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다중인격
중고도서

다중인격

캐머론 웨스트 저 / 공경희 역 | 그린비 | 2002년 04월 2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정가
9,900
중고판매가
1,500 (85% 할인)
상태?
사용 흔적이 많고, 상품과 부속품에 손상이 있는 상품
YES포인트
구매 시 참고사항
  • 중고샵 판매자가 직접 등록/판매하는 상품으로 판매자가 해당 상품과 내용에 모든 책임을 집니다.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4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422쪽 | 63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6820631
ISBN10 8976820630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이 많고, 상품과 부속품에 손상이 있는 상품
  •  판매자 :   haha1700   평점4점
  •  특이사항 : ~ 타사이트와 함께 판매를 하고있으므로 품절될수있음을 참고해주세요 ~ 구매하시는 모든고객님들 항상 행복하시고 모두 부자되세요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캐머론 웨스트
캐머론 웨스트 박사는 세이브룩 인스티튜트에서 다중인격과 관련된 자신의 경험적 증상들에 관한 논문으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부인, 아들과 캘리포니아에서 살면서 두번째 작품으로 소설을 쓰고 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내 왼손이 크레용 상자에서 빨간 수성 사인펜을 꺼냈다. 나는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다. 왼손은 사인펜으로 오른손 가장자리에 붉은 줄을 긋더니 손가락 마디를 가로질러 쭉 선을 그었다. 그러더니 오른손을 얼굴에 바짝 대고는 앞뒤로 돌려보며, 빨간 줄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나는 말없이 담담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 손은 연필을 하나 고르더니, 스케치북 위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벌거벗은 여자의 앞모습과 작은아이의 뒷모습을 그렸다. 아이는 여자의 앞에 있었다. 아니, 약간 오른쪽에. 여자는 아이의 오른손을 잡아 자기 음부에 갖다대고 있었다. 아이의 손과 엄지손가락만 보일 뿐, 다른 손가락은 보이지 않았다. 이 그림 옆에는 아이가 오른손을 들어올리고 있는 그림이 있었다. 손가락이 손에서 분리되어 있었다. 그리고 손 옆에는 가위가 있었다. 가위가 손가락을 자르는데 쓰였음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것 같았다. 만화 속 등장인물의 대사처럼, 아이의 입 앞쪽에 있는 말풍선 안에는 '싫어!!!' 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또 여자의 입 옆에는 똑같은 방식으로 '쉿!'이라고 쓰여 있었다.

내 몸을 조종하는 이 작은 사람으 그림을 한장 더 그렸다. 이번에는 연필과 빨간 크레용을 써서 눈이 아주 큰 남자아이를 그린 후, 뺨 위에 커다란 눈물방울들을 그렸다. 아이는 손가락이 분리된 오른손을 올리고 있었고, 손에는 붉은 핏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옆에는 '슬픈 데이비'라고 적어놓았다.
--- pp 70~71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사랑과 인정 그리고 자신에 대한 재발견 - 다중인격 장애를 극복하는 길

미국에서는 해리성 정체 장애를 앓는 사람들이 평균 7년 동안 정신병 관련 기관을 전전한 후에야 해리성 정체 장애라는 진단을 받는다고 한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무려 7년이라는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오진으로 인해 부적절한 치료를 받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자신의 이야기가 현재와 미래의 의료진에게 해리성 정체 장애에 대한 지식을 주게 된다면 이 책을 쓴 목적 한 가지가 더 달성되는 셈이라고 말한다. 1976년 이후 북미에서만 4만 명이 다중인격 환자로 진단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미국에서도 의료진들 사이에 해리성 정체 장애에 대한 의학적 지식이 많이 부족하다고 한다. 실제로 저자 역시 '다중인격 장애 전문'이라는 치료사를 찾아갔다 황당한 경험을 한 일이 있었다. 상담 도중 그의 인격체 중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8살의 클레이가 나오자 치료사가 당황하며 "웨스트씨! 좀더 어른스럽게 행동하셔야죠"라고 말하며 어쩔 줄 몰라 했던 것이다.

