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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진짜 내 인생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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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진짜 내 인생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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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8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448g | 152*210*20mm
ISBN13 9788996670049
ISBN10 8996670049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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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치영
우리시대에 알아먹는 글을 쓰는 작가.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해학과 촌철살인의 이야기꾼. 책 읽고, 사람을 만나고, 글을 쓰는 일이 천직인 사람. 우리시대에 시인이란, 권력과 종교와 사상을 넘나들며 비판과 훈계의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 〈마흔, 진짜 내 인생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 김팔봉傳’〉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보다 풍요롭고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그는, 현재 서울 우면산 아래 살며 소통의 글쓰기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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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쌍의 연인이 다정히 길을 걷고 있었다. 한참을 걷다보니 좁은 협곡을 지나게 되었다. 가는 도중 여자가 발을 헛디뎌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말았다. 다행인지 나뭇가지에 걸려 멈춰 섰다. 남자는 오른손으로 벼랑 끝을 움켜쥐고 왼손을 쭉 뻗어 간신히 여자를 붙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남자는 점점 힘이 빠져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고개를 돌려 왼손을 놓아버렸다. 그 후로 많은 연인들이 이 협곡을 지날 때면 같은 이유로 헤어지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김팔봉 군과 박말순 양이 정답게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러다 이 협곡에 이르러 말순 양이 그만 발을 헛디디고 말았다. 이전의 연인들과 똑같은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팔봉 군은 있는 힘을 다해 그녀의 손을 꼭 잡았지만 점점 힘이 빠지고 있었다. 시간이 더 흐르자 이전의 남자들처럼 어쩔 수 없었다.
“미안해!”팔봉 군은 이렇게 말하고 손을 놓았다. 오른손이었다.
­ 목숨을 다하지 않는다면 감히 사랑이라 말하지 마라.

아이들은 자라면서 종종 엉뚱한 질문을 쏟아낸다. 아이의 질문은 절대 쉽게 끝나지 않는다. 퇴근하고 돌아온 팔봉 씨, 저녁을 먹고 나니 일에 지치고 피곤하여 눕고 싶고, 쉬고 싶었다. 그런데 어린 아들이 천진난만한 얼굴로 다가왔다.
“아빠, 하늘은 얼마나 높아요?”
“그건…….”
“구름은 누가 만드나요?”
“그건…….”
“아빠, 바람이 불지 않도록 야단 좀 쳐주세요!”
“그건 말이야…….”
팔봉이 귀찮아졌다. 답변이 떠오르지 않아 답답하다 못해 화가 치밀었다.
“이제 그만하자. 아빠, 내일도 일찍 나가야 한단다.”
“아빠, 내일을 오지 못하게 막아주세요.”
말문은 막히고 적절한 대답은 떠오르지 않고. 아이는 밤새 물어볼 것이다.
“아이쿠, 맙소사! 얘야, 아빠 정말로 자야 해.”

샛별처럼 빛나는 엉뚱한 질문과 표현들, 그 시절 우리의 아이들은 모두 천사였던 사실을…
세월이 지나서야 문득 깨닫게 됩니다.

졸음이 밀려오는 봄날의 국립중앙도서관, 팔봉이 잠시 바람 쐬고 왔더니 누군가 자신의 자리에 엎드려 잠들어 있다. 새근새근 먼 길을 걸어온 숨소리, 낡은 양복에 한껏 어울리는 푸석한 머리칼과 짙은 주름살, 문패 없는 의자 밑에 고단한 구두가 쉬고 있다. 그가 찾는 길인지 한쪽 옆으로 나른하게 펼쳐 있는 주식투자실전기법. 팔봉이는 차마 그를 깨우지 못하고 망설인다.

‘이전에 나도 길을 잃거나 폭우를 만나 남의 집 문간에 쉬어간 적이 있지 않은가.’

인기척이라도 나면 달디 단 그의 시간 여행을 깨울 것 같아 팔봉이 조용히 가방을 챙겨 자리를 떠났다.‘모르는 척 돌아서기만 해도 세상을 힘껏 나누어 사는 것이 아니겠는가.’
나의 작은 양보가 다른 사람에게는 천국이 될 수 있습니다.

내가 곤궁할 때 그녀를 만났다. 그녀와 살면서 좋은 것과 새 것은 항상 내가 더 많이 가졌다. 그녀는 나의 지난 가난을 알기 때문이었다. 직장에서 만년 대리로 승진을 못했을 때 그녀는 나를 무능하다고 하지 않았다. 아직 때를 못 만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회사에서 퇴출되고, 사업을 하다 3번이나 가산을 말아먹었을 때 그녀는 나를 못난 놈이라고 하지 않았다. 일의 성패는 하늘에 달렸다고 했다. 살림이 어려워져 방에 틀어박혀 식구들을 답답하게 했을 때에 그녀는 나보고 비겁하다고 말하지 않았다. 좋은 날이 금방 다가올 것이라고 했다.
방황하며 술에 절어, 술값이 없어 술집에 잡혀있을 때 그녀는 내게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비웃지 않았다. 이름을 날리지 못하는 것이 부끄러운 그런 것이라 여겼다.
나를 낳아준 사람은 부모지만 나를 알아준 사람은 그녀였다.

아내를 잃으면 세상의 모든 것을 잃은 것이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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