는 소지로에게 그런 일기일회란 뼈저리는 말이다. 그에게 두 번이란 없다. 사라를 만났을때도. 그녀와의 약속을 어겼을때도, 그럼에도 그녀를 잡지못했음에도. 그는 후회가 막심하다. 도쿄타워가 보이는 시노다 빌딩으로 새벽5시에 나와달라는 사라의 말을 소지로는 그대로 무시했다. 혹시나 그녀를 사랑하게 될까봐 두려웠다. 그녀가 그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그는 지금도 후회하고 있다. 일기일회를 잡지못했던 바보 스러운 자기자신을... 왜,,왜 그래?미안해.미안해.약속 못지켜서. 울지마.. 안녕.... 천천히 사라져가는 사라의 뒷 모습이 너무나도 작아보여서 내 다리는 땅에 뿌리를 내린듯 꼼짝하질 않았다. 분명히 내일 다시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찾아올거야. 웃으면서 내일 여느때의 우리들로 되돌아 갈거야. 그렇지.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