'진짜' 전문적인 치료사들은 한 환자의 몸 안에 있는 개성도, 기억도, 취향도 다른 인격체들이 나올 때마다 적절히 대응한다. 그리고 그들은 무엇보다 환자가 자신이 '다중인격 장애자'임을 인정하게 하려 애쓴다. 자신이 다중인격 장애자임을 인정하는 것은 그가 가진 과거의 끔찍한 기억들도 함께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환자가 '부정의 칼날'을 휘두르면 치료는 그만큼 늦어진다. 저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해리성 정체 장애 환자를 돕고자 다중인격 장애를 앓고 있는 상태에서 심리학 공부를 해 박사가 되었다. 아직도 '다중인격 장애'가 실재하는 병이냐를 놓고 의료진들이 설왕설래 하는 사이 수많은 다중인격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고통과 두려움 속에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다중인격 장애를 치유하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어렸을 때 성추행, 특히 근친상간을 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심각한 죄책감과 수치심을 겪는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그들의 불완전한 심리 상태는 기억을 캐내거나 상처를 준 내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만으로는 치유되지 않는다. 단순히 기억을 되살리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온전함과 평온은 타인의 잘못으로 돌리거나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지, 그때 일을 기억하는 것만으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사랑과 인정과 자신에 대한 재발견을 통해서만 온전함과 평화를 얻을 수 있다. 다중인격 장애의 치료는 주위 사람들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 그리고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인정하는(그것은 곧 그의 안에 있는 인격체들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다) 데서 시작된다. 여러가지 기술적인 치료 요법을 동원하는 건 그 후의 일이다. 저자가 만난 의사 가운데 한 의사는 환자들이 자신이 다중인격 장애를 앓고 있음을 인정하도록 하기 위해 비디오 촬영을 이용했다. 저자 역시 자신의 여러 인격이 나오는 모습이 촬영된 비디오를 보고서야 인격체들의 존재를 진정으로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

다중인격 장애 환자의 치료 과정은 이 책의 2부를 보면 자세히 알 수 있다. 저자가 만난 심리 치료사 가운데 '델 아모 병원'의 닥터 멘델은 환자들의 인격체들 가운데 취향과 나이가 비슷한 인격체들을 통합해 가기도 하고, 현재 환자의 나이와 너무 차이가 나는 인격체를 자라게 해 나이를 먹게 하기도 한다(보통 인격체들은 자아가 분리된 상태의 정서적 연령에 머무르고 있다). 이렇게 해서 인격체의 수와 인격체 간의 나이차를 줄여가며 치료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족들이 환자의 인격체들을 인정해 주는 것도 환자 자신이 인격체를 인정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저자에게 그와 끝까지 함께 하며 인격체들을 돌봐준 아내(어린 인격체가 나오면 저자의 아내는 동화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곰인형을 안겨주기도 한다)와 아빠의 이상한 행동을 받아들여준 어린 아들(심지어 저자의 아들인 카일은 힘겨워 하는 엄마에게 다중인격이 그렇게 나쁜 건 아니라는 말을 해 그녀를 감동시키기도 한다)이 없었다면, 그는 지금 심리학 박사가 되기는커녕 2부의 제목처럼 여전히 '하수구를 떠돌고' 있을 것이다.

끝으로 여전히 '다중인격 장애'라는 질병을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저자의 말을 전한다. "요즘 해리성 정체 장애란 병의 타당성에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 해리성 정체 장애 자체는 엄연히 정신 장애의 진단 범주에 들어가는 질병이다. 다른 진단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현저한 증후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정신 질환 가운데 하나의 영역을 구성하게 된 것이다. 해리성 정체 장애 증후가 아닌데도 해리성 정체 장애 환자라는 진단을 받을 수도 있다. 아쉽게도 미숙하거나 훈련받지 않은 의료진의 손에 맡겨진 사람들이 이런 경험을 한다. 한편 의료진이 해리성 정체 장애 증후를 묵과하는 일도 있다. 의료진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그런 경우가 많다. 전자의 경우는, 가정 주치의에 의한 치료를 포함한 모든 치료에 공통적으로 따를 수 있는 양상이다. '아'라는 신음만 뱉어도 전혀 딴 진단이 나올 수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 늑대가 온다고 거짓말을 하는 양치기 소년의 이야기를 잠시 떠올려보자. 그가 거짓으로 외치긴 했지만, 그렇다고 실제로 늑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기억을 되살려 보면 늑대는 있었고, 여전히 있다. 만일 사람들이 정말 중요한 부분, 즉 소년이 외쳤다는 사실에 관심을 기울였다면 이 우화는 해피엔딩이 되었을 것이다."
아동 성폭행이 불러오는 비극 ― 다중인격

