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비워 세상을 담아낸 큰 그릇, 한고조 유방
힘은 산을 뽑고 기세는 천하를 뒤덮은 영웅, 초패왕 항우
중국 대륙의 패권을 겨룬 두 영웅호걸의 이야기가 거장 이문열의 소설로 새롭게 태어난다!
단 한 번의 승리로 천하를 얻은 유방, 단 한 번의 패배로 모든 것을 잃은 항우. 극명하게 대비되는 지략과 용인술로 난세를 헤쳐 가는 두 영웅의 활약상이 광활한 대륙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작가 이문열은 그들의 숨 막히는 접전을 통해 동양적 리더십의 원형과 그 진수를 제시하고 있다.
■ 『사기』를 원전으로 완전히 새로 쓴 이문열 『초한지』
1700만 부 판매를 기록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베스트&스테디셀러로 자리 매김한 『삼국지』, 그리고 『수호지』에 이어, 작가 이문열이 『초한지』를 단행본으로 내놓았다. 이 작품은 기원전 218년 장량이 시황제의 암살을 기도하는 장면으로 시작하여 항우가 자결함으로써 한(漢) 고조 유방이 다시 천하를 통일하는 기원전 202년까지의 내용을 주로 다루었으며, 이후 효문제가 한나라의 황권을 굳건히 하기까지 진말한초(秦末漢初) 30여 년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초한지』는 『삼국지』, 『수호지』와는 달리 원전이 존재하지 않는다. ‘초한지’라는 제목은 명나라 시대의 종산거사(終山居士)라는 이가 쓴 『서한연의』를 우리말로 번역해 붙인 이름이지만, 『서한연의』는 사실(史實)을 지나치게 뒤틀고 엇바꾸어 원전으로 삼을 수 없었다고 작가는 ‘글머리에’에서 밝혔다. 이에 작가는 『사기』를 원전으로 하고 『자치통감』과 『한서(漢書)』를 보조 자료로 삼아 『초한지』를 완전히 새로 썼다. 『사기』를 원전으로 한 까닭에, 나관중의 『삼국지』에서 빌려 온 상상력에 의존한 듯 보이는 다른 『초한지』 작가들의 과오를 피했으며, 또한 ‘칠 푼의 진실과 서 푼의 허구’라는 연의의 본령을 준수하여 역사적 사실에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소설적 재미를 최대한 살렸다.
■ 진말한초(秦末漢初), 천하의 패권을 겨룬 두 영웅이 있었다!
“왕후장상의 씨가 어찌 따로 있겠느냐?”
“저 자리라면 내가 빼앗아 차지할 만하구나.”
우연히 시황제의 천하 순수(巡狩)를 목격한 유방과 항우는 각각 이런 말로 천하 경영의 꿈을 드러낸다. 그러나 두 영웅이 대륙을 차지할 때까지 보여주는 지략과 용인술에는 극명한 차이가 있다.
어수룩하고 무능해 보이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훌륭한 책사를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 천하를 얻어냈던 유방과, 3백 근짜리 무쇠 솥을 한 손으로 내던질 만큼 기세는 대단했지만 오만해서 실패했던 항우라는 두 인물의 대조적인 모습은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흥미로운 포인트다.
또한 이 두 사람을 중심으로 모여든 난세의 호걸들이 야망과 음모, 충성과 변절을 거듭하며 초한(楚漢) 쟁패의 주인공이 되어 가는 과정은 인생이라는 전쟁에 대해, 그리고 진정한 리더십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