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내 조막손을 좋아하느냐고?
나는 딸아이의 질문을 머릿속에서 두 번이나 굴려 보고는 그 진솔함에, 난데없이 튀어나온 방식에 폭소를 터뜨릴 뻔했다.
“좋아해, 우리 공주님. 나는 내 조막손이 좋아. 항상 좋아했던 것도, 항 상 편안했던 것도 아니지만 내 조막손은 나에게 중요한 교훈을 가르쳐 줬어. 인생은 쉽지 않고, 늘 공평한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야. 그런데 우리가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법을 터득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너희는 좀처럼 믿기 힘들 거야.”
이 책은 나와 내 조막손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야구를 하며 보낸 야구 선수로서의 이야기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인생의 이야기다.---p.15
나 와 내 손과의 관계는 이랬다. “어라, 나는 손이 하나 없네.” 몇 년후, 그 생각은 이렇게 발전했다. “으음, 조막손 때문에 나는 다른 아이들하고는 달라.” 그런 후에는, “에이, 공놀이는 할 수 있잖아. 그럼 된 거 지.” ---p.76
“우 리한테 문제는 없어.”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말했다. “스크린이 일시적으로 깜빡거렸던 것뿐이야. 우리는 이 상황을 감당할 수 있어. 만약 이게 문제가 된다면, 그건 우리가 이상황을 문제로 만들기 때문일거야. 하지만 이건 더 이상 문제가 아냐.”
나 는 그저 아버지, 어머니가 다시 함께 있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열린 창문에서 나는 휘파람 소리를 들으며 바람을 느끼는 게 행복했고, 병원을 뒤에 남겨 두고 와서 행복했으며, 병원 냄새를 맡지 않아도 되어서 행복했고, 집에 가고 있어서 행복했다. 그 드라이브는 우리 가족 모두에게 중요한 드라이브였다. ---p.87
베리언스프링스에 돌아온 웰크는 블루제이스 소속 스카우팅 디렉터 밥 엥글에게 보낼 보고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드래프트까지는 두 달 넘게 남아 있었지만, 그는 자신의 생각이 다음 번 장거리 드라이브로, 다음 번 아이에게로 흘러 들어가기 전에 서류 작업을 진행했다.
‘짐 애보트, 좌완 투수, 6.3인치, 180파운드, 걸출한 팔, 우수한 체인지업, 변화구에 소질이 있음, 내추럴 커터, 경쟁심 강함, 뛰어난 운동선수, 미식축구도 함, 우수한 타자.’
마지막 줄을 적으려다 종이 위에 잠시 멈칫한 그는 잠시 후 펜을 들어 몇 글자를 더 추가했다. ‘오른손이 없음.’ ---p.154
“가슴을 향해 던져!” 유격수 데이브 실베스트리가 소리쳤다. “가슴을 향해서!”
마 르티네즈가 다시 점프했다. 그는 내려오면서 타자 주자가 베이스를 밟기 전에 주자를 태그했다. 금메달까지는 한 개의 아웃 카운트가 남아있었다. 나는 마지막 커터를 던졌다. 그 공이 마지막 땅볼로 이어졌다. 벤추라에게 가는 실베스트리가 다시 고함을 쳤다. 경기의, 토너먼트의 마지막 순간을 예상한 관중이 기립했다. 벤추라의 송구는 마르티네즈의 가슴으로 날아갔다.
우리가 이겼다. -본문 207 88 서울 올림픽에서 우승 직후 -
부모님은 내 조막손이 내게 세상을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할 책임을 준다고 믿었다. 내가 부모님의 믿음을 항상 이해한 것은 아니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어떻게 예우할 수 있나? 내 오른팔을 위아래로 샅샅이 훑었지만 내가 거기서 본 것은 공허함뿐이었다. 나는 내 오른손이 나한테 한계를 짓는다고 생각했다.
부모님은 몸과 영혼의 회복을 위한 기회를 봤다. 그분들은 거기서 나와 내 조막손의 가능성과 다른 이들을 위한 희망을 봤다.---p.361
정 말로 내 손은 볼품이 없다. 나는 내 손에 못 미치는 사람이었나? 또는 손이 그런 것 치고는 많은 일을 한 사람인가? 내가 그 손을 달고 다니는 게 아니라 그 손이 나를 데리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내가 어찌 그 손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는 내 조막손이 부여한 책임감에 부응하며 살았다. 또한 내가 그랬기를 바란다.
---p.3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