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 크리슈나, 헤르메스, 모세, 오르페우스, 피타고라스, 플라톤, 예수
인류를 이끈 위대한 영적 지도자들의 정신과 철학이 담긴
신비주의의 바이블
비교(秘敎)의 전통, 신비의 교리,
종교의 비밀스러운 역사를 만나러 가는 영적 여행!
≪신비주의의 위대한 선각자들(Les Grands Inities)≫은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에두아르 쉬레(Edouard Schure, 1841~1929)가 1889년에 출간한 책으로 우리가 흔히 신비주의 혹은 비교(秘敎)주의라 부르는 종교의 역사를 꿰뚫는다. 라마와 크리슈나, 헤르메스와 모세, 오르페우스와 피타고라스, 플라톤과 예수 등 심오한 비교(秘敎)적 지식을 찾아 헤맸던 고대의 현인과 철학자들의 여정을 담은 이 책은 출간 직후 대학과 교회에서 이단 취급을 받았으나 곧 대중들에게 은밀히 전파되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특히 제1차 세계대전 중에는 전장에 임한 병사들에게 경전처럼 읽혔다. 이후 이 책은 신비주의에 관한 하나의 바이블로 자리 잡았으며 기독교인들에게조차 경건한 신앙심을 일깨우고 북돋우는 책으로 은밀하고도 폭넓게 읽혔다. 프랑스어 외에도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러시아어로 출간되었고, 1913년 영어로 번역되었다.
인간 영혼에 대한 위대한 탐색가였던 쉬레는 ≪신의 진화―스핑크스에서 그리스도까지≫ ≪동방의 성소: 이집트, 그리스, 팔레스타인≫ ≪르네상스의 예언가들≫ ≪설교자 이시스≫ ≪알자스의 전설≫ ≪영감을 준 여인들, 미래를 예언한 여자 시인들≫ 등 종교와 신성에 관한 많은 저술을 남겼다. 뿐만 아니라 희곡작가로도 명성을 떨쳐 그를 존경하고 따르던 오스트리아의 철학자이자 교육자인 루돌프 슈타이너(Rudolf Steiner)는 그의 작품 대부분을 무대에 올렸다. 음악에도 조예가 깊었던 그는 19세기에 바그너를 프랑스에 소개하고 널리 전파시켰으며, 러시아의 작곡가 프로코피예프도 그의 작품을 읽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왜 신비주의인가?
과학문명이 놀랄 만큼 발전한 21세기에 ‘신비주의’라고 하면 우리 실제 삶과 동떨어진 허황되고 비과학적인 인식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영혼의 존재’에 대해 우리가 어떤 태도를 갖느냐에 따라 신비주의를 바라보는 시각은 달라진다.
신비주의란 인간이 설명할 수 없는 신비스러운 존재, 신비스러운 힘에 대한 믿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누구에게나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인간의 영혼에 대한, 영혼의 숭고함에 대한 깊은 믿음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금방 알게 될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영혼의 존재를 믿는가?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신비주의자라고 부를 수 있는가 없는가는, 우리가 우리의 영혼의 존재를 믿는가 혹은 믿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어떻게 대답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 신비주의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의 반대편에 있는 것도 아니고, 종교적인 신앙심의 반대편에 있는 것도 아니다. 신비주의는 영혼의 존재를 믿는 모든 인간의 가슴 한복판에 있다. ―‘옮긴이 서문’ 중에서
라마와 크리슈나, 헤르메스와 모세, 오르페우스와 피타고라스, 플라톤과 예수는 각각 인류를 건설하는 데 크게 기여한 위대한 종교와 철학들 중 하나를 대표한다. 이들은 초월을 경험한 사람들이며 인간의 영혼을 가장 드높은 상태로까지 고양한 사람들이며, 사람들의 영혼을 놀라울 만큼 일깨운 이들이며, 당대 사회를 훌륭하게 조직해낸 사람들이다. 그들은 수많은 제자들을 남겼고 통과 제의 의식을 남겼으며 전설을 남겼다. 이 책은 그들의 행적을 통해 비교적인 의미에서 종교사의 내부를 추적한다. 브라만의 통과 제의로부터 이집트의 신비까지, 이스라엘의 소명으로부터 예수의 소명까지, 오르페우스의 신화로부터 엘레우시스의 신비까지, 그의 글을 따라가며 저 멀리 떨어진 신비적인 전통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진리는 우리 영혼의 삶 내부에 존재한다. 영혼만이 유일한 것이고 이 우주의 열쇠다.
