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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워하는 직업을 가졌을 뿐인데요

청색지산문선-10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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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1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125*190*20mm
ISBN13 9791193509043
ISBN10 119350904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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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밤이 되고 침대에 누워 이런저런 책을 뒤적이다가 사는 게 참 외롭고 힘든 것이구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훌쩍 어딘가로 떠나고 싶고요. 갑자기 잊혀진 사람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헤세의 말처럼 세계의 어떤 교훈도 동경하지 말고 나 자신의 완성을 동경해야 하는데. 니체의 말처럼 위험하게 살아야 하는데. 저의 일상이 갑자기 초라해지고 번잡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간절히 그리워하는 것들을 떠올립니다. 그리움은 마음을 들뜨게 하거든요. 더 간절히 그리워하다 보면 평화가 찾아오기도 합니다.
--- p.13

시인이 늘 우울한 건 아니다. 일상인과 똑같이 밥 먹고, 일하고, 영화 보고, 뉴스 보고, 프로야구를 보고 간혹 여행도 간다. 그러다 문득 몇 십 분 아주 느린 시간을 산다. 시의 시간이다. 시를 읽고 쓰는 시간은 일상의 시간과 다른 시간을 사는 것이다. 시를 읽을 때 우리는 일반적인 책을 읽듯 읽지 않는다. 아주 천천히 낭독하듯 한 글자 한 문장 또박또박 읊조리며 읽는다. 우리는 늘 빠르게 걷고 빠르게 생각하고 빠르게 대답하며 산다. 이런 속도에서 잠시 정지 버튼을 누르고 느린 속도와 침묵의 시간을 몇 분간만이라도 보낸다면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시인들은 그런 시간과 마음을 받아 적는 것뿐이다.
--- p.23

애쓴다는 말이 요즘처럼 감동적일 때가 없다. 애쓰는 사람들을 위해 우리는 의자를 비워드려야 한다. 묵은 의자라 하더라도 내가 지니고 있는 것들을 애쓰는 자들을 위해 나누어야 하는 때다. 지금은 회복과 위안이 가장 중요한 말이지 않을까. 코로나 이전으로 되돌아가지는 못하겠지만, 코로나로 망가진 관계와 마음은 회복되어야 한다. 차를 가운데 두고 의자에 앉으면 상대방의 얼굴을 볼 수 있다. 조근조근 대화를 할 수 있다. 끊어졌던 관계를 다시 맺을 수 있다. 가족처럼 너무 가까이에서 아등바등했던 관계를 의자의 거리만큼 떨어져 바라보는 것도 필요하다. 회복과 위안의 가장 큰 도구는 내 의자를 비워주는 것. 잠시 여기 앉으라고 자리를 내어주는 것. 의자의 거리가 관계를 회복하는 거리이다.
--- p.28

공정한 걱정은 없다. 걱정은 사람들마다 감각하는 강도가 다르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걱정을 자연스럽게 극복해가는 것만이 마음을 달래는 길이다. 걱정은 살아가면서 자꾸 늘게 마련이다. 건강 걱정, 직장 걱정, 돈 걱정, 집 걱정, 자녀들 걱정, 인간관계 걱정, 미래 걱정 등등. 나는 자주 “내일 일은 난 몰라요. 하루하루 살아요. 불행이나 요행함도 내 뜻대로 못해요.”라는 성가를 흥얼거리곤 한다. 물론 노래가 걱정을 치유하는 건 아니다. 각자 나름대로 걱정을 삭이는 방법들이 있을 것이다. 엎드려 기도하는 사람. 울며 노래하는 사람. 읽고 생각하는 사람. 고요에 침잠하는 사람. 보고 들으며 웃는 사람. 모두 훌륭한 영적 치유자들이다.
--- p.33

왜 소멸이 축복일까. 우리는 매일 소멸을 겪으며 산다. 매일 작은 존재와 시간과 이별하며 살아간다. 지금 현재도 시간과 이별하는 중이다. 잘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보내는 것 또한 중요하다. 가야 할 때를 알고 잘 떠나는 것도 중요하다. 꽃잎이 땅에 떨어지면 흙으로 돌아가 또 다른 생명의 자양분이 된다. 소멸이 생명의 씨앗이 된다. 소멸이 축복이라는 인식은 그래서 올곧다.
--- p.44