아동 성추행은 기름에 절은 더러운 재킷과 같습니다. 도저히 벗어던질 수 없는 재킷이어서 모든 관계에 알맞은 차림을 할 수 없게 만들지요. 그래서 뭔가와 스치거나, 누군가와 껴안거나, 막 정리한 깨끗한 이부자리를 봐도 더러운 재킷 때문에 모든 것이 곧 더러워지리라는 것을 그걸 입은 사람들은 잘 압니다. 그리고 대부분 그렇게 됩니다. 아동 성추행을 당하면 그런 식으로 일이 풀리게 마련입니다. 어릴 때의 관계가 비록 신체는 성장해도 어른이 되지 못하게 막으니까요. 슬픈 일이지요. 관계의 싹이 일찍부터 죽게 되고, 조만간 누군가의 일기장에 눈물이 얼룩지게 됩니다. 『다중인격』의 저자가 '성추행을 당한 사람들을 위한 토론'에서 한 강연의 일부(본문 p. 412)

얼마 전 KBS 2 TV에서 과학 다큐 프로그램 '차인표의 블랙박스'를 신설하고 그 첫회에 다중인격을 소개했다. 방송에서는 여러 개의 인격을 한 몸안에 가진 다중인격 환자들과 그들을 치료하고 있거나 치료한 적이 있는 의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영화나 소설 등을 통해 막연하게 알고 있던 다중인격 환자의 모습과 그 증상을 자세히 소개했다. 그러나 방송에서는 다중인격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부분들이 제대로 언급되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다중인격 장애의 원인과 치료에 관한 것이었다. 물론 부모에게 학대 당한 어느 아동의 사례를 통해 어린 시절 심리적 학대나 육체적 학대, 성적 학대를 받은 사람이 나중에 다중인격 질환을 앓게 된다는 말을 하긴 했지만 다중인격 장애를 앓게 되는 원인을 밝히는 설명으로는 충분하지 못했다. 1994년 미국 정신병학 협회는 그 동안 다중인격 장애로 알려진 병명을 해리성 정체 장애로 바꾸었다.

그리고 많은 치료사들에 의해 적게는 몇 개에서부터 많게는 수천 개의 인격을 가진 사람들이 확인되었다. 치료사들 사이에 이 '인격'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대한 의견은 아직 정확히 일치되지 않았지만, 다중인격 장애의 원인이 어린 시절 경험했던 극심한 정서적·신체적 폭행, 특히 성폭행 때문이라는 데는 의견 일치를 보고 있다. 해리성 정체 장애를 앓는 환자의 약 90%가 여성이라는 사실에서도 이 질병의 원인 분석은 타당해 보인다. 물론 어린 시절 성적 학대를 받은 아동들이 모두 이 질병을 앓는 것은 아니다. 그런 아동들 중에서도 특히 피최면성 또는 최면 감수성이 높은 아이들이 학대의 고통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 자기 자아를 그 시점에서 분리시켜 내어 다중인격 환자가 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캐머론 웨스트 역시 자신의 몸 안에 24개의 인격을 가진 다중인격 환자였다. 그는 어린 시절 반복적으로 겪었던 근친상간의 끔찍한 기억과 외간 사내로부터의 강간 기억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때마다 자신의 자아를 분리시켰다. 그래서 4살의 데이비, 8살의 클레이 등 24개의 인격이 그 안에 존재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인격이 나타나기 전까지 그는 지극히 평범한 아니 보통 사람들보다 행복한 중산층 가정의 가장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이며 연인인 아내와 사랑스러운 어린 아들, 그리고 자신이 경영하는 탄탄한 회사 등 그야말로 부러울 것이 없는 중년의 사내였던 것이다. 하지만 어느 날 그의 몸 어딘가에서 낯선 목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했고, 자신이 분리해낸 뒤 감춰놓았던 그래서 그의 기억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끔찍한 사실들과 불쌍한 인격체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의 삶은 180도 바뀌었다.

아동 성폭행은 피해 아동의 삶이 성폭행 사건 이후 완전히 망가진다는 데 그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특히 성폭행을 여러 번 경험한 아동은 완전히 그 사회적 삶을 마감하거나 이 책의 저자인 캐머론처럼 끔찍한 기억을 잊기 위해 당시의 자아를 분리시켜 내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분리된 자아는 어느날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던 그(또는 그녀)의 삶에 나타나 일상을 완전히 붕괴시켜 버리는 것이다. 우리는 다중인격 장애를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말 것이 아니라, 한 인간의 삶과 인격을 완전히 혼란에 빠트리는 범죄가 그의 과거 어느 때에 일어났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그 사건이 정말 끔찍한 아동 성폭행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에도.



