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가 만드는 새 디지털 세상은 낙원인가, 지옥인가?
미디어 변화의 거대한 파고를 모르고서는 세상을 읽기 어렵다!
구텐베르크의 인쇄혁명이 만들어낸 신문과 책, 정말 추억상품 반열에 오를까?
TGIF, 이것을 “Thank God It’s Friday”라고만 알고 있다면, 소위 말하는 디지털 네이티브(디지털 원주민)는 아니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은 트위터(Twitter), 구글(Google), 아이폰/아이패드(iPhone/iPad), 페이스북(Facebook)의 머리글자를 딴 신조어다. 현재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 추세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급격하다. 자고 일어나면 뉴디바이스와 새로운 소셜미디어들이 등장하고 그것들은 빠른 속도로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그 속에서 올드미디어로 대표되는 종이신문과 종이책은 이제 설 자리를 잃고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형국이다.
이제 사람들의 손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달랑 들려 있다. 무거운 책도, 작은 글씨로 지면을 빽빽이 메운 신문도 이제는 그들의 손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그들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이메일을 확인하고, 뉴스를 읽고, e북이나 앱북을 읽고,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음악을 듣고, 심지어 소셜미디어를 통해 모르는 사람과 가상의 공간에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뉴미디어를 따라가느라 힘에 겨운 디지털 이미그런트(디지털 이주자)는 560년을 이어온 구텐베르크의 인쇄혁명이 만들어낸 신문과 책이 화석화되어가는 현실을 절감한다. 이제 신문과 책을 추억상품의 반열에 올려야 할지 모른다.
미디어 변혁과 그로 인해 요동치는 저널리즘의 모든 것에 관한 기록
기술 혁신은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나 이뤄졌지만, 오늘날 겉으로 드러난 변화는 거의 미디어에 집중돼 있는 듯하다. 이 책의 저자는 “지금 미디어판을 정의하라면 ‘혼돈’이라는 말밖에 달리 댈 게 없어 보인다”라고 말한다. 이처럼 미디어 변화는 예전과 달리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고 거세게 우리 앞에 몰아닥치고 있다. 그래서 미디어와 저널리즘의 전문가는 물론 비전문가들조차도 이 거대한 미디어 변화의 파고를 모르고서는 뉴미디어가 만드는 새 디지털 세상을 읽기 어렵다. 이런 측면에서 미디어에 관한 모든 것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의 헤드 타이틀인 ‘M-everything’은 ‘미디어 혁신에 관한 모든 것’이라는 의미를 담은 필자의 신조어다. 엄밀히 말하면, ‘미디어 변화와 혁신에 관한 거의 모든 흐름’을 적은 것이다. 이 책은 바로 미디어 변혁과 그로 인해 요동치는 저널리즘의 모든 것에 관한 기록이다.
껍데기를 버리고 장기이식을 통해 진짜 필요한 것을 살려야 한다
정보와 지식을 담는 그릇이 뉴디바이스라는 이름의 디지털 기기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사랑했던 신문과 책은 이제 버려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는 게 분명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진정으로 사랑했던 신문과 책의 알맹이를 새 그릇에 옮겨 담는 수밖에 달리 대안은 없다. 저자는 이 책에서 “누군가의 말처럼 장기이식을 통해 진짜 필요한 것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 ‘장기이식을 통해 살려야 하는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이 있다. 글의 행간을 읽다 보면 미디어와 저널리즘의 미래 지도도 같이 그려질 것이다.
Chapter 01. 구글과 애플 생각
-괴짜들의 상상력으로 세상을 바꾼다
미래를 향한 길 양변에는 구글과 애플이 버티고 서 있다. 두 회사는 웹을 넘어 앱의 시대를 열며 정보의 강력한 플랫폼으로, 아니면 세상의 모든 것을 엮는 네트워크로 세상을 뿌리부터 바꿀 기세다. 두 회사는 단기적 수익 악화를 걱정하지 않을 만큼 돈을 벌어들인다. 장기 이익을 위해 지금의 고위험 고수익 프로젝트도 과감하게 시도할 공산이 높다. 비록 이 두 회사가 언젠가 난기류를 만나 흔들릴지 모르지만, 그것이 그들의 비행 자체를 머뭇거리게 하거나 멈추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Chapter 02. e-Quaintance, 느슨한 관계는 힘이 세다
-인간은 ‘소셜’하는 동물, a-Quaintance의 힘은 제한적
전문가들은 사이버 공간에서 그물망처럼 얽힌 관계를 맺고 있는 가상지인을 실제 공간에서의 지인을 뜻하는 ‘어퀘인턴스a-Quaintance’와 구분하기 위해 ‘이퀘인턴스e-Quaintance’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누군가 트위터를 하고 블로그에 글을 올린 후 가상공간에서 알고 지내던 추종자가 댓글을 달지 않거나 답변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욕하거나 서운해하지 않는다. 그런데 정작 집단지성의 힘을 발휘할 필요가 있을 때, 그리고 인터넷상에서 어떤 사안을 추적할 필요가 있을 때 그들은 어김없이 나타나 힘을 보탠다. 바로 이것이 ‘느슨한 관계’의 힘이고, 소셜미디어의 파워다.
