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책을 펴내며 ‘노동의 종말’ 혹은 ‘플랫폼 노동’의 새로운 단계?
1부 인공지능 자동화와 노동의 리얼리즘 1장 인지자본주의 시대의 인공지능과 인지노동 | 조정환 2장 AI 자동화? 위태로운 플랫폼 예속형 노동의 증식 | 이광석 3장 유령 노동에서 자동화된 공산주의까지: AI 자동화 이론의 지형 | 김상민 4장 디지털 플랫폼 노동 확산과 파견화된 고용을 넘어 | 김종진 2부 인공지능과 플랫폼 노동의 구체적 양상 5장 플랫폼 기업 빅데이터 vs. 배달인 빅데이터: 디지털 경제 시대, 배달 노동자의 새로운 일머리 | 박수민 6장 유튜브, 제국, 네트워크 경제: 주목과 시간이 가치로 정제되는 기계 도서관 | 신현우 7장 웹툰 작가의 노동과정: 원하청 구조와 성차별 | 윤정향·윤자영·최혜영·윤자호 8장 디지털 전환의 시대, 부유하는 중국 플랫폼 노동(자): 중국 플랫폼 노동의 실태와 알고리즘 노동 통제 | 정규식 참고문헌 찾아보기 저자 소개 |
이광석의 다른 상품
김상민의 다른 상품
김종진의 다른 상품
신현우의 다른 상품
윤정향의 다른 상품
윤자영의 다른 상품
정규식의 다른 상품
Joe Jeong Hwan
조정환의 다른 상품
|
이 책은 (빅)데이터, 플랫폼, 알고리즘, 인공지능 등 지능 정보화 기술에 매인 인간 노동의 장밋빛 진단이나 기술 ‘환각’을 걷어 내려는 리얼리즘적 시도에 해당한다. 오늘날 지능 정보화 기술이 또 다른 생산성 혁명의 원천으로 크게 각광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기술이 사회에 적용되면서 사회관계와 인간 의식과 사유에 영향을 미치고(소셜미디어 알고리즘과 생성형 인공지능 등), 사람을 실제 다치게 하고(플랫폼 배달 노동 등), 누군가를 죽임에까지 이르게 하고(영세 상인의 가게 별점과 댓글 등), 당장 기후위기의 반환경적 걸림돌(생성형 인공지능의 에너지 소비 및 탄소 배출 등)이 되기 시작하는 현실을 동시다발적으로 목도하고 있다.
--- p.5 이제까지의 몇 가지 사례만 보더라도, 인공지능 자동화로 “새로 생기는 일자리에 비해 사라지는 일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주류 사회의 섣부른 미래 노동 예측은 일부 맞기도 하지만 영 틀리기도 한다. 이들 예측은 자본주의의 장기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실직으로 ‘고용 없는’ 노동이 급증하는 현실을 그리 주의 깊게 읽어 내지 못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현실에 대한 성찰적 인식을 도모할 수 있는 자본주의 리얼리즘적 시각이 필요한 까닭이다. 우리가 자동화 국면 노동 현실을 잘 들여다보면, 신기술은 전통의 일자리를 일부 대체하면서도 바야흐로 ‘질 나쁜’ 노동을 대거 양산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플랫폼 등 신기술을 보조하는 ‘위태로운’ 노동이 폭증하는 것이다. 현실은 노동 종말론을 마치 비웃는 듯하다. --- p.72 2020년 한 해에만 860명의 노동자가 중대 재해로 노동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한국 사회에서 AI 자동화와 노동의 종말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쩌면 사치일 것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단식 시위가 국회 안팎에서 일어나고 시민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져도 결국 정치권은 기업과 소위 재계의 요구를 적극 반영한 누더기 법률을 통과시키고 말았다. 우리 사회는 아직 낙후한 산업자본주의의 틀을 벗어던지지 못한 상태에서 ‘4차 산업혁명’과 같은 부조리한 개념이나 무조건적인 디지털, 데이터 관련 산업의 개발에 의지해 기술 발전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그 결과 지금의 자동화 기술의 발전은 그와 더불어 새로이 형성되는 자동화 주체의 역설적 상황을 만들어 낸다. 즉, 현재 자동화의 조건에서 인간은 기술적 자동화 때문에 플랫폼 노동, 긱 노동과 같은 불안정한 노동으로 밀려나 전통적인 노동자의 지위를 상실하고 오히려 노동자의 지위와 권리를 얻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반면 로봇이나 AI 같은 자동화된 기술은 점점 생산의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에 오히려 법률적 인격을 부여받아 로봇세나 AI세 등을 부과해야 할 정도로 노동자의 지위를 획득하고 있다. 