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을 찾는 사람들> <개그 콘서트> 등 유머와 웃음을 다루는 텔레비전 프로그램들이 요즘 인기다. 갈수록 세상살이가 힘겹고 팍팍해지기 때문인지 사람들은 더욱더 웃음에 목말라하고 있다. 살면서 웃을 일이 없으니 개그맨들의 힘을 빌려서라도 웃고 싶은 간절한 심정이 엿보인다. 또한 얼마 전 개봉해 전편보다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공공의 적 2>는 실재 한 지방검찰청에서 전개하고 있는 ‘스마일 운동’을 배경으로 다루고 있다. 사납고 흉폭하기 만한 범죄자를 상대해야 하는 한 검사가 출근길 아침 자동차 안에서 웃는 연습을 하는 장면은 꽤 인상적이었다.
왜 이렇게 사람들은 웃음을 갈망하는 것일까? 그것은 웃음이 인간이 지을 수 있는 표정 중에 가장 매력적이고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어린아이들은 하루에 약 400번 정도 웃는 데 비해 어른이 되면 하루에 5~6번 웃기도 힘들다고 한다. 어쩌면 요즘 같은 때엔 하루에 단 한 번도 웃지 않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웃음을 빼앗아간 상황이 오히려 웃음에 대한 욕구를 더욱 크게 하는 것이다.
게다가 지금껏 우리에게 익숙했던 과거의 경영방식은 권위적이고 독재적이었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 ‘포드’의 창설자 헨리 포드가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가 사장으로 있을 때 어떤 사안에 대해 누가 됐든 그와 다른 의견을 제시하기라도 하면 “자네가 이 회사 사장인가?”라는 면박을 당해야만 했다. 그러나 이제 정보화시대가 되면서 개인의 다양성과 창의성이 존중받게 되었고, 이런 변화에 따라 더이상 헨리 포드와 같은 권위적이고 독재적인 경영방식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제는 직원들에게 명령만 해서는 조직을 효율적으로 이끌어갈 수 없게 되었다. 직원들의 사기를 높여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지 않으면 생존해나갈 수 없게 되었다. 이렇게 변화를 요구받는 기업경영방식에서 ‘웃음’이야말로 그런 변화욕구를 가장 잘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요소라 할 수 있다.
헨리 포드와 꼭 정반대의 인물로 크라이슬러 모터스의 최고경영자로 눈부신 업적을 남긴 ‘리 아이아코카’를 꼽을 수 있다. 그는 기업경영에서 웃음의 중요성과 가치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그것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취임 당시 회사는 적자와 사내분규 등으로 무기력한 상태에 빠져 있었다. 회사가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무기력한 상태에서 벗어나야만 했다. 그는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먼저 직원들의 참여와 협조를 구하려 노력했다. 그는 일선 공장장들과 만날 때 기존 경영자들처럼 회의실에서 만날 것을 고집하지 않았다. 편하게 회사 잔디밭에 함께 앉아 그들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고 협조를 부탁했다. 공장을 방문할 때는 셔츠 소매를 걷어붙였다. 관리자들과 회의를 할 때도 다과를 나누며 웃음이 넘치는 분위기를 만들어 종래의 딱딱한 회의 분위기를 일신했다. 결국 그런 노력을 통해 그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나올 수 있었다.
이런 시대적 흐름과 요구를 반영이라도 하듯 요즘 ‘웃음’ 관련 책들이 잇달아 출간되고 있다. 『웃음의 힘』『인생을 바꾸는 웃음전략』『웃음은 빙산도 녹인다』『유머가 인생을 바꾼다』 등등. 대부분이 웃음의 의미나 개인이 어떻게 하면 웃음을 성공적인 삶에 접목시킬 수 있을지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번엔 조금 다른 시각으로 웃음에 접근한 책이 출간되어 독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기업을 살리는 웃음의 기술』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책은 처음으로 웃음을 경영에 접목하고 있는 본격 경영서이다.
뭐라고? 웃음이 생산성 향상과 매출증가를 가져온다고?
