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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스의 숲
중고도서

올리스의 숲

잉군 톤 글 / 노라 브레크 그림 / 손화수 | 라임 | 2022년 05월 2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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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5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394g | 153*225*13mm
ISBN13 9791192411019
ISBN10 1192411013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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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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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가족
올리스는 발명품에 관심이 무척 많은 열두 살 소녀예요. 하지만 겁이 많아서 밤에 문을 열어 두고 잠을 자지 못하고, 흔들리는 그네에서 풀쩍 뛰어내리는 것도 못하지요. 가족은 엄마와 동생 이언, 그리고……. 엄마의 남자 친구이자 이언의 아빠인 에이나르 아저씨와 한집에 살지만, 올리스는 그 아저씨를 절대로 절대로 가족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아요.

올리스는 계단에 우두커니 서서 아래층을 내려다보았다. 주방에서 나직한 콧노래 소리와 컵이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콧노래의 주인공, 그러니까 에이나르 아저씨는 이언의 아빠다. 새해가 되자마자 올리스네 집으로 들어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올리스는 에이나르 아저씨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다. 알레르기 때문에 얼굴이 자주 붉어진다는 것과 청소를 매우 좋아한다는 것뿐. 때때로 이언을 허공으로 높이 던졌다가 받아 안으며 “아빠 해 봐! 아빠? 아빠!” 라고 말하곤 했다.
아저씨는 올리스에게도 아빠라고 부르라는 말을 했다. 하지만 올리스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왜냐하면 이미 아빠가 있으니까. 아빠 이름은 ‘보르게’였다. 그런데 아빠와 함께 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올리스는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다섯까지 세기 전에 이언의 웃음소리가 들린다면 주방으로 내려가지 않으리라고 마음먹었다.
‘하나, 둘, 셋…….’
목을 쭉 빼고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욕실에서 들려오는 소리라곤 수도꼭지에서 물이 흐르는 소리와 이언에게 말을 거는 엄마 목소리뿐이었다.
‘넷, 넷 반, 넷 반의 반……, 다섯.’
끝내 이언의 웃음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올리스는 한숨을 푹 내쉬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가 주방으로 갔다
--- p.10~11

잘못 배달된 편지
숲속 외딴집에는 어딘가 괴팍하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한 보르니 아줌마가 혼자 살고 있어요. 그 집 앞 나뭇가지에 걸린 노란 우편함에는 이름이나 주소를 잘못 적어서 제대로 배달되지 못한 편지와 엽서가 하루에도 수백 통씩 날아든답니다. 보르니 아줌마는 그 편지와 엽서를 파일에다 차곡차곡 모아 두고 있지요.

거대한 지하실에는 수백만 개의 파일이 책장에 빽빽하게 꽂혀 있었다. 벽은 아예 보이지도 않았다. 심지어는 지하실 한가운데에도 파일이 잔뜩 꽂힌 책장이 세워져 있었다. 아줌마가 자랑스럽게 외쳤다.
“이제 알겠니?”
“와!”
그로가 감탄을 하며 조심스레 계단을 내려갔다. 올리스는 눈앞의 광경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로 뒤를 따라 좁고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 책장 앞에 멈춰 섰다. 집게손가락을 들어 책장에 꽂힌 파일을 스르르 쓰다듬어 보았다. 그러다 가장 두꺼운 파일의 표지를 한참이나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카린 베르그?”
올리스가 나직이 속삭이듯 말했다.
“편지들을 알파벳 순서로 정리해 놓았지.”
아줌마는 파일을 꺼내기 위해 올리스의 어깨 너머로 몸을 굽혔다. 파일은 너무나 크고 무거웠다. 아줌마가 파일을 꺼내며 끙 소리를 내자, 그로가 재빨리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올리스가 물었다.
“카린 베르그라는 분에게 연락해 보셨나요?”
“아니.”
올리스는 깜짝 놀라 되물었다.
“왜요? 이 편지들은 아줌마한테 온 게 아니잖아요!”
“난 우체국 집배원도 아닌걸! 내가 하는 일은 갈 곳 없는 편지들을 모아서 정리하는 거야.”
아줌마가 파일 속에서 수십 통의 편지를 꺼냈다. 모두 가장자리를 뜯어본 흔적이 있었다.
--- p.71~72

말하지 못한 비밀
올리스는 엄마가 에이나르 아저씨와 결혼하다는 얘기를 듣고 절망에 빠져요. 이제 정말로 엄마를 아저씨한테 빼앗기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죠. 동생 이언은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지만, 에이나르 아저씨가 아빠 자리를 차지하는 건 도저히 견딜 수가 없을 것 같거든요.

결국 올리스는 폭발하고 말았다.
“엄마가 결혼하실 거래요! 이제 됐어요?”
몇 초 동안 정적이 흘렀다. 아줌마가 콧잔등을 찌푸리며 물었다.
“왜?”
“저도 몰라요.”
“그러니까…… 이제 엄마에겐 행복한 가정을 이룰 기회가 찾아온 거예요. 남편과 아기까지 있는 완벽한 가족 말이죠.”
아줌마는 한참 동안이나 말없이 올리스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아하하하하! 그건 내가 지금껏 들어 본 말 중에서 가장 어리석은 것 같은데? [중략] 넌 뭔가 크게 오해하고 있어. 이 세상에 완벽한 가족 같은 건 없다고.”
아줌마는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책장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고는 파일 하나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이 집에는 엄마와 아빠가 같이 살고 있지.”
그다음에는 옆에 꽂힌 파일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이 집은 엄마랑 아이랑 둘이서 살아. 아이 아빠는 다른 곳에 살고 있지만, 이들은 여전히 서로를 한 가족이라고 생각해.”
아줌마는 책장에 꽂힌 각기 다른 파일을 차례차례 가리키며 봇물처럼 말을 쏟아 냈다.
“이 집에는 엄마가 두 명 있어. 그리고 이 집에는 아빠 두 명 있지. 이 집에는 엄마도 없고 아빠도 없어. 아이들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지. 믿거나 말거나, 그렇다는 얘기야.”
아줌마는 팔짱을 끼고서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올리스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서로 다른 가정을 이루고 살지만, 이들은 서로를 가족이라 여기지. 서로 사랑하고 아껴 준다면 모두 가족이라 할 수 있지 않니?”
아줌마는 고개를 들고 마치 철학자라도 되는 양 허공을 그윽하게 응시했다.
--- p.13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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