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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을 내며
바람결에 실려 보낸 풋풋한 이야기 숲 속의 이야기 마음의 메아리 / 이승에서 저승으로 / 새벽길에서 / 홀로 있고 싶네 / 초가을 산정에서 / 양생법 등 작은 것이 아름답다 예와 비례 / 제사와 재 / 작은 것이 아름답다 / 운문사의 자매들에게 / 사람의 자리를 지키라 / 불가의 예절 등 물소리 바람소리 말없는 관찰 / 사유의 뜰이 아쉽다 / 농사철에 생각한다 / 검열이 없는 사회 / 우리 풍물을 지키라 등 |
저법정
法頂,박재철
"모든 것은 지나간다"
비정한 속도의 경쟁시대일수록 쉬엄쉬엄 놀면서 바람도 쏘이고 흙냄새를 맡는 것이 진짜 삶.
스님의 책을 관통하는 주요 메시지는 '삶의 여유'와 '자연사랑' 그리고 '무소유'의 기쁨이다. 스님이 대중에게 사랑받는 큰 이유 중의 하나도 그 정신을 생활에 옮겨 실천하는 일치됨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메시지가 시대를 초월하여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스님의 철학과 메시지가 단순한 이론이나 방법론이 아닌, 우리 삶의 뿌리와 연결된 화두이기 때문이다. 어느 한 시대에만 적용되는 숙제와 물음이 아니라 두고두고 우리들의 삶의 질, 정신과 관련된 보다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님은 속도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만이 최대의 가치로 인정받는 현대사회일수록 자신의 질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질서 안에서 움직일 때, 사회는 철학없이 움직이는 거대한 흐름에서 벗어나 원칙과 상식이 통하고 보다 높은 질을 추구하는 사회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스님의 목소리는 때론 사적인 경험을 통해, 때론 사회의 중요한 사건을 통해, 불교계의 움직임이나 정치의 단면을 통해, 때론 자연의 이치를 통해 부드럽지만 날카롭게 파고든다. 한 시대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의 단면 고스란히 느끼는 글. 한 시대가 어떠한 변화의 과정을 거쳐왔는지를 살펴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그 시대의 변화에 영향을 준 인물들을 통해 시대를 읽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대중적인 글쓰기로 우리시대의 정신을 일깨워준 법정 스님 또한 우리에게 지대한 영향을 준 분으로 칭하기에 손색이 없다. 법정 스님의 글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 역사의 단면을 보게 해준다. 이 책은 입과 귀를 막아놓았던 군사정권 시절 위험을 감수하며 토해놓은 올곧은 목소리를 고스란히 만날 수 있다는 점과 역사서에 기록되지 않을 우리 사회 구석구석의 아픔과 질곡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새롭다. 1983년도에 쓰여진 '검열이 없는 사회'라는 글을 보자. 산중의 노스님께 배달되는 편지들이 먼저 뜯겨지고 검열하는 사회를 통해 소위 '체제의 윤리성과 시대상'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다. 통일을 향한 우리사회의 노력과 허점도 또렷하게 드러난다. 민간차원에서 이뤄진 수차례의 접촉과 정치협상이 어떤 경로를 통해 무산되었는지, 통일에 대한 우리 사회의 대처가 얼마나 고답적으로 이뤄어졌는지를 시사해주며 우리의 통일을 저해하는 진짜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를 스님 고유의 대담한 필치로 보여준다. 이런 글들은 소신을 갖고 바른 소리를 낼 수 없던 시대에 쓰여진 글이라 그 의미가 더욱 돋보인다. 『물소리 바람소리』에는 특히 종교인 구도자로서의 메시지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 불교가 빠지기 쉬운 함정과 우려의 시선, 원칙이 사라진 불교계 안팎의 문제점, 불교 신자들에게 보내는 '진정한 종교란 무엇인가'에 대한 가르침은 시대와 종교를 초월하여 되새길만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