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다는 거야? 됐다는 거야?
일본어는 정말이지 애매한 표현이 많다. 일상적으로 하는 말만 보아도 도대체 좋다는 건지 싫다는 건지 알 수 없는 말투성이다. 하고 싶은 말을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 서양인들은 그래서 일본어를 배우다 말고 두 손 들기도 한다. いいです는 사전적인 의미로는‘좋습니다’라는 말이다. 그런데 コ一ヒ一 いかがですか커피 어때요?라는 물음에 상대가 いいです라고 말하면 이는 대개 ‘좋습니다’라는 뜻이 아니다.‘괜찮으니까 그만두세요’라는 정반대의 뜻이다. 난감하지 않은가.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
義理의리는 일본인이 무척 중요시하는 정서로 손꼽힌다. 그야 우리도 친구 사이의 의리를 무척 중요시하지만 일본에서 말하는 義理는 우리가 말하는‘의리’와 조금 다른 면이 있다. 일단 일본식 義理의 정의는‘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반드시 지켜야 하고, 무슨 일이 있더라도 해야 한다고 느끼는 것’이다. 은혜를 베푼 상대를 항상 생각하고 배려하고, 때로는 자기를 희생하면서까지 상대의 행복을 우선시하겠다는 결의랄까.

가끔은 본심과 다르게 말하는 다양한 성향의 일본인
그 속내를 그대로 보여주는 책!
속내를 쉽게 보여주지 않고 때로는 본심과 다르게 말하는 일본인의 다양한 성향으로 풀어본 속 보이는 일본어는 일본인이 아니면 이해하기 힘든 뉘앙스의 차이까지 알 수 있게 속뜻까지 시원하게 풀어준 표현들을 가득 담았다. 저자는 자신과 만난 일본인과 겪은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함께 일상생활에서 쓰고 있는 단어에서 회화표현까지 자연스럽게 녹여냈으며, 굳이 쓰면서 외우려 하지 않고 가볍게 읽기만 해도 뉘앙스와 속뜻까지 함께 머리에 자연스럽게 남도록 했다. 딱 봐도 일본사람의 평범하지 않은 성향을 재미있게 그려준 현태준 아저씨의 일러스트도 또 하나의 볼거리다.

친구하고 싶은 일본인의 혼네와 다테마에
그 속에 일본어의 지름길이 있다.

외국어를 배우려면 그 나라 사람과 말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그러나 웬만해 서는 속내를 잘 보이지 않는 일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표면적인 의미와 그 속뜻이 너무 달라서‘어, 이게 아닌데’싶을 때가 적지 않았다.

일본어를 공부하며 일본인과의 소통을 꿈꾸는 독자들이 이런 낭패를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저자는 일본에서 만난 다양한 성향의 일본인의 속내를 친절하게 안내라도 해주듯 그 나라에서 나고 자라지 않은 이상, 파악하기 쉽지 않은 말의 미묘한 뉘앙스까지 건드려 주었다. 속 보이는 일본어는 재미있는 실제 이야기를 통해 그런 미묘한 부분까지 속속들이 풀어냈기 때문에 여기 나오는 단어와 표현들은 굳이 외우려 하지 않고 가볍게 읽기만 해도 자연스레 머리에 남을 것이다.

단순히 단어의 표면적인 의미만이 아니라 그 뒤에 숨어 있는 뉘앙스와 의도, 나아가 한 사회의 문화와 정서적 맥락까지 욕심껏 담아내려 한 이 책이, 독자 여러분이 일본사람들과‘진짜 소통’을 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하는 저자의 진심이 전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