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휴(休)는“사람이 나무숲에 있으면 편하다”란 뜻이다. 숲(forest)은 for+rest로 “쉬는 곳”이란 의미이니 한자의 휴(休)와 영어의 forest는 같은 의미이다. 숲속의 쉼터를 쉴터라고도 한다. 쉴터를 shelter라 하고 한국어의 쉴터와 영어의 shelter는 발음도 같고 의미도 같은 말이다. 숲은 수(樹)와 풀(草)이다. 교목과 관목 그리고 초본류의 식물과 곤충과 동물이 자연스럽게 공생하는 곳이다. 사람이 나무 밑에 있으면 편하지만 나무도 사람과 있으면 더 충실하게 잘 자란다.
---「프롤로그」중에서
고요한 산속의 적막을 깨는 싱그러운 새소리는 숲 산책자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이 숲에선 딱 새, 솔새, 뱁새가 하루 종일 서로 다른 옥타브로 숲의 전령사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아직은 먼동이 트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청아한 소리로 지저귀는 새들의 노랫소리에 숲은 한층 더 깊어진 자연의 풍경을 연출해낸다. 겨우내 깊은 정적에 잠들었던 숲은 이렇게 낯선 불청객의 출연만큼이나 늘 새소리며 나뭇가지 부비는 소리,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로 이제 자연의 모든 생명이 깨어나야 하는 봄이 왔음을 온몸으로 알린다.
---「나무철학자의 숲속 놀이터·쉼터·배움터」중에서
바람의 방향과 바람의 움직임은 계절이 변하는 것처럼 제멋대로 불어대다가도 멈춰야 할 때가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숲에서 나무로, 나무에서 계곡으로 흐르는 바람은 때에 따라 딱 그만큼의 움직임을 허락한다. 오랜 숲살이로 터득한 자연의 법칙은 바람은 막는다고 멈추는 게 아니라 기다리면 멈춘다는 것이다. 바람의 지혜는 나에게 기다릴 줄 아는 자연의 이치를 가르쳐주었다.
---「산을 잘 가꾸고 산을 잘 지켜라」중에서
지형적인 특성으로 산과 숲을 구분해보면 산(山)은 대부분 경사가 급하고, 천연림이나 교목 같은 큰 나무가 우점하면서 해발고도가 1,000m 정도인 천산(千山)을 산(山, mountain)이라고 하며, 교목이 10% 정도이며 관목과 지면에 잡초 등 초본류가 자생하는 완경지의 수풀(樹草)지역을 숲(林, forest)이라고 한다. 숲이 ‘공생한다’는 생태철학적 개념이라면 산은 그 자체로 홀로 서있는 형태상의 개념이라고도 볼 수 있다. 나는 자연을 이루는 모든 것, 가령 풀이 자라고 나무가 우거지고 곤충이 날아다니며 날짐승이 살아가며 인간이 자연을 느끼는 그 모든 어울림과 공생 과 휴식의 공간이 바로 숲이라고 해석한다.
---「숲과 나무, 자연은 어울려 잘사는 것」중에서
1976년부터 나무를 가꾸고 조림하는 데 전념하다보니 많은 세월을 지내면서 쌓은 경험과 간이자원이 충분해졌다. 이 경험과 고민의 시간들을 내가 가지고 있는 산에서 제대로 실험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어느 날부터 나는 ‘나무독립군’이 되기로 했다. 나는 사용처가 없어 방치되고 있는 국산 목재에 대해 새로운 소비처를 만들어서 목재 자급을 높여보자는 목재 독립운동가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연구에 몰두했다.
---「나무독립군으로 우리 나무를 지키는 방법」중에서
한옥의 부재를 원주목이나 4각 제재해서 만든 한옥은 1세대 방식이고, 한옥부재인 통나무를 벽체와 접하는 부분과 부재의 끝만 규격화/모듈화해서 맞춤방식으로 지은 통나무 한옥집이 2세대 한옥 방식이다. 외부로 노출되는 부분은 원목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원주가공이나 4각 제재 방식보다는 보다 작은 원목을 사용해도 되는 것이 장점이다. 또 원목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자연감이 좋다. 3세대 방식은 통나무를 키는 방식이 아니고 반대로 벽돌처럼 잘라서 황토와 함께 벽체를 만드는 방식으로 기둥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 방식의 가장 큰 특징은 원목이 직재가 아니고 구부러진 나무든, 굵은 나무든 가는 나무든 모두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 나무를 표준화시켜 한옥을 만들자」중에서
국가 목표인‘산을 푸르게’는 어느 정도 달성했으니 이제는 자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자금을 투자해서 경제적이고 수익적인 연구와 사업을 펼칠 시점이 된 것이다. 지금까지 한 50년 녹색 산림 조림에 힘써 왔다면 이제는 어떻게 하면 좀 더 효과적으로 산림을 이용하고 경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를 모색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지금까지 산림녹화에 치중했다면 앞으로는 산에 대한 이용과 숲과 동식물의 공존 공유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
---「우리 강산 푸르고 아름답고 풍요롭게」중에서 중에서
지금도 다릅나무나 피나무 같은 귀하고 고가의 진짜 좋은 나무들은 육묘를 잘 못한다. 귀하고 쓰임이 많은 나무일수록 산에 활착해 살아남는 나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50년을 산을 가꾸고 나무를 연구한 임업인으로서 다릅나무나 피나무, 헛개나무 같은 좋은 자원을 많이 만들어보는 게 꿈이다.