Chapter 03. 뉴스 유료화 꿈도 꾸지 마라
-루퍼트 머독의 흘러간 옛 노래 vs 에릭 슈미트의 트래픽 예찬론
뉴스코퍼레이션 회장 루퍼트 머독 회장은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 유료화 계획 등을 발표하면서 구글을 ‘신문의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 ‘뉴스를 도둑질하는 도벽환자’라고 비난하고 “우리는 한 번도 구글에게 온라인 기사를 검색해 네티즌에게 공짜로 보여주라고 허락한 적이 없으므로 이는 엄연한 저작권 침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슈미트는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머독 회장을 겨냥해 “검색 결과로 뜬 신문사 기사들은 합법적으로 이용 가능한 콘텐츠”라며 “만약 검색 결과에 자사의 기사가 있는 게 싫다면 간단하게 뺄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리고 그는 “인터넷에는 무료로 얻을 수 있는 콘텐츠가 넘쳐난다. 그냥 상식적 접근으로 과금을 하는 시도는 먹혀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하며, “틈새시장이나 전문적인 시장은 (유료화가) 가능할 것도 같지만, 전체 뉴스에 대해 돈을 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견해를 표명했다.
Chapter 04. EPIC 2014/2015의 쇼크
-《뉴욕타임스》] 추억이 되다, 그러나 “아마 다른 길이 있을 것”
[EPIC 2014]에서 구글존 소송에서 패배한 《뉴욕타임스》는 추락일로를 달린다. 영화는 이를 “《뉴욕타임스》 등 인쇄된 뉴스매체는 엘리트와 고령자의 것으로 전락하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이를 달리 말하면 추억상품화다. 비록 완전히 소멸하지는 않지만,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에’ 소품 정도로만 생명력을 갖게 된다는 얘기다. 어떤가? 그럴 수도 있겠지 정도 느낌뿐인가?
Chapter 05. 헬로! 파자마 저널리스트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블로그는 모두가 쓰는 시대를 열었다. 그냥 일기장처럼 써서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수천, 수만 명의 방문객을 거느린 엄연한 미디어로 위상을 갖춰나갔다. 비록 훈련받지 못한 기자들이지만 그들은 알고도 침묵하는 기존의 제도권 기자들을 궁지로 몰며 ‘비보도’의 문제점을 세상에 알렸다. “나는 지난 여름에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는 말에서 풍기는 뉘앙스처럼 네티즌은 그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모든 네티즌이 알고 있는 게 아니라 우연히 한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이 블로그 퍼나르기를 통해 전파돼 세상의 정보로 유통됐던 것이다.
Chapter 06. 머나먼 공론장
-가벼움의 미학은 좋다. 익명성의 무책임이 최대 걸림돌
블로그를 필두로 한 파자마 저널리즘이 사회 순기능을 다하기 위해서 꼭 짚어야 할 것이 바로 공론장에 관한 논의다. 다시 말하면 인터넷 공간(혹은 사이버 공간)에서 진행되는 개인 사이의 논의와 논란이 공공적 연계성 영역으로 확장해가면서 토론 공간을 새로운 공론장으로 완성해가야 웹 저널리즘이 자리를 잡는다는 의미다.