초월을 경험한 위대한 선각자들의 영혼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에두아르 쉬레는 고대의 문헌, 경전 등 문자로 전해지는 기록은 물론이요, 문헌으로 전하지 않는 비교의 신비와 전통까지도 역사와 종교에 대한 해박함과 통찰력으로 되살려 한편의 장대한 서사시와 같은 비밀스러운 종교의 역사를 펼쳐 보인다. 이것은 단편적 지식만 가지고 읽는 이를 속이거나 기만하기보다는 더 높은 것을 갈망하는 강렬한 욕구, 영원하고 완전한 진실을 좇아 얻은 결과물이다. 그리하여 인류의 기원과 종교의 기원, 인류 역사의 커다란 두 흐름인 셈 문화와 아리안 문화의 전개와 발전 과정, 그 문명을 이끌어간 위대한 선각자와 그들의 깨달음의 발자취를 쫓고, 그들이 세운 종교와 철학에서 신비주의의 전통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광범위하게 탐사한다. 그는 영혼의 고양을 통한 신과의 만남이라는 핵심적 진리 앞에 여러 다른 종교가 신비주의라는 하나의 줄기로 만난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신비주의 혹은 비교주의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 정신이 유일한 실재(實在)이다.
* 창조는 영원하며 생명과 같이 지속된다.
* 인간이라는 소우주는 정신, 영혼, 육체의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신의 세계, 인간 세계, 자연 세계로 이루어진 대우주의 형상과 일치한다. 대우주는 성부, 성모, 성자(본질, 물질, 생명)로 된 절대 성령의 조직 기관이다.
* 바로 그 때문에 신의 형상을 한 인간은 신의 살아 있는 말씀이 될 수 있다.
* 인간의 영혼은 본질의 측면에서는 불멸이다. 영혼은 정신적 실존과 육체적 실존 속에 교대로 머물며 윤회한다.
* 그러한 과정에서 인간이 만나게 되는 지상(至上) 명령은 재림?재탄생의 명령이다. 그러나 신성에 대한 의식에 사로잡히는 순간 재림의 법칙을 넘어서는 지점까지 영혼은 고양된다.
1. 라마: 아리안 주기
셈 문화의 흐름을 거슬러 가면 모세를 통해 이집트에 다다르게 되고, 아리안 문화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면 인도에 이르게 된다. 인도와 이집트는 종교의 커다란 두 젖줄로 위대한 통과 제의의 비밀을 간직한 곳이다. 라마는 아리안 문명의 여명기에 탄생한 최초의 위대한 종교의 창시자다. 스키타이의 드루이드교 승려였던 라마는 스키타이 전역을 여행하며 비법 수련단체에서 배움을 깊이 하여 그들 백성들에게 반신(半身)으로 간주되었다. 그는 ‘신성의 지혜’라 불리는 정령 ‘데바 나후샤’로부터 ‘나의 빛을 지상에 전파하라’는 과업을 받고 민족의 정예를 이끌고 아시아의 중심부로 이동하여 이란을 정복하고 그곳에 새로운 도시를 세우고 ‘신성의 불’에 대한 숭배의식을 확립한다. 그러나 히말라야의 입구에 세운 도시가 세계의 중심이 될 수는 없어 다시 부족을 이끌고 인도로 향하고 검은 마술사 라바나를 물리침으로써 인도 정복을 마무리한다. 아리안족 문명이 여기서 시작된다.
2. 크리슈나: 인도, 그리고 브라만의 통과 제의
아리안족이 인도를 점령하자 지상에서 찬란한 문명이 탄생한다. 그러나 브라만 사회가 정착되기 전 인도 사회는 형이상학적 열망을 간직한 아리안계의 태양 왕조와 정열적이며 질서파괴적인 흑인종족의 달 왕조가 대립한다. 크리슈나는 바로 이 두 개의 힘을 화해시킨 인도 국가 종교의 진정한 창조자다. 또한 ‘신성의 말씀’이라는 개념과 ‘인간으로 육화된 혹은 인간에 의해 천명된 신성성’이라는 개념을 가져온 최초의 메시아이며 신의 아들들 중의 장자라 할 수 있다. 그 역시 청년기에 여러 통과 제의를 거치며 스스로가 신의 아들임을 느끼고 은자승들의 지도자가 된다. 그는 제자들에게 자신의 교리를 설법하고 백성들에게 무엇보다도 이웃에 대해 자비를 베풀라고 설교한다. 크리슈나가 제자이며 태양 숭배 왕국의 후계인 아르드주나를 마두라의 왕으로 삼자 달 숭배 왕들과 전쟁이 벌어지는데, 그는 자신의 신앙을 적대자들에게도 스며들게 하기 위해 기꺼이 죽음을 맞이한다. 그 후 인도 대부분의 지역이 비슈누 신을 받아들였고, 태양 숭배와 달 숭배가 화해했다.
