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색 코털 아저씨에게 무슨 일이?
몸에 분홍 털이 자라지 않는 아저씨가 있어요. 옆집 총각, 길 건너 사는 예쁜 아가씨, 아랫집 꼬맹이도 모두모두 멋진 분홍색 털을 가지고 있는데 아저씨는 혼자만 분홍 털이 없어 속상합니다.
어느 날, 아저씨가 화장실에서 코딱지를 파다가 분홍색 코털을 발견했어요. 아저씨는 드디어 자신에게도 분홍색 털이 생겼다며 소중한 분홍색 코털을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싶었지요.
하지만, 남들 눈에는 별로였나 봅니다.
"이렇게 보기 싫게 자란 분홍 털은 난생 처음 봅니다. 굉장히 지저분해 보여요. 그냥 확 다 자르는 게 어때요?"
다른 사람의 말에 아저씨의 마음이 콩알만큼 작아졌어요. 아저씨의 불편하고, 초라해진 콩알 마음이 다시 튼튼해질 수 있을까요?
남들보다 부족해 보이는 내 모습에 마음이 콩알만 해진 적이 있나요?
우리는 주변 사람들과 어울려 지냅니다. 어린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그렇죠. 남들과 함께 살아가다 보면 남들보다 부족한 나의 모습을 어쩔 수 없이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면 마음이 콩알만큼 작아져서 내가 가진 멋진 모습을 들여다보지 못하게 되지요.
이 책의 코털 아저씨도 마찬가지였어요. 작가는 이야기를 통해 이런 콩알 마음을 지닌 적이 있는 독자들에게 '지금 그대로의 내 모습을 좀 더 신나는 마음으로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분홍 코털 아저씨가 다른 사람들 때문에 콩알만큼 작아진 마음을, 자신을 사랑하는 멋진 모습으로 극복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일부러 기르고 있으니까』에서 만나 보세요.
분홍색 코털이라는 독특한 소재가 담긴 풍성하고 재미있는 그림책
코털이라는 소재는 어찌 보면 지저분하게 느껴집니다. 코딱지와 엉켜 생각이 되니까요. 게다가 분홍색 코털? 정말 독특합니다. 작가는 분홍색 코털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아무리 지저분한 코털이라도 내 몸에서 난 소중한 존재임을 나 자신이 알아주고 사랑한다면, 코털에서 조차 새로운 장점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내가 코털을 인정하고 사랑하는 순간, 창피하고, 못생겨 보였던 코털이, 길고 튼튼한 분홍색 코털이 되어 멋진 악기로, 아이들에게 재미를 주는 그네로, 예쁜 그림을 그리는 붓으로 멋지게 변신하지요.
처음에는 분홍색 코털이 다소 낯설고 생소하지만,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는 분홍색 코털의 매력에 푹 빠져듭니다. 『일부러 기르고 있으니까』는 내가 가진 것들을 사랑하고 그것에서 장점을 발견하는 순간, 분홍색 코털조차도 내 삶을 멋지게 만들어 주는 소중한 존재가 됨을 보여 주는 멋진 그림책입니다. 최현주 작가가 전하는 기발한 상상의 ‘분홍색 코털’의 매력에 푹 빠져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