해법은 온라인 저널리즘의 진지함을 향한 각성이다. 비록 그것이 형식적으로 가벼움에 의해 포장돼 있다고 하더라도, 다시 말해 소통하는 문법은 포스트모던한 실험성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할지라도 담아내는 콘텐츠의 본질마저 경박 비속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자면 우선 네티즌은 남의 얘기와 글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부터 갖춰나가야 한다. 타인의 견해와 주장이 무엇인지를 우선 간파한 다음, 그 장점을 수용하고 허점의 정곡을 찌르면서 비판하는 것이 생산적 토론의 시작이고 그것이 곧 공론장 형성의 밑거름으로 작용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Chapter 07. 바주카포로 벽 날려버리기
-미디어 가치사슬이 달라진다. … 경영ㆍ제작의 일체화 급진전
여기서 새로 등장한 현상이 편집과 경영의 벽 허물기다. 이는 앞서 언급한 편집과 경영의 분리 및 상호견제와 정면 배치되는 것인데, 거세게 불고 있는 작금의 인쇄매체 경영 위기 바람 속에서 생존을 먼저 챙기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윤 창출이 보도의 본질을 압도할 때 신문의 편집국은 공익보다는 회사의 상업적 이익에 매달리게 돼 알맹이는 없고 선정성만 넘치는 뉴스가 난무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경영자는 수익 창출을 통해 회사를 영속 가능하게 하는 목표를 달성하지만, 기자들은 직업에 대한 회의로 가득 차게 된다. 물론 그 생존전략을 바라보는 매체 안팎의 시각은 제각각 달라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미디어 시장의 특이한 진입ㆍ퇴출 구조로 인해 생기는 것임은 분명하다.
Chapter 08. 카피라이트, 카피레프트, 카피미드
-저작권에 관한 제3의 길은 정녕 없는가?
어찌 보면 카피라이트와 카피레프트는 제각각 다른 미디어 생태계를 대변하는 것이다. 좀 단순화한다면 카피레프트는 디지털 문명에 발을 딛고 어디론가 쏜살처럼 내달리는데 멀리서 카피라이트가 아날로그의 영토에서 아우성을 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서로 그 명분이 확실하니 조금도 양보할 기색을 보이지 않을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그래서 새로운 개념의 저작권―설사 그것이 카피미드가 아닌 다른 이름을 달고 나온다고 하더라도―개념을 정립할 필요성이 있는 것 욾닐까 싶다.
Chapter 09. 굿바이, 구텐베르크
-책은 지식의 불가사의한 체험구조물, 핵심 장기 먼저 이식하라!
2006년 미국에서 소니의 전자책 리더가 가벼운 바람을 일으키고 2007년 아마존의 킨들이 좀더 거세게 몰아닥칠 때만 해도 종이책의 존립 가능성과 구텐베르크적 문화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논의는 나름 이유를 갖고 있었다는 편이 옳다. 그러나 2010년 스티브 잡스가 이끄는 애플이 아이패드를 공개하면서 상황은 급격히 달라졌다. 1450년대 세계사를 야만에서 지성으로 돌려세우며 현란한 진화를 거듭했던 인쇄 기술과 종이책이 순식간에 벼랑에 서게 된 것이다.
Chapter 10. e북의 슬픈 최후
-종이책 출판사는 없다! 디지털셀프출판만 있을 뿐
2020년
웹스터 사전, 책이라는 단어의 첫 번째 뜻을 “화면에서 읽는 전자책 타이틀”로 수정.
-《브릴스 콘텐트》 2000년 1월호 광고 특집기사 ‘읽기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 중에서
아직은 뿌연 안개 속이다. 애플의 아이패드가 우리의 일상과 책 문화를 어떻게 바꿀지, 여기서 아마존의 킨들은 어떤 변신을 모색할지, 그리고 세상 모든 것을 검색의 틀 속에 담겠다는 구글의 야심은 어디까지 진화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신문과 잡지 등 인쇄매체는 몰라도 종이책은 좀 오래갈 것이라는 막연한 예측은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바뀜의 조짐은 저기 오고 있고 지금은 주춤거리지만, 일단 속도가 붙으면 그것은 걷잡을 수 없는 파고로 밀어닥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Chapter 11. 디지털 뉴이코노믹스
-‘합리적 기대가설’ ‘효율적 시장가설’ 2개 축 무너져
기존 경제학의 빈 공간에 디지털 뉴이코노믹스를 정립해나갈 필요성이 있다. 국가 연구가 아닌 경제학의 새로운 결정변수로서의 중국의 국제경제학도 물론 재구축해야 할지 모른다. 여기에서는 글의 성격상 중국을 빼고 디지털을 중심에 놓고 미디어의 변화 관점에서 새로운 경제학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 핵심 키워드는 하이퍼링크경제학, 관심경제학, 롱테일경제학이다. 그 논의의 사전 전제는 유비쿼터스, 사후적으로 그것은 다운시프트 &보살핌의 경제학, 심리학과 결합한 행동경제학 등으로 분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