3. 헤르메스: 이집트의 신비
헤르메스-토트는 한 개인을 가리킨다기보다는 인간, 카스트, 신을 동시에 지칭하는 총체적인 명칭이다. 인간 헤르메스는 이집트 최초의 위대한 정신적 지도자요, 카스트로서의 헤르메스는 신비주의 전통을 간수하고 있는 성직자 계급이다. 신으로서의 헤르메스는 수성(메르쿠리우스)으로 정신의 영역, 신성의 지도자이다. 모세와 오르페우스가 이어받은 ‘태초에 빛이 있으라’라는 전언도 헤르메스로부터 온 것이다. 이집트 신비주의의 정상에는 이 헤르메스의 교리가 빛나고 있다. 오시리스와 이시스의 전설, ≪죽음의 서≫에 대한 이야기가 있고, 신비주의의 교리를 이중 삼중의 장치로 비밀스럽게 지켜온 이집트는 신비의 지혜를 갈구하는 자들의 성소였다. 그 신비에 입문하려는 신참자는 지혜의 시험, 죽음의 물을 통과하는 시험, 감각의 유혹을 이기는 시험을 거친 후 다시 죽음과 부활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헤르메스의 비전(지혜, 사랑, 정의, 아름다움, 영광, 이치, 불멸), 위대한 계시의 길을 경험하게 되고 비로소 새로운 견자로서 오시리스의 사제에 봉헌된다. 이집트의 통과 제의는 이후 여러 종교 지도자와 철학자들의 수련 과정에서 자주 등장한다.
4. 모세: 이스라엘의 임무
인류의 종교사에서 이스라엘 민족이 지니고 있는 중요성은 유일신 숭배 종교를 내세웠다는 것과, 기독교를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이 유일신 사상을 체계적으로 조직화한 인물이 바로 모세인데, 이 책은 모세를 이집트의 선지자이자 오시리스의 사제로 보고 그래야만 구약 창세기의 신비스러운 의미가 되살아난다고 말한다. 쉬레는 최초에 이집트 상형문자로 쓰인 창세기가 페니키아어에서 아랍어로, 다시 그리스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신비스러운 의미를 잃어버렸는데, 헤브라이어 텍스트에는 그 신비가 살아 있다고 한다.
모세는 이스라엘의 사명이 인류 보편의 종교를 세우는 것이라 생각했고 그 임무를 대표할 백성으로 유태 민족을 택해 출애굽을 단행한다. 그는 다신주의적 본능과 우상숭배의 유혹에 빠지려는 백성들에게 엘로힘(신들 중의 신)을 현현케 하기 위해 공포와 신비를 동원하여 율법과 신앙을 부과했다. 그리하여 마침내 70인의 장로에게 자기 의지의 불과 에너지를 심는 데 성공한다. 비로소 이 땅 위에 유일신 숭배 사상이 세워진 것이다.
5. 오르페우스: 디오니소스의 신비들
아폴론과 신의 여사제 사이에서 태어난 오르페우스는 그리스에 신성을 불어넣어주는 정령이며 신성한 영혼을 일깨우는 정령이다. 또한 그는 시와 음악의 시조로 디오니소스적인 힘이 유럽 전체로 퍼질 수 있도록 한 장본인이다.
모세가 벼락같은 목소리를 통해 남성 신의 원리, 유일신의 교리를 외쳤다면, 그리스에서는 여신을 숭상하는 풍습이 우세했다. 특히 트라크에서는 태양 숭배 사상과 달 숭배 사상의 격렬하게 대립했는데, 달 숭배 사상의 힘이 강해지자 이들 사제들은 바커스(주신) 숭배 사상을 자신들의 숭배와 접목하여 스스로를 바캉트라 부르며 사람들을 관능으로 유혹하고 공포로 지배했다. 이 무렵 이집트의 사원에서 신비의 통과 제의 의식을 마치고 돌아온 오르페우스는 신비적 학문과 교리와 자신만의 매력으로 트라크의 지도자가 되어 바캉트들을 길들인다. 이에 반발한 바캉트들이 오르페우스와 그의 사제들에 대항해 전쟁을 일으키려 하자 오르페우스는 크리슈나가 그러했듯이 스스로 죽음을 맞이한다. 이후 그의 학문과 신비는 그리스 전역으로 퍼져나간다.