이 역설적 상황은 인간과 비인간(AI) 사이의 구분보다는 이들 사이의 통합적인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 p.119-120 중요한 것은 물질/비물질이 아닌 임금에서 지대로의 변환이다. 구글은 크리에이터를 고용하지 않는다. 여기서 임노동은 아주 부분적으로 존재할 뿐이다. 구글이 직접 고용하는 소수의 엔지니어와 관리자, 그리고 크리에이터의 작업을 하청받는 영상 작업자 등. 구글은 자신들이 전유하는 플랫폼 안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도록 만들고, 알고리즘으로 그 활동을 가치화하며, 스스로 상업화하도록 만들어 수수료만 가져간다. 임금노동 형태의 상품생산과 교환이 아니라고 해서 이것들이 노동 영역이 아니라는 착각은 이제 걷어내야만 한다. --- p.217-218 |
|
인공지능 시대에 생각하는 노동의 미래
(빅)데이터, 플랫폼, 알고리즘, 인공지능 등 지능 정보화 기술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데이터는 원유”이고, 우리가 매체를 통해 보고 듣는 영상과 음악의 배후에 알고리즘이 작동한다는 사실은 이제 상식이다. 이러한 변화의 한 축에 ‘노동’이 있다. 노동은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된 문제이다 보니 ‘인공지능 시대, 노동의 미래’를 두고 여러 견해가 엇갈린다. 지능 정보화 기술이 ‘노동의 종말’이라는 장밋빛 미래를 선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가 하면, ‘고용 없는’ 질 낮은 노동의 대규모 양산과 함께하는 ‘노동 유연화’를 부추길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저자들은 이러한 견해들을 꼼꼼하게 살피면서, 지능 정보화 기술에 매인 인간 노동의 장밋빛 진단이나 기술 ‘환각’을 걷어 내려는 리얼리즘적 시도를 이어간다. 또한 이러한 현 단계 자본주의 노동 변화에 대한 현상 진단 및 의미 분석에 집중하면서도, 한국은 물론이고 중국 상황까지 아울러 동북아 지형에서 지능형 ‘알고리즘에 의한 노동 통제’ 경향을 함께 읽어 낸다. 이 책은 2021년과 2022년 겨울에 엮은이 이광석이 문화연대의 도움을 받아 연 “아시아 플랫폼 노동: 전문가 자문 포럼”(총 12회차)을 바탕으로 한다. 당시 포럼에서 발표된 글들과 그 후 새롭게 쓰인 글들을 모으고 다듬었다. 당시 포럼에는 노동 관련 연구자는 물론이고, 일반 연구자, 대학원생, 시민 활동가, 예술가 등 각계각층에서 4백여 명이 사전 등록할 정도로 ‘인공지능 시대 노동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호응했다. 《디지털 폭식 사회》, 《피지털 커먼즈》를 쓴 이광석 교수가 엮었다. 노동의 종말인가, 노동 유연화의 새로운 단계인가? 해외의 주류 일자리 보고서나 대중적인 미래 사회 저작들은 AI 자동화를 미리 올 것으로 내다보고 근미래 ‘노동의 종말’을 기정사실로 취급한다. 2013년 옥스퍼드대학 마틴스쿨 교수들이 수행한 연구와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이 정기적으로 발간하는 보고서 〈직업의 미래(The Future of Jobs)〉가 대표적이다. 이 옥스퍼드대학 연구는 향후 15여 년 안에 전 세계 일자리의 거의 절반 정도가 소멸할 것으로 시뮬레이션 예측해 국제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2016년 〈직업의 미래〉 보고서 또한 전 세계 절반가량의 일자리 소멸과 2020년까지 15개국에서 710만 개 정도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대신, 새롭게 생기는 일은 고작 200만 개에 머무른다고 점쳤다. 그러나 이들의 지배적 담론 경향과 달리, 이른바 마르크스주의 ‘좌파’ 내부의 자동화와 노동의 미래 논의는 조금 다른 지형을 펼쳐 보인다. 크게 세 부류 정도로 나눠볼 수 있는데, 첫 번째 그룹으로 인공지능에 의한 주류 자동화 담론이 과장이나 신화에 불과하다고 보는 좌파 ‘최소주의(minimalist view)’이다. 