---「숲의 다양성을 저해하는 산림관행」중에서
나무 위에 집을 지으면 한여름 뜨거운 햇볕이 내리쪼여도, 눈이 내려도, 찬 이슬이 내린다 해도 언제나 편한 휴식을 제공한다. 자연 경관을 해치지 않고, 자연적 거리를 유지하는 숲속 여기저기 나무 위 작은 오두막은 새롭지만 원초적 휴양이 된다. 숲속의 별은 언제 보아도 크고 아름답다. 숲속 트리하우스는 가 장 오래되고 편한 안식처이다. 숲은 휴식이며, 숲은 만병통치 약국이다.
---「사람들은 왜 나무 위에 지은 집을 좋아할까」중에서
트리하우스를 짓는 데 쓰는 나무는 오히려 탄소가 마이너스로 카운트 된다. 그래서 나무로 지은 트리하우스는 탄소가 고정돼 더 줄어드는 것이다. 한마디로 친환경 건축물이 되는 것이다. 또한 나무는 재생 가능한 자원이기에 원목 그대로 사용하게 되면 목재 가공 시 들어가는 에너지가 철, 시멘트 등에 비해 매우 적어 이산화탄소 방출량도 적고, 폐기할 때 발생하는 유해물질도 사실 상 없다. 건축 재료로써, 목재는 습도 조절 및 단열 효과가 뛰어나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주거공간이 된다. 또 나무의 무늬와 색상은 편안함과 친숙함을 준다. 아울러 목재에는 살균과 방취 효과가 있어 건강한 주거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완전친환경건축, 트리하우스」중에서
트리하우스 계곡야영장에는 내가 손수 지은 땀과 노력의 결정체인 각양각색의 트리하우스가 5채 있다. 빨간 지붕, 파란 지붕, 까만 지붕, 하얀 지붕, 녹색 트리하우스 2.5평정도 규모로 국산 낙엽송 구조재에 판재로 마감을 했다. 트리하우스의 벽재는 11mm 은박단열재나 인슐레이션 단열재 를 썼고 지붕은 칼라강판으로 얹었다. 트리하우스 옆으로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소나무와 참나무가 운치 있게 시원한 그늘막이 되어주었다. 트리하우스 밑에는 서브텐트를 설치해서 여러 명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 나무 활용의 한수, 트리하우스 짓기」중에서
요즘 숲속에서 가장 인기 좋은 곳은 나무텐트이다. 바닥 길이 2,100mm×폭1,500mm에 어른 앉은 키 높이에 지붕은 산밤나무 너와로 얹었다. 15년 전에 만들어 지붕 위에 너와 사이에 솔잎이 가득하고 금세 돋은 어린 소나무가 솜털처럼 뽀사시하게 나와 있어 세월이 느껴진다. 나무텐트 앞쪽에 우드-데크 사이트와 주차공간이 있다.
---「우리 나무 활용의 한수, 트리하우스 짓기」중에서
트리하우스의 봄색은 하우스 주변으로 하얗고 노랗게 꽃피는 산벚꽃과 목련, 생강나무 꽃들에 둘러싸인 연둣빛 자연의 생명력을 온몸으로 느끼게 하고, 여름의 색감은 녹음이 짙게 뒤덮은 푸르 른 숲속에 둘러싸여 시원한 계곡 물소리를 벗 삼아 진한 녹색 향기에 마음을 내려놓는다. 가을엔 붉은색 갈색으로 갈아입은 나무들의 가을빛 변신과 우수수 떨어져 땅 위를 뒹구는 낙엽들의 잔해를, 그리고 겨울이면 트리하우스 지붕이며 나무가 온통 은빛 눈꽃으로 물들어 하얗고 고요한 눈 속의 트리하우스를 연출하곤 한다.
