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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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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인문학

: 괴테에서 데리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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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449g | 139*219*20mm
ISBN13 9788957075302
ISBN10 895707530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제1장 화폐와 죽음의 표상
1. 인간과 동물
2. 화폐의 사회철학
3. 매개 형식과 죽음 관념
4. 이 책의 배치도

제2장 관계의 결정화(結晶化)―지멜의 『화폐의 철학』
1. 화폐의 철학적 고찰의 의미
2. 거리화와 화폐
3. 문화의 형성력으로서의 화폐
4. 지멜 화폐론의 특질

제3장 화폐와 희생―괴테의 『친화력』
1. 화폐 소설에 대하여
2. 매개자
3. 무덤 손질하기
4. 관계의 해체
5. 죄 없는 희생
6. 마성적(d?monisch)인 것

제4장 진짜와 가짜―앙드레 지드의 『위폐범들』
1. 아버지(p?re) 혹은 부성(paternit?)
2. 아이들
3. 문학에서의 화폐

제5장 문자와 화폐
1. 문자와 화폐
2. 루소의 문자론
3. 언어 기원론에 대하여
4. 거리화
5. 문자의 근원성
6. 문자와 죽음

에필로그―인간에게 화폐란 무엇인가
후기
참고문헌

옮긴이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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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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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이성혁
문학평론가.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9년 『문학과 창작』 평론 부문 신인상, 2003년 『대한매일신문』(현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부문 당선으로 등단했다. 현재 외국어대학교, 세명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시와 사람』, 『리토피아』 편집위원이다. 지은 책으로 『불꽃과 트임』이 있다.
역자 : 이혜진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원으로 『친일인명사전』 편찬에 참여했다. 외국어대학교, 세명대학교 강사를 거쳐 현재 도쿄 외국어 대학 총합 국제학 연구원의 연구원으로 공부하고 있다. 『정인택 작품집』(편역), 『녹기연맹』(공역) 등을 옮겼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새로운 사유의 힘 자음과모음 뉴아카이브 총서, 『화폐 인문학―괴테에서 데리다까지』 출간

20세기 기술문명은 그 명성만큼이나 폐해 또한 크다. 이로 말미암아 인문(人文), 사람살이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자음과모음은 문학과 청소년 시리즈물 출판에 대한 다년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문서 출판을 새롭게 확대해나가고 있다. 한국 내 젊고 의욕 있는 인문학자들을 발굴해 경계 간 학문하기, 새로운 장르 창출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하이브리드 총서’를 기획, 출판하고 있으며, 정통 학술서를 표방하는 ‘뉴아카이브 총서’를 통해 동서를 넘나드는 통찰, 사유의 힘을 선보일 예정이다.
자음과모음 뉴아카이브 총서 두 번째 책은 알튀세르를 비롯한 프랑스 포스트모던 사상을 일본에 소개한 일본의 현대 철학자이자 사상 연구가인 이마무라 히토시(今村仁司)가 쓴 『貨幣とは何だろうか(화폐란 무엇인가)』의 완역본 『화폐 인문학―괴테에서 데리다까지』이다. 화폐를 경제학적?사회학적 의미에서가 아니라 인문학적?철학적 관점에서 논한 이 책은 인간이란 존재에게 화폐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뿐만 아니라 괴테, 앙드레 지드의 소설 분석을 통해 인간 관계의 근간을 형성하는 화폐 형식이 작품에 어떻게 드러나며 그 형식을 둘러싸고 어떻게 작품의 진행이 이루어지는지를 철학적으로 규명하는 등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고찰을 시도한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회, 관계의 매개 형식으로서 화폐를 논하다