6. 피타고라스: 델포이의 신비들
오르페우스가 성직 제도하의 그리스의 스승이었다면 피타고라스는 세속화된 그리스의 스승이다. 그는 자신이 태어나기 전 어머니가 받은 신탁에 따라 신의 이치를 찾아 이집트 사원으로 떠난다. 이집트에서 22년 동안 수련과 통과 제의를 거치면서 신비의 힘을 다루는 법, 마술과 강신술을 행사하는 법을 배우고 수의 과학과 우주의 원칙을 이해했다. 또한 바빌론의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동안 그 속에서 상이한 종교를 경험하면서 자신의 지평을 확장한다. 이집트에서의 통과 제의와 바빌론의 경험을 통해 대가가 된 피타고라스는 델포이로 와 신전의 사제들을 이끌었으며 이후 크로토나(이탈리아 남부의 도시)에 피타고라스 학회를 세운다. 이 학회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의 수련을 거쳐야 하는데, 이것은 성직 사회의 통과 제의를 일반인들에게 적용한 주목할 만한 시도였다. 이 과정에서 수련생들은 직관을 키우고 정념을 극복하고, 신성의 과학을 배우고, 우주창조론과 인간심리학, 영혼 진화론을 깨우친다. 그는 신비주의적 진리들을 과학적 체계 속에서 총체적으로 정리한 전무후무한 업적을 남겼다.
7. 플라톤: 엘레우시스의 신비
플라톤의 유년기와 청년기를 감싸고 있던 아테네의 정치적 지평은 암울하고 불안했다. 아테네가 스파르타에 함락되고 30명의 독재자의 압제와 박해가 이어졌다. 그런 암울한 풍경 속에서도 그의 영혼은 사랑과 조화, 즉 영원한 미를 향한 사랑과 이 우주를 껴안는 조화를 추구했다. 그런 그에게 소크라테스와의 만남은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그는 광장에서 정의와 진실을 이야기하는 소크라테스를 보면서 선(善)이 미(美)보다 우위에 있음을 이해했으며 예술에 대한 열광이 신성한 꿈으로 대체되었다. 그는 진리를 위해 죽음을 택한 소크라테스의 모습, 영혼의 불멸성에 대해 그가 제자들과 나눈 대화의 마지막 모습을 가장 성스러운 신비로 받아들였다. 이것이 그의 최초의 위대한 통과 제의였다. 이어 플라톤은 엘레우시스의 통과 제의와 이시스의 통과 제의를 받았으며 피타고라스의 제자들을 만나 위대한 스승의 철학 체계의 뼈대와 모태를 빌려왔다. 플라톤은 ‘진실’과 ‘미’와 ‘선’의 개념이 합쳐져 신을 형성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신성 세계와의 직접적인 소통인 통과 제의가 사라져 버린 시대의 인간들에게 그는 자신의 관념론(이상론)으로 진리에 이르는 축복의 길을 마련해준 셈이다.
8. 예수: 그리스도의 사명
예수가 탄생할 무렵, 이집트와 아시아의 신비를 전해주던 그리스의 정신은 타락했고, 로마에서는 근본에서부터 학문과 예술이 천대받았다. 로마의 케사르는 거의 모든 민족을 점령하고 전 세계로 세력을 펼쳤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은 로마에 점령당했을지언정 스스로가 신의 백성임을 잊지 않았다. 그들은 유일신 사상의 충실한 신도로 남았고 예언자들은 메시아의 도래를 기다렸다.
쉬레는 예수가 진정한 구세주로서 임무를 느끼기 전까지 기나긴 진전 단계와 진정한 통과제의 과정이 있었다고 본다. 예수는 에세네파의 가르침을 받는 과정에서 ‘인간의 아들과 신의 아들의 신?’를 알게 되고 스스로 내부에서 예언자로서의 소명이 커지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세례 요한으로부터 “그대가 메시아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40일간 단식과 은거를 하며 위대한 확신을 하게 된다. 이 책은 예수가 제자들에게 신비주의적 전통에 대한 가르침을 베풀었음이 분명하다고 강조한다. ‘재생’이라는 신비주의의 교리, 인간이 ‘육체, 영혼, 정신’의 세 부분으로 되어 있다는 원리, ‘인간의 아들이 곧 신의 아들’이라는 원리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최후의 만찬, 기소, 죽음과 부활의 모든 과정에서도 신비주의의 전통은 그대로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