일상의 파괴와 자기 부정 ―다중인격 장애 증상

여러 개의 인격이 한 몸 안에 있는 다중인격 장애를 앓고 있다고 해서 살아가는 데 무슨 큰 문제가 있으랴 하고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그때그때 다른 인격으로 살아갈 수 있으니 편리한 점도 있지 않을까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의 2부를 읽어가다 보면 다중인격 장애가 일상생활을 영위해 가는 데 얼마나 큰 장애가 되는지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다중인격 장애를 앓는 사람들이 일반적인 생활을 해나갈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각 인격체들이 그들이 분리되던 시기의 기억에 머물러 있다는 것과 인격체가 나오는 순간을 환자 자신이 전혀 컨트롤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각각의 인격체들은 자신이 학대를 당한 그 시간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일례로 이 책의 본문에서 캐머론의 인격체 중 한 명인 여섯 살의 모차르트는 자신이 폭행당할 때 손이 묶여 있던 기억에 머물고 있어 실제로는 자유로운 손을 움직이지 못한다.

자신의 아이와 놀아줄 때, 사랑하는 사람과 성관계를 가질 때, 거래처 사람을 만날 때 불쑥불쑥 학대당한 기억에 사로잡혀 있는 인격체들이 나온다고 상상해 보라! 실제로 저자는 아내와 어린 아들과 음식을 만들 때 혹은 아들과 놀아줄 때 그의 안에 있는 어린 인격체들이 나와 아들이 놀란 경험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가 누구보다 사랑하는 아내와 성관계를 가질 때 폭행당한 어린 인격체가 나와 "싫어!"라고 외친 경험도. 이렇듯 다중인격 장애를 앓는 당사자의 괴로움도 괴로움이지만 함께 생활하는 가족이 겪는 고통도 가벼운 무게는 결코 아니다. 그래서 저자의 아내는 '다중인격 장애자의 배우자 모임'에 나가 같은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듣기도 하고, 자신의 정신적 고통을 치료하기 위해 심리치료사를 찾기도 한다.

해리성 정체 장애 증상을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것은 저자가 '부정의 칼날'이라고 말하는 환자의 자기 부정이다. 다중인격 장애를 앓는 사람들은 자신이 기억하기 싫어 분리해 냈던 끔찍한 기억이 재생되는 것과 자신이 자신답지 않은 행동을 한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래서 그들은 다시 찾게 된 과거의 기억이 차라리 날조된 것이길 바라며 자신이 그냥 정신 이상이라고 믿고 싶어 한다. 저자도 오랜 시간을 부정의 칼날을 휘두르며 자기 자신을 괴롭혔고, 그의 그런 부정으로 인해 그 안에 있던 인격체들은 더욱 더 상태가 나빠졌다. 그가 인격체들과 대화하려 하지 않고 그들을 억누르려 했으므로 인격체들도 더욱 반발하며 빈번하게 나타나거나 자신들을 부정하는 그의 몸에 상처를 주기 위해 곧 인격체들의 몸이기도 한 그의 신체에 상처를 내기도 했던 것이다.

하지만 제게 가장 나쁜 게 뭔지 아십니까? 그것은 카일이 아빠를 미쳤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아내 리키가 더 이상 저를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또는 정신 병원에 다시 가야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칼날입니다. 저는 그것을 '부정의 칼날'이라고 부릅니다. 그것이 제 몸 위를 지나갑니다. 다섯 살이 되기 전부터 깨어 있는 시간이나 잠든 시간이나 늘 그것에 시달렸습니다. 내게 일어난 일을 부정하는 것, 내게 상처 준 사람들을 부정하는 것, 내가 다중 인격 장애자임을 부정하는 것……. '부정의 칼날'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너무 오래 귀를 막고 비명을 질러댔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야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내 손으로 그 칼날을 쥐고 있었음을, 내 목소리로 그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음을 말입니다. 마침내 칼날을 내려놓게 되니,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그걸 들고 있는 데 워낙 익숙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다시 그걸 들고 싶습니다. 하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5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