이 책에서는 웃음을 경영에 도입한 ‘웃음경영’에 대해 소개하며, 실제로 웃음경영을 도입한 다양한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보고 있다. 저자인 가도카와 요시히코는 ‘세계 최초의 웃음 컨설턴트’로, 15년간 600곳이 넘는 기업에서 5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웃음 컨설팅을 행했으며, 영국의 BBC,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등에서 소개될 정도로 웃음에 관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사람이다. 또한 이 책을 한국 최고의 웃음 전도사들인 이요셉(한국웃음경영연구소 소장), 양내윤(유머경영연구소 소장), 윤복만(펀엔터테인먼트연구소 소장) 세 사람이 함께 옮기며 자신들의 다양한 컨설팅 및 강의 경험을 새롭게 추가해 보다 국내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웃음경영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직장 분위기를 만들어 직원들의 만족감과 일에 대한 자부심을 높여 조직에 생기와 활력을 가져오며 놀라운 생산성 향상이라는 결과까지도 가져온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고객만족과 고객감동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반드시 주목해야 할 새로운 경영 트렌드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이 웃음 컨설팅을 진행했던 곳에서 어떤 변화들이 일어났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소개하고 있다. 그것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우선 반년 사이에 매출이 2.5배로 뛰어오른다고 한다. 또한 고객들의 물품 구매액이 상승하고, 고객 클레임은 3분의 1 이하로 떨어지며, 입점 고객수는 2배 이상 늘어나고, 도난당하는 물품은 적어지고, 월 30만 원이던 회계오차가 1,000원으로 줄어들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적인 변화들뿐만 아니라 더욱 눈여겨봐야 할 것은 직원들의 근무태도가 좋아지면서 업무의욕이 향상되고, 직원들이 자신의 일을 즐기고 사랑하게 되어 생산성이 향상되고 매출이 증가하는 결과까지도 나온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웃음이 많은 기업은 그렇지 못한 기업에 비해 40퍼센트에서 300퍼센트까지 생산성이 높다고 한다.
이런 웃음의 힘을 세일즈에 이용해 놀라운 성과를 기록한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기네스북에 ‘세계 넘버원 세일즈맨’으로 12년 연속 선정되며 세계 최고의 세일즈맨으로 인정받은 조 지라드의 경우가 바로 그렇다. 15년간 무려 13,001대의 자동차를 파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한 그는 평소 웃음의 위력을 알지 못하는 세일즈맨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역설하곤 했다. 그는 인간에게 얼굴이 있는 이유는 먹기 위해서도 세수하기 위해서도 아닌 오직 웃기 위해서라고 할 만큼 웃음 예찬론자이기도 하다.
일하고 싶은 기업을 만들어주는 웃음경영
저자는 특히 미국의 경제전문지인 <포춘>에서 매년 선정하는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주목하고 있는데, 여기에 선정되는 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한결같이 ‘재미’와 ‘즐거움’이라는 요소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재미있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기업이 구성원들의 만족도도 높고 자연히 그것은 생산성 향상을 가져오며, 기업의 영원한 숙제인 고객만족까지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유명한 방송인인 테리 웨건은 “나는 평생 일을 해본 적이 없다. 그저 너무나도 즐겁고 재미있는 방송을 40년 가까이 해왔을 뿐이다. 꿈이 바로 나의 일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는데, 이런 그의 말에 딱 들어맞는 기업이 있다. 그곳은 바로 2000년부터 지난 5년간 연속해서 <포춘>의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선정되고 있는 ‘컨테이너스토어’라는 회사다. 이곳의 직원들은 회사를 너무도 좋아해서 가족들과 여름휴가를 떠나도 하루빨리 회사로 돌아가 일하고 싶어한다고 한다. 그만큼 이곳 직원들의 기업에 대한 만족도는 대단해 주변사람들에게까지 함께 일하자고 소개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직원들이 일하고 싶은 기업을 만드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모든 비즈니스를 움직이는 것이 바로 사람이기 때문이다.
웃음경영은 이런 비즈니스의 핵심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경영이다.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여 감동하게 하고 자신의 일을 사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줌으로써 그 속에서 재미와 즐거움을 찾을 수 있게 하는 것을 웃음경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는 꿈을 실현한다’는 것을 기업이념으로 내세우고 있는 디즈니랜드의 경우에도 일본에 개장한 도쿄 디즈니랜드는 수많은 테마파크의 출현에도 불구하고 계속 고객만족도 1위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고 한다. 도쿄 디즈니랜드의 직원 교육에서도 ‘웃음’은 빠질 수 없는 항목인데 다른 기업에서 연수를 올 정도이기까지 하다.
