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제대로 된 제품'을 나는 '명품' 이라고 불렀으며, 명품을 만들고자 하는 정신을 '명품주의'라고 명명하였다.

명품주의를 말하자면 빼놓을 수 없는 회사가 바로 프랑스의 <이브로셰>였다. 코리아나 창업을 앞두고 프랑스로 건너가 이브로셰의 제품 개발 과정을 둘러보고 난 후, 나는 기왕에 내가 갖고 있던 가치관 하나를 거듭 옳은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명품만이 진정한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다.

나는 이브로셰 공장에서 방대한 연구시설과 수천 종의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무공해 농장, 그리고 첨단기술의 유전공학 연구시스템들을 목격하였다. 그곳에서는 세계 수준에서도 훨씬 앞선 기술로 식물성 화장품을 만들어 내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냥 식물성 화장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부 타입에 따라 세분화하여 소비자 욕구에 맞는 다양하고도 전문적인 제품을 만들고 있었다. 여러 가지 식물 성분을 유전공학을 통해 새롭게 합성하는가 하면, 한 가지 미용성분을 다양하게 분리하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오랜 연구와 안정성 테스트를 거쳐 제품을 생산하므로 30여 년전에 개발한 상품이 오랫동안 잘 팔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한 제품이 10년을 넘기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을 감안하면, 그들 기업의 제품개발 관행이나 소비자의 구매성향이 그토록 합리적일 수가 없었다.

이브로셰의 제품이 소비자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이유는 한마디로 잘라 말하자면 이렇다. 그들은 바로 명품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 화장품 기술이 세계 수준에 그렇게 크게 뒤떨어지는 것은 아닌데도 우리 화장품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하나같이 명품 대접을 못 받고 있는 이뉴는 무엇일까.

가장 근본적인 문제 중 하나는 우리 제품들의 제품수명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너무 자주 신제품을 선보인다는 사실이 주요한 원인의 하나이다. 보다 획기적인 제품을 선보이기보다는 그저 비슷 비슷한 제품을 연이어 내놓음으로써 제 살을 깎아 먹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