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한마디로 우주와 자연, 생명의 경이로움에 매혹된 청소년들은 그날부터 과학자를 꿈꿉니다. 그러한 청소년들이 책으로 가득 찬 도서관에서 과학자를 만나 자연의 경이로움을 만끽하고 과학자의 삶을 꿈꾸게 된다면 얼마나 근사할까요! - 정재승
탄광촌 소년의 꿈을 바꾼 ‘10월의 하늘’과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꿈을 바꿔놓을 ‘10월의 하늘’
영화 〈옥토버 스카이〉는 탄광촌 소년 호머의 실제 이야기다. 1957년 10월의 어느 날, 호머는 소련에서 쏘아올린 ‘하늘을 날아오르는 별’, 인공위성에 관한 뉴스를 보고 로켓 과학자의 꿈을 키운다. 땅속만을 바라보며 사는 탄광촌 사람들에게 하늘을 향한 소년의 꿈은 비웃음거리에 불과했지만 호머는 온갖 좌절과 실패를 극복하고 꿈을 향해 계속 나아가 마침내 미 항공우주국(NASA)의 로켓 과학자가 된다. 과학의 ‘과’자도 모르는 소년, 별일 없었다면 광부가 되어야 했던 이 소년의 꿈을 바꾼 건 10월의 하늘을 가르며 날아올랐던 과학기술이었다. 과학이라면 좋은 성적을 받기 힘든 과목, 골치 아픈 것, 과학자는 4차원 세상 사람으로 여기고 있는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에게도 10월의 하늘은 과학의 꿈을 펼쳐놓을 커다란 스케치북이 될 수 있을까.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과학 강연행사 ‘10월의 하늘’이다. ‘10월의 하늘’은 오늘의 과학자가, 과학을 접할 기회가 부족한 청소년들을 직접 찾아가 과학의 놀라운 세계를 선보이는 강연회다. 다양한 주제와 방식의 강연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과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자연과 우주, 생명이 주는 신비와 경이로움을 전달함으로써, 이들이 과학에 대해 꿈을 꾸고 장차 미래의 과학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강연 기부해주실 과학자 없으신가요?”
과학자가 청소년과 함께하는 꿈과 희망의 프로젝트
대도시의 청소년들은 대중강연을 통해 과학자를 만나는 기회가 종종 있지만 지방의 청소년들은 과학자가 소녀시대나 빅뱅만큼이나 딴 세상 사람이다. 안타까움을 느낀 정재승 교수가 이들을 위해 강연 기부할 과학자를 모집하는 메시지를 SNS를 통해 올리면서 ‘10월의 하늘’은 시작됐다. 매년 마지막 주 토요일 전국 도서관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2010년 1회 행사에서 약 50명의 과학자가 3,000여 명의 청소년을 만났으며 2011년 2회 행사에서는 약 90여 명의 과학자가 5,000여 명의 청소년을 만나 과학으로 교감을 나눴다. 특히 ‘10월의 하늘’은 기획에서 준비, 강연 및 진행에 이르는 전 과정이 오로지 기부자들의 재능 나눔으로 이루어진다. ‘10월의 하늘’을 통해 강연자는 자신이 과학의 길에 들어서던 날, 그날의 초심을 되돌아볼 수 있고 재능기부자는 자신이 가진 재능을 타인과 나누는 기쁨을 맛볼 수 있으며, 청소년은 자연과 과학의 경이로움을 느끼고 과학에 대한 꿈을 키워나갈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바로 그렇게 탄생하게 될 내일의 과학자의 모습을 기록하는 책이 될 것이다.
정재승, 김택진, 윤송이, 김탁환 등
과학자와 과학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강연
이 책은 ‘10월의 하늘’에서 선보인 재미있는 강연을 싣는 동시에 과학지식과 호기심이 불꽃 튀는 현장의 생생함을 그대로 실었다. 과학자뿐 아니라 김택진, 윤송이와 같이 기업인이 참여하여 야구와 뇌과학을 박진감 넘치게 소개하기도 하며 소설가 김탁환은 미래를 읽기 위한 과학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외에도 의사, 교사, 과학기자, PD 등 각양각색의 강연자가 흥미로운 주제의 과학 이야기를 가득 펼친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내 생각을 읽는 로봇 -정재승
“인간이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로봇, 인간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기계장치를 만들려면
인간의 마음도 잘 알아야 하고, 이를 적용할 수 있는 로봇 기술도 잘 알아야 하죠.