먼저 직원을 웃게 하라! 고객만족은 자연히 따라온다
미국인들은 자신이 여행가서 숙박할 장소로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이 메리어트 호텔이라고 한다. 이 호텔의 회장인 메리어트는 직원 채용시에 항상 “고객, 주주, 종업원 중에서 누구를 제일 먼저 만족시켜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입사 지원자들에게 하는데, 입사 지원자들은 이 질문을 받으면 대부분 ‘고객’이라는 답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메리어트 회장의 답은 ‘고객’이 아니라 ‘종업원’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종업원들이 자신의 일에 만족하게 되면 일을 사랑하게 되고 그러면 회사에 자부심을 느끼게 되어 고객에게 더욱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고, 그것은 곧 자연스럽게 고객만족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호텔의 경영이념은 ‘종업원을 중시하면 그들도 고객을 중시한다’라고 한다. 그야말로 웃음경영이 어떠한 메커니즘을 통해 직원과 고객 모두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또한 직원이 웃게 하기 위해 기업들은 다양한 방식을 고민하고 있는데, 직원들에게 폭넓은 권한을 위임하는 것을 하나의 방안으로 삼는 곳도 있다. 미국의 숙박업체인 햄프톤 인이 바로 그런 곳 중 하나인데, 이곳에서는 고객들에게 높은 품질의 숙박시설과 친절하고 효율적인 서비스, 청결하고 편안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100퍼센트 만족 보증서’를 제시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햄프톤 인에서 100퍼센트 고객만족 보증이 가능한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고객의 불편해소를 위해 직원들에게 모든 것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위임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직원들에게 권한을 위임함으로써 직원들은 자신의 일에 대해 보다 높은 수준의 동기부여를 받게 되고, 또한 자신의 일에 대해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이것은 곧 직원들의 만족과 행복으로 이어지게 되며, 결국 자신의 업무에 만족한 직원이 다시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와 만족을 제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내부고객인 직원이 먼저 만족한 기업에서는 자연히 외부고객인 소비자까지 만족하는 결과가 나타나게 된다. 바로 이 점이 미국과 유럽 등 서구기업을 비롯해 이제 한국의 기업들까지도 웃음경영에 주목하는 이유라 할 수 있다.
한국에 부는 웃음경영 바람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바로 한국 최고의 웃음 전도사들인 역자들의 생생한 경험을 통해 확인한 한국의 웃음경영 현장이다. ‘스트레스 제로데이’ 등 펀경영을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했던 LG의 사례를 비롯해 오리콤 등 국내 기업들이 시도하는 의미 있는 웃음경영 사례들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저자가 소개한 ‘활기 프로듀서’라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CEO(Chief Executive Officer가 아니라 Chief Entertainment Officer의 개념)들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활기 프로듀서는 웃음을 조직에 보다 빠르고 보다 쉽게 뿌리내리게 하기 위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웃음경영을 도입하는 데 꼭 필요한 존재인데, 이러한 움직임이 벌써 국내에서도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웃음경영을 도입해 동종 업계 매출 1위로 올라선 ㈜보배로운 나라의 사례나, 웃음 하나로 300억 원이라는 예금 수탁고를 올리며 청원경찰에서 은행의 정식직원으로 변신한 한원태 씨의 사례는 웃음이 얼마나 매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지 잘 나타내주고 있다. 그러나 이런 매출 증가는 진심이 담긴 웃음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역자들은 주장한다. 또한 웃음과 매출 증가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단순히 웃기만 하면 되지 않겠냐고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진심이 담긴 웃음만이 고객의 마음을 움직여 닫혀 있던 마음을 열게 하고 그런 가운데 매출이 증가한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직원들이 웃을 수 있는 환경을 경영자가 먼저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웃음경영에서 업무환경정비가 얼마나 중요한지 대우자동차 부평공장과 유한킴벌리의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데,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은 지난 2000년 제너럴 모터스에서 인수를 거부당했지만 업무환경정비를 위한 ‘환경품질책임제’를 통해 3년 만에 최악의 기업에서 벗어나며 제너럴 모터스와 도요타 등 세계 최고의 기업을 비롯해 국내의 많은 기업들도 그들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공장을 방문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웃음경영 바람은 기업뿐 아니라 공공기관에까지 불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곳이 영화 <공공의 적2>에서도 차용한 ‘스마일 운동’을 전개하는 창원지방검찰청이다. 창원지검은 “웃음이 자신과, 미래와, 세상을 바꾼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스마일 운동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이 운동 실시 후 직원들이 전보다 더 열린 마음으로 민원인들을 대하게 되면서 스마일 운동에 대한 호응이 아주 뜨겁다고 한다. 이후 인근의 경남도청과 경남병무청, 창원시청 등에서도 웃음을 도입하고 있다고 한다.
웃음이 넘치는 신바람나는 일터를 위해
우리의 삶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웃음, 그것은 단순히 한 개인의 삶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 개인이 속하는 조직과도 관계있다. 일터가 즐거우면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고, 그럼으로써 정신적, 물질적으로 보다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즐거운 일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비단 기업체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에서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다.
일 속에서 웃음을 찾고 또한 잃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자신의 일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즐길 수 있다면 언제든 웃음을 잃지 않을 수 있다. 그런 곳에서는 활력이 넘친다. 그러면 그곳을 방문한 고객들은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과 그곳을 좋은 이미지로 기억하게 된다. 즐겁기 때문에 웃을 수도 있지만, 웃기 때문에 즐거워질 수도 있다. 웃음 속에 답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웃음이 개인과 기업에 어떤 방식으로 어떠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보여주는 이 책이 불황 속에서도 성장과 발전을 고민하는 모든 사람들과 기업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