마르크스 이론에 기댄 전통의 노동과정 연구자, 노동조합 이론가, 노동운동가 집단이 대체로 이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최소주의의 정반대 지점에 지능형 기술을 노동의 존재론적 모순을 뛰어넘을 수 있는 해방 변수로 읽는 좌파 ‘최대주의(maximalist view)’가 있다. ‘완전 자동화된 화려한 공산주의(Fully Automated Luxury Communism; FALC)’란 개념은 최대주의의 대표 슬로건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자본주의 리얼리즘’적 태도이다. ‘자본주의 리얼리즘’은 ‘자본주의 너머’의 대항 시나리오가 아예 머릿속에서조차 상상할 수도 없는 불가능의, 그런 우울하지만 강고한 동시대 첨단 자본주의의 반영구화된 질서를 상정하고 있지만, 이로부터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희망의 정치를 읽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 이 책의 입장은 주류 사회에 널리 퍼진 실리콘밸리의 자유주의 닷컴 엘리트의 자동화 숙명론, 좌파 내부 신기술의 근시안적 최소주의자, 신기술에 열광하는 FALC 최대주의자의 경솔함을 벗어나자는 것이다. 이 책이 보는 자동화에 대한 자본주의 리얼리즘적 태도는 노동에 미치는 자본 기술력의 대체 능력뿐만 아니라, 여전히 ‘산노동’에 기반한 노동과정의 ‘심화’ 효과를 함께 읽을 때만이 주류화된 극단의 기술 숙명론과 상대적 거리를 둘 수 있다는 데 있다. 결국, 현실 리얼리즘적 태도란 인공지능과 플랫폼 알고리즘 자동화 기술이 어떻게 노동과정에 접붙고 새롭게 형질 전환하는지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도모하고, 그로부터 신기술의 노동과정 내 왜곡이나 모순을 살펴 이를 넘어서려는 해방적 실천 기획에 해당한다. 현실 리얼리즘에 기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이 책에 실린 여덟 편의 글이 지닌 장점이라면, 플랫폼 노동에 관한 이렇다 할 국내 저작이 없는 현실에서 급변하는 첨단 기술 환경 속 노동 변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편서의 정돈된 형태로 정리해 엮었다는 점에 있다. 한국 사회의 동시대 노동 의제를 여기에 다 모아 담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자본주의 노동의 질적 변화에 진심인 연구자들이 모여 최근 지능 정보화 국면 노동 의제와 한국은 물론이고 중국 상황까지 아울러 동북아 지형에서 지능형 ‘알고리즘에 의한 노동 통제’ 경향을 함께 살피려 했다는 점에서 단행본 발간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여전히 기술이 우리를 물질세계 속 노동의 굴레로부터 해방시킬 것이란 주류 시각이 득세한다. 매번 새로운 지능 정보화 기술의 출현은 우리를 근거 없는 노동 종말의 미래로 안내하며 모두를 들뜨게 한다. 하지만 신기술이 인간 삶과 노동에 미치는 비판적이고 현실 리얼리즘에 기댄 논의는 우리 사회에서 매번 주변화한다. 자본주의의 기술이 만드는 공상의 미래에 부화뇌동하지 않고 신기술이 현재 인간 노동을 피폐화하고 분절화하는 현실에 좀 더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기술 폭주에 기댄 무비판적 성장의 전제에서 벗어나 생태주의와 감속주의(decelerationism)에 근거한 새로운 노동 정치의 구성 가능성을 살피는 일이 중요하다. 자본주의 이후를 도모하는, 즉 ‘자유의 영역’을 상상하고 전망하는 일은 단지 공상적 미래를 꿈꾸는 것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 당장의 사회운동과 정치 투쟁의 강렬도와 연결될 때 분명해진다. 거의 모든 노동 영역에 파죽지세로 몰아치는 사유화된 신기술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구체적 실천과 대항력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 적어도 현재의 위태로운 노동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노동의 기술 민주주의적 대안과 더불어, 상생의 커먼즈적 노동 공동체 모델의 구체적 상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