---「봄여름가을겨울의 낭만을 만끽하는 트리하우스 숲캠핑」중에서
숲속 야영장은 원래의 산속에서 자연을 즐기는 아날로그적인 놀이문화에서 발전해 다양한 이용객의 니즈를 맞춰주는 레저학습근무환경에 맞는 진일보한 캠핑시설로의 변신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 놀이문화의 일상생활문화로의 자리매김은 앞으로의 숲속야영장의 경제효과뿐만 아니라 비대면시 대의 미래형 레저문화의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코로나시대의 여행, 숲캠핑 워케이션」중에서
숲에 사업성이 있으려면 숲에서 체험을 하고 잠을 자고 음식을 만들어 먹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캠핑 와서 혼자 놀다가 샌드위치 하나 먹고 가 버리면 그건 숲에 쓰레기만 남기고 가는 일회용 행위에 불과하다. 지금은 문화적 트렌드와 결합이 돼야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 수입도 얻을 수 있는 시대이다. 1, 2차 산림산업에 3차 서비스업이 결합된 산림 6차 산업이 산사람들이 살 수 있는 길이다. 야영장도 하고 캠핑장도 하면서 그 속에서 숲체험과 숲 치유, 숲에 관한 교육 등 숲의 가치를 몸과 마음으로 즐기는 사업들이 요즘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시대의 여행, 숲캠핑 워케이션」중에서
트리하우스에서 아이들의 동심을 자극하는 건 자연 그대로 펼쳐진 천연생태체험장이다. 숲속 트리하우스 바로 옆에 있는 계곡 물 속으로 아이들은 거침없이 풍덩한다. 한창 무더울 때가 아닌 아직 물이 차가울 때도 아이들의 개울가 물놀이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르게 흘러간다. 아이들은 어른들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조그마한 치어며 수풀 틈에 숨은 다슬기를 잘도 잡는다. 캠핑장 바로 앞에는 1급수를 자랑하는 개울이 흐르고 있어 캠핑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어린이의 로망 트리하우스」중에서
야생에서 즐기고픈 인간의 욕망은 캠핑이라는 조금은 느슨하고 아날로그적인 공간과 생활방식을 통해 자신 안에 숨어있는 자유인의 놀이문화를 자극하게 된다. 이러한 우리의 잠재된 욕망이 자연 스럽게 분출되는 놀이가 바로 캠프파이어를 비롯한 자연을 그대로 바라보는 행위라 할 만하다. 그중에 으뜸은 역시 캠프파이어를 하며 즐기는 불멍과 맑은 물이 철철 넘쳐흐르는 개울물을 바라보며 자연 그대로 돌아가는 물멍, 짙푸른 녹음과 쭉쭉 뻗은 나무로 뒤덮인 숲에서 즐기는 숲멍이 캠핑의 꽃이라 할 만하다.
---「캠핑, 야생, 자연, 놀이」중에서
봄에는 산나물, 가을에는 싸리버섯-능이버섯-송이버섯-표고버섯의 순으로 피어난다. 표고는 원래 자생적으로는 700고지 이상의 높은 산의 응달에서 나오는데, 이것을 우리가 인공적으로 나무에 균사를 접종해서 가을에 송이 지고 난 다음에 나오도록 했다. 홍천의 쏠쏠한 겨울 경제나기는 땔감용 나무나 목재용 나무를 만들고 표고목을 만드는 것이다. 표고목은 수요도 많아서 산촌의 겨울철 벌이로 한몫 단단히 한다. 고로쇠수액도 훌륭한 자연 수입처이다. 나무마다 수액이 나오는 시기가 조금씩 달라 단풍나무류에서 가장 먼저 수액이 나오고, 그 다음에 자작나무, 그리고 끝물에 다래나무에서 수액이 나온다. 봄이 되면 산에 지천으로 자라는 것이 산두릅이나 산채 같은 나물들이다. 장뇌삼이니 산마늘, 명이나물 같은 산채들이 산골사람들에게는 건강도 챙기고 수익도 올릴 수 있는 소득 증대 수입원들이다.
---「자연을 닮은 숲벌이」중에서
우리 나무를 활용해 집도 짓고 간단한 생활도구도 만들고 트리하우스에 들어갈 나무텐트며 페치카를 만들고 캠핑장에서 사용할 장작도 만들어 놓는 일들이 나무독립군이 가장 신경을 써서 해야 할 일들이다. 그 중에서 가장 쓰임이 많이 되는 목재는 건축자재용 목재를 만드는 일이다. 산에서 나무를 베어 와서 나무를 건조하고 전지하고 목재로 쓸 수 있는 나무로 만드는 과정 하나하나가 녹록치 않은 일이다. 그래도 이 일들이 있기에 전문임업인으로서 나름의 긍지를 가지고 일한다.
---「나무 건축자재 만들기」중에서
내가 벌통을 만들면서 중요하게 고려했던 건 벌통을 원형벌통으로 규격화 표준화시켜서 여러 개를 동일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꿀벌이 거주하고 활동하는 원형벌통은 나무 원형을 가지고 나무의 속의 가운데를 완전히 비워서 최대한 꿀벌들이 자연 속 원형집처럼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토종꿀벌 생산은 이렇게 원형 벌통을 만드는 것부터 벌통을 관리하는 것까지 동네 분들에게 일일이 교육을 시키고 있다.
---「원목을 그대로 살린 원형벌통을 만들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