이 책은 화폐의 사회철학적 고찰의 시도로, 여기서 논의되는 것은 경제학적 화폐론이 아니다. 즉 화폐의 기능론이 아니라 화폐의 존재론을 말한다. 화폐의 기능은 교환, 시장, 계산 또는 지불 수단, 가치 등 여러 면에서 논의될 수 있지만 화폐의 존재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측면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이러한 화폐의 사회철학적 의미를 밝히기 위해 저자는 지멜의 『화폐의 철학』부터 괴테의 『친화력』, 앙드레 지드의 『위폐범들』, 루소의 『언어 기원론에 관한 시론』까지 망라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사회철학적 의미의 화폐란 인간 관계에서 폭력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일종의 매개 형식이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자연 상태에 완전히 통합되지 않고 분리됨으로써 서로 대립하고 투쟁하며 자연에 폭력을 가하거나 당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이를 중재할 만한 매개 형식을 필요로 한다. 이 책의 주요 논의 틀인 ‘관계의 매개 형식’은 지멜의 화폐 철학을 계승한 것이다. 지멜은 화폐의 현상을 경제학적 관점에서 해방하여 인간 존재의 기초에서 바라보는 관계주의적 존재론의 관점을 최초로 제시했다. 저자 이마무라 히토시는 지멜의 입장을 바탕으로 화폐의 존재를 인간의 실존과 비교해서 봐야 한다고 말하며, 인간 고유의 관념이라고 할 수 있는 죽음 관념에 주목한다.
인간은 누구나 죽음의 개념을 갖고 있지만 죽음이 눈앞에 닥치지 않은 이상 그것을 실감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죽음을 나의 죽음처럼 느끼지 않기 위해 타자화하고 거리화한다. 저자는 마르셀 모스가 마오리족의 증여 행위를 분석한 글을 인용하면서, 증여 행위가 인간 관계에 생과 사의 단절을 부여한다고 말한다. 죽은 자가 산 자에게 남기는 증여물은 삶과 죽음을 이어주는 동시에 증여라는 매개 형식으로써 둘 사이에 거리를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한 증여물이 시간이 지나면서 화폐 형식을 띠게 되었고, 그렇기에 화폐의 뿌리는 본래 죽음의 관념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증여 경제는 상품 경제보다도 긴 역사를 갖고 있다. 그만큼 인간 경제는 죽음의 관념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것이다. 말리노프스키Malinowski나 모스 이래의 인류학이 알려주듯, 증여물은 ‘영靈’을 내포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증여란 주술적인 것이며, 주술 또는 패티시fetish와 밀접한 관계에 있다. (……) 상품 교환이든 증여 ‘교환’이든 인간의 교환적 커뮤니케이션은 죽음의 관념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잘 알다시피, 교환 제도 또한 인간의 근본 조건에서 생성된 것이기 때문이다.”(27쪽)

화폐라는 매개 형식의 존재 방식과 인간 존재의 유사성을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괴테의 『친화력』과 지드의 『위폐범들』을 ‘화폐 소설’로 규정하여 논한다. 화폐 소설이란 엄밀히 말해서 화폐 형식의 소설로, 화폐가 하나의 매개자라면 화폐 소설은 인간 관계를 매개로 관계의 안정과 질서 또는 도덕과 규칙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매개 형식을 주제로 한다. 이런 의미에서 저자는 『친화력』과 『위폐범들』을 ‘매개자’에 관한 소설, 즉 화폐 소설로 보는 것이다. 경제학이 경제적 사실에 주목하는 반면, 인간의 근원적인 존재와 관련된 화폐의 역할을 고찰한 것은 경제학이 아닌 문학이라슴 점에서 저자는 이들 소설을 일종의 경제학 비판서로 읽는다.
뿐만 아니라 『친화력』과 『위폐범들』의 줄거리를 훑어가면서, 지멜이 말하는 관계의 매개 형식이 부재할 때 벌어질 만한 일들을 설득력 있게 묘사한다. 앞서 말했듯 화폐와 같은 매개 형식은 각자의 욕망이 그대로 맞부딪칠 수 있는 자연 상태에서 인간과 인간의 충돌, 인간과 자연(신)의 충돌을 방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들 소설에서는 관계의 매개 형식이나 그러한 매개 역할을 하는 인물, 소재 등이 부재할 때 발생하는 갈등이 이야기의 큰 줄기가 된다. 『친화력』에 등장하는 ‘무덤 파괴’ 이야기나 『위폐범들』에 나오는 몇몇 죄 없는 인물들의 죽음은 규칙이나 관습 같은 제도화한 매개 형식이 사라졌을 때 인간이 직면하게 되는 충돌 상태를 그린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제도와 형식에 가려진 인간의 근원을 묘사한 문학적 인식이 시작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화폐(문자)가 사라진 자리, 인간은 인간일 수 있는가

