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과 함께 성장하는 티미아카테미아 신입생 ‘펭귄’의 성장기
티미아카테미아에서는 신입생 팀프러너들을 ‘펭귄’이라고 부른다. 이유는 그들이 펭귄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에너지와 작고 서투른 걸음으로 스스로의 열정을 쫓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엉뚱하고 순진해 보이겠지만 사실은 자아실현, 뛰어난 팀워크, 세상을 변화시킬 영향력으로 향하는 매혹적인 여정을 시작하는 청년들이다.
이 책은 실제 핀란드 티미아카테미아에서 18년째 팀코칭을 해온 팀코치 티모 레토넨이 직접 쓴 책으로, 팀프러너십이 무엇인지, 그곳에서 학습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담고 있다. 펭귄이 독자들을 대신하여 티미아카테미아의 고유한 개념과 용어, 실행 방법에 대해 코치들에게 질문하거나 선배 ‘팀프러너’들과 이야기하며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팀프러너(Teampreneur)란 팀과 앙트러프러너(entrepreneur)의 합성어로서 팀 구성원 간의 시너지를 원동력으로 일을 만들어내고, 함께 학습하고 성장하며 새롭고 혁신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을 뜻한다. 독자들은 이렇게 일반적인 학교의 모습과는 다른 티미아카테미아의 학습 환경과 방식을 펭귄의 눈으로 바라보며 낯선 교육 방법을 이해해나갈 수 있다.
짜여 있는 시스템이 아닌 프로세스 중심의 팀프러너십 교육
팀프러너십 교육은 개인과 팀, 프로젝트(회사)의 균형 잡힌 성장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교육의 목표는 한 개인이나 프로젝트의 뛰어난 성취가 아니다. 일을 하며 스스로를 소외시키지 않는 것, 서로의 다름을 포용하여 팀의 강점으로 만들어가는 것, 내가 성장하고 내 팀원들의 성장을 함께 책임지는 것, 이를 통해 인간 중심의 삶의 방식을 실현하는 커뮤니티 형성을 목적으로 한다. 개인들이 팀과 함께 각자의 열정과 꿈, 도전이 담긴 프로젝트들로 자립하여 건강하고 주체적인 사회 구성원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곳 학습방법의 핵심은 ‘실전을 통한 배움(learning by doing)’과 유익하고 흥미로운 ‘책 읽기’이다. 팀기업 안에서 일하며 팀과 함께 새로운 방식으로 학습하며 팀프러너로 성장하는 방법, 즉 자신의 관심사와 동기를 기반으로 자기주도 학습을 하고, 독서 클럽에서 각자 배운 것을 나누며, 팀을 기반으로 실제 사업을 운영하면서 배운 지식을 응용해보는 것인데, 이는 세계 곳곳에서 훌륭한 미래교육 모델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방식에 따르면 지금까지 ‘지식전달’을 핵심으로 삼는 패러다임에 갇혀 학습자를 수동적으로 인식해온 교육자의 역할이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교사는 지식전달자로서의 역할에서 벗어나 학생 개개인에 집중해야 하며, 학생들이 오늘날 절대적으로 필요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또한 지금까지 우리가 접해온 앙트러프러너십(진취적이고 모험심 많은 기업가)은 ‘팀’보다는 ‘개인’에 초점을 맞추어왔다.
그러나 이제는 팀으로 함께 학습하고 일하는 팀프러너십의 가능성이 부각되고 교사가 지식전달자가 아닌 코치, 퍼실리테이터, 멘토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시대이다. 이 책은 이러한 시대에 미래 인재가 갖추어야 할 핵심역량인 공감과 소통, 협업능력,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정신인 팀프러너십을 기르는 방법을 담고 있다.
티미아카테미아 공식 학사과정 ‘LEINN’의 한국 상륙
티미아카테미아의 교육 방법은 스페인 몬드라곤 대학(Mondragon University)의 팀 아카데미(이하 MTA)를 통해서 한국에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다. 몬드라곤 대학은 세계 최대 규모의 협동조합인 몬드라곤 그룹(Mondragon Cooperative Corporation)이 설립한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시대의 변화에 맞게 새로운 인재를 양성하고 사업을 개발하기 위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교육 방법이 필요해지자 2009년 핀란드 티미아카테미아의 교육 방법을 도입해 MTA를 시작했다. 이후 MTA는 중국과 멕시코, 미국 등 다른 나라로 퍼져나가면서 수많은 팀프러너들을 양성하며 청년 실업 문제의 해결뿐 아니라 사회혁신을 불러오는 다양한 비즈니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15년 성공회대에서 처음으로 티미아카테미아의 교육 방법이 도입되었다. ‘팀창업입문’이라는 교양수업으로 시작된 이 실험은 이후 고등학생, 협동조합 경영자, 청년 예비창업가 등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어져왔고 2016년부터 몬드라곤 대학과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오던 HBM사회적협동조합을 통해서 MTA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MTA KOREA 팀은 티미아카테미아의 교육 방법과 몬드라곤 그룹의 비즈니스 경험이 가장 잘 적용되어 있는 LEINN(Leadership, Entrepreneurship, INNovation)에 주목했다. LEINN은 스페인 몬드라곤 대학의 MTA 학사과정으로, 현재 국제반 과정에 한국인들이 입학한 지 4년이 지났으며 ‘LEINN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2020년 9월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시작한다. ‘LEINN 서울’은 핀란드 티미아카테미아에서 시작된 새로운 교육 방법이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학습의 장이 될 것이다.
위기와 전환의 시대를 돌파할 새로운 교육의 가능성
MTA는 팀창업 프로그램으로 한국에 소개되었지만 아쇼카한국에서 진행하는 ‘미래를 여는 시간(미여시)’을 통해 많은 교육혁신가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이 모임을 통해 MTA의 교육 방법과 새로운 인재상은 창업교육뿐만 아니라 대학과 대안학교를 포함한 중등교육 등 한국 교육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그리고 티미아카테미아의 새로운 교육 방식과 MTA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지게 된 대학교수, 중고등학교 교사, 교육혁신가들이 MTA KOREA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또한 2017년 계원예대와 성균관대에서 MTA 체인지메이커랩(ChangeMakerLab)이라는 이름으로 MTA KOREA의 첫 공식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후 MTA KOREA는 전국을 돌며 다양한 파트너 기관들과 많은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면서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났고 한국 사회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티미아카테미아와 MTA는 때로는 새로운 교육 방법으로, 때로는 혁신적인 창업 프로그램으로 소개되어 왔다. 하지만 교육과 비즈니스 현장은 떨어질 수 없으며 실전을 통한 교육이 일어날 때 교육 효과와 비즈니스 결과가 동시에 생겨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극적인 전환 시대를 맞이한 현재의 세계적 상황에서는 현장과 결합하여 현실의 문제를 타개하는 밑바탕이 될 혁신적 교육이 더욱 절실하다. 인공지능 사회의 도래, 기후변화와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가 닥쳐온 시대에는 전혀 새로운 해법이 필요하다. 인간 고유의 능력과 잠재력 확장, 배움과 관계 맺기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대에 인간을 중심에 놓으며 팀프러너십을 통해 개인과 조직의 발전을 이루고자 하는 티미아카테미아의 교육 방법은 ‘함께, 빨리, 멀리’ 나아가기 위한 긴요하고도 핵심적인 도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