이 분야에 대한 이해가 깊은 사람만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p.26
사고로 팔을 잃은 사람에게 의수(팔 모양이지만 팔의 기능은 할 수 없는 보철물) 대신 생각하는 대로 움직이는 로봇팔을 달아주는 것, 실험쥐를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만드는 기술, 척수손상을 입어 꼼짝도 할 수 없는 환자의 뇌를 읽어 대화가 가능하게 하는 것…… 생각을 읽는 로봇의 발전이 우리에게 어떤 미래를 선사할까. 그리고 더 나은 로봇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물리적으로 계산했을 때는 절대 불가능한 스포츠, 야구에 숨은 과학의 비밀 -김택진, 윤송이
“앞으로 나아가는 공은 공기와 맞부딪치며 강한 압력을 받습니다.
이때 공이 나아가는 방향과 반대로 회전한다면 공의 밑 부분은 힘을 강하게 받고
위쪽은 힘을 덜 받아 붕 하고 떠오르게 됩니다.
공을 던졌을 때 땅으로 곤두박질치지 않는 것은 바로 이 회전의 힘 때문이죠.” - p.187
투수가 145km의 직구를 던지면 공이 타자가 있는 곳에 들어가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0.4초. 그 짧은 시간에 타자는 공을 인식하고 어떤 타법으로 공을 쳐야 할지 판단한다. 물리적으로 따지면 타자가 공을 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우리는 안타는 물론 홈런까지 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 야구를 할 때 우리의 뇌는 어떻게 작용할까? 그리고 체인지업, 스크루볼, 너클볼 등 다양한 경로로 휘어지는 변화구는 어떻게 던질 수 있을까?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야구라는 스포츠에 숨어 있는 과학을 파헤쳐본다.
개나리는 씨앗 없이 어떻게 번식할까? 거미에 물리면 스파이더맨이 될 수 있을까? -하리하라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어렵지 않습니다.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면 말이죠.” - p.58
봄이 되면 볼 수 있는 개나리꽃. 개나리는 씨앗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번식한다는데 과연 어떻게 봄이 찾아올 때마다 산과 들에 꽃을 피우는 걸까. 그 과정을 추리해본다. 또 영화 〈스파이더맨〉을 보면 주인공이 거미에 물린 후 거미처럼 벽을 오르거나 거미줄을 만들어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우리 몸에 숨어 있는 DNA와 생체비밀도 알아볼 수 있다.
미래의 로봇은 어떻게 달라질까?
우리 몸이 기계로 대체된다면 어느 정도 대체된 몸을 인간이라 할 수 있을까? -김탁환
“2049년에는 로봇이 인류의 적이 될까요, 친구가 될까요? 답이 정해지진 않았습니다. 지금부터 인류가 어떻게 해나가느냐에 따라 로봇은 인류의 적이 될 수도, 친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 p.112
과거를 글로 쓸 때 역사적 자료와 책을 본다면 미래를 쓸 때는 과연 무엇을 참고해야 할까? 과학적으로 예측 가능한 시기인 40년 후, 우린 어떤 미래를 살고 있을까? 미래를 쓰기 위해 과학자와 함께 상상의 나래를 폈다. 로봇은 우리의 삶에 어느 정도 침투할지, 그리고 로봇과 인간의 경계는 어떻게 지켜질지 소설가가 미래를 쓰기 위해 과학을 만난 과정을 따라가본다.
◎ 이외에도
기생충은 다 사라진 것 같은데 기생충 연구는 왜 할까? 그것도 의사가!? -송현욱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 그리고 내 마음을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으려면? -이원혜
지구를 안전하고 건강하게 하는 에너지 기술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이동원
중세 연금술사의 이론적 근거가 된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은 고대 그리스 자연철학을 어떻게 완성시켰을까? -서랍바람
이 책은 고대 자연철학부터 로봇까지, 뇌과학부터 진화론과 생물학까지, 시공간과 경계를 넘나들며 과학의 세계를 자유롭게 누빌 수 있도록 너른 생각의 장을 마련해놓았다. 이 책을 통해 ‘과학’을 경험한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은 10월의 높고 푸른 하늘보다 깊고 푸르러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