이 책에서 저자는 화폐와 문자의 유사성을 고찰하기 위해 루소와 데리다를 인용한다. 그러나 여기서 화폐 형식을 띠는 것은 언어가 아니라 문자다. 문자 또한 화폐와 마찬가지로 그 자체로는 의미를 가질 수 없는 하나의 매개 수단이기 때문이다. 특히 루소는 음성 언어와 문자의 대립을 명확히 규정함으로써 화폐와 문자가 닮았다는 사실을 명료히 해주었다.
데리다가 지적했듯이 문자는 ‘나’가 ‘나 자신’이라는 자기의 고유성?자기성?본래성을 해체하기 때문에, 언어를 통해 인간과 사회의 근원을 사유하는 사상가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된다. 어떤 존재가 그 자체로 의미를 지닐 수 없고 무언가를 매개함으로써만 의미를 지닌다는 데서 화폐와 문자는 공통점을 갖는다. 자연 상태의 인간을 가장 이상적이라고 본 루소에게 아름답고 청결한 존재성은 윤리성으로 연결되고 불투명함은 오염, 불순, 죽음과 연결된다. 따라서 타자와의 관계에서 투명성과 직접성을 유지하려면 중간자와 매개자는 추방되어야 한다. 루소가 장애물이나 중간자를 혐오한 것은 이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언어 활동에서 문자에 대한 혐오는 공동체에서 화폐를 폐기하려는 것과 마찬가지다.

“간단하게 말하면 경제학자들은 ‘실물 경제’를 이상적인 이념으로 삼지만, 사회주의나 혁명파는 화폐 폐기론을 주장한다. 양쪽 모두 화폐에 대한 공포나 혐오를 공통의 지반으로 삼고 있다. 화폐의 철학적 고찰을 회피하는 것은, 화폐를 오직 경제적 현상으로 환원하고 그러한 경제주의적 견해에 사로잡혀 화폐를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교환 도구로만 보게 되면서 그것에 대한 인식을 방기하는 것이다.”(148쪽)

저자는 또한 마르크시즘의 화폐 폐기론을 국가사회주의와 조심스럽게 연결시키며, 화폐(자본)에 관한 심도 깊은 논의를 펼친 마르크스의 이론은 충분히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지만 화폐를 단순히 경제결정론의 차원에서만 바라봤다는 점에 아쉬움을 피력한다. 화폐의 폐기는 경제학적인 차원에서는 이상적일 수 있지만, 인간 존재의 근원에 결부해 생각해볼 때 하나의 매개 형식이 폐기된다면 엄청난 재앙을 몰고 올 수 있으며 그것은 중국 혁명이나 캄보디아 킬링필드 등의 역사적 사실을 통해서도 이미 증명되었다. 앞서 화폐 소설에 관한 장에서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펼쳐진다.
형식으로서 화폐는 매개자이기 때문에 정치, 경제, 언어, 문화 등 인간 일반의 모든 영역에서 나타나며, 인간 관계에 내재하는 폭력의 제도적 회피 장치라는 완충 역할을 한다. 인간이 타인과 함께 살아가야 함이 숙명적 사실이라면 타인과의 상호 교통 또한 숙명적인 것이다. 따라서 교통, 교환의 조건이자 결정화인 화폐 또한 인간에게 숙명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인간 사회에서 화폐는 반드시 발생하고 존속한다. 만약 화폐를 폐기한다면 인간은 곧 스스로가 인간임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마무라 히토시의 ‘화폐의 사회철학’은 복수의 타자와 공존하는 인간 존재의 근원에 대한 지속적인 물음으로서 여전히 현재적 가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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