걷는 것은 자본이 이해하는 시간과 다른 시간을 사는 것이다. 우리는 가끔씩 느리고 정지된 시간 속을 살아야 될 때가 있다. 그 시간은 성찰의 시간이며 비로소 본질적인 인간의 시간이다. 오늘도 만보를 걷는다. 걸으며 생각한다. 때론 아무 생각 없이 걷거나 풍경만 보고 걷는다. 걷다 보면 내 숨소리, 심장소리, 맥박소리, 머리칼 냄새, 손끝으로 전해지는 바람의 감촉을 느낀다. 그리고 내가 원했던 순례의 시간이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수행은 세상과 절연된 수도원이나 깊은 다락방에서가 아니라 군중 속의 고독 가운데서도 가능하다. 걷기는 그 수행을 가능케 한다. 걷다가 걷다가 뒤돌아보면 어느덧 내가 꿈꾸는 산티아고의 순례길에서 걷고 있는 나를 발견할지도 모르겠다.
--- p.61

‘나의 아저씨’와 ‘나의 해방일지’가 마치 종교적 구원에 관한 드라마라는 생각을 했다. 주인공들은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연대를 맺고 사랑의 의미를 인식하고 구원에 이른다. 그 인식의 과정 사이에는 고통이라는 인간사가 존재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고통으로 평생 괴로워하기 마련이다. 고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이라면 숨을 쉴 수 있는 것이다.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구원의 메타포는 빈번하게 등장한다. 주인공들의 관계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이면서 인간과 신의 관계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두 드라마의 공간들은 모두 현실을 가장한 판타지에 가깝다.
--- p.90

나는 강원도 영월군 하동면 주문리(일명 모운동)에서 태어났다. 지금은 하동면이 김삿갓면으로 개명되었다. 내 태어난 곳 근처에 김삿갓의 무덤이 있다. 지명은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다. ‘모운동’은 구름이 모이는 곳이라는 뜻이다. ‘모운동’은 구름처럼 떠돌며 살다간 김삿갓(난고 김병연)을 이곳으로 다시 오게 했다. 한때는 산속의 석탄을 캐러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렸던 곳이다. 지금은 노인들만 남아 있는 고요한 마을이 되었다. 그런 이유에서일까. 운명인 걸까. 나 또한 이십 대까지 구름처럼 전국을 떠돌며 살았고, 김삿갓처럼 시를 쓰고 있다. 그러니까 나는 김삿갓의 혼이 담긴 곳과 가장 가까이에서 태어난 시인인 셈이다.
--- p.133

나는 그때부터 시라는 것. 시인이라는 것에 대한 일종의 환상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헤세처럼 이탈된 자가 되고 싶었다. 이탈의 시간만이 나를 찾는 길이 될 것만 같았다. 그때부터 나는 특별한 나로 살기로 마음먹었는지 모른다. 대학도 가지 못한 스무 살. 무직의 스무 살. 가난한 스무 살. 못생기고 유약한 스무 살. 꿈이 없는 스무 살. 열등감을 무한대로 쓸 수 있는 내 스무 살. 일기장에는 하나도 달라진 게 없는 나에 대해 새롭게 의미부여하는 말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나는 쥐띠며 사수자리이고 12월의 찬란한 아침에 겨울아이로 태어났다고.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나는 장차 시인이 될 거라고 떠벌리고 다녔다.
--- p.158

나는 게으름을 좋아한다. 게으름이 여행의 본질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기도 했다. 게으름에도 격이 있다면 이곳에서의 게으름은 그럴 듯 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색에도 쾌락이 있다면, 사색을 유희할 수 있다면 트르툭에서는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도시에서 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허무의 관념들이 이곳에서는 한 번도 생각나지 않았다. 이 마을에서 나는 며칠만 머무른 나그네일 뿐이다. 길손이 되어 그들에게 무엇을 던져주고 간 존재일 뿐이다. 일방적일 수밖에 없는 여행객은 그들의 모습과 풍경 속에서 많은 것을 담아간다. 그들은 나를 통해 무얼 생각했을까.
--- p.208

당신은 잘 모르겠지만 내게 당신은 위로였습니다. 늘 가장 먼저인 시간에 당신이 있었습니다. 기쁠 때도 슬플 때로 아플 때도 먼저 당신이 떠올랐습니다. 바깥의 바람을 맞고 들어와 헝클어진 머리와 차가워진 몸을 당신의 기억으로 덥혔습니다. 날 방치하고, 몰아세우고, 핍박하던 시간들. 당신을 만난 것은 작은 우연으로 시작되었지만, 당신을 만난 게 우연이 아니라고 믿고 있습니다.
---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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