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전쟁의 참화를 극복하고 세계인이 놀라워하는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었다. 특히 올해는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이 되는 해로, 오늘의 한국이 존재할 수 있도록 희생된 세계인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 자유와 민주적 가치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특히 한국전쟁 가운데 손꼽히는 치열한 전투이면서 외국 군대의 희생이 컸던 임진강 전투를 기억하여 오늘의 우리를 되돌아보는 것은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임진강에 서려있는 치열했던 임진강 전투는 절망은 절망대로, 비극은 비극대로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엄혹한 과거이기 때문이다.
2008년 10월 설립된 강남문화재단이 추진하는 양서발간사업의 두 번째 책으로 기획된『 마지막 한발』(앤드류 새먼 저)은 서울 시내 초·중·고교 및 도서관에 배포될 예정이다. 양서발간사업의 첫 번째 도서는 한국군 최초의 4성장군인 백선엽이 저술한 한국전쟁 이야기 『군(軍)과 나』였다.
* 임진강 전투
한국전쟁 중 1951년 4월 22일부터 4월 25일 사이에 임진강에서 벌어진 전투이다. 적성전투(積城戰鬪)라고도 한다. 중국군은 임진강 하류의 유엔군 진지를 공격하였는데, 이는 1951년 3월 수복된 서울을 다시 점령하기 위한 것이었다. 중국군 36개 사단과 북한군 1개 군단을 문산-화천 전선에 투입해 서울을 수복하려고 했던 그들의 춘계대공세는 임진강 전투 때문에 실패로 돌아갔다.
임진강 전투가 벌어진 지역은 주로 영국군으로 구성된 29보병여단에 의해 방어되었다. 29보병여단은 영국의 3개 보병 대대, 벨기에의 1개 보병 대대, 지원 전차와 포병대로 구성되어 있었다. 전투 중 영국군은 미군과 필리핀군의 지원을 받기도 했다. 수적으로 우세한 중국군에 맞서 29보병여단은 이틀간 그 자리를 지켰다. 후퇴 명령을 받은 29보병여단 가운데 영국군 글로스터 대대 750명은 퇴로가 차단되어 중국군 주력인 제63군 3개 사단 4만 2천 명과 피비린내 나는 전투를 벌였다. 5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병력으로 버틴 나흘은 세계 전쟁사에도 그 유례가 없는 영웅적인 투혼이었다. 글로스터 대대원 중 살아남은 사람은 50명에 불과했다. 이를 기념하여 1957년에 경기도 파주군 적성면 마지리에 영국군 참전기념비가 세워져 피로써 지켜낸 자유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이 기념비는 2008년 10월 1일에 문화재로 등록되었다.
책 소개
이 책은 워싱턴 타임스 영국 특파원인 앤드루 새먼이 한국전쟁이 잊혀지는 것이 안타까워 2년여 동안 임진강 전투에 참여했던 50여 명을 인터뷰하여 2009년 4월에 출간, 호평 받았던 『To the Last Round』의 한국어판이다.
저자는 당시 전투에 참가한 모든 부대의 참전용사들을 인터뷰하여 그들이 참호에서 경험한 전투를 시간대별로 구성했다. 이야기는 1950-1951년의 혹독한 겨울 동안 벌인 29여단의 전투로부터 시작된다. 이어 임진강 전투에 대해 서술한 뒤, 북한의 악명 높은 영국군 포로수용소에서 병사들이 보낸 2년 반의 시간을 서술했다.
이 책에는 1950년 11월 시변리 전투부터 1951년 4월 임진강 전투까지, 영국군의 치열했던 전투일지가 상세하게 담겨있다. 압록강변의 포로수용소로 끌려가 상상을 초월하는 학대 속에서 폭력과 굶주림, 질병, 세뇌교육으로 고통 받고 끝내 사망하는 등 영국을 비롯한 미국, 호주, 남아공, 터키, 필리핀의 참전용사들의 참상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책에는 전투의 치열함과 비참함, 자신의 참호에서 끔찍하게 죽어가던 중국군 병사의 악몽에 시달리다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앓게 되는 여러 참전용사들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그들은 정신과 의사의 충고에 따라 한국을 방문하여 눈부시게 발전한 한국의 모습과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하는 한국 국민들에게 감동되어 치료가 되기도 한다.
또 책에는 전투 당시 참전용사들이 직접 찍은 사진과 후에 기억을 떠올려 그린 그림, 격전이 치러진 전투의 상황 지도, 전투에 참가한 참전용사, 부대의 근황 등이 실려 있어 전투 당시와 그 이후의 상황이 궁금한 독